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3일 폴란드 군사 전문매체 Defence24는 폴란드 국방부가 한화 디펜스가 생산하는 K239 천무 다연장로켓포를 300대 전격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는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이 같은 폴란드 매체인 i.pl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토대로 한 기사인데요.
사실 K239 천무의 폴란드 수출 건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난 8월부터 떡밥이 계속 뿌려지고 있던 사안인데요. KKMD 468화 『K2 흑표에서 K808 장갑차와 K239 천무(天橆)로 확대되는 대한민국-폴란드간 방위산업동맹!』 편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FA-50 48대 도입에서부터 시작하여 K2 주력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0여대로 이어진 폴란드의 K-디펜스 사랑은 그 범위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K4 고속 유탄기관총 도입에 관한 아주 긴 폴란드 기사를 번역하고 있던 도중에 상대적으로 짧은 Defence24의 K239 천무 도입확정 기사가 올라오는 바람에 먼저 소개해 드리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봐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폴란드 네티즌들 중 일부가 “폴란드는 이제 대한민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고 이죽거리는 댓글을 달아 놓기도 했을까요.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하이마스(HIMARS)에 사용되는 M26 무유도 로켓탄이나 이를 개량해 만든 K239 천무의 230㎜ 무유도 로켓의 사정거리는 45㎞ 정도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K9 자주포가 사용하는 155㎜ 52 구경장에서 발사되는 포탄은 사거리가 40㎞에 이릅니다. 2020년 개발이 완료된 155㎜ 자주포용 신형 사거리 연장탄 K315의 경우 최대 사거리는 54㎞ 나 됩니다. 물론 하이마스나 K239 천무는 최대 사거리가 80~200㎞ 이상인 정밀유도 로켓탄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 있다 해보기로 하고요.
폴란드는 이미 K9 자주포를 670대 가까이 주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0대의 하이마스와 300대의 K239 천무를 추가로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즉, K9 자주포와 K239 천무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데요.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실제로 입증된 사실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K9 썬더가 서방 세계의 표준 자주포로 자리잡게 된다면 K239 천무 또한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지는 부분입니다.
2022년 10월 13일 폴란드 군사 전문매체 Defence24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본 이후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포의 상호 보완 관계에 대한 제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 드리고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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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은 한국형 미사일 포병 시스템 K239 천무(天橆) 구매 협상이 완료되었다고 알려왔다.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은 폴란드 매체 i.pl과의 인터뷰에서 거의 300대의 K239 천무가 폴란드 육군에 인도될 것이며 폴란드 방산업계는 미사일 생산에 관련된 노하우를 얻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Defence24는 지난 8월 한국형 미사일 포병 시스템 K239 천무를 구매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폴란드 국방부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먼저 기본 협정(framework agreement)부터 체결할 예정이기 때문에 K2 주력전차나 K9 자주포를 구매할 때와 유사한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K9 자주포는 K239 천무 다연장로켓포와 마찬가지로 한화 디펜스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이 i.pl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K239 천무 1차 인도분은 2023년 폴란드 육군에 인도되어 같은 해에 바로 운용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사거리 약 80㎞의 다연장 발사대용 239㎜ 유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사거리 약 300㎞의 전술탄도미사일도 포함된 대규모 탄약 구매 계약도 함께 수반될 예정이어서 K239 천무의 인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폴란드 방산 공장들이 현지에서 직접 생산, 유지 보수하고 현대화 시킬 수 있는 역량을 획득"하는데 필요한 기술 이전을 포괄하고 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또한 K239 천무 발사대가 폴란드 차량 젤츠(Jelcz)에 탑재될 뿐만 아니라 토파즈(Topaz) 전투관리시스템과 통합될 예정이며 폴란드 방산 공장들은 (K239 천무에 사용될) 미사일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K239 천무의 구매는 미국 HIMARS 시스템 인수와 병행하여 진행될 계획인데 두 종류 시스템을 동시에 인수하는 목적은 다연장로켓포 운영 능력을 보다 빠르게 획득하는데 있다.
