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응]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함정, 아무도 모르는 T-7A의 완성시기: 韓國 FA-50의 전성시대?
올해 경전투기(LCA) 수주전을 통해 18대의 FA-50을 구매했던 말레이시아가 FA-50 추가구매 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최근 랑카위에서 개최된 국제방산전시회 LIMA 2023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는 5월 2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FA-50 도입 1차분 18대를 1조 2천억에 구매하는 내용의 최종 계약서에 서명했는데요. 공신력 높은 해외 군사전문지 Janes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FA-50 2차분 18대를 추가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한국항공우주산업에게 정식으로 전달해왔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에 판매되는 FA-50의 숫자는 도합 36대로 수출 금액으로는 2조 4천억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KAI는 후속군수지원 사업을 통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어낼 수 있게 되겠죠.
국내 언론 뉴시스는 KAI가 현재 이집트와 FA-50 3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수출 물량은 최대 10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앞으로 2~3년 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 해군의 전술대체훈련기(TSA), 신규훈련기(UJTS)사업 및 미 공군의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에도 도전한다고 전했습니다.
만약 FA-50이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해외 고등훈련기 및 경전투기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이며 후속지원으로 벌어들이는 돈까지 합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산업 파급효과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단좌형 FA-50, 즉 F-50 등이 포함되는 추가 시장이 1,300대 수준까지 확대되면 최대 34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서술하고 있죠.
오늘 소개할 해외기사는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5월 25일 게재한 내용을 일본의 군사블로그 항공만능론GF가 요약 정리한 것인데요. FA-50 미국 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큰 방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보잉 T-7A가 개발상 수많은 난맥상을 보이며 위기에 처해 있다는 내용입니다. 더불어 항공만능론GF는 다른 기사를 통해 미국산 AESA 레이더인 팬텀 스트라이크를 탑재한 블록20 사양의 FA-50 18대가 말레이시아 추가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만약 T-7A 개발이 향후 2년 내로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만든 FA-50의 미국 시장 제패가 현실화될 것 같다며 다시 한번 부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KKMD 548화 『이번엔 탈출 시스템 문제? 2년 또 연기된 보잉 T-7A 양산과 표정 관리에 바쁜 KAI FA-50: 코앞으로 다가온 美 훈련기사업!』 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설명을 드렸지만 Defense News가 5월 25일 게재한 기사를 읽어보면 탈출 시스템뿐만 아니라 윙락(wing-rock) 문제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선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Defense News 뿐만 아니라 신뢰성 높은 미국의 군사전문지 War Zone과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 마저도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활용한 T-7A 레드호크 개발 난맥상에 대한 기사들을 앞다투어 싣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곳에서 봇물 터지듯 지적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T-7A의 결함이 심각할 수도 있다는 추측을 하게 만듭니다.
일단 일본의 군사블로그 항공만능론GF에 요약된 내용을 번역해 본 뒤 Defense News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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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완성될지 알 수 없는 보잉의 T-7A 레드호크에 대해 미국 회계 감사원(GAO)는 "완성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고 미 공군 또한 “보잉이 제시한 개발 스케줄은 낙관적인 가정에 의존하고 있어 만에 하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처할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2018년 종료된 T-X 프로그램에서 승리해 미 공군에 채용된 보잉 T-7A 개발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한 상태고 2022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던 마일스톤 C가 2025년 2월까지 늦춰지게 된 결과 초도 작전 운용능력(IOC) 획득 선언 역시 2027년 이후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확정되었다.
