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는 일본의 방위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사람을 찾아봤더니 야마구치 마리(Mari Yamaguchi)라는 이름의 일본계 연합통신(AP) 기자였고 일본 방산업계에 대한 나름 근거와 심도가 충분한 분석기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침체된 국내 방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무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2015년 방위장비청(ATLA)을 신설하는 의욕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 무려 70조가 넘는 규모의 소류급 잠수함 호주 수출 시도를 실패한 이후 레이더를 태국으로 수출하려 했던 시도 및 인도네시아로 소형 구축함을 수출하려는 시도 역시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그에 반해 국경을 접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K9썬더 자주포는 가성비 최강의 자주포로 인식되며 전 세계의 베스트 셀러로 떠올랐고 AS-21 레드백은 호주에서 독일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요격 시스템을 4조라는 거액으로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하기도 했죠.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에 잠수함을 수출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호세 리잘급 소형 구축함을 필리핀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고등훈련기 T-50과 파생형 FA-50 경전투기를 70대 넘게 해외로 수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도 인도네시아에 50대 수출하기로 결정되어 있는 것은 덤입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동남 아시아를 주력 시장으로 삼으면서 2021년 무기 수출금액이 수입금액을 넘어섰고 이제 진정한 의미의 방산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입니다.
대한민국 방산 플랫폼이 동남 아시아에 확산된다는 것은 1차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해외 국가들과 군사적 협력의 틀이 강화된다는 의미를 지니며 2차적으로는 도입가보다 유지보수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군수물자의 특성상 지속적인 이윤 획득으로 새로운 무기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룩함과 동시에 생산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오게 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일본에게 정말 필요하고 군사적인 확장을 꾀하고 있는 일본이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사항이 바로 일본 방산 플랫폼의 수출일 것입니다. 그런데 수출은커녕 국내 기업들이 방산업계에서 하나 둘씩 떠나고 있는 상황이니 일본 정부의 속이 까맣게 타 들어 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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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북부 홋카이도 섬에서 엄청난 굉음을 내뿜으며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수십 대의 90식 전차는 전략적 위협에 대응해 군사 방어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의 방산업계가 국내외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들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북쪽 러시아에 맞춰져 있던 일본의 전략적 초점이 수시로 침입하는 중국 전투기와 해군 함정을 저지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차츰 남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일본 자위대는 미국 방산업체들이 판매하는 보다 첨단화된 군용기와 무기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쓰비시, IHI 그리고 가와사키 중공업과 같은 일본의 대형 방산업체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20세기 전차와 군용기, 전투함들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노스럽 그루먼이 만든 무인 드론 트라이튼(Triton)이나 보잉이 만든 무인잠수정 에코 보이저(Echo Voyager)처럼 방산 시장에서 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다 발전된 기술개발의 필요성이다.
이처럼 일본이 만든 방산제품들은 국제 무기시장에서 제대로 된 인기를 누려본 적이 없다. 비싼 가격, 노후화된 기술, 부족한 정부 지원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일본의 방산업체들은 점점 더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중이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만든 육중한 덩치의 90식 전차는 30년 전 첫 선을 보였고, 공공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보다 가볍고 기동성이 우수한 장갑차나 미 해병대의 상륙강습차량(AAV)처럼 수륙양용 능력을 갖춘 장갑차로 교체되고 있다.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한 나라이며 진지하게 마음만 먹는다면 빠르게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아 방산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나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국방분야 전문가이자 홋카이도 다쿠쇼쿠(拓殖)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사토 헤이고(Heigo Sato) 교수는 말한다.
문제는 일본의 방산제품들의 품질이 1등급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 있습니다. 2등급 혹은 3등급 품질에 불과한 무기들을 그렇게 비싼 가격으로 사야 한다면 관심을 보이는 나라가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입니다.
일본 정부는 침체된 국내 방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방국들과 방산기술을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고 무기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2015년 방위장비청(ATLA)을 신설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해외로의 무기판매를 촉진하는 정책 대신 F-35 같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고가의 무기체계 수량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면서 일본 방산업계의 국내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고 말았다.
