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과 함께 살펴볼 해외 밀리터리 기사는 해외 군사전문지 Military watch magazine.com에서 2020년 1월 21일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독자적으로 개량시킨 209급 잠수함을 이미 3척 도입했고 추가로 3척을 더 도입하기로 계약한 인도네시아가 최근 엑조세 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프랑스 스콜펜급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관련된 정보를 해외 군사정보 매체로부터 찾고 있었는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팩트는 이렇습니다. 인도네시아가 프랑스로부터 스콜펜급 잠수함 도입을 검토한 사실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여러 매체들이 이 사실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검토했다” 정도의 언급이 적당하지 인도네시아가 대한민국과 이미 합의된 계약을 파기할 것이다! 라는 수준까지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는 하지만요.
프랑스 스콜펜급 잠수함 도입 문제와 더불어 외신들은 프랑스가 고윈드급 소형 호위함과 다쏘 라팔(Dassault Rafale) 전투기를 세트로 묶어서 판매를 하려 한다는 소식까지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인도네시아는 현재 대한민국과 공동으로 KF-X/IF-X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국내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KF-X/IF-X 투자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인도네시아지만 얼마 전 대중국 공군전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수호이 35(Su-35) 전투기를 11대 추가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한 대당 가격이 1,350억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 프랑스제 전투기 라팔을 최대 48대 구매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죠. Military watch magazine.com에서는 유닛당 가격이 아닌 프로그램 전체 가격으로 따지면 16조가 넘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현재 인도네시아의 수호이 35 구매는 미국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되었고 라팔 48대 구매도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스콜펜급 잠수함과 고윈드급 소형 호위함까지 구매할 능력이 과연 인도네시아에게 있을까? 라는 합리적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이 기사는 프랑스 다쏘 라팔(Dassault Rafale)이 현재 인도네시아에게 있어 왜 나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기사 마무리에 프랑스 라팔을 구매하는데 돈을 쓰기보다는 라팔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 KF-X/IF-X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더 건전한 투자가 될 것이라는 일갈마저 하고 있습니다. 비록 저자가 2020년대 중반에 등장할 KF-X를 5세대 스텔스기 라고 잘못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KKMD 시청자 여러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KF-X가 5세대 스텔스기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4+세대’라고 표현되는 프랑스 라팔과 ‘4.5 세대’라고 불리는 KF-X를 비교해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KF-X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KF-X의 성능이 최소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미 해군의 F/A-18 E/F 슈퍼 호넷 정도만 나와주더라도 가성비 면에서 라팔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같이 기사를 읽어보고 난 이후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죠. 물론 해외 군사잡지라고 무조건 믿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몰랐던 사실과 새로운 관점을 엿본다는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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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프랑스가 만든 다쏘 라팔(Dassault Rafale) ‘4+세대’ 쌍발 엔진 중형 전투기를 주문하는 건과 함께 스콜펜급 잠수함 및 고윈드급 소형 호위함 주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140억 달러, 한화 16조 3천억 원을 들여 비싸기로 유명한 이 전투기를 최대 48대까지 구매할 지도 모르며 만약 이번 계약이 성사된다면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의 해외 국가들 중 가장 큰 규모로 프랑스 전투기 라팔을 운용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팔은 아마도 최전선에서 영공을 방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노후화된 러시아의 수호이 27(Su-27) 중형(重型) 전투기와 F-16C 다목적 전투기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수호이 27 전투기와 F-16 전투기들은 당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최고의 전투기들인 동시에 훨씬 뒤에 만들어진 프랑스 라팔보다도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 많은 비행 성능상의 이점을 지니고 있지만, 최신 센서 및 항공 전자 부품이 부족하며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프랑스는 거의 20년 동안 라팔(Rafale)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이집트, 카타르에 단지 96대의 라팔 전투기 판매망을 확보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성사된 라팔(Rafale) 판매 뒤에는 성능에 따른 정당한 경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있었던 것으로 군사 분석가들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라팔(Rafale) 전투기의 예전 계약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 전투기는 대당 약 2억 9200만 달러, 한화 약 3,410억의 가격으로 국제 시장에서 마케팅 되고 있는데, 이 가격은 비록 체급이 가벼운 Multi-Role(다목적) 전투기이기는 하지만 보다 정교한 센서와 항전장치를 장착한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 최신예 전투기 F-16V 가격보다 약 240% 비싼 가격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라팔(Rafale)보다 우수한 헤비급 플랫폼 수호이 35(Su-35) 가격보다는 360% 더 비싼 가격이다.