미국 회계 감사원(GAO)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보잉 T-7A개발과 관련된) 작업 스케줄이 지금보다 더 많이 지연될 수 있는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미 공군 관계자 역시 미국 회계 감사원(GAO)에게 "보잉이 제출한 새로운 T-7A 개발 스케줄은 '가장 낙관적인 가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대처할만한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다"고 고백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T-7A를 양산 단계로 진행시키기 위한 심사라고 할 수 있는 마일스톤 C를 2022년 중에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보잉은 2023년 1월에 새롭게 만든 개발 스케줄을 다시 제출했고 미 공군은 이를 바탕으로 마일스톤 C를 2025년 2월로 변경했지만 미국 회계 감사원(GAO)은 2025년 2월로 변경한 마일스톤 C에 대해서도 "T-7A의 나머지 개발 작업과 테스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낙관적인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개발일정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테스트가 실패하거나 예기치 않은 소프트웨어 버그 혹은 최근 문제가 된 탈출 좌석 결함 같은 문제들과 또 다시 직면하게 된다면 이들을 수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그 결과 전체적인 개발일정에 대폭적인 지연이 발생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뜻이다.
2018년 T-X 프로그램 사업 당시, 보잉은 차기 훈련기를 수주하기 위해 경쟁 기종이었던 록히드 마틴 & KAI의 T-50A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입찰 금액"을 제시했는데 미 공군은 보잉의 입찰 금액에 대해 "예상했던 프로그램 비용보다 100억 달러, 현재 환율로 13조 3천 억이나 더 저렴했다"고 말했다.
보잉은 미 공군의 요구 조건에 맞춘 훈련기 T-7A 351대의 개발 및 제작, 지상기반 시뮬레이터 46대, 정비소요, 물류지원 등을 모두 포함해 최대 9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지만, 공중급유기 KC-46과 에어포스 원, MQ-25 스팅레이(Stingray) 개발계약과 마찬가지로 T-7A 역시 고정 계약으로 수주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수준 이상으로 개발비가 급등하더라도 모두 보잉이 부담할 수 밖에 없다.
T-7A 레드호크 개발 작업의 지연으로 보잉은 10억 달러, 현재 환율로 1조 3천억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2023년이면 양산형 T-7A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던 미 공군도 2024년 예산 편성에 있어 T-38 탈론의 수명 연장을 위해 1억 2,500만 달러, 현재 환율로 1,660억에 달하는 추가 투자를 강요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용 상승을 억제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 관계가 일치한 보잉과 미 공군은 T-7A 레드호크의 실전 배치를 서두르기 위해 '개발', '테스트' 그리고 '양산'이라는 세가지 요소를 동시 병렬적으로 진행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 회계 감사원(GAO)이 '만약 테스트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견된다면 T-7A 개발 비용을 폭발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터키가 개발 중인 차세대 국가전투기 TF-X 칸Kaan의 이야기를 다룬 557화에서도 언급했지만 개발과 테스트 그리고 양산을 동시 병렬적으로 진행할 때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들 중 하나가 바로 양산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결함이 뒤늦게 발견되었을 경우입니다. 시제기 테스트를 통한 결함 발견이 우선되고 이러한 결함들을 선제적 조치로 해결한 다음 양산 과정으로 들어가는 것이 원칙입니다만, 시간 혹은 비용의 급증 때문에 막다른 길로 몰리게 되면 편법으로 개발과 테스트 그리고 양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동시 병렬적 개발 스케줄을 짜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F-35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기사 후반부에 좀 더 상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터키 TF-X 칸Kaan도 향후 개발비 급증에 따른 가격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 드렸던 것입니다. 역주)
결함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T-7A의 비상 탈출 좌석은 올해 2월의 예비 테스트로 충분한 개선을 보였지만,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비상탈출 시퀀스(sequence) 테스트』를 완료하는데 최대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이는 곧 테스트 도중에 설계에 변경이 필요할 정도의 결함이 발견되면 이미 양산된 기체를 수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록히드 마틴이 생산하고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의 경우에도 테스트가 완료되기도 전부터 양산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후 발견된 결함을 수정할 목적으로 '테스트 전에 양산된 기체'를 조정하는데 무려 14억 달러, 현재 환율로 1조 8천억이라는 엄청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 회계 감사원 GAO는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동시 병렬적 개발이 아닌) 한 계단 두 계단 착실히 단계를 밟아 나가는 편이 T-7A에 더 낫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 공군과 보잉(Boeing)은 (윙락wing rock 문제 해결을 위한) T-7A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에 대해서도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윙락 문제는 해결되었다는 보잉의 주장과는 달리) 미 공군 소속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앞으로 적어도 6번 정도의 수정이 더 필요하고, 한번 수정할 때마다 6개월 정도의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윙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T-7A의) 소프트웨어의 완성을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T-7A에서 발생한 문제의 핵심은 보잉이 디지털 엔지니어링으로 성취해 낼 수 있는 효과, 말하자면 개발 기간의 단축이나 비용의 절감 같은 효과들에 대해 잘못 판단했다는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 미 공군 장관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 확립되지 않은 이상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실제 기체로 실시하는 테스트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확실히 디지털 엔지니어링은 대단한 기술적 진보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효과는 너무나도 과대평가되어 있어요. 