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트 테퍼바인은 그의 저서 『돈의 비밀(Das Geld geheimnis)』을 통해 정착 생활을 시작하며 “나의 땅과 너의 땅”을 세심하게 구분하는 가부장제가 인간사회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 결과 영토 분쟁과 함께 전쟁과 착취를 통한 부(富)의 형성 과정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테퍼바인은 인류가 전쟁과 착취를 통하지 않고서도 부(富)와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법도 발견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서로가 가진 것들 중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더 큰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방법, 즉 상업을 발견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이 부(富)의 형성과 영향력의 확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전쟁과 상업이지만 양자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수단”에 있습니다. 폭력과 착취를 수단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문화적, 상업적 교류의 증진과 가치의 교환을 수단으로 할 것이냐? 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몽골제국처럼 정복전쟁 위주로 형성되었던 대제국은 수백 년이라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와해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로마 가도로 대표되는 로마제국처럼 문화적, 상업적 네트워크를 형성한 대제국은 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서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로마제국은 현대 문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팩트(fact)를 두고 러시아냐? 아니면 나토(NATO) 및 미국이냐? 누구에게 전쟁의 책임을 돌려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것이냐? 아니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러시아의 패배로 보아야 할 것이냐? 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저의 짧은 지정학적 소견으로 그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낼 수는 없지만 인류의 통합과 번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들 중 “전쟁과 상업”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직관적으로 무엇이 답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류의 증진과 가치 및 이해관계의 교환이 없는 전쟁이란 결국 뺏고 뺏기는 끝없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3월 30일, 예루살렘 포스트(The Jerusalem Post)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방산업체들이 만든 무기에 서방의 첨단 테크놀로지가 대거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고 서방의 기술적, 경제적 제재로 인해 러시아 방산업체들이 1960년대 수준으로 후퇴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거기다 러시아 방산업체들의 부정부패 역시 심각한 수준이며 러시아 병사들의 사기를 땅에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022년 3월 20일, 유럽의 군사 전문지 디펜스 블로그(Defence Blog)도 러시아가 최근 발표한 장갑차량 타이거(Tigr)가 우크라이나에서 노획되었고 내부를 살펴보니 역시 서방 주요 업체들의 부품이 대거 쓰이고 있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서방 업체들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서둘러 하고 러시아로의 부품 배송을 금지하는 동시에 러시아 현지 공장을 폐쇄하는 조치 등을 취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세계의 문화적, 상업적 네트워크에서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고립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상업적, 문화적 네트워크에 큰 혼란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이 부분에 대한 상세한 분석들도 외신에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루살렘 포스트(The Jerusalem Post)와 디펜스 블로그(Defence Blog)의 기사를 연속으로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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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우크라이나 정보국(GUR)은 러시아 방위산업체들이 서방의 경제제재와 이에 따른 원자재 및 부품 가격의 상승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수적인 군수품 및 군용차량 생산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국(GUR)이 러시아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현재 방산계약 현황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된" 혼란 상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현대적인 군사장비를 생산하기 위해 해외기술과 수입 전자제품에 의존해왔으며 서방의 제재조치로 인해 이들 품목의 공급이 제한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반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2022년 3월 20일, 러시아는 이러한 첨단 무기 중 하나인 지르콘(Zircon)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생산이 연기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원가 및 부품 비용 상승 때문이 아니라) 생산 수요가 밀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보국(GUR)은 주요 해외부품 공급 중단과 높아진 원자재 비용 때문에 러시아는 현대식 장비 대신 울며 겨자 먹기로 구형 부품 및 구식 차량들을 대신 생산해야만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고 주장했는데 GUR에 따르면 한 러시아 방산업체의 경우 10년 20년 전도 아닌 무려 60년 전인 1960년대에 개발된 장비를 대신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토요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기존 노후 차량들을 수리하여 사용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부정부패와 (오랫동안 방치되어 엉망인) 노후 장비들의 상태 불량으로 그마저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 군수품 창고에서 반출되어 일반 병사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장비 대부분이 "극도로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이며 그 주요 원인은 러시아 방산업계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귀금속이 들어있는 광학장치와 