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근거를 두고 있는 싱크탱크(think tank) 캐논 글로벌 연구소(이하 CIGS)가 지난 2022년 12월 20일에 게재한 보고서에는 대한민국 K방산에 대해 분석한 흥미로운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그 내용들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첫째. 계약을 따내기 위해 잠재적 구매국가의 정치, 사회, 재정 등 전반적인 사회제도를 철저하게 조사하여 성능과 가격 면에서 가장 적합한 무기 시스템을 제안하는 K방산의 특징
둘째. K9 자주포를 도입한 핀란드 및 에스토니아 실전부대 지휘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 K방산의 성능 수준
셋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서방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무기공장’으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위상과 가까운 시일 내에 세계 최강의 무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K방산을 도입하게 될 가능성 정도로 정리가 됩니다.
이 중에서도 미국이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일본의 싱크탱크인 캐논 글로벌 연구소(CIGS)가 언급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CIGS는 “미국에 자신들의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대한민국 방산업계의 오랜 비원”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비원이 현실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미국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다는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부러워하고 있는’ K방산에 대한 CIGS의 분석 보고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전제가 있습니다. 만물이 그러하듯 탄생이 있으면 성장이 있고, 성장이 있으면 반드시 정체기도 있기 마련입니다. 냉정한 분석과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있다면 성장기는 최대한 늘리고 정체기는 최소화 시킬 수 있게 되겠죠. 요즘 잘나가는 K방산을 보며 개인적으로 사업이 잘 될 때 자만하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다가올 정체기를 경계하고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럼 일본의 싱크탱크 캐논 글로벌 연구소(CIGS)가 2022년 12월 20일에 게재한 보고서를 번역해 보고 제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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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1일, 서울 중심부에서 지하철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일산 대규모 전시장은 2년마다 열리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전 세계 방산 관계자들 및 국내 관계자들로 인해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조직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전시회 개최 기간 동안 약 50개국에서 달려온 350개 이상의 기업들과 약 40개 나라에서 파견한 대표단 그리고 대한민국에 주재하고 있는 각국 대사들과 군 고위 관계자들에 더해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이 곳에 모여들었다고 한다. 전시회장에서 특히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각 나라 군에서 파견된 군 대표단들이었다. 소수의 직속 부하들을 양 옆으로 거느린 최고위급 인사를 가운데 두고 그 뒤를 따라 무리 지어 이동하는 제복 차림의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번 방산전시회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았는데 올해 7월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폴란드가 미국이 만든 최신예 주력전차 M1A2 에이브람스에 필적하는 성능을 가진 'K2 주력전차'(이하 'K2') 980대와 세계적 수준의 'K9 자주포'(이하 K9) 648문을 비롯한 총 25조원 규모의 대한민국산 무기들을 대량으로 구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2022년 10월 19일, K2와 K9 1차 인도분이 대한민국에서 발 빠르게 선적되었고 이제 폴란드는 대한민국이 만든 다른 무기들을 구매하겠다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대규모 방산계약 체결 성공과 함께 대한민국 방산기업들은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중이었고 관계자들은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자신들이 판매하는 장비를 영어로 설명하느라 바빴다.
대한민국 방산업계는 폴란드 외에도 이미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국가들로부터 K9 자주포를 수주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2014년 3월 크림 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발트 3국이 체감하고 있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은 매해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2017년 핀란드가 K9 자주포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노르웨이 그리고 이듬해 2018년에 에스토니아가 연달아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루마니아 같은 다른 유럽 국가들도 K9 자주포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K9 자주포를 제조하고 있는 한화 디펜스가 가장 중요한 타겟으로 노리고 있는 곳은 영국이다.
최근 몇 년간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K방산 수출이 활발해진 이유는 단순히 현실화된 러시아의 위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매국의 안보환경에 비추어 봤을 때 성능과 가격 면에서 가장 적합한 무기가 한국제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방산업계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잠재적 구매국가에 접근하기 전에 그 나라의 정치, 사회, 재정 등 전반적인 사회제도를 철저하게 조사한다.
재정 사정으로 국방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나라에게는 중고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폴란드 수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계약 상대 국가의 방위산업을 고려해 주문량의 상당 부분을 현지 기업들이 생산하도록 배려하고 그 결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시키는 등 철저하게 파트너 국가의 상황에 맞추어 판매하는 세일즈가 바로 K방산 성공의 열쇠이다.