(여기서 라팔의 가격을 대당 가격을 3,410억으로 이야기 한 것은 이전 계약에서 추정된 전체 비용인 프로그램 코스트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aircraftcompare.com의 자료에 따르면 라팔의 유닛 별 가격은 1억 1,500만 달러 한화 1,350억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사 뒤 부분에서 라팔의 가격을 F-35가격의 150%라고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이 유닛 별 가격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역주)
심지어 실제로 싱가포르와 다른 동맹국들에게 판매되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스텔스 전투기 F-35A 조차도 라팔(Rafale)보다 2억 달러, 한화 2,300억 정도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프랑스 라팔의 능력이 F-35의 그것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인도네시아가 2억 달러나 더 비싸게 라팔을 구매하는 것은 모순적이기 이를 데 없다.
라팔(Rafale)은 F-35 대당 가격의 약 150% 가격에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가 이미 러시아 수호이 35(Su-35)를 주문해 놓은 상태이며 국경을 접한 이웃 국가인 싱가포르가 최신예 전투기인 F-16V와 F-35 모두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봤을 때 프랑스 라팔(Rafale)을 구매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공군 현대화에 있어 가장 가성비가 떨어지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호주마저 F-35를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은 덤일 뿐이다.
라팔은 중형(中型)급 플랫폼으로서는 어느 정도 능력이 있지만, 능력에 비해 소요되는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미국이나 러시아 및 기타 주요 생산국들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프랑스 군용 항공산업의 특성과 가격을 떨어트리기에 충분하지 않은 부족한 생산량에 기인한다.
프랑스 전투기의 도입은 인도네시아에게 기반시설 및 장비들의 전면적인 재정비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라팔 전투기는 미국과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하드웨어를 운용하기 위해 구매해 놓은 기존 탄약과 군수품 그리고 기타 군 자산과 호환이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인도, 카타르는 모두 라팔 전투기의 모태가 되었던 냉전 시대 전투기Mirage 2000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국가였으며, 이는 이 세 나라들이 프랑스 전투기의 운용에 필요한 기반 시설의 상당 부분을 이미 갖추고 있는 동시에 프랑스 전투기 운용에도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를 반대 해석하면 프랑스 전투기를 운용해본 경험도 없고 기반 시설도 갖추지 못한 인도네시아가 만에 하나 라팔 전투기를 구매한다면 이전 고객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써야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라팔(Rafale)이 인도네시아 공군에 도입된다면 취역 즉시 라팔은 인도네시아 전투 비행단에서 가장 속도가 느린 전투기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라팔은 수호이 35(Su-35)와 수호이 30(Su-30)처럼 장거리 정찰 비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지구력도 부족하다. 반대로 가깝게 접근한 적기들과의 강도 높은 전투에 필요한 F-16의 낮은 운용 비용과 높은 출격율(high sortie rate)이라는 장점도 라팔이 따라잡기 힘든 분야라서 라팔은 상당히 불안정한 입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자료 조사를 해보니 라팔의 내부연료탱크 용량이 단일 좌석 기준 4,700kg인데 반해 Su-30의 내부연료탱크 용량은 9,400kg에 달합니다. 참고로 KF-X의 내부연료 탱크 용량은 5,500kg입니다. 역주)
이것은 궁극적으로 전투기 설계 사상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미국인들의 F-15와 F-22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두 기종 모두 공중 우세 전투기이지만 F-22는 비싼 고성능 하이급 공중 우세기로, F-15는 보다 저렴한 미들급 공중 우세기로 사용되고 있다. F-16과 F-35도 같은 보완적 관계로 설계된 전투기이다. 러시아인들 역시 같은 설계 사상으로 수호이 27(Su-27)과 수호이 57(Su-57)를 만들어 냈고 MiG-29와 MiG-35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보완관계에 있는 중량급 전투기와 경량급 전투기를 동시에 개발할 여유가 없었던 프랑스의 라팔(Rafale)(Rafale)은 이것 저것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지만 정작 진짜 잘하는 것 하나가 없는 어설픈 팔방미인 같은 전투기가 되고 말았다.