일본은 세계 12위의 무기 수입국으로 전 세계 무기 수입액의 2.2%를 점유하고 있다. 국제 연구기관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무기 수입의 대부분은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매년 군사장비 구매에 2조엔, 한화 20조 6천 억이 넘는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미국의 대외군사판매(이하 FMS)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FMS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에 대한 방어를 강화시키기 위해 일본이 F-35 스텔스 전투기와 요격용 미사일 그리고 그 이외의 고가의 장비를 발주하게 되면서 FMS로 투자되는 비용이 2014년 1,906억엔, 한화 1조 9,700억에서 2019년 7,013억엔, 한화 7조 2,500억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방위성 관료들은 F-35와 F-15EX 같은 값비싼 미국 전투기 도입과 기타 장비들에 대한 입씨름 때문에 국방개혁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F-15J 전투기 수십 대를 EX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하려고 했으나 제작사인 미국 보잉이 당초 제안했던 업그레이드 비용보다 2배 늘어난 5,520억엔, 한화 5조 5,200억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에 빠졌고 일본 방위성은 최종적으로 30% 낮춘 금액인 3,970억엔, 한화 3조 9,700억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은 F-15J 업그레이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강구했는데 그 중에는 미국의 최신예 장거리 공대함 미사일 AGM-158C 일명 LRASM을 장착하려던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사정거리가 훨씬 짧은 국산 공대함 미사일 장착으로 전환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홋카이도 훈련에 참가했던 육상 자위대 장교들은 "지급받을 수 있는 장비라면 어느 나라 것인지 따지지 않고 상관없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교는 (다른 장비는 몰라도) 자신의 위장복만큼은 일본제가 틀림없다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Defense News의 원문만 보면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입니다. 저도 앞뒤 문맥을 여러 번 읽어보며 생각해 봤는데요. 항공 자위대나 해상 자위대에 비해 많은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육상 자위대의 경우 장비들의 보급상황이 여의치 않으며 대부분의 장비들이 해외에서 수입된 것이 아닐까? 라는 추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 추론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육상 자위대가 보유한 장비들의 극히 일부만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이죠. 대한민국 육군과는 확연하게 대비되는 장면이며 자체적으로 정비와 개량이 가능한 K9썬더나 K2흑표,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을 보유한 대한민국 육군이 왜 세계적인 강군 중 하나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역주)
아시아의 많은 지역을 군사력으로 정복하려 했던 일본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처절하게 패망한 이후 많은 일본인들은 군비 증강을 경계하게 되었다. 전후 일본의 평화헌법은 오직 자기 방어를 위해서만 무력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무기 수출 금지조치는 2014년이 되어서야 해제되었다. 게다가, 일본 과학자들은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의 연구개발에 관여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방위장비청(ATLA)이 출범한 이후 일본은 단 한 세트의 감시정찰 레이더 완제품을 필리핀에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는 먼저 조종사 훈련과정을 끼워 넣은 중고 TC-90 훈련기 5대와 UH-1H 다목적 헬기 부품 4만개를 필리핀에 무료로 공여해야만 했다.
2016년, 일본 방산수출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어줄 계기가 될 수도 있었던 소류급 잠수함 기술의 판매도 호주가 프랑스를 선택하고 디젤-전기 잠수함 12척의 개발을 의뢰하면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프랑스와 맺은 이 650억 달러, 한화 70조가 넘는 규모의 잠수함 계약 역시 최근 호주가 영국 및 미국과 맺은 AUKUS 협정의 비호 아래 미국산 핵잠수함으로 방향을 틀면서 다시 한번 무산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US-2 신메이와(ShinMaywa) 해상 비행정 12대를 인도 해군에게 판매하기 위한 협상이 열렸지만 가격에 대한 상호간의 의견 차이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태국으로는 레이더를, 인도네시아로는 소형 구축함을 수출하려 했던 일본의 시도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
후발주자로서 일본은 미국의 FMS 프로그램이나 다른 주요 방산 수출국들이 보여주고 있는 마케팅과 기술 이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군사전문지 Janes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연구 및 분석을 책임지고 있는 존 그래밧(Jon Grevatt)은 최근 온라인 행사에서 "일본은 방산 플랫폼의 홍보와 마케팅 과정에 있어 지금보다 더 치열하면서도 적극적인 태도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방산업계가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장거리 공대함 순항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중이며, 이제 중국의 군비증강이 사이버공간 및 우주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일본 방위성은 인공지능(AI)으로 통제되는 자율주행차, 초음속 비행과 기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무인 드론, 군집 위성과 전자 공격에 대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본 방위성은 이러한 연구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22년 4월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 올해보다 38% 늘어난 2,910억엔, 한화 3조가 넘는 사상 최대의 예산을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또한 노후화된 F-2들을 2035년까지 대체하기 위해 미국, 영국과 함께 차세대 F-X 전투기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영국은 최근 공동으로 미래 차세대 전투기 엔진의 실제 모델을 개발하고 다른 공중전 기술과 하위 시스템에 대해 탐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F-X 프로젝트에는 일본의 미쓰비시, IHI, 영국의 롤스로이스, BAE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방위산업계를 떠나는 일본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일본 정부의 계획은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