구매국 최전방 사용자가 실제로 인식하고 있는 대한민국 무기의 성능 수준
실제로 구매국의 일선 사용자들은 대한민국 무기의 성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번에 K9 자주포를 도입한 핀란드군 및 에스토니아군 조달 담당자와 실전 지휘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와 실전 배치에 이르기까지의 경위를 들어보았다.
우선 K9 자주포 도입 경위에 대해 살펴 보자면, 핀란드는 지난 2017년 일본의 방위장비청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방위사업청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중고 K9 자주포 48문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2021년 가을에는 제조사 한화 디펜스로부터 수리 부품을 공급받는 계약을 포함하여 K9 자주포 5문을 추가로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한편, 에스토니아도 2018년 중고 K9 12문을 핀란드와 공동 구매하는 형태로 시작해서 2020년에 6문의 K9 자주포를 추가로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두 나라 모두 한화로부터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다.
무기 조달 시 '정치적 중립성과 투명성'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것도 두 나라의 공통점이다. 이는 선정과정에서 우호국의 무기라면 평등하게 심사하고 요구되는 성능과 평가시험 결과에 따라 채택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인터뷰에 응했던 핀란드, 에스토니아 군 무기 조달 담당자와 실전부대 지휘관들은 "만약 일본이 다른 나라 못지않은 제품을 제안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구매를 고려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군이 K9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나 독일제에 비해 구조나 시스템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두 나라 모두 징병제와 예비군 제도가 군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핀란드의 의무병역기간은 6~12개월, 에스토니아는 8~11개월이며, 군 복무 경험자는 전역 후에도 유사시 동원되는 예비군이 된다.
예비역들은 몇 년에 한 번 소집되어 다시 훈련을 받는다. 이 때 예비역들을 효율적으로 훈련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도 대한민국 무기체계는 다루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K9을 운용하는 핀란드 육군 실전부대 지휘관은 “K9은 유지보수가 쉽고, 엔진을 포함하여 승무원들에 의한 정비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험준한 삼림지대나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지역에서의 전개가 요구되는 핀란드 육군에게 있어, 고장이 났을 때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양국 모두 겨울 기온이 극도로 내려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성능을 요구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에스토니아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K9은 자국 통신 시스템을 설치한 것 외에는 특별한 개조를 거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육군 표준 사양의 실내 히터만 있어도 겨울철 운용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도 대한민국의 서비스는 까다로운 양국의 요구 사항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약 1,300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에서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핀란드 군은 북극권을 포함한 고위도의 훨씬 더 추운 지역에서의 작전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 따라서, 핀란드 군의 K9에는 통신 시스템과 사격통제시스템의 개수 외에도 노면 동결시의 미끄럼 방지 장치가 장착되는 등 많은 현지화가 행해지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극도로 추운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K9용 창고건설 같은 인프라 정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한민국 방산업계, ‘서방의 무기공장’이 되다
대한민국 방산업계는 지난해 튀르키예, 인도, 이집트 등 신흥국은 물론 그 동안 공략해온 북유럽 국가들 외에도 호주로부터 K9을 수주 받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발전을 위한 도전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꿈에 그리던 미국 시장을 향한 도전에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에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문에는 “한미(韓美)간 방위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인식하면서 양국 정상이 상호 방위조달협정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방산부문 공급체인, 공동개발 및 생산 같은 영역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어 9월에 열린 한미 외교/국방 차관급 회담에서는 과학기술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차관급에서 정기적인 대화 채널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기 수요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각국의 잇따른 주문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방산업계는 사실상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그룹의 '무기공장'이 되고 있으며, 그 공급망은 외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아미티지(Armitage)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2019년 미국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미 양국이 함께 방위산업 역량을 발전시켜 전 세계 우호국들에게 무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영국, 호주 간 안보 협력체인 'AUKUS' 체결을 이틀 앞둔 지난해 9월 13일, 『국방과 관련된 연구, 개발, 시험, 평가에 대한 한미호(韓美豪) 3국가 협력체계에 관한 약정』이 체결됐다. AUKUS가 핵추진 공격잠수함이라는 고도로 기밀화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반면 한국, 미국, 호주 사이에 체결된 후자의 협정은 장갑차 같은 재래식 무기의 공동개발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하이-하이(High-High)급 최첨단 무기는 미국이, 미들-하이(Middle-High)급 첨단 무기는 대한민국 등 동맹국이 개발을 분담해 방위산업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한미호(韓美豪) 협정의 목적으로 보인다. 