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4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19fortyfive.com은 “Why Russia’s New ‘Super’ Military Weapons Always Seem To Flop (왜 러시아의 새로운 ‘슈퍼’ 군사무기들은 항상 실패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소비에트 시대를 거쳐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개발되어 왔던 무기체계들을 높이 평가해 왔던 밀덕들에게 있어서는 러시아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미국의 군사전문지가 작성한 ‘미국 국뽕’적인 기사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기사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꽤 공감 가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한 나라의 군사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요소가 바로 경제력이라는 사실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기사이기도 한데요.
미국의 군사 전문가가 바라본 소비에트 시대 이후 러시아 무기개발의 문제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을 첨부할 부분은 없는 것 같아 기사 번역을 마친 이후 바로 영상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주는 하얀색 글자로,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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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종류의 러시아산 "첨단" 무기들이 언론에 공개되어 왔다. 그러나 러시아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첨단 무기들 상당수가 전혀 쓸모 없는 실패작인 것으로 드러났다.
냉전 기간 동안 미국과 소련은 치열하게 경쟁하는 초강대국의 역할을 맡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두 나라는 엄청난 돈을 신무기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물론 1990년대 초 소련이 몰락하게 되면서 러시아 국민들은 뒷수습에 여념이 없었고 살아남은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게 되었기는 하지만 말이다.
소련이 붕괴된 지 10년도 안 돼 러시아의 정치인이자 전직 KGB 요원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이 권좌에 올랐고, 비록 푸틴은 임기 제한을 피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자신의 직함을 이리저리 바꾸기는 했지만 1999년 이후 러시아는 어떤 형태로든 그의 통치 아래에 있었다.
정부의 통제를 받는 언론 덕택에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국제적으로 푸틴은 그가 추구하는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명살상쯤은 거리낌 없이 행할 수 있는 공격적인 지도자로 여겨진다. 수년간 푸틴은 수많은 공개적 암살 혹은 암살 시도와 관련되어 왔다. 영국 비밀정보기관 MI6 정보원으로 전향한 전직 러시아군 정보장교 세르게이 스크리팔(Sergei Skripal)이 2018년 영국에서 독살된 사건도 여기에 포함된다.
영광스러웠던 '소비에트 연방'의 나날들이 끝난 이후 러시아 경제가 새롭게 발돋움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던 이유는 바로 러시아의 공격적인 대외정책에 있었다. 2014년 크림 반도를 군사적으로 합병한 것은 비정규전(Irregular warfare)을 활용해 국제규범을 피해가는 러시아의 기막힌 재주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유럽과 미국 같은 주요국가 선거에 영향력을 발휘하려 하는 러시아의 시도 또한 공격적인 러시아 대외정책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과 수없이 많은 다른 사건들이 발생한 이후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했고 전군에 걸친 현대화를 부르짖는 푸틴에 부응해야 하는 러시아 군부의 돈줄 역시 계속 말라붙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러시아 정부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하는" 사고 방식을 가지게 되었고 실제 전투 작전에 중점을 둔 무기를 개발하기보다는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끌 수 있는 무기의 개발에 더 큰 무게중심을 두게 되었다.
이렇게 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끄는 무기개발은 마치 러시아가 여전히 군사적으로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도록 돕는 한편, 해외 국가들을 향한 무기판매를 촉진시켜 러시아 군부에 절실하게 필요한 자금유입 또한 제공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 러시아 무기들의 상당수는 겉보기와는 전혀 다른 내용물을 지니고 있었다. 실제로 군사 기술분야에 있어 러시아가 발표했었던 눈부신 기술적 도약의 대부분은 떠들썩한 선전활동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되었다.
러시아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 57(Su-57)은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능력 있는 전투기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우수한 전투기라고 보기도 어렵고 설사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손 치더라도 생산된 숫자가 너무 적어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T-14 아르마타(Armata) 또한 세계 최고의 주력전차로 입증될 지도 모르지만 그것마저도 러시아가 T-14 아르마타를 양산할 능력이 되는 경우라야 논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러시아가 T-14를 양산할 능력이 없다는 외신기사의 내용이 무슨 말인가 싶어 구글링을 해봤더니 inform napalm.org 6월 22일 기사에 러시아의 국방비 삭감으로 제작사인 UVZ가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고 직원들의 월급조차 제대로 줄 형편이 못되어 2022년 첫 번째 T-14 아르마타 전차를 인도하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도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러시아 기사에 의하면 UVZ가 횡령 문제로 T-14 아르마타를 생산할 공장조차 짓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고요. 이 글을 쓴 기자가 하는 말이 금방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역주)
Su-57과 T-14 아르마타 같은 유능한 플랫폼들이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루블화가 모일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때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헤드라인을 장식했었던 러시아의 또 다른 군사적 노력들은 카메라가 꺼지고 미디어의 관심이 사라진 후 결국 실패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다.