일본 경제연맹 방위산업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야마다 유(Yu Yamada) 선임 매니저는 방위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60개 이상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10여 개가 줄어들어 현재 50여 개 회원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건설장비 업체인 고마츠(Komatsu)사는 개량 작업에 대해 방위성이 요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실패하자 장갑차의 개발과 생산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 한때 7번째로 큰 공급업체였던 고마츠는 현재 기존에 납품했던 장비들에 대한 유지보수 작업만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탄약 사업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미쓰이(Mitsui) E&S조선은 자사의 전투함 부서를 일본 최고의 방산업체인 미쓰비시에 매각했다. 주요 전자 및 화학 물질 제조업체이자 군용기용 사출 좌석 공급업체인 다이셀(Daicel)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방위 사업을 포기하고 다른 곳에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스미토모(Sumitomo) 중공업은 장기적인 전망이 어둡다는 이유로 5.56㎜ 기관총 생산을 중단했다.
야마다 선임 매니저는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군수산업과 방위산업 모두 공급 문제, 비용 증가 혹은 품질 저하 우려와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군수 물류망은 1~2년 만에 재건되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의 방산업계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뜻이죠."
일본 방위장비청은 이메일(E-mail) 성명을 통해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일본 국내 방위산업의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가 되고 말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기업들이 철수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해당 협력 기업들의 핵심기술을 보전하기 위해 우리(방위장비청)는 협력 기업들의 순조로운 사업 성공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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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12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기사 “Despite defense buildup, Japan’s arms industry struggles (일본 정부의 군비증강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방산업계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의 군사 전문가인 사토 헤이고(Heigo Sato) 교수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한 나라이며 진지하게 마음만 먹는다면 빠르게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아 방산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나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해 왔고 KKMD 게시판 댓글을 통해서도 그런 의견을 표출하는 시청자들을 종종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KKMD를 3년간 진행하면서 방산업이 지닌 특수한 성격을 조금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방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생산라인의 유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산물품들이 워낙 고가이고 수요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생산라인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일은 꽤나 고역입니다.
생산라인이 한번 폐쇄되면 부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질 수 있으며 만약 이를 되살리려 마음 먹으면 천문학적인 수준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구닥다리 무기체계인데도 수리나 정비에 최신형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오래된 자동차를 굴려 보셨던 분들이라면 금방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 외에도 생산라인이 폐쇄되면 인(人)적인 계승 요소, 말하자면 ‘노하우’나 ‘경험적 지식’의 단절도 함께 발생하게 됩니다. 가장 단적인 예가 바로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F-3 고질라의 경우인데요. 일본은 미쓰비시 F-2 개발 이후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거의 3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버렸기 때문에 전투기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인력들이 고령으로 은퇴를 한 상태입니다. F-3 고질라 개발에 미국이나 영국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도저히 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이죠.
현재 일본의 방산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난관은 여기에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를 일본의 ‘갈라파고스화’ 라고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전 세계가 아니라 일본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만을 충족하는 무기체계를 만들다 보니 협상 노하우도 부족하고 사용자의 요구를 맞춰주는 융통성도 부족합니다. 수출은 생각하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렵고 품질은 고만고만한데 가격은 천문학적인 제품들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혹시 몰라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겠지만 일본의 ‘갈라파고스화’에 따른 일본 방산업계의 비효율성에 대한 분석은 제가 한 것이 아니라 야마구치 마리(Mari Yamaguchi) AP 기자가 군사전문지 Janes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연구 및 분석을 책임지고 있는 존 그래밧(Jon Grevatt)과의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자만심을 경계하며 일본에게 틈을 보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일본이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으며 군사기술 개발에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가 오히려 추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제 대한민국을 경계하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을 상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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