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국산장비 및 전투체계로 성능개량(PIP)되는 대형수송함 독도함: 2040년 ‘해양 무인전력사령부’ 등장한다?
3차 포에니 전쟁으로 나라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졌을 때, 카르타고인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로마와의 협상에 나섰습니다. 2차 포에니 전쟁을 패배하고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로마에게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력 높은 농장과 뛰어난 해상 무역능력을 지녔던 카르타고는 여전히 부유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카르타고는 그런 뛰어난 경제적 능력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국방력으로 전환시키지 못한 나라였으며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부족한 국가였습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로마인들이 “카르타고가 소유한 모든 무기들을 로마에게 넘긴다면 적대 의사가 없다는 증거로 인정하고 물러나겠다”고 요구한 내용을 받아들인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모든 무기를 로마에게 넘기고 맨주먹이 된 상태에서 지중해 최강의 군사국가 로마에게 침공당한 카르타고는 3년 동안 항전했지만 결국 철저하게 멸망 당하고 말았습니다. 수십 만 인구를 자랑하던 카르타고는 소금이 뿌려진 채 불모지가 되고 말았죠.
가끔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에 대해 ‘죽음의 상인’이라는 표현을 쓰며 반전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저도 전쟁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전쟁을 억지하는 힘은 카르타고처럼 무기를 버리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는데 있다는 사실을 역사는 너무나도 생생하게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7년에 전력화되어 지난 15년간 운용중인 함정인 대형수송함(LPH) 독도함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만큼 전투체계 등 주요 탑재장비의 노후화로 성능저하를 피할 수 없고 단종된 부품도 많다는 해군의 판단 아래 성능개량사업(PIP)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해외 매체 Shephard Media를 통해 상세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1)전투체계 2)대공레이더 3)항해레이더 4)적외선탐지 및 추적장비 5)어뢰음향대항체계의 다섯 분야에 걸쳐 오래된 구형장비를 신규장비로 교체하여 독도함의 표적탐지 및 전투능력을 무려 14년 뒤에 등장한 자매함인 마라도함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동시에 Shephard Media는 대한민국 ‘해양 무인전력사령부’가 2040년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요. 일단 기사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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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은 보유 중인 대형수송함들(LPH) 중 가장 오래된 독도함((LPH6111)을 개량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동시에 4척의 신형 고속 공격정 PKMR급 건조 계약을 발주했으며 입찰 평가 절차에 문제점이 많다는 대형 조선사들의 잇따른 지적에 따라 입찰 절차도 변경했다.
대한민국 해군은 대형수송함(LPH) 독도급의 초도함이자 만재 배수량 18,800톤 급 독도함을 위한 성능개량계획(Product Improvement Plan: PIP)의 일환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해당 업그레이드는 2027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은 11월 29일 1억 4천만 달러, 현재 환율로 한화 1,740억의 가치가 있는 독도함 개량사업(LPX-I PIP) 계약을 체결했다.
독도함은 2007년 대한민국 해군에 취역했기 때문에 이미 수명 주기의 절반 정도인 15년 동안 현역으로 복무해 왔다. 게다가 노후화에 따른 마모로 일부 부품들은 교체되어야 할 필요가 절실하며 다른 부품들 중에는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것들도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다.
독도함 개량사업(PIP)은 5개의 주요 하위 시스템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며 그 결과 독도함은 14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작년 6월에 취역한 자매함인 마라도함과 매우 유사한 구조와 성능을 지닌 전투함으로 재탄생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개량되는 독도함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요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전투관리시스템(CMS)이다. Shephard는 이 제품이 한화시스템의 네이벌 쉴드(Naval Shield) 베이스라인(Baseline) 4.0버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정 전투체계란 함정에 탑재된 무장과 센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함으로써, 탑재 센서로 수집한 적 정보를 기반으로 각 무장체계에 임무를 할당하여 교전을 수행하는 통합 전투체계입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함정 전투체계 네이벌 쉴드(Naval Shield) 베이스라인(Baseline) 4.0은 가장 최신의 국산 전투체계로써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차기 호위함(FFX) 사업의 세 번째 단계인 FFX Batch-III급에도 탑재되고 있습니다. 역주)
기존에 탑재되어 있던 네덜란드 탈레스(Thales) Smart-L 대공 레이더는 FFX Batch-III급 호위함에 채용된 4면 고정형 한화시스템 다기능 위상배열(AESA) 레이더로 대체된다. 동시에 탈레스 MW08 3차원 대공/대수상 수색 레이더가 제거되고 LIG 넥스원의 3차원 AESA 대공 레이더 SPS-550K가 설치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대공 레이더의 성능은 선회형 2차원 레이더 → 선회형 3차원 레이더 → 선회형 PESA, AESA 레이더 → 고정형 PESA, AESA 레이더 순서로 발전해 왔습니다. 독도함이 사용하던 탈레스(Thales) Smart-L 대공 레이더는 선회형 AESA 레이더였는데요. 이를 더 우수한 성능을 지닌 4면 고정형 AESA 레이더로 교체했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국산으로요. 역주)
게다가 독도함에 설치되어 있던 프랑스제 사프란(Safran) 뱀피르(Vampir)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시스템은 자매함인 마라도함에 탑재되어 있는 한화시스템 SAQ-600K로 대체되며 마지막으로 LIG넥스원이 제작한 SLQ-261K 어뢰 기만기 발사체계가 탑재된다.