미 해군은 예전에 F-14 톰캣과 F-18C 호넷으로 하이-로우 콤비네이션을 이루어 실전 배치한 적이 있었다.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 F-18E 전투기들로 구성된 중형 비행단으로 전환했었지만 F-X와 F-35C 사이에 강력한 전투력 경쟁이 재연되면서 다시 하이-로우 콤비네이션으로 전력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만약 이 프랑스 전투기를 전투기의 정점에 서 있는 미국의 F-15와 러시아의 Su-35와 같은 중량급 전투기와 비교해 본다면 분명 몇 가지 성능상 단점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동시에 프랑스 라팔은 F-16과 같은 경량급 제트기의 유지비보다 훨씬 비싼 F-15나 Su-35와 비슷한 수준의 높은 유지비를 요구하면서도 F-16보다는 훨씬 떨어지는 출격율(sortie rate)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중량급 전투기 수호이 30 플랭커(Su-30 Flanker)와 경량급 전투기 F-16 파이팅 팰컨(F-16 Fighting Falcon)을 하이-로우 조합으로 상호 보완하여 실전 배치시키고 있는 인도네시아 공군 내부에서 프랑스 라팔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어 보인다.
궁극적으로 인도네시아 공군 전력의 현대화를 위해 최근 주문한 11대의 수호이 35(Su-35) 전투기의 구매를 속행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상황 속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프랑스 전투기 라팔의 구매는 비용 효율성이 가장 떨어지는 전력 강화 수단 중 하나이며 쏟아 붓는 엄청난 돈에 비해 미국과 러시아의 전투기보다 눈에 띄는 장점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미국이 F-35를 구매할 나라들을 추가적으로 찾고 있는 상황인데다 인도네시아가 50년 넘게 미국의 중요한 무기 거래처였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우세 전투기인 F-35의 인도네시아 판매 승인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프랑스 라팔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인도네시아가 F-35를 도입한다고 해도 F-35의 천문학적인 운용 유지비가 문제가 되겠죠. 역주)
게다가 202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 라팔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한민국의 KF-X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 오히려 인도네시아에게 있어 훨씬 더 건전한 투자임이 증명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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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0년 1월 21일 해외 군사전문 잡지 Military watch magazine.com에 게재되었던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2차 세계 대전 초기 전쟁사를 다룬 영화 ‘미드웨이’를 보신 분들이 아마 꽤 있을 겁니다. 저도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세계 최강 미 해군이 왜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당시 자료를 찾아보면 일본의 제로센(AM6 0식 함상전투기)의 전반적인 성능이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에 미군 측 조종사들이 일본의 제로센 전투기를 U.F.O라고 부를 정도로 두려워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다 기습까지 당했고 당시 7척이던 정규 항공모함 중 끝까지 살아남은 것은 영화 ‘미드웨이’에 나오는 엔터프라이즈 한 척뿐이었으니 미국 입장에선 정말 암울했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여기서 난데없이 영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전쟁은 무엇으로 이기는가?”라는 주제를 탐구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개전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미국이지만 엄청난 경제력과 공업 생산력을 바탕으로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무려 17척의 신형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전후 취역한 항모의 숫자까지 합치면 무려 24척이나 됩니다. 반면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한 이후 같은 기간 동안 겨우 몇 척의 항공 모함을 다시 제작할 수 있었을 뿐이었죠.
당시 미국의 경이적인 경제력과 공업 생산력은 다른 수치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중 생산한 전차의 숫자가 24,803대, 같은 기간 독일이 자국 산업을 총 동원해 만든 전차의 수가 24,360대였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보다 뒤늦게 2차 세계대전에 뛰어든 미국이 종전 할 때까지 생산한 전차의 숫자는 무려 88,410대나 되었습니다. 미드웨이 영화 중에서도 일본의 해군 장성은 이런 대사를 합니다. “초전에 미국을 이기지 못하면 반드시 일본은 지고 만다!”고 말이죠.
