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다시피 KF-21 보라매가 초도 비행을 할 당시 2대의 전투기가 KF-21을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호위기 한대는 T-50 골든 이글이었고 나머지 또 다른 한대는 FA-50 파이팅 이글이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국산 로우 엔드급 전투기 FA-50과 역시 국내에서 생산된 미들 하이급 전투기 KF-21이 나란히 비행하는 장면이 대단히 인상 깊었습니다. 국산 경차, 중형차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연상했다고나 할까요?
KF-21의 덩치를 더 키워서 등장하게 될지도 모를 차차세대 한국형 대형 전투기 KF-XX까지 등장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항공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F-21 블록 3나 KF-XX는 KF-21의 실전 배치가 완료되는 2030년대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기본적인 개념 연구는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KF-21 보라매 초도 비행에 대한 해외 군사 전문지들의 기사를 찾아 읽어 보던 중 흥미로운 내용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군사관련 매체 Popular Mechanics가 7월 22일 게재한 기사인데요.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최근 몇 년 동안 방산물품 수출 강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KF-21이 어떤 의미로 미국의 전투기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7월 22일 Popular Mechanic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본 뒤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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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동안 이어진 독자적으로 첨단 전투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한국인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그렇게 탄생한 노력의 결정체 KF-21 "보라매"를 위해 한국인들은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반도 안보 상황에 맞춰 제작된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기가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했는데 이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되게 되었다. KF-21 보라매는 첨단 한국형 전투기를 제작하기 위해 22년 동안 이어진 수많은 노력과 땀이 일구어 낸 결실이며 한국인들은 KF-21을 제작하여 자국 공군에 공급할 뿐만 아니라 국제 전투기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방부에 따르면 KF-21 시제 1호기는 경상남도 사천의 군용 비행장에서 이륙하여 33분 동안 테스트 비행을 완료한 후 무사히 착륙했다. 초음속 비행 테스트는 다른 날에 실시하도록 연기한 KF-21 시제기는 이 날 시속 400㎞의 속도로 비행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2026년으로 예정된 양산 과정에 도달하기 전까지 총 2,200회의 시험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비행 가능한 6대의 시제기들을 만들어 2026년까지 개발 및 테스트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KF-21은 공대공 및 공대지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멀티롤 전투기로 등장할 예정이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KF-21 블록 1으로 알려진 최초의 40대가 생산되는데 이 블록 1 버전은 공대공 전투는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지만 공대지 임무는 부분적으로만 수행 가능하다. 그 다음 생산되는 80대의 KF-21 블록 2는 2032년에 생산이 마무리될 예정이며 완전한 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된다.
KF-21은 미국의 F-35 합동 타격 전투기와 유사한 점을 지니고 있지만 완전한 5세대 전투기는 아니다. 5세대 전투기가 요구하고 있는 수준의 스텔스 성능은 갖추고 있지 못한 KF-21은 대신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KF-21 보라매가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부 무장창의 부재에 있다. 5세대 전투기들은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추기 위해 미사일과 폭탄을 내부에 탑재할 수 있는 내부 무장창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KF-21 보라매는 내부 무장창이 없어 외부에 무장을 장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 전 초도 비행에 성공한 KF-21 시제 1호기의 경우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4발이 동체 아래에 설치된 반매립형 하드 포인트에 장착된 상태였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내부 무장창을 통합시킨 버전인 KF-21 블록 3의 제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F-21은 대한민국 공군의 3세대 구형 전투기 F-4 팬텀과 F-5 타이거 II를 대체할 예정이며 대한민국 공군은 F-35 합동 타격 전투기 또한 구입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F-15 이글을 다목적 버전으로 파생시킨 F-15K 슬램 이글과 F-16 위주로 구성되어 있던 대한민국 공군 전력에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와 4.5+ 세대 세미 스텔스 전투기 KF-21이라는 첨단 전투기들이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해외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대외 무역에 가장 많이 의지하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이다. 이 나라는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뿐만 아니라 이제는 무기까지도 수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록히드 마틴이 공동 개발한 T-50 고등 훈련기 겸 경전투기와 한화 디펜스의 K-9 자주포 같은 방산 장비들을 해외로 수출하면서 꽤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대한민국의 무기 체계들은 현대적이지만 저렴하며 특히 가성비를 중요시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한때 구매자가 입맛에 따라 골라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가격대와 능력을 지닌 전투기들을 생산했었던 미국은 오늘날 슈퍼호넷과 F-15 이글 같은 구형 4세대 전투기를 소수 제공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며 8천만 달러, 현재 환율로 1,048억이라는 비싼 가격표가 붙은 하이 엔드급 전투기 F-35가 그나마 이제는 저렴한 전투기로 간주되고 있는 형편이다.
