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선택해 본 주제는 미국의 집단지성 사이트 Quora에 올라온 FA-50 파이팅 이글 관련 질문과 그에 대한 전문가의 답변 내용입니다. Quora는 미국 전직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도 활동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얻은 곳인데요. KKMD에서 몇 번 소개해 드린 적도 있고 직접 질문을 올려보기도 했습니다.
“Are Aero L-159 ALCA and KAI FA-50 better fighters than JF-17 or Tejas? (체코 Aero L-159 ALCA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FA-50이 중국/파키스탄의 JF-17 혹은 인도의 Tejas보다 더 우수한 전투기인가?)” 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질문이 Quora에 올라왔었고 이 질문에 대해 답변한 사람들 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있었는데요. 이름은 Jawad Falak으로 파키스탄 국방대학교에서 국제관계 및 테러리즘을 전공한 인물이며 현재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자와드 팔락(Jawad Falak)은 파키스탄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답변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습니다. 인도와 전통적인 앙숙이며 잦은 국경 분쟁을 빚고 있는 파키스탄 사람들은 자신들의 조국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당연히 JF-17을 가장 우위에 두는 답변이 나오리라는 예측이 가능했다는 뜻이죠.
하지만 KKMD 15화 「대한민국 KAI의 FA-50은 JF-17의 진정한 경쟁자이며 위협이다」 편에서 소개해 드렸던 파키스탄 국방부가 게재한 FA-50과 JF-17을 비교한 기사 내용을 자와드 팔락도 Quora 답변에서 공유하며 JF-17과 FA-50은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습니다.
사실 고급 고등훈련기 T-50 골든 이글에서 파생되어 나온 FA-50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설계한 저가형 제공 전투기인 JF-17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두 기종은 해외 수주전에서 자주 마주치고 있죠.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수주전도 그렇고 아르헨티나 수주전에서도 우리나라의 FA-50과 중국의 JF-17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있었습니다.
파키스탄 밀리터리 매니아들도 FA-50의 기본 성능의 뛰어남은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마하 1.5를 넘는 빠른 속도와 마하 0.8~0.9 정도의 속도에서는 F-16과 동등한 기동성을 보여주고 있는 FA-50을 JF-17의 진정한 경쟁자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와드는 인도의 Tejas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인도 해군과 인도 공군이 Tejas에 대해서 뭐라고 평가하고 있는지 직접 읽어보라는 한 마디만을 해외 기사 링크와 함께 툭 던져 놓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인도의 Tejas는 FA-50이나 JF-17의 경쟁자가 못 된다는 뜻이죠.
그럼 미국 집단지성 사이트 Quora에 올라온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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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o L-159 ALCA는 체코 공화국의 아에로 보도초디(Aero Vodochody)가 제작한 아음속 경공격기 겸 고등 훈련기로써 1인승인 L-159A와 2인승인 L-159B 버전으로 각각 개발되었다.
최대속도 936km로 아음속 항공기인 L-159는 속도 면에서 마하 1.6으로 비행할 수 있는 JF-17에 비해 명백히 열세다. 또한 L-159는 현재 공대공 전투임무를 위해 사정거리가 35km인 AIM-9 사이드와인더로 무장하고 있는 반면 JF-17은 사거리가 100km인 중국제 SD-10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L-159의 Grifo L 레이더는 파키스탄 공군의 Mirage ROSE 2와 F-7PG에도 장착되어 있었지만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이 전투기들은 현재 JF-17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다. Grifo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74.1km인데 반해 JF-17의 KLJ-7 V2 레이더는 130km의 탐지거리를 가지고 있다.