이 협정으로 인해 미국 스스로가 대한민국에서 개발된 무기를 도입하여 사용할 가능성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과 한국, 혹은 미국과 한국, 호주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한 무기를 서방 우호국들에게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되는 가능성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현재 호주가 K9 헌츠맨(huntsman)을 도입함에 따라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에 제조사인 한화의 공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공장 부지만 해도 15만 평방미터로 광대하기 이를 데 없으며 생산설비 외에 각종 테스트 설비도 구비되어 있다. 이 공장은 호주를 위한 K9 헌츠맨 및 그 파생형뿐만 아니라 제3국에 수출하기 위한 무기의 생산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일본 방위산업이 처해 있는 현 상황은 냉엄하기가 그지 없다. 스미토모(Sumitomo) 중공업이나 고마쓰(Komatsu) 같은 유수 기업들도 해마다 방위산업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자체 장비를 조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방산 제품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길만이 자국 방산관련 기술 수준을 높이고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본산 무기를 완제품으로 수출하는 작업은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지만 무기에 활용 가능한 영상 센서와 탄소섬유 등 부품/소재 분야에서 일본 제품의 경쟁력은 꽤 높은 편이다. 국가안보전략을 포함한 3개 방위문서 개정이 연말로 다가오고 있다. 방산 분야에 있어 주변국에 뒤처진 일본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바로 스스로의 장점을 살린 방위산업 진흥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위산업 진흥책은 20년 혹은 30년을 앞서 내다보는 국가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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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본의 싱크탱크 캐논 글로벌 연구소(CIGS)가 2022년 12월 20일에 게재한 보고서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미국이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여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CIGS의 보고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전제 조건을 잊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하이-하이(High-High)급 최첨단 무기에 대한 기득권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죠. 향후 미국이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는 날이 오게 되더라도 미들-하이(Middle-High)급 무기에 한정될 가능성이 100%에 가깝습니다.
강은호 11대 방사청장이 유튜브 채널 ‘프로파일럿’에 출연하여 KF-21 보라매의 포지션을 설명하다가 비슷한 논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추구하고 있는 시장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같은 하이-하이(High-High)급 시장이 아니라 4.5세대 전투기 KF-21이나 K9 자주포 등으로 대표되는 미들-하이(Middle-High)급 시장이라고 말이죠.
CIGS도 지적하고 있지만 자국 방산관련 기술 수준을 높이고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해외 시장 개척’입니다. 세계 최강의 방산수출국가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미국이 스스로 미들-하이(Middle-High)급 시장을 대한민국에게 열어 주는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CIGS 보고서에 나온 설명에 그 힌트가 있는데요. 바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들-하이(Middle-High)급 무기의 유효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현대전에서 하이-하이(High-High)급 정밀타격체계(Precision Guided Munitions)의 유효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생산과 운용유지에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꼭 필요한 곳에 아껴서 사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자주포와 155㎜ 포탄으로 대표되는 미들-하이(Middle-High)급 무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전략, 전술적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무기체계가 바로 155㎜ 포탄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죠.
미국은 하이-하이(High-High)급 방산기술 개발과 생산에 자원을 집중 투자하고 미들-하이(Middle-High)급 무기의 개발과 생산은 대한민국에게 맡겨 분업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대한민국 같은 방산강국을 동맹국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중국은 한정된 자원을 하이-하이(High-High)급, 미들-하이(Middle-High)급에 분산시켜 투자해야 하므로 자원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전체적인 생산력에서도 차이가 나게 되겠죠. 미국은 자체적인 하이-하이(High-High)급 생산공장 외에도 대한민국이라는 미들-하이(Middle-High)급 생산공장을 추가하게 되고 이렇게 생산된 다양한 무기들을 스스로도 사용하고 우호국과 동맹국들에게 공급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미국 방산업계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들-하이(Middle-High)급 시장 진입이 매우 미묘한 사안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그들이 고가의 무기를 팔아 치울 수 있는 좋은 시장이었습니다. 맘대로 배짱도 부리고 어느 정도 갑질도 해왔습니다. 그런데 만만했던 ‘호갱님’이 어느 새 강력한 경쟁자로 돌변한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미묘할 수 밖에요. 미국 정부가 대한민국과 함께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 대해 미국의 방산업계가 어떻게 대응해 나올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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