KF-21의 최종 가격이 얼마로 결정되든 간에 그것은 F-35의 가격표 8천만 달러보다 상당히 저렴한 금액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KF-21의 초기 버전들은 F-35보다 여러 면에서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 세상 모든 나라들이 F-35같은 첨단 고급 전투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공격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국가들의 부상은 많은 나라들로 하여금 대한민국 현대(Hyundai)가 만들고 있는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승용차의 군용(military) 버전을 요구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GM 캐딜락(Cadillacs)같은 고급화되었지만 가격과 유지비가 엄청나게 비싼 브랜드를 양산하는데 골몰해 있다. 물론 고급 브랜드 GM 캐딜락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존재하겠지만 문제는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현대(Hyundai)차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캐딜락의 수요를 능가할 것이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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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7월 22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Popular Mechanics가 게재한 기사 “Korea’s First Fighter Jet Makes Its Maiden Flight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기가 처음으로 하늘을 날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Popular Mechanics는 미국의 F-35를 제너럴 모터스(GM)이 만든 고급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Cadillacs)에 비유하고 KF-21 보라매를 대한민국 기업 현대(Hyundai)가 만들고 있는 고급 세단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의전 차량으로도 쓰이는 캐딜락은 GM이 고급화 전략으로 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자동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도 어느 정도 이야기는 듣고 있을 정도로 캐딜락은 높은 인지도를 지닌 동시에 부(富)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격도 비싸고 유지 비용도 엄청난 캐딜락에 대한 수요보다는 가격이나 운용 유지비에서 좋은 가성비를 내는 현대자동차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항상 더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Popular Mechanics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Popular Mechanics도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 미국의 전투기 생산 라인은 5세대 전투기 F-35 생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4세대 F-16 전투기를 4.5세대 F-16V로 개량하는 작업도 생산 라인의 부족으로 많이 밀려있는 상황이며 신규로 제작되고 있는 4세대 전투기는 극소수의 슈퍼호넷과 F-15 이글에 불과합니다.
원래 144대까지 도입하기로 되어 있던 4.5세대 전투기 보잉 F-15EX 이글 II의 경우도 도입 수량을 80대로 줄이고 대신 6세대 전투기 NGAD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된 상황이죠. 고등훈련기 T-7A를 고등전술훈련기 겸 4세대급 경전투기로 사용하려던 계획도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처음부터 경전투기로 개량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T-50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FA-50은 입찰에 승리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훈련기 사양에만 맞추어 설계된 T-7A와 비교할 수 없는 성능상 우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저렴한 입찰 금액으로 훈련기 수주전을 가져간 보잉이지만 그 때문에 500대에 달할 것으로 여겨지는 고등전술훈련기(ATT)사업에서는 고전을 면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은 KKMD 337화 『미(美) 공군의 삽질과 때늦은 후회: 13년 후에 등장할 훈련기(T-7)가 아니라 실전화된 고등 전술훈련기 FA-50이 필요하다』 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어쨌든 세계 시장 판도로 봤을 때,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도입하고 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지닌 나라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프롭 전투기 슈퍼 투카노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도 생각보다 많고 4세대 전투기로 구분되는 F-16 C/D 블록 50/52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나라들도 정말 많이 있을 정도로요.
Popular Mechanics는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공격적 성향이 강한 전체주의적 국가들 때문에 KF-21의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 폴란드가 대한민국의 FA-50 48대를 구매하려 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과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폴란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합니다.
중국에게 위협을 느끼고 있는 말레이시아도 역시 블록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된 FA-50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주류 매체 CNN은 FA-50을 이미 운용하고 있는 국가들, 예를 들면 태국, 필리핀 그리고 이라크 같은 나라들이 KF-21의 선도적인 구매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CNN의 분석은 FA-50의 판매 성공 여부가 KF-21 수출 성공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유추하게 만듭니다. 일부 네티즌들 중에는 블록 20로 개량된 FA-50이 KF-21의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지만 CNN의 분석에 따르면 잠식은커녕 오히려 FA-50의 수출은 KF-21의 시장을 더욱 확대해 줄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KF-21 블록 1이 실전 배치 되려면 아직 4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실물이 초도 비행을 했으니 KF-21을 도입하려는 의도를 가진 나라들의 입질이 시작되겠지만 그보다 앞서 FA-50의 시장을 확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려 500대 수출을 바라 볼 수 있는 미 공군 고등전술훈련기(ATT) 수주전이라는 굵직한 무대도 내년부터 시작이 될 것이고 폴란드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FA-5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어쩌면 블록 20로 업그레이드 된 FA-50과 다재 다능한 본격 멀티롤 전투기로 탄생한 KF-21이 편대를 이루어 다른 나라의 하늘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순간이 그리 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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