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군 전문지 Airforce Times는 지난 금요일인 11월 20일 오전 10시경 미국 텍사스주 라플린(Laughlin) 공군기지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T-38C 탈론 고등훈련기 두 대가 또 다시 추락했고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 2월에도 T-38C 탈론 훈련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죠.
신문을 읽을 때 기사 자체에 나와있지 않는 ‘행간의 정보를 읽는 눈’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텝스(TEPS)나 수능영어시험 같은 독해 능력을 테스트하는 문제들에도 주어진 지문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활용해서 일치하는 내용을 찾는 ‘correct’ 형태의 문제와 지문에 나와있는 정보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유추하여 답을 찾아야만 하는 ‘infer’ 형태의 문제가 있습니다.
일선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제 경험으로 봤을 때는 주어진 정보를 기계적으로 대조하면 되는 Correct 문제보다 이를 토대로 논리적 유추를 하여 답을 찾아야 하는 Infer 문제가 훨씬 더 어렵고 정답률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은 ‘드러난’ 정보가 아닌 ‘숨어있는’ 정보를 찾아내어 이들을 유기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최소한 한 발짝 더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개인의 추론은 어디까지나 그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해외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제 사견은 하얀색 글자로 구분해서 보여드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어진 재료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몫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감히 군사분야 전문가를 자칭할 생각이 없으며 늘 공부하는 입장에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 Airforce Times가 2021년 11월 20일 게재한 기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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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아침, 미국 텍사스주 라플린(Laughlin) 공군기지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T-38C 탈론 두 대가 사고로 추락했고 이 과정에서 조종사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고 말았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47비행훈련단(47th Flying Training Wing)은 금요일 저녁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는 해당 조종사를 샌 안토니오에 있는 브룩(Brooke) 육군병원으로 공수했다고 밝혔다. 부상당한 나머지 한 명의 조종사는 멕시코 국경 인접지역에 위치한 델 리오(Del Rio)의 발 베르데(Val Verde) 지역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미 공군은 지난 금요일 오전 10시경 발생한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고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밝히지 않고 있다. 공군 관계자들은 사고를 당한 조종사들의 가족들에게는 연락을 했지만 24시간이 지날 때까지 해당 파일럿들의 이름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제47비행훈련단 사령관 크레이그 프래더(Craig Prather)는 보도 자료를 통해 "동료를 잃은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우며 비통한 심정으로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애통한 마음과 염려 그리고 기도들은 불행한 사고로 희생된 조종사들 및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라플린 공군기지는 미 공군 파일럿들에게 비행의 기초를 가르치는 3곳의 핵심기관 중 하나인 제47비행훈련단을 운영하고 있다. 거의 3,000여명에 이르는 이곳 직원들은 T-1A Jayhawk, T-6A Texan II, T-38C Talon 등을 사용하여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서 파견된 5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화된 조종사훈련 학부과정(UPT)을 실시하고 있다.
고고도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탈론(Talon)은 훈련생들을 F-15E Strike Eagle, F-15C Eagle, F-16 Fighting Falcon, B-1B Lancer, A-10 Thunderbolt, F-22 Raptor 같은 전투기 및 전폭기의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공군안전센터(Air Force Safety Center)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 이후 최소 5대의 T-38 훈련기가 사고로 손실되었고 이로 인해 7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월 앨라배마에서 미국인 교관과 일본인 훈련생이 훈련 도중 추락해 숨진 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발생한 치명적인 T-38 탈론 훈련기 사고이다.
금요일 추락 사고에 연루된 T-38C 탈론 훈련기들이 회수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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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Airforce Times가 2021년 11월 20일 게재한 기사 “One dead, two injured in T-38C mishap at Laughlin Air Force Base (라플린 공군기지에서 발생한 T-38C 추락사고로 1명은 죽고 2명은 부상당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Airforce Times는 사건 이후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미 공군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뒤 2018년도 회계연도 이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소 5대의 T-38이 추락했으며 그 결과 7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T-38 자리에 대한민국 공군 훈련기들을 대입시켜 본 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소 5대의 훈련기가 추락하고 사상자가 7명 이상 발생했다고 가정해본다면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지가 실감이 됩니다. 그것도 세계 최강의 공군이라는 미 공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니 더 어이가 없는 것이죠.
