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20일에 시작되어 2주 만에 수도 바그다드가 함락되며 끝이 났던 이라크 전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과 러시아 수뇌부들이 머리 속에 그리고 있던 그림은 아마도 이라크 전쟁 같은 결과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빠르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으로 휘하부대들에게 사흘치 식량만을 보급했다는 소식들이 외신을 통해 들려오고 있습니다. 개전 이후 열흘 이상의 시간이 지났으니 휴대한 식량은 진작에 떨어졌을 것이고 제대로 보급이 되지 못했다면 배고픈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식료품점이나 마트를 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먹을 것이나 마실 물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어떻게 구한다고 하더라도 전차나 장갑차, 공격용 헬기 등에 필요한 유류와 탄약 그리고 각종 무기들은 반드시 다시 보급을 받아야만 합니다. 미국도 이라크 전쟁을 통해 보급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데요. 이 이야기는 외신 번역을 마친 뒤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도 상당한 금액의 무기들을 공여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정치세력들과 중간 관료들에 의해 공여한 무기들의 상당수가 빼돌려지거나 착복되었으며 심지어 반군들에게 흘러 들어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침공에 결연히 대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게 공여된 군수물자들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와는 달리 필요한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분배되는 동시에 한 마음 한 뜻으로 러시아 침공을 물리치는데 쓰이는 모습을 보고 미국 관료들이 처음으로 ‘전율’을 느꼈다는 기사 내용이 폭스(FOX) 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 국무부 장관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물리치고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기사 내용으로 봤을 때 미국 고위관료들의 상당수는 “우크라이나의 선전이 실제로 전황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러시아가 보유한 군사력을 생각해 봤을 때 소모전으로 가게 되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소모전으로 간다는 자체가 이미 푸틴에게는 패배를 의미하게 될 테니까요.
폭스(FOX) 뉴스를 번역해 본 뒤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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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 명세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라면 통상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는 군수지원 과정을 효과적인 수단으로 빠르게 처리해 "며칠 혹은 몇 시간"으로 압축해버리는 놀라운 재주를 부렸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미국은 지난 1주일 동안 3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4,200억 정도의 금액을 비축되어 있던 무기 형태로 우크라이나에게 군사 원조로 지원했고 이로써 작년 한해 동안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게 지원한 원조 금액은 대략 10억 달러, 한화 약 1조 2천 억에 달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지원된 군사 원조에 대한 명세서는 미국이 무기와 탄약이 절실한 우크라이나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지원하기 위해 모든 과정들을 단지 '몇 시간에서 며칠'이라는 시간으로 단축시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민주주의와 자신들의 나라를 지키려고) 싸우고 있는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서두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인들이 미국으로부터 공여 받은 무기를 서로 나누고 현장에 배치하는 방식에 대해 미국 관료들 대부분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들은 실제로 전쟁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우리가 공여한 무기를 전장에서 어떻게 사용해왔는지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우리(미 고위 관계자들) 모두는 온 몸에서 전율이 느껴질 만큼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크렘린(Kremlin) 궁에서 이 전쟁을 지켜보고 있던 러시아 고위 관계자들 역시 우리가 공여해 준 무기들이 자신들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서는 깜짝 놀랐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비축되어 있던 기존 군수 물자를 우크라이나로 옮기는 과정은 원래 몇 달은 걸려야 하는 작업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단지 1주일 만에 비축된 군사 원조 물량의 거의 70%를 우크라이나로 수송시켰다.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로 향해 출발했던 마지막 회차의 군사 원조품 물량은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었을 정도로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2021년 11월에 6,000만 달러, 한화 730억 규모의 패키지와 2022년 1월 말에 2억 달러, 한화 2,400억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승인했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금액은 현재 총 30억 달러, 한화 3조 6,000억에 달하며 영국, 캐나다, 폴란드 그리고 리투아니아도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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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 방송매체 Fox News가 2022년 3월 4일 게재한 기사 “US aid to Ukraine compressed process from months to ‘hours and days’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에 걸리는 시간을 몇 달에서 며칠, 몇 시간으로 압축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1945년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도 미국은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이어 오며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군대를 보유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군수지원과 보급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라크 전을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군수지원 작전에 있어서 만큼은 실패했다는 내부적인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찾다가 이라크전 당시 미 보병 제3기계화사단의 사례를 찾게 되었는데요.
2만 여명의 병력과 200여 대의 전차, 260여 대의 장갑차로 구성된 미 보병 제3기계화사단은 하루당 보급자원으로 기름만 200만 리터, 마실 물 100만 리터, 탄약 2,300톤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유류수송 5톤 트럭 400대, 2와 1/2 급수차 400대 그리고 탄약수송을 위한 5톤 트럭 460대가 필요했는데요.
보급기지로부터 300km 떨어져 있던 미 보병 제3기계화사단은 하루 14시간 수송차량들을 운행해도 왕복 3~4일이 걸리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보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운전병들이 사고로 많이 죽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 보병 제3기계화사단과 함께 있었던 종군 기자는 하루에 한끼를 먹을 때도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을 정도로 보급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유류 보급이 원활하지 못하니 전차나 장갑차, 아파치 공격용 헬기도 마음대로 사용하기 어려웠고요. 미군도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장거리 원정에서 보급로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가 우수한 무기만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직 군인이며 군사전략과 국제정치를 전공한 전문가가 이번 러시아 침공을 보며 KKMD에게 보내준 글로 영상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정치적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에 따른 러시아군의 군사적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그 동안 여러 매체에서 보도된 바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치적 목적은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실력행사를 하고, 러시아의 실추된 영향력을 회복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러시아군의 군사적 목표는 여러 방면에서 전선을 형성하여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군을 고착시키고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에 주력을 투입하여 고립/포위하여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이었다.
전쟁의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미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행동은 오히려 유럽과 나토를 결집시켰으며 중립국을 표방하였던 스웨덴, 핀란드가 나토 가입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압력이 강해진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군사, 경제, 외교, 기술, 여론, 스포츠, 문화 등 전 분야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있다. 설령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최초로 설정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상황 역시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제 러시아와 국제사회는 이 전쟁의 출구전략을 생각해야 한다. 러시아를 궁지에 몰면 몰수록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다. 적당히 러시아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외신링크 https://www.foxnews.com/us/us-aid-compressed-process-hours-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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