폴란드는 올해 5월 약 500대에 가까운 M142 HIMARS 발사대 구매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폴란드가 생각하고 있는 기간 안에 하이마스(HIMARS) 시스템을 인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이 확인되지 않아 대한민국 K239 천무를 동시에 획득하는 방안이 오랫동안 검토되어왔다.
그러나 미군 역시 하이마스(HIMARS) 시스템 보유 대수를 늘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폴란드가 만족할 만큼 충분한 수량을, 원하는 시간 안에 제공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폴란드 국방부는 하이마스(HIMARS)와는 별도로 대한민국 육군에 의해 이미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는 K239 천무 시스템을 차선책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었으며 Defence24는 지난 8월 이에 대한 기사를 싣기도 했다.
K239 천무는 다양한 구경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자주식 차륜형 다연장 로켓포로 구형 K136 구룡(九龍)을 대체하여 대한민국 육군에 도입되었다. 2개의 미사일 포드를 탑재하고 있으며 각 미사일 포드에는 약 80㎞의 사정거리를 지닌 239㎜ 유도 미사일 6발 또는 약 290㎞의 사정거리를 지닌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1발이 탑재되어 있다.
추가적으로 현재 대한민국은 천무 다연장 로켓포에 사용할 수 있는 사거리 150~200㎞의 신형 미사일에 대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으며 130㎜ 및 227㎜ 구경을 지닌 구형 무유도 로켓들도 여전히 운용이 가능하다.
K239 천무 다연장 로켓포 인수 작업이 일단락 된다면 폴란드 군의 미사일 및 포병 전력이 상당 부분 강화될 것이고 대한민국으로부터 이전 받게 될 기술들, 특히 미사일 생산에 관련된 기술들은 폴란드 국내 방위 산업의 역량을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K239 천무 다연장 로켓포의 도입은 폴란드 군에게 매우 어려운 도전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기반시설과 군수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겠지만 오늘날 폴란드 육군에서 사용중인 비슷한 종류의 무기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어려운 난관은 K239 천무와 하이마스(HIMARS) 시스템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폴란드) 포병들이 어렵디 어려운 난관들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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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10월 13일 폴란드 군사 전문매체 Defence24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러 가지 생각할 만한 사안들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포병’으로 대표되는 재래식 전력의 중요성인데요. 전쟁 초반 예상외로 강력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맞부딪친 러시아는 복잡하고 정밀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정예 병력의 상당수를 어이없이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불리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는 하루 6만 발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재래식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쏟아 부었으며 그 결과 우크라이나 군은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소모를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비처럼 쏟아지는 러시아 군의 포탄에 우크라이나는 병력들이 집결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했고 그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 부분을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혜성처럼 나타난 하이마스(HIMARS)라는 게임 체인저의 등장으로 지난 9월부터 우크라이나는 전라도 크기의 영토를 수복할 수 있었는데요. 하이마스가 러시아 포병 사정거리 밖에서 지휘부와 탄약 저장고를 집중 타격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던 러시아 재래식 포탄의 씨를 말려버렸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냉전 시기를 거치며 모아 두었던 천문학적인 숫자의 재래식 포탄이었지만 하루 6만 발이라는 소모량을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계속하고 있는 미국 역시 재래식 155㎜ 포탄 재고량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죠.
여기서 잠깐 초반에 언급했던 다연장 로켓포와 자주 곡사포의 차이를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곡사포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55㎜ 포탄의 경우 약실에서 폭발하는 장약에서 추진력을 얻습니다. 따라서 자주 곡사포 포신들은 강력한 폭발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한 고급 강재를 정밀하게 가공해서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회전력을 주기 위한 강선까지 새겨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다연장 로켓포에 쓰이는 로켓탄은 미사일처럼 자체적인 추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죠. 따라서 발사대는 일종의 ‘컨테이너’이자 ‘가드 레일’에 불과해 오히려 제작하기는 수월한 편입니다.