11월 24일 보도된 대한민국 해군(ROKN)과 관련된 다른 뉴스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선소인 HJ중공업(구 한진중공업)이 200톤급 PKX-B(검독수리-B)급 배치-II 고속 공격정 4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11월 초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은 차기 고속정 PKX-B 사업을 위해 2022년 1월 24일 계약 업체를 선정했었지만 심사를 거친 이후 현재 HJ중공업이 1억 6000만 달러, 현재 환율로 약 2,000억 규모의 계약을 가져갔다.
HJ 중공업은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고 작업 능률을 개선해 선박 건조 공정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그 결과 등장하게 될 신형 PKX-B 배치-II 고속 공격정은 연안방어군 같은 긴급대응군으로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HJ중공업은 PKX-B 배치-I, 일명 PKMR 16척을 모두 건조했다. 44.7m 길이의 이 함정들은 76㎜ 주포와 130㎜ 대함유도로켓, 12.7㎜ 원격무기체계(RWS) 2정, 전자전(EW) 시스템과 대함미사일 대응책 등을 보유하고 있어 비교적 중무장한 전투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제 PKX-B 배치-II의 도입으로 대한민국 해군은 1972년 이후부터 계속 건조해서 보유해온 100척 이상의 낡은 참수리급 고속정을 퇴역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보다 앞선 9월 16일,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은 3,500톤 급 FFX 배치-III, 일명 울산급 호위함 3번, 4번함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견 조선기업인 삼강 M&T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삼강 M&T는 총 6척으로 예정되어 있는 FFX 배치-III 호위함들 중 2번함에 대한 건조 계약을 따낸 기업이기도 하다.
삼강 M&T의 입찰가는 정부가 예상했던 금액의 87.5%인 7,051억 원이었다. 삼강 M&T는 입찰 평가 과정에서 조선사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준점인 88% 보다 약간 낮은 금액을 제시하며 최저 금액을 제시한 입찰 업체가 되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거대 조선사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다른 조건들은 따지지 않고 오로지) 저가 입찰만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는 명백한 입찰 과정의 결함이라는 불만을 토로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 같은 거대 조선업체들이 아닌 중견 조선업체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HJ중공업과 삼강M&T 등이 그러한 노력의 수혜자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입찰이 너무 낮은 가격에서 성립되면 (제품의 품질에 대한)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FFX 배치-III 입찰 과정에 대한 반발을 경험한 방위사업청은 이후 평가 요건을 변경했다. 기존의 '일방적 방식'의 평가 모델 대신 이제는 '서로 협상된 계약'에 중점을 두게 된다. 이러한 평가 절차는 '입찰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적용되는 기술' 같은 다른 요소에 더 큰 관심을 집중시키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은 성명서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방위산업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몇몇 목소리들은 입찰 평가 과정이 현대 전투함처럼 첨단 기술이 적용되면서 복잡 다단해지고 있는 무기 체계를 평가하는데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략)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써 조선업체들 간의 기술 경쟁이 좀 더 치열해지고 그 결과가 신기술 개발과 조선업계의 선순환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이 언급한 '입찰 평가 과정의 변경사항'은 2023년 이후 사안에만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삼강 M&T가 수주한 FFX 배치-III 계약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군수지원함 입찰 평가 과정 역시 전투함과는 달리 건조 시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전과 동일한 평가 체계를 계속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공군의 공중급유기와 동일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는 군수지원함은 직접적인 전투에 참가하지는 않지만 전투함의 지속적인 전투력 유지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는 매우 높은 함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투함들이 점점 대형화되고 대양 해군으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생각해 본다면 만재 배수량 9,200톤이며 1990년대 생산된 천지급(AOE-I) 군수지원함 3척으로는 제대로 된 보급이 어려울뿐더러 천지급 1번함의 수명이 무려 30년에 가까울 정도로 노후화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건조된 군수지원함이 바로 소양급(AOE-II)입니다. 2018년에 취역한 소양급 군수지원함은 만재 배수량이 23,000톤으로 천지급보다 3배 정도 더 큽니다. 소양급 한 두 척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고 심지어 만재 배수량이 더 큰 군수지원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군 소식통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 해군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일본 해상자위대 대비 30% 정도에 불과한 숫자의 전투함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건조 우선 순위에서 군수지원함이 번번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2022년 열렸던 일본 국제관함식에 참가한 함종이 바로 소양급 군수지원함이기도 했습니다. 참가에 말이 많았던 일본 관함식이었던 만큼 직접 전투에 참가하지는 않지만 전략적 가치가 높은 소양급 군수지원함을 대신 참가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역주)