(보충설명을 하자면 파키스탄 공군의 Mirage ROSE II는 프랑스의 다쏘[Dassault]社가 제작한 미라주 5F 전투기를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며 F-7PG는 중국 청두社가 제작한 J-7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입니다. 이 두 전투기는 모두 1960년대에 만들어진 전투기로써 60년의 연령에 도달한 노후 기체들입니다. 역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제작한 FA-50은 T-50 훈련기로부터 개발된 대한민국의 경전투기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제작했고 중국 모델명으로는 FC-1으로 알려진 JF-17은 대한민국이 만든 FA-50과 거의 대등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FC-1과 JF-17의 차이점으로는 FC-1에는 주로 중국산 장비들이 통합되어있지만 JF-17에는 중국제 장비에 스페인에서 만든 전자전(ECM) 포드, 터키산 타겟팅 포드 등이 추가적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사실 등을 등 수 있다. 밀리터리 전문가들과 밀리터리 매니아들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FA-50과 중국(파키스탄)의 JF-17은 서로에게 있어 진정한 경쟁자라고 평가되고 있다.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은 한 때 대한민국 전투기 FA-50을 탐탁잖게 생각했었지만 필리핀 반군 진압에 사용된 이 경전투기의 뛰어난 활약을 본 이후 이 날렵한 FA-50을 더 많이 주문한 바 있다.
FA-50은 대단히 우수한 전투기이며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 중이지만 눈에 띄는 개량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초기 출고모델 그대로이며 정확하게 그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KAI의 전투기 FA-50은 초기 모델 즉, Block 0인 반면 중국이 만든 JF-17은 Block 2 단계까지 와 있고, 보다 첨단화된 Block 3의 시제기가 현재 비행 중이다. 그 결과 FA-50은 주로 지상공격기 역할을 하고 있으며 JF-17은 멀티-롤 전투기로 사용되고 있다.
(2022년 4월 현재 관점에서 봤을 때 FA-50은 블록 20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 거의 확정적인 상황입니다. 특히 해외수출형에는 미국산 AESA 레이더를 장착하여 암람(AMRAAM)을 장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죠. 그 외에도 300갤런 추가연료탱크 및 공중급유기능 추가로 전투행동반경을 대폭 확장시키고 LM(록히드 마틴)의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를 통합하여 중거리 공대지 미사일 운용 능력과 전자전 능력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역주)
현재 Block 0인 FA-50은 사정거리가 35km 정도인 AIM-9 사이드와인더만 장착할 수 있는 반면 JF-17은 사정거리가 70~100km에 이르는 중국제 SD-10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FA-50에 장착되어 있는 이스라엘제 EL/M 2032 레이더는 중국/파키스탄의 JF-17에 장착되어 있는 KLJ-7 V2 레이더의 탐지거리인 130km보다 더 넓은 150km의 탐지 범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JF-17 Block 1과 Block 2들은 기존의 KLJ-7 V2 레이더를 170km의 탐지거리를 보유한 중국제 LKF601E AESA 레이더로 교체하고 있는 중이다.
(이 대목에서 글쓴이가 기계식 레이더인 KLJ-7 레이더와 AESA 레이더인 KLJ-7A레이더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제가 수정을 했습니다. KLJ-7A AESA 레이더는 JF-17 Block 3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역주)
조금 전 대한민국 전투기 FA-50이 아직 개량되지 않은 초기 출고 모델과 같은 상태라고 말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대한민국 공군 ROKAF는 FA-50을 Block 10과 Block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예정이다. Block 20에서 FA-50 파이팅 이글은 최대 사정거리가 120km에 달하는 AIM-120 AMRAAM의 파생형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대한민국 공군은 사정거리가 55-75km를 넘지 못하는 AIM-120 A와 AIM-120 B를 운용하고 있다.
