2019년 11월 19일,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방 전문매체인 Popular mechanics는 F-16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습니다. 미 공군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전면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F-35로 대체된 F-16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1980년대 미 공군에 도입된 F-16은 40년 가까이 운용이 되어왔고 자연스럽게 그 중 일부는 수명이 다해가고 있죠. 하지만 미 공군은 이런 오래된 F-16을 그냥 고철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활용법을 연구하여 찾아 냈습니다. 바로 F-16을 무인화하여 드론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정식 명칭은 QF-16입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도 이륙 및 착륙이 자유롭고 복잡한 공중 기동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 공군은 이렇게 무인드론화 된 QF-16을 파일럿 훈련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인기와 모의전을 하게 되면 가상 격추만 가능한데 비해 무인기인 QF-16과 모의전을 하게 되면 실제로 공대공 미사일을 사용하여 격추하는 과정까지 다 훈련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는 파일럿 훈련뿐만 아니라 공대공 미사일의 성능 테스트까지 겸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외에도 앞으로 등장할 무인 전투기를 제어하기 위해 미 공군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SkyBorg를 QF-16에 맞게 개조시켜서 장착하면 스텔스 기능을 위해 무장을 희생시킨 F-22나 F-35 전투기를 위한 미사일 트럭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도 FA-50을 무인 드론화 시키겠다는 구상을 지난 2021년 ADEX에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기사 내용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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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6 파이팅 팰컨은 지금까지 공중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남다르게 성공적인 전투기였지만, 미 공군은 이 유능한 전투기의 최후를 강력한 폭발로 마무리 짓고 있다. 매년 미 공군은 F-16 전투기를 무인기로 개조하여 사냥꾼에서 사냥감으로 변신시키고 있는데 무인화 작업이 끝나고 QF-16이라는 이름을 받은 이 무인기들은 미 공군 파일럿들의 공중전 연습 타겟이 되어 격추되면서 길었던 그 생을 끝마치고 있다.
F-16은 1980년에 미 공군에 도입되기 시작했고,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분쟁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미 공군은 F-16을 적어도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구매해 왔기 때문에 미 공군의 F-16 전투기들 중 일부는 다른 F-16보다 기체 연령이 오래 될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기체 연령이 가장 오래된 비행기들은 아리조나주 데이비드 몬탄 공군기지에 있는 "The Boneyard"로 오게 된다. 미 공군이 이 오래된 F-16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동안 그곳의 열과 건조한 공기는 오래된 비행기들을 좋은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2010년 미 공군은 폐기 직전의 F-16을 무인 드론을 뜻하는 Q를 붙여 QF-16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Wired에 따르면, 올해 32대의 오래된 F-16을 데이비드 몬탄기지에서 차출하여 보잉(Boeing)이 디자인한 드론 특수장비 키트를 사용하여 개조했다. F-16은 F-4 팬텀과 같은 구형 항공기보다 오히려 무인 드론으로 개조하기가 쉬운 편인데 이는 F-16이 조종사의 비행 조작을 기내 컴퓨터가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실행시키는 Fly-By-Wire 방식의 전투기이기 때문이다. F-16은 조종사가 아닌 컴퓨터가 전투기를 직접 통제하는 최초의 제트기들 중 하나였다. 무인 드론기를 만들 때 수동으로 조종되는 비행기를 무인으로 조종하기 위해 물리적인 제어장치를 새로 설치하는 것 보다 이렇게 컴퓨터로 통제되는 Fly-By-Wire 시스템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쉽고 간편하다.
보잉이 만든 이 드론 특수장비 키트는 드론이 혼자서 이륙 및 착륙할 수 있게 해주며, 상당히 복잡한 공중 기동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현재 QF-16 무인 드론은 공중전 격추 연습용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 격추로 끝이 나지 착륙까지 하는 일은 거의 없다. QF-16은 유인 전투기가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표적 연습으로 사용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R2-D2 역할을 하는 미 공군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Skyborg'도 QF-16에 맞게 개조할 수 있어 QF-16을 유인 스텔스 전투기 F-22나 F-35 전투기의 무장 운반용 윙맨으로 변신시킬 수도 있다.
미국 공군은 아리조나주 데이비드 몬탄 공군기지에 있는 "The Boneyard"에 수 많은 F-16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소한 100대 이상이 애리조나 사막에 깔끔하게 줄지어 세워져 있다. 결국 모든 F-16 파이팅 팔콘은 Boneyard에서 최후의 유인 비행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중 선택된 소수만이 새로운 장비를 장착하고 전투기 수평수직 안정장치에 눈에 띄는 선명한 색깔의 오렌지 페인트 작업을 받게 될 것이다.
(모든 QF-16은 F-16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수평 미익과 수직 미익에 선명한 오렌지색 도색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역주)
그렇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이 미국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전투기들 중 하나가 멕시코만 상공에서 산산조각으로 폭발하는 차갑고 현실적인 최후를 맞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멋진 비행을 해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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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미국에 소재하고 있는 국방 전문매체 Popular mechanics.com에서 지난 11월 19일에 게재했던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의 마무리 부분을 읽으면서 기자가 F-16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을 읽을 수가 있는데요. 제가 밀리터리에 대해 무지하던 시절에도 F-15와 F-16은 알고 있었을 정도로 전투기의 대명사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가 등장함에 따라 주력 전투기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는데요.
새로 제작되고 있는 블록 70/72 F-16V은 기존의 F-16 전투기보다 기체수명이 50% 가량 늘어났고 기골이 보강되어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운용 기간 또한 2070년 이후까지도 가능하다고 록히드 마틴은 말하고 있습니다. F-35의 막대한 운용유지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 공군이 블록 70/72로 업그레이드 된 F-16V와 Advanced Eagle로 진화한 F-15 EX를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공군은 현재 134대의 F-16을 바이퍼 버전인 KF-16V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며 2019년 내로 KF-16V로 업그레이드 된 1호기가 테스트를 거쳐 국내로 반입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새로 제작하는 기체가 아니고 개량을 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새로 제작되는 블록 70/72 전투기만큼의 수명은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KF-21이 예정대로 제대로 개발이 되어준다면 차후 한계 수명에 가까워지는 KF-16V와 노후화된 FA-50도 미국처럼 무인 드론화시킬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 드론화된 KF-16V와 FA-50이 완전한 스텔스 전투기로 진화한 KF-21 Block 3와 함께 운용할 수 있는 윙맨으로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례별로 따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다시피 스텔스화된 윙맨 가오리-X가 별도로 개발되고 있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신링크 https://www.popularmechanics.com/military/aviation/a29847417/f-16-drone/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2Nzf5uTEH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