마지막으로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대한민국 해군(ROKN)은 현행 3개 함대를 2개 함대로 줄이고 대신 '해양 무인전력사령부'를 새롭게 창설하는 방향으로 전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 더해 대한민국 해병대(ROKMC)는 중장기적인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의 그늘에서 벗어나 육해공 3군에 이은 '제 4군'으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해양 무인전력사령부'는 별도의 무인정찰기(USV)와 무인잠수정(UUV) 그리고 무인항공기(UAV) 전대(戰隊)를 감독하게 될 것이다. 현재 보유한 전력 자산 중 무인 시스템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단 1%에 불과한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해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해당 비율을 9%, 2030년대에는 28%로 무인 시스템 비중을 점차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해양 무인전력사령부는 2040년대가 되어야 비로소 완전한 운용 능력에 도달할 것이며, 대한민국 해군은 이 시기가 되면 무인 시스템이 보유 함대의 4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인구 절벽에 따른 인력 수급 악화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같은 기간 동안(2020~2040) 한국 정부가 징병할 수 있는 인력 비율은 37.1%에서 20%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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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12월 9일 해외 군사매체 Shephard Media가 게재한 기사 “South Korea to upgrade amphibious assault ship ROKS Dokdo (대한민국, 강습 상륙함 독도급 1번함을 업그레이드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1945년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 대한민국 해군의 질적 성장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군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양적인 면에서는 가까운 일본 해상자위대 전력의 30%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하물며 중국 해군의 규모와 비교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질이 어느 정도로 평가 받고 있는지는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 대한 해외 평가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요. 세계 최강의 화력을 보유한 전투함이자 꿈의 시스템이라는 ‘이지스(Aegis)’를 탑재한 전투함이 바로 세종대왕급 구축함입니다. 그러나 ‘눈’ 역할을 하는 이지스(Aegis)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격하는 ‘주먹’의 역할을 하는 탄도미사일 요격시스템(BMD)을 탑재하고 있지 않은 세종대왕급에 대해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깡통 이지스(Aegis)’라며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실제로 세종대왕급은 탄도미사일을 탐지 및 추적하는 해상의 ‘조기경보기’ 역할만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해군 역시 ‘깡통 이지스(Aegis)’를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시대적 상황과 예산 부족으로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문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후 세종대왕급은 뛰어난 이지스 시스템을 사용하여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세세하게 추적해왔고 이제 대한민국 해군은 세계에서 탄도미사일을 가장 자주 탐지 및 추적해 본 경험을 지닌 해군이 되었습니다. 이지스(Aegis) 시스템을 만든 록히드 마틴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탄도미사일 요격시스템(BMD)을 탑재한 정조대왕함의 출현으로 ‘깡통 이지스(Aegis)’란 조롱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정조대왕함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으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KKMD 421화 『림팩(RIMPAC)을 통해 세계 무대에 데뷔하는 항모 지향 설계의 마라도함』 편에서 설명 드렸지만 독도함의 자매함인 마라도함은 메이삭(MASOC) 기능을 비롯해 상당히 항모 지향적인 설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항모를 향한 실험대 역할을 톡톡히 했던 독도함 역시 마라도함처럼 항모 지향적인 설계로 변경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 기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은 421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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