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8일 인도계 매체 Eurasian Times가 정말 코 앞으로 다가온 KF-21 보라매의 초도 비행을 앞두고 “New Stealth Fighter On Block! S. Korea’s KF-21 Gets Ready For 1st Flight As It Aims For Complete ‘Asian Dominance’ (스텔스 리그에 등장한 새로운 루키! 코리안 파이터 KF-21: '아시아 완전 제패'를 목표로 첫 비행을 준비하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인도가 자력으로 개발한 전투기 테자스(Tejas) Mk. 1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경전투기 FA-50과 자주 맞닥트리고 있는 테자스는 예산이 배정되고 사업이 공식 출범한 시점이 1986년이었지만 초도 비행이 이루어진 것은 15년이 지난 2001년이었습니다. 초도 비행이 성공하고서도 거의 10년이 지난 2010년에 초도작전능력(IOC)를 획득할 수 있었죠. 1986년부터 이 때까지 인도가 테자스 개발 계획에 투자한 금액이 겨우 한화 3,700억 정도라고 하니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을 지경입니다. 태자스가 그 정도라도 개발되어 나온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말이죠. 참고로 대한민국이 T-50과 FA-50을 개발하는 데는 2조 2,000억 정도의 비용이 투입되었습니다.
KF-21 보라매의 경우 사업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시점이 2016년, 초도 비행 시점이 불과 6년 뒤인 2022년입니다. 더구나 KF-21 보라매는 경전투기(LAC)급인 테자스 Mk. 1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4.5++세대 전투기로 탄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이도는 더욱 올라가게 되고 이를 바라보는 인도 언론 입장에서는 ‘배가 아픈’ 정도를 벗어나 ‘경이로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는 현재 5세대 전투기 AMCA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터키의 TF-X처럼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것들은 없는 상태죠.
그런 관점에서 인도계 언론 유라시안 타임즈가 게재한 KF-21 기사를 함께 읽어 보신다면 기사를 좀 더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일 점이 있다면 제가 이 기사를 번역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기사 말미에 “항공우주산업에 있어 생산 라인과 전문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단 유라시안 타임즈의 기사를 번역해 본 뒤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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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KF-21 보라매 전투기가 역사적인 첫 비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면서 대한민국 스텔스 전투기 개발 역량 역시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발간하는 국방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KF-21 지상시험은 비행시제기 6대와 구조시제기 2대로 수행되고 있다. 국방일보는 또한 이날까지 지상시험 진행률은 전체 시험계획 대비 약 50% 수준이지만 최초 비행 전에 수행해야 하는 안전비행(SOF) 항목 시험조건 기준으로는 약 95%의 진전을 이루었다고 전했다. KF-21 시제 1호기는 며칠 안에 고속 주행을 포함한 지상 활주시험을 예정대로 완료시켜 마지막 남은 5%를 채운 이후 다음 달 7월 힘차게 날아오를 전망이다.
(이 기사와 포스팅은 KF-21 비행 테스트가 이루어지기 전에 작성된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래요~)
6대의 시제기는 순차적으로 비행시험에 참여할 예정이며 2026년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기 전에 2,000번 이상의 시험 비행을 하게 된다. 2032년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20대의 KF-21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방일보가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시제기들 중 적어도 한대는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복좌식 모델이며 004호로 지정되어 있다. KF-21 보라매는 또한 스텔스 능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KF-21 보라매가 걸어왔던 길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며 많은 장애물들과 싸워야만 했다. 앞서 유라시아 타임즈가 보도한 바와 같이 개발 분담금을 둘러싸고 벌어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알력 등을 포함한 일련의 정치적 위기들이 늘 KF-21 주변을 맴돌며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11월, 마침내 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에 약속했던 개발 분담금을 지불하고 KF-21 프로그램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로 합의했다.
아시아를 제패할 KF-21 보라매의 성능
블록2 그리고 블록 3로 예정되어 있는 개량 사업을 통해 보다 강화된 장비들과 무장들을 통합시켜 나가게 될 KF-21 보라매는 전투력과 생존 능력에서 지금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점차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내부 무장창을 갖추게 될 KF-21 블록 3는 미국의 스텔스 전폭기 F-117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된 스텔스 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러 면에서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전투기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KF-21 블록 3는 F-35 라이트닝 II나 F-22 Raptor와 동일한 리그에 속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진보된 전투기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 하지만 한국인들은 훨씬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KF-21 보라매에 6세대 전투기의 특징으로 분류될 수 있는 기능들도 점진적으로 탑재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F-21 블록 3를 향해 F-35 라이트닝 II나 F-22 Raptor와 동일한 리그의 전투기가 될 것이라는 유라시안 타임즈의 기사는 일단 듣기 좋은 평가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F-35A나 F-22의 종합적인 능력을 단순히 스텔스 성능만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단편적인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의 전자전을 무시할 수 있는 강력한 지향성 데이터 링크 MADL, 전투기 외부 360도를 훤하게 꿰뚫어보듯이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인식능력 그리고 하드웨어의 성능을 120% 끌어내어 줄 항전 소프트웨어의 존재 등도 함께 판단되어야 사안이죠. 물론 이런 것들은 KF-21 블록 3 혹은 그 다음에 등장할 미래 전투기를 통해 우리 기술진들이 구현해내야 할 내용들이기도 하고요.
