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D 222화 『원자력 잠수함과 별 차이 없는 리튬전지 잠수함? 일본 최신형 타이게이급 VS 대한민국 KSS-3!』 편 마무리 부분에서 부스트 글라이드 방식의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과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에 대한 설명을 짧게나마 드렸습니다.
보통 마하 1, 시속 1,000km 내외의 속도를 내는 미사일을 아음속(Subsonic) 미사일이라고 부르고 마하 1에서 5, 시속 1,000km에서 5,000km의 속도를 내는 미사일을 초음속(Supersonic) 미사일이라고 부릅니다. 마하 5의 속도에 근접하는 미사일만 되어도 방어하는 측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요.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하고 요격하기까지 필요한 절대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마하 5 이상, 시속 5,000km 이상의 속도를 내는 미사일을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이라고 부르는데요. 어느 정도의 속도인가 하면 미국 서쪽 끝에 있는 로스엔젤레스(LA)에서 동쪽 끝 부분에 있는 뉴욕(NY)까지를 8분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발사한다면 워싱턴까지 23분 정도 걸리는 속도이며 서울에서 일본 도쿄를 1분 30초, 베이징까지 1분 안에 날아갈 수 있는 속도입니다. 설사 탐지를 한다고 해도 반응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죠. 게다가 이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보다 훨씬 낮은 고도(60~30km)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탐지하기가 어렵고 설사 탐지가 되어도 기동 중 방향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어 요격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가지 보완 설명이 필요한데요. 낮은 고도에서는 공기의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해도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기가 어렵고 짙은 밀도의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엄청난 열을 수반하게 됩니다. 따라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저고도 비행을 할 때는 적외선 시커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체(HGV) DF-17에 대해 미국 언론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를 먼저 2020년 11월 17일에 게재된 미 국방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의 기사를 통해 살펴본 후 두 가지 종류의 극초음속 미사일,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무기체계와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차이를 알아보고 대한민국은 이 극초음속 무기개발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인터넷과 군사 전문지 등을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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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극초음속 무기체계인 둥펑东风)-17(DF-17)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인민해방군이 개발한 군사용 미사일 일람표에 추가된 가장 중요한 무기체계 중 하나로 등장했다. DF-17 개발계획이 2013년에 처음으로 발표된 이후 적어도 9번의 시험 발사를 거쳤고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 첫 선을 보이면서 마침내 정식으로 도입되었다.
DF-17은 DF-ZF 극초음속 활공체(HGV)에 탑재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최대 2500km의 사정거리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동식 발사대(TEL)로 배치된다. 2017년 미 정보당국은 정보원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일련의 현장 실험에서 DF-17이 목표 타격 대상의 '수 미터 이내' 범위로 탄착 하는 모습을 연달아 보여줬다며 이 장거리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이 놀랄만한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비록 DF-17이 재래식 탄두 탑재 전용으로 개발된 미사일이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가 마음먹기에 따라 핵탄두를 장착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극초음속 활공체(HGV)시스템인 DF-17은 일반적인 로켓 추진체에서 발사된다. 사실, DF-17의 부스터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DF-16B가 사용하고 있는 부스터와 거의 동일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 로켓 추진체에 의해 외기권에 근접하는 고도까지 올라간 DF-17은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극초음속 활공체를 추진체에서 분리하여 사용한다.
극초음속 활공체(HGV)가 지닌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낮은 비행궤도 그리고 비행 도중 경로를 바꿀 수 있는 기동능력은 기존의 많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가진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냄과 동시에 이를 통해 스스로를 적의 정교한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되도록 만들었다.
기존의 탄도 미사일이 사용하는 지구 대기권 재돌입체는 예측 가능한 궤도로 하강하는 반면, DF-17 미사일의 극초음속 활강체(HGV)는 비행 경로를 도중에 변경할 수 있어 적의 미사일 방어 시설에 의한 탐지 및 추적 가능성을 극적으로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Global Times)는 "대한민국과 일본, 대만 그리고 미 해군 전투함에 배치되어 있는 사드(THAAD), SM-3, 패트리엇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 미국의 방공망은 DF-17을 결코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이 대만 군사 시설을 목표로 DF-17을 배치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로켓 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구세대 미사일만으로도 대만의 핵심 군사시설을 충분히 초토화시킬 수 있으며 대만은 이런 구세대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조차 구비하지 못했다. 따라서 대만을 공격하는데 DF-17을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자원 낭비일 뿐"이라고 환구시보는 중국 본토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전했다. 오히려 그들은 DF-17을 대만이 아니라 미국의 지상 기반 군사시설과 항모 타격전단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적 위협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 공중 발사 방식의 DF-17 파생형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나왔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리고 만약 이 공중 발사 방식의 파생형이 지상 발사 버전과 같은 수준으로 성능을 지니고 있다면, 공중 발사형 DF-17은 괌 해군기지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의 공격 자산에 상당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DF-17을 계기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한 극소수 나라들 중 하나가 되었지만 현재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에 있어 이들보다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상응하는 방식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들의) 시스템에 대한 방어 수단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입니다"라고 美 국방부 연구기술 차관보(USD[R&E]) 마이클 그리핀(Michael Griffin)은 의회 증언 도중 언급했다.