1년 넘게 각종 군사 기사들을 번역하다 보니 저절로 생각하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기의 성능이라기 보다 바로 군인들에게 싸울 수 있는 물자와 무기를 보급해 주는 “보급과 병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죠. 이라크 전쟁을 치를 당시에 미국은 병력을 수송하고 병참선을 꾸리는 데만 반 년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했다는 해외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현재 해외 군사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은 보급과 병참 부분에서 세계 제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군대가 바로 미군이며 그래서 미군이 가장 무서운 군대라는 점입니다. 미군이 보급과 병참의 중요성을 그냥 깨달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남북 전쟁과 제1,2차 세계 대전을 직접 겪으면서 깨닫게 되었다고 그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군은 군수 지원의 원활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무기류에 쓰이는 유류를 비싼 항공유로 통일해 놓았을 정도입니다. 차량과 전차 전투기 등에 쓰이는 기름이 각각 다르면 보급 및 관리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죠.
성능은 뛰어나지만 정비나 보급을 위해서 다른 나라에 의존해야만 하는 무기 체계보다는 자국 스스로 수리와 보급이 가능한 무기 체계가 더 선호되는 이유에는 이런 보급과 병참의 문제가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에서 전투기와 잠수함 그리고 호위함을 도입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수입하는 경우보다 보급 및 병참의 문제에서 얼마나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기사에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의 군수(보급+병참) 인프라는 미국 무기체계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무기체계들은 그런 미국 기반 인프라에 호환되지 않는다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무기체계들은 미국 기반 인프라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한미 연합군을 운용하기 위해 이미 모든 무기체계들은 처음부터 미국 무기와의 호환을 고려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KF-X/IF-X 프로그램처럼 자국에서 제작이 가능한 전투기를 만드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도 영화 미드웨이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미국 록히드 마틴과 합작해서 만들어졌고 일부 사람들에 의해 “전투기 축에 끼지도 못한다”는 비웃음을 당하는 FA-50의 경우, 국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동률과 출격율(sortie rate)은 거의 90%에 육박합니다. 국내 생산이 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정비가 가능합니다. 가격도 수입산보다 저렴할 수 밖에 없고요.
F-35에 고장이 있을 경우 호주까지 가서 수리를 받아야 합니다. 국내에서 손 댈 수 있는 부분은 몇 십만 개의 부품들 중 398개의 부품 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도 F-35의 가동률은 5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F-35라도 뜨지 못한다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는 뜻입니다. 군수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자국 생산이 가능한 전투기란 이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KF-X/IF-X도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마찬가지의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높은 가동률과 출격율은 기본이고 신속한 정비가 가능합니다. 거기다 우리 마음대로 개조하고 개량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장점까지 있습니다. 물론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것입니다. 핵심적 기술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들도 학습을 했으니까요. 우리만큼 자유롭게 생산하고 정비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들 마음대로 개조/개량하는 일도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FA-50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KF-X에 도전했듯이 그들에게도 이것은 마땅히 거쳐야 할 과정일 뿐입니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지 않겠습니까?
프랑스와 호주 잠수함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은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가간 방산 협정은 많은 암초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력이 뛰어난 국가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기는 더 힘듭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사례들을 톡톡히 경험해 왔으며 기술 강국과의 방산 사업은 시행 기간과 사업 비용도 점점 늘어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에 비하면 후발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기술 이전에 관대하고 건조 기간과 비용도 협정된 사항을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발 주자이기 때문이죠.
이런 여러 가지 정황들을 분석해 봤을 때 인도네시아가 대한민국과의 거래를 파기하고 프랑스의 전투기와 잠수함을 구매할 확률은 낮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치적인 고려나 로비가 개입될 가능성은 있을 것입니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와의 거래에서 좀 더 유리한 입장을 점하기 위해 일종의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이럴 때 감정을 내세우는 것은 정치나 외교 전문가가 취해야 할 행동은 아닙니다. 국제 관계는 냉엄한 약육강식의 세계이며 실리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세계이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의 행동이 비록 얄미울 수는 있더라도 그것마저 계산에 넣어 행동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에도 한 번 인용한 적이 있는 로마의 위대한 장군이자 정치가였던 율리우스 시저가 갈리아를 정벌하며 믿을만한 부족은 소수이고 다수의 적대적인 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했던 말이 다시 한번 떠오릅니다. “갈리아 정복을 성공하기 위해 나는 신뢰는 보이고 불신은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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