Uran-9 보병 드론
지난 2018년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우란-9로 불리는 러시아군의 신형 첨단 보병 지원 드론에 대한 보도로 떠들썩했다. 플랫폼이 공개된 직후, 러시아 정부는 이 미니 탱크처럼 생긴 무인드론을 시리아에 배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곳에서 Uran-9은 러시아를 뒷배로 하고 있는 바샤스 알 아사드(Bashas Al Assad)정권을 지원하는 전투 작전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언뜻 보기에 러시아 우란-9 드론은 인상적인 물건처럼 보였다. 무한궤도가 장착된 이 미니 탱크는 30㎜ 2A72 기관포를 주포로 자랑하며, 7.62㎜탄을 사용하는 PKTM 기관총과 4발의 대전차 미사일 그리고 6발의 열압력 로켓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원격 조종을 통해 작동되도록 설계되었으며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시가전 환경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전투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공개되고 몇 달이 지난 후 우란-9이 실전에서 얼마나 형편없는 퍼포먼스를 보였는지에 대한 보고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8년 후반에 열린 러시아 안보 회의에서 러시아 국방부 소속 제3 중앙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A.P. 아니시모프(Anisimov)는 우란-9 드론이 직면해 있는 문제점들이 적힌 긴 목록에 대해 논의한 후 해당 플랫폼이 원래 설계상 의도했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차체와 무기 플랫폼에서 발생한 수많은 구조적 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플랫폼과의 교신이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고 이때마다 조작요원(operator)들은 플랫폼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플랫폼은 또한 안정화(stabilized)기능이 결여된 카메라를 통해 목표물을 조준하는데 아니시모프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카메라로는 그 어떤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식별, 추적하거나 조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핵추진 순항미사일 '스카이폴(Skyfall)'
몇 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은 대국민 연설을 하던 도중 다수의 고도로 발달된 신형 러시아 미사일 시스템의 장점을 칭찬하며 홍보한 적이 있었다. 푸틴은 여러 종류의 미사일에 대해 언급했지만 국제적으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NATO)가 SSC-X-9 스카이폴(Skyfall: 러시아명은 9M730 Burevestnick)이라고 명명한 핵추진 순항미사일이었다.
푸틴에 따르면, 이 신형 미사일은 내장형 원자로 덕분에 거의 무한에 가까운 사정거리를 지니고 있다. 이론적으로 이 미사일은 세계의 그 어떤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의해 요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번의 회피 기동도 가능하다. 그 결과 푸틴은 스카이폴 미사일을 "무적"이라고 칭했다.
핵추진 순항미사일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예전에도 있었다. 미국은 1950년대에 핵추진 시스템을 실험했지만 이 시스템이 지나가는 비행 경로 아래로 방사능을 퍼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 계획은 폐기되고 말았다. 지난해 핵 엔진이 미처 점화되지 않은 스카이폴 순항미사일 1기가 바다에 추락한 채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면서 이러한 핵추진 시스템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번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러시아 니노스카(Nenoska) 시험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도 역시 스카이폴 순항미사일과 관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사고로 7명의 과학자가 사망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푸틴 대통령의 '무적' 미사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지금까지 러시아가 시도해 왔던 모든 시험발사에서 핵추진 시스템이 단 한번도 미사일을 제대로 비행시킨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플라잉 AK-47 (샷건 드론)
2019년, 러시아 언론은 게임 체인저(game-changer)로 등장할 기술이라고 주장하며 신형 드론을 공개했다. 처음 공개된 장면으로 보면 AK-47이 장착된 것처럼 보였지만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AK 스타일의 12게이지 Vepr-12 산탄총이 장착된다고 한다. 마치 표준규격 소총처럼 생긴 것이 이 작은 드론의 동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원격조종 무선비행기를 연상시킨다. 무기 시스템을 중심으로 항공기를 제작한다는 아이디어는 A-10 썬더볼트 II의 경우에 있어서는 훌륭하게 들어맞았지만 12게이지 산탄총은 GAU-8 어벤저 기관포와 비교 될 수 없는 노릇이다.
언뜻 보기에는 이 드론이 꽤 참신해 보였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10발짜리 탄창이 하나 달려있는 나르는 산탄총 한 정이 과연 대부분의 전투 상황에서 적 제압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중에서 정지한 상태로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는 쿼드-로터(quad-rotor) 드론들과는 달리, 이 드론은 추락하지 않으려면 계속 전방으로 움직여야만 하는데 이 상태로는 목표물을 향해 정확하게 조준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다. 이러한 사실은 플라잉 AK-47 드론이 실제 비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이 드론은 조종하는 재미를 맛보기에는 안성맞춤일지도 모르겠지만, 전장 상황을 러시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데는 확실히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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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11월 24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19fortyfive.com이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흥미롭게 보셨나요? 서두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개인적인 의견은 덧붙이지 않고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외신링크 https://www.19fortyfive.com/2021/11/why-russias-new-super-military-weapons-always-seem-to-fl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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