미군은 현재 다수의 극초음속 병기들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 극초음속 병기들은 2020년대 초반에 실전에 도입되어 2020년대가 지나기 전에 완벽한 작전 성숙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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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DF-17에 대해 미 국방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가 2020년 11월 17일에 게재한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서두에서 말씀 드린 대로 DF-17과 같은 종류의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무기체계와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차이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은 기존 순항 미사일의 속도를 마하 5 이상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미사일입니다.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러시아와 인도가 공동 개발중인 3M22 지르콘(인도명 BrahMos-II) 미사일입니다.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은 고도 30km 정도 높이에서 비행한다는 점에서 극초음속활공체(HGV)와 차이가 납니다. 탄도 미사일에 활공체를 결합시킨 부스트 글라이드 무기체계는 일반적으로 고도 100km 이상 상승했다가 다시 하강하면서 60km 정도의 고도를 유지하면서 날아가기 때문에 초기 상승과정에서 적의 탐지망에 포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하지만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은 처음부터 고도 30km 이하의 상대적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적에게 탐지조차 되질 않습니다. 즉,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미사일인 중국의 DF-17의 경우 발사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러시아의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경우에는 발사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다는 뜻이죠. 이런 이유로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기술적 장벽은 부스트 글라이드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인 지르콘의 경우에도 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본도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2010년부터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에도 단점은 있는데요. 공기 밀도가 높은 저고도 대기층을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다 보니 속도를 지연시키는 여러 자연 현상들을 만나게 되고 항공모함처럼 이동하는 목표물이라면 수시로 경로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이 막대합니다. 즉, 사정거리가 탄도 비행을 하는 극초음속 글라이드 미사일에 비하면 엄청나게 짧아진다는 뜻입니다.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에 활공체(Glide Vehicle)를 결합시킨 형태라는 점은 이미 설명을 드렸는데요. 첫 단계에서는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처럼 고체로켓 부스터를 활용해 100km 높이까지 마하10 정도의 속도로 상승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 부스트 글라이드 방식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활공체(탄두)를 로켓에서 분리시키는데요. 포물선을 그리며 하강하는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과는 달리 이 활공체는 바로 낙하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활공체’라는 이름이 붙지도 않았겠죠.
이 활공체는 지상 60km 정도의 높이에서 받음각을 형성하도록 자세를 조정한 이후, 마하 5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며 이 때 발생하는 충격파를 역이용, 대기권 상층부를 여러 번 튕겨 오르며 별다른 추진체 없이 활공하게 됩니다. 평평한 돌을 수면 위로 던져서 여러 번 튕겨 오르게 만드는 물수제비를 뜨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종말 단계에서는 목표물을 향하여 고속으로 낙하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미사일의 기술적 장벽은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그리고 고체 로켓에서 분리된 이후에는 글라이더처럼 날아가기 때문에 비행기를 조종하듯이 자유롭게 공력과 자세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보다 뛰어난 부분인데요. 덕분에 이 활공체는 일반 탄도 미사일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가고 동시에 더 높은 명중률을 자랑할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탄도 미사일보다 뛰어난 무기체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고 굳이 지적하자면 멀리까지 활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덩치가 커질 수 밖에 없어 소형화가 어렵다는 점과 엄청나게 비싼 생산 및 유지 비용을 들 수 있는데요. 그래서 대량 생산이 어렵고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무기체계입니다.
우리나라 무기체계 중에 대형화될 수 밖에 없는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미사일을 아무도 모르게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고 수가 많지 않아도 어디에서 발사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잠재적 적국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벌써 제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극초음속 부스트 글라이드 미사일이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전략적 가치를 가장 높여줄 수 있는 발사체계는 바로 대형 수직발사관 말하자면 한국형 SLBM을 갖춘 KSS-III 잠수함입니다. 탄두의 위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억지력은 더더욱 올라가게 되겠지만요.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현황은 어떤 단계까지 와 있을까요?
지난 2020년 6월 9일, 대한민국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하는 NARS 현안분석 145호는 ‘극초음속 무기체계 국제개발동향과 군사안보적 함의’라는 제목을 통해 차세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언급되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이 자료는 각 나라별 극초음속 무기 개발현황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13번째 페이지에서 국방과학연구소가 “2018년부터 마하 5 이상의 지상 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비행시험을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극초음속 비행체는 그나마 기술장벽이 낮은 부스트 글라이드(Boost Glide) 방식의 비행체를 뜻합니다.
이 외에도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공동으로 이중연소 램제트 방식을 사용하여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30km 이하로 비행할 수 있는 차세대 한국형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자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무기들이 배치되는 시기는 국회자료가 제시하고 있는 시기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기술장벽이 낮은 부스트 글라이드 방식이라도 2020년대 후반, 기술 장벽이 더 높은 이중연소 램제트 방식의 순항 미사일은 빨라도 2030년대 이후에나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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