자체 추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로켓탄은 일반적으로 155㎜ 포탄보다 훨씬 더긴 사정거리를 자랑합니다. 최근 제작된 신형 155㎜ 포탄들은 기술의 발전 덕분에 50㎞ 가까운 사정거리를 지닌 것들도 있지만 사정거리 확장을 위해 장약의 위력을 높이면 약실이 견디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생산 비용도 급상승하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K9 자주포용 신형 155㎜ 사거리 연장탄을 연구하던 국방과학연구소는 비행하는 155㎜ 포탄에 항력감소장치와 로켓보조추진장치를 추가 장착하여 최대 사정거리 54㎞의 K315탄을 개발해 냈습니다. 하지만 155㎜ 포탄 사정거리 연장을 위해서는 로켓탄처럼 별도의 추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하이마스(HIMARS)나 K239 천무 같은 다연장 로켓포들이 155㎜ 자주 곡사포들과 구분되는 또 다른 특징은 ‘순간 화력’에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연사가 가능한 다연장 로켓은 짧은 시간 동안 장전된 로켓탄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는데다 다양한 종류의 탄두를 사용할 수 있으며 구경이 동일한 경우 로켓탄 탄두에 들어가는 작약의 양이 더 많아 155㎜ 포탄보다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최단 시간 내 목표물 초토화’라는 작전 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C-130 수송기로 공수할 수 있도록 로켓탄 6발이 들어간 포드 하나만 탑재하고 있는 하이마스(HIMARS)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보여준 위력으로 봤을 때 로켓탄 6발 포드 두 개를 탑재하고 있는 K239 천무의 순간 화력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게다가 최근 개발되고 있는 유도 로켓탄들은 위성항법장치GPS 기술과 관성항법장치INS 기술의 도움을 받아 정밀타격도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다연장 로켓포가 있다면 굳이 155㎜ 자주 곡사포가 필요하지 않은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155㎜ 자주 곡사포 대비 다연장 로켓포의 단점이라는 주제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주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바로 ‘가성비’ 즉, 돈 문제라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무유도 로켓탄이라도 155㎜ 자주 곡사포 포탄보다 10배 정도 가격이 더 비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55㎜ 일반 포탄의 가격이 발당 30만원 대라면 구형 130㎜ 구룡(九龍)의 무유도 로켓탄 가격은 300만원 대라는 뜻입니다. 정밀 유도 기능을 지닌 로켓탄이거나 확산탄처럼 특수한 탄두를 지닌 로켓탄인 경우에는 3,000만원 대까지 가격이 올라갑니다. 155㎜ 일반 포탄보다 100배 더 비싼 가격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따라서 모든 전장에 다연장 로켓포를 사용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활용법은 K9 썬더 같은 155㎜ 자주포와 함께 사용하되 고가치 표적을 적 포병 사정거리 밖에서 타격해야 할 필요가 있거나 최단 시간으로 목표물을 침묵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때 K239 천무(天橆)를 투입하는 것이 되겠죠. 폴란드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K9 썬더를 670대 도입하면서도 K239 천무를 300대나 더 도입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미국 하이마스(HIMARS)와 K239 천무 시스템의 비용을 비교해 볼까요? 구글을 통해 검색해보면 하이마스(HIMARS)의 차량 및 발사대 유닛 코스트는 2020년 기준 380만 달러, 현재 환율로 54억 정도 됩니다. 사정거리 80㎞의 M31 GMLRS 로켓탄 한발의 가격은 2014년 기준 11만 달러, 현재 환율로 1억 5,000만원 정도로 확인되고요.
반면 K239 천무의 차량 및 발사대 유닛 코스트는 36억 정도로 확인되지만 M31 GMLRS에 대응되는 239㎜ 유도 로켓탄의 가격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다만,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정밀 유도 기능을 지닌 국산 로켓탄’의 가격을 대략 3,000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는 내용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만약 이러한 추정을 바탕으로 가정해 본다면 국산 239㎜ 유도 로켓탄의 가격은 넉넉잡아도 하이마스(HIMARS) M31 유도 로켓탄 가격의 절반을 밑돌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러면서도 K239 천무는 M142 하이마스보다 두 배로 많은 로켓탄을 장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역시 가성비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K9 썬더까지 조합시켰으니 ‘오 마이 갓(god)성비’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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