(역시 이 대목에서 글쓴이의 잘못된 관련 지식을 수정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공군은 사정거리 100km 이상인 AMRAAM 120C를 이미 F-15K를 통해 운용하고 있었으며 2019년 10월 17일 미국에서 발간되고 있는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에 따르면 미 의회는 최대 사정거리가 180km에 달하는 AIM-120C-7/C-8의 대한민국 수출도 승인한 상태입니다. 여기서 AIM-120C-8은 AIM-120D로 표현되기도 하며 두 미사일은 동일한 미사일입니다. 물론 이런 최신형 AIM-120D 공대공 미사일을 로우급 FA-50에 통합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대한민국 공군 역시 AIM-120 AMRAAM을 FA-50에 통합시키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AIM-120A 혹은 B가 FA-50에 운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역주)
현재 버전의 FA-50은 저강도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상 반군을 제압하기 위한 초음속 공격기로써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파키스탄 공군이 보유한 JF-17 Block 1도 Tehreek-e-Taliban 반군 요새를 폭격하기 위해 급파된 적이 있었다. 동시에 JF-17 Block 2는 2019년 2월 27일에 발생했던 인도 공군과 파키스탄 공군 사이의 공중전과 이란의 무인정찰기 격추사건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인도의 Tejas에 대해서 뭐라고 언급할 생각은 없다. 다만 Tejas에 대해 언급한 인도 해군과 인도 공군의 언급에 대한 기사를 링크해 둘 생각이니 관심 있는 독자는 한번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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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 집단지성 사이트 Quora에 올라온 FA-50 관련 질문에 대한 파키스탄 출신의 국방 전문가 자와드 팔락(Jawad Falak)의 답변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자와드의 답변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현재 JF-17은 Block 3로 개량되고 있기 때문에 초기 출고모델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대한민국의 FA-50보다 우위에 있다는 내용으로 이해됩니다. 게다가 FA-50 Block 0는 주로 지상 공격용 전투기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공대공, 공대지 공격 모두에 운용될 수 있는 멀티-롤 전투기인 JF-17보다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와드는 FA-50의 Block 10, Block 20 업그레이드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특히 시계외공중전(BVR)을 가능하게 만드는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Block 20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면 FA-50 특유의 강력한 공대지 공격능력에 제공권 확보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임을 자와드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Block 20로 업그레이드가 된 대한민국 FA-50이라면 중국/파키스탄의 JF-17과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경쟁관계를 이룰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볼 때 제공권을 중요시하는 가성비 높은 전투기를 찾는 국가라면 JF-17 Block 3가, 전술입문훈련기(LIFT) 역할도 해주면서 강력한 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기체를 찾고 있는 국가라면 FA-50이 적절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블록 20로 업그레이드가 된 FA-50이라면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테고요.
Block 20로 업그레이드가 된 FA-50이라면 현재 3,000만 달러, 한화 350억 정도로 책정된 Block 0의 가격보다 다소 비용이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중국/파키스탄의 JF-17 Block 3의 가격 또한 3,200만 달러 한화 380억 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둘 사이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FA-50 Block 20의 가격이 어느 정도로 책정되는가에 따라 수출 가능성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FA-50의 Block 10 업그레이드는 사실상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단독으로 실시하고 있는 개량 사업이라고 볼 수 있으며 주요 내용은 미국 록히드 마틴의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를 통합시킴으로써 FA-50의 가장 큰 장점인 뛰어난 공대지 공격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KAI는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공군에게 FA-50의 Block 20 업그레이드 지원 요청을 해 왔습니다. 저도 KKMD를 통해 FA-50의 성능 제고와 해외수출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계외공중전(BVR)능력 보유를 위한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 장착과 연료탱크를 300갤런으로 확장하거나 후방좌석을 연료탱크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통해 440km 정도에 불과한 전투 반경의 확장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늘 지적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AIM-120 암람 통합과 항속거리 연장, 이 두 가지 업그레이드에만도 약 2천 억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단독으로 Block 20 개량 작업을 시작하기가 어려웠고 KAI의 지원 요청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공군은 지금까지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KAI는 FA-50 블록 20에 대해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외 수출용은 미국산 AESA 레이더를 도입하여 빠르게 AIM-120 암람을 장착하고 국내형은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 추이를 지켜 본 후 국산 AESA 레이더와 함께 장착하는 방안입니다. 시간적으로는 미국산 레이더 도입+암람 장착 쪽이 더 빠르겠지만 대신 비용이 훨씬 높아질 것이란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테자스(Tejas)는 아직 신뢰성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JF-17과 블록 20로 업그레이드 된 FA-50이 좋은 승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