2021년 6월 18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Military.com이 게재한 기사는 2019년 오클라호마주 밴스(Vance) 공군기지에서 다른 T-38 훈련기와 편대 착륙을 시도하다가 사망한 트래비스 윌키 소위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망한 윌키 소위의 가족들은 미 공군 교육훈련 사령부가 주요 훈련기를 교체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제트 훈련기 때문에 더 많은 인명 손실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 공군은 “T-38을 유난히 잘 관리하고 있고 이들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합니다. 그 답이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는지는 그 뒤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T-38 추락사건들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유형의 문제가 미 공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Navy Times가 2021년 9월 21일에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2021년 한해 동안에만 해군 훈련기인 T-45 Goshawk 추락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습니다. T-45 Goshawk는 영국이 개발한 아음속 고등훈련기 BAE Hawk의 해군용 파생형으로 T-38 탈론과 마찬가지로 도입된 지 50년 가까이 지난 노후기종입니다. 지난 9월 T-45 Goshawk는 민가에 추락해 3채의 가옥을 파손시켰으며 비상 탈출한 훈련생은 낙하산이 전선에 휘감겨 감전되는 바람에 중상을 입기까지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인명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미군 수뇌부들보다 유권자들의 동향을 살필 수 밖에 없는 미 국회가 먼저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을 하게 됩니다.
벌써 교체되었어도 몇 번을 교체되었어야 할 미 공군 훈련기 T-38이 여전히 쓰이고 있는 이유는 여러분들도 이미 잘 알고 계십니다. 후속기인 보잉의 T-7의 생산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인데요. 그 이유는 KKMD 307화 『부품부족 그리고 ‘윙락(Wing rock)’결함으로 개발 지연되고 있는 T-7 레드호크가 남긴 교훈과 T-50, FA-50의 미래』편에서 충분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게다가 생산이 된다고 T-7이 바로 훈련기로 쓰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들은 실전배치 되는 시점은 2034년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무려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T-38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미 공군은 RFX 프로젝트를 통해 록히드 마틴의 T-50A를 도입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를 이미 했었습니다. 비록 M346을 만드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반발과 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최근 들어 미 공군은 다시 T-7외에 수백 대의 고등전술훈련기(ATT)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337화와 338화 1, 2부로 나누어서 방송한 『미 공군의 삽질과 때늦은 후회』편을 통해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미 공군의 이 모든 행보가 가리키고 있는 곳은 딱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경량 전술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죠. 사실 그런 조건을 놓고 보면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후보는 T-50A와 M346FA 정도 밖에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내용 중의 하나가 미 공군에 제시하고 있는 T-50A의 성격에 관한 것인데요.
첫째. 미 공군에 제안하고 있는 T-50A는 사실상 FA-50 사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고기동 작전, 공중급유, 야간작전 수행능력, 공중전 능력과 데이터 링크 등 미 공군이 정보요구서(RFI)에서 제시한 허들의 높이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죠.
둘째. 미국에서 판매되는 T-50A에 대한 계약 수주권은 록히드 마틴에게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 T-50A는 자국 전투기이며 생산과 조립도 미국 현지에서 하게 됩니다. T-50A 개발비의 상당부분을 부담한 KAI는 그 비율만큼 라이선스 비용을 챙길 수 있고 관련 부품 생산에서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 공군이 사용하는 훈련기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는 점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격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FA도 있는데 왜 T-50A만 강조하냐고 지적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 드리자면 M-346FA는 체급이나 속도(마하 0.9) 그리고 무장 탑재량(약 3톤)에서 FA-50보다 한 체급 떨어지는 천음속 전투기라는 점에서 미 공군이 요구하는 고등 전술훈련기 요건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게다가 러시아가 설계한 Yak-130이 베이스가 되는 기체로써 미국이 훈련기로 쓰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고 덤으로 레오나르도는 미국 내 협력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과 합작하고 있는 T-50A보다 M346을 더 예쁘게 봐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추론일 뿐이며 얼마든지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각자 의견과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미리 말씀 드립니다.
불과 며칠 전 사고로 순직한 미 공군 파일럿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미 공군과 정치권이 이것저것 눈치 보며 따지지 말고 준비된 고등전술훈련기 T-50A를 일부라도 도입해서 쓸데없는 인명손실을 막았으면 하는 바램을 전해봅니다. 파일럿 한 명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돈을 생각해보면 자원의 절약이라는 측면에서도 T-50A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One dead, two injured in T-38C mishap at Laughlin Air Force Base
Seven people have died in T-38 Talon accidents since October 2017.
www.airforce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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