유라시안 타임즈 원문에서는 내부 무장창이 장착되는 단계를 블록 2로 잘못 설명하고 있어서 블록 3로 수정 번역을 했습니다. 또한 KF-21 블록 3가 목표로 하고 있는 스텔스기로 F-117을 언급한 것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임의로 추가시킨 부분임을 알려 드립니다. 역주)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이 차세대 미래형 전투기는 레이저 무기와 인공지능을 탑재하게 된다. 그 뿐인가? KF-21 보라매는 미 해군이 보유한 MQ-25 스팅레이(Stingray) 같은 스텔스 무인기와 함께 전투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KF-21 블록 1 1차 양산분 120대에 사용할 공대공 미사일을 조달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유럽 방산기업 MBDA 및 딜 디펜스(Diehl Defence)와 협력하고 있다. MBDA는 시계 외 공중전 BVR을 위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를, 딜 디펜스는 근접전을 위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IRIS-T를 제공할 예정이다. KF-21 보라매는 F-5E/F 타이거 II, F-4 팬텀처럼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3세대 전투기를 대체할 예정이며 향후 F-16C/D 같은 구형 4세대 전투기와 F-15K 슬램 이글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누가 봐도 F-35와 많은 유사점을 가진 KF-21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KF-21은 제너럴 일렉트릭이 생산하는 F414-GE-400K 엔진을 양쪽으로 탑재한 쌍발 전투기라는 사실이다.
KF-21 보라매의 레이더 단면은 1제곱미터 이하까지 내려간 것으로 추정되며 탑재되는 항전 장비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F-35 라이트닝 II 같은 5세대 전투기와 필적하게 될 것이다. KF-21 보라매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개발한 개량형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가 탑재된다.
KF-21의 센서 분야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같은 수동식 전방 탐지 시스템과 F-35의 EOTS와 비슷한 기능을 하며 조종석 아래에 붙어 있는 개량형 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EOTGP)들로 보완되는데 KF-21에 장착되는 IRST와 개량형 EOTGP들은 유럽 혹은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것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21은 상황 인식능력을 높이고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보된 전자전 장비와 자기 방어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KF-21은 3중으로 보호되는 비행 컴퓨터와 조종사가 순간적으로 방향 감각을 잃었을 경우 충돌 위험으로부터 기체를 구해줄 수 있도록 설계된 자동 충돌 회피 및 자세 복구 시스템 덕분에 보다 안전한 전투기가 될 것이다.
KF-21 보라매의 수출 전망
대한민국은 블록 3까지 진행이 예정되어 있는 KF-21 전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자국의 항공우주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KF-21 보라매를 우호 국가에 판매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강구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필리핀과 이라크와 같은 나라들에게 FA-50 파이팅 이글을 제공했던 경험이 있으며 곧 실물로 등장하게 될 이 미래형 4.5세대 전투기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국방 분야의 잠재력을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KF-21 보라매를 이라크, 말레이시아, 페루, 필리핀, 카타르, 세네갈 그리고 태국 같은 나라들에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위협으로 심각한 안보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국인들 앞에 도사리고 있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감안해 본다면, 이 스텔시한 전투기가 북한의 야욕을 물리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해외수출 판로 개척은 또한 KF-21 보라매 프로그램의 미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항공우주산업과 관련된 생산 라인과 인적 자원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문제와 깊숙하게 관련되어 있다.
KF-21 프로그램은 수천 명에 달하는 재능 있는 항공 전문 인력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CEO가 2030년까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우주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이러한 생산 라인 유지와 항공우주 관련 전문인력의 양성은 KAI의 지속적인 성장과 밝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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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6월 18일 인도계 매체 Eurasian Time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KF-21 보라매의 초도 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 외신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정말 궁금한데요.
Eurasian Times가 인용한 트위터에 해외 네티즌 중 한 명이 한국인들에게 “KF-21의 파트너로 인도네시아 대신 다른 믿을 만한 나라를 선택하라”는 조언을 하자 인도네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한국 정부도 아무 말 안 하고 있는데 왠 참견이냐?”며 발끈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KF-21이 초도 비행에 성공하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 아시아에 거주하는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반응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유라시안 타임즈는 KF-21의 해외수출 판로 개척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며 기사를 끝내고 있는데요. 인도 역시 자국이 만든 경전투기 테자스(Tejas)를 해외에 판매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중국 그리고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의 항공우주기업들은 국내 시장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시장이 너무나도 협소하다는 본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시장을 해외로 넓혀 가지 못한다면 결국 일거리는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비용을 이겨내지 못한 회사들은 생산 라인을 폐쇄하거나 고용했던 전문 인력들을 정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후 필요에 의해 다시 전투기를 설계하여 만들고 싶어도 개발할 인력과 제품을 만들 생산 라인이 사라져버린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F-16을 변형하여 F-2 전투기를 만들어 냈던 일본이 그 대표적 사례이며 차세대 전투기 F-3 고질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F-2 개발에 참여했던 전문인력들은 이미 은퇴한 지 오래되었고 자국 전문인력이 부족한 만큼 미국이나 영국 등에 의존해야 할 부분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FA-50을 블록 20로 개량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FA-50의 생산 라인과 관련 전문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으며 결국 이는 대한민국 공군 전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FA-50을 블록 20로 개량하기 위해 공군이 나서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FA-50을 블록 20로 개량하려면 KAI 자체 비용으로 하면 될 일이지 공군의 도움은 왜 바라느냐고 질타하는 분들과 FA-50 블록 20 업그레이드 자체가 우리 공군 전력에 별 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으신데요. 조만간 이 주제를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는 포스팅을 작성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B3lK1Trzsx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