전자제품들이 전투차량에서 도난 당하고 있다며 러시아 제4전차사단이 보유하고 있는 예비 전차 상당수가 완전히 해체된 상태이고 심지어 일부는 엔진이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국방 관련 기구의 부정 부패도 (형편없는 품질의) 군수품 개발에 한몫을 했다. 2012년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 방산회사가 미사일 요격 시스템 개발과정에서 수백만 달러를 횡령했다. 2016년에는 또 다른 러시아 방산회사가 초정밀 타격 시스템에 쓰이는 항법 및 제어 시스템 개발 자금을 횡령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지난 수요일 오전, 러시아가 지금까지 탱크 605대, 장갑차 1,723대, 야포 305문, 다연장로켓 96대, 항공기 131대, 헬기 131대, 기타 지상 차량 1,184대와 함선 7척, 연료 보급차량 75대, 무인 드론 81대를 손실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반해 미디어 매체를 통해 눈으로 확인하는 검증 방식으로 전쟁 손실을 기록해온 오픈 소스 정보기관 오릭스(Oryx)는 지난 일요일까지 러시아 소속 전차 300대, 장갑차 218대, 보병전투장갑차 294대, 장갑수송차 76대, 65대의 보병기동차량(IMV), 60대의 공병 장비, 98문의 야포, 33대의 다연장로켓 시스템, 11대의 대공 방어 시스템과 40대의 지대공 시스템 및 621대의 지상 차량 등이 손실된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이번 주 내내 작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손실된 장비와 차량을 보급하거나 교체하여 부대 재편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추정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쟁 기간 내내 보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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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3월 30일에 게재된 예루살렘 포스트(The Jerusalem Post)의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어서 2022년 3월 20일에 게재된 유럽의 군사 전문지 디펜스 블로그(Defence Blog)의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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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와 트럭을 생산하는 러시아 방산업체들이 자신들의 군용 차량에 서방 세계의 부품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자동차 포탈인 인포카(Infocar)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노획한 러시아 군용 차량에서 보쉬(Bosch), ZF 그룹, 단포스(Danfoss), 만앤휴멜(MANN + HUMEL)의 부품들을 발견했다.
"우크라이나 자동차 전문가들이 러시아 장갑차 모델인 타이거(Tigr)의 후드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봐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고, 그곳에서 독일제 예비 부품이 발견되면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우크라이나 사회정책부에서 디지털변환과(Digital Transformation Officer)과를 책임지고 있는 콘스탄틴 코셀렌코(Konstantin Koshelenko) 차관이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Dmytro Kuleba)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또한 러시아제 대공 방어 시스템 판치르(Pantsir)-S1에서도 이런 서구 부품들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로 쿨레바는 말을 이었다.
"우리는 전문가들과 함께 (러시아 무기에 사용된 해외 부품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확인을 했고 그로부터 며칠 후 저는 독일 최대의 토크쇼인 '아네 빌(Anne Will)'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며 우리는 400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대상으로 야만적인 정복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무기를 만드는 데 독일 기술이 얼마나 오랫동안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었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죠"
한편, 독일에서 밝혀진 이 충격적인 스캔들은 외교관들과 기자들의 도움으로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설 정도로 파급력이 커졌다.
Bosch는 공식적으로 현지 계약상 합의된 내용과 달리 Bosch 제품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러시아와 러시아 고객에게 트럭용 부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의 부품 생산을 전면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 건설된 생활용품 공장도 함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ZF 회사는 또한 러시아로 향하는 모든 배송이 3월 초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 ZF는 2014년 8월 1일 이후 러시아에 군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예비 부품을 공급하지 않았기에 "타이거(Tigr)" 장갑차에는 ZF사의 부품이 존재하지 않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ZF는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이 전쟁으로 희생 당한 모든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으며 자선 비영리단체인 ZF 힐트(ZF hilt)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례 없는 연대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ZF는 이 전쟁을 규탄하고 있으며 국제 제재에 엄격히 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윤리적 규범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포스(Danfoss) 역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한 뒤 러시아의 전쟁 행위를 비난하는 동시에 제재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포스의 제품과 기술이 러시아군의 무기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는 정보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서방의 전면적인 경제적, 기술적 제재는 러시아 방위산업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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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3월 30일에 게재된 예루살렘 포스트(The Jerusalem Post)의 기사와 2022년 3월 20일에 게재된 유럽의 군사 전문지 디펜스 블로그(Defence Blog)의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기사들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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