이미 검증되어 있는 설계기법과 판이하게 다른 새로운 설계기법이 등장하는 경우 미리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 공군은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여 개발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프로그램 자체가 취소된)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와 난항을 겪고 있는 T-7A 레드호크 개발을 통해 높은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미 공군의 입장에서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실패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는 수준에 그치겠지만) T-7A의 실전 배치가 지금보다 늦어진다면 미 공군이 주관하는 고등전술훈련기(ATT)사업과 미 해군이 주관하는 전술대체항공기(TSA)사업 그리고 고스호크의 후계기를 선정하는 신규훈련기(UJTS)사업에 T-7A를 제안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잉에게 있어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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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5월 25일 항공만능론GF가 게재한 기사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함정, 아무도 모르는 T-7A의 완성시기”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2023년 5월 25일 하루 동안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와 War Zone 등을 통해 디지털 엔지니어링 설계기법에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이를 활용한 T-7A의 미래가 어둡다는 취지의 기사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게재되었습니다. 5월 18일 발표된 미 회계 감사원 GAO의 보고서와 미 공군 장관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이 Defense Writers Group 행사에 참여하여 발표한 내용이 그 배경이었죠.
Defense News는 GAO 보고서를 인용해 보잉과 미 공군의 관계가 갈수록 경색되고 있으며 미 공군이 보잉을 ‘신뢰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War Zone은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 미 공군 장관이 ‘디지털 엔지니어링은 과대광고일 뿐’이라고 혹평했다는 사실도 전하고 있죠. War Zone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 공군이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포기하는 일은 없겠지만 과연 예전에 미 공군이 주장했던 ‘혁신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기사를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한번쯤 우연으로 예측한 미래 상황이 맞아 떨어질 수는 있어도 그런 일이 계속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자신은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 요소에 기반을 두고 미래를 예측하는 전략”을 선택하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하루가 멀다 하고 변하는 요소에 사고의 기반을 둔다면 미래에 대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지만 역사, 철학 및 예술, 수학, 물리처럼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변하지 않는 요소들이 적용된 결과물들은 100년, 아니 1,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하면서요.
제가 갑자기 김상욱 교수의 이야기를 들고 온 것은 방위산업의 미래에도 똑같은 전략이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유인 전투기의 시대가 계속되는 한, 전투기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파일럿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데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무게가 수십 톤에 달하는 쇳덩어리가 하늘을 날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문제점들과 만날 수 밖에 없고 고도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기압과 온도에 대응하여 파일럿을 지켜내기 위해서도 복잡한 보호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실제 자연과 우연한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무한에 가까운 변수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법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라는 뜻이겠죠.
분명 디지털 엔지니어링은 개발기간과 비용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설계기법이겠지만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아니 변해서는 안될 ‘파일럿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검증되지 않은’ 기법입니다. 보잉(Boeing)과 미 공군은 이러한 측면을 가볍게 여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FA-50이 앞으로도 계속 세계 여러 나라의 공군들에게 사랑 받는 전투기가 될 수 있으려면 어떤 전략을 채택해야 할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당연히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요소’에 기반을 둔 전략을 채택해야 하겠죠.
지금까지 외신들을 번역하면서 알게 된 내용들과 국내 전문가들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반추해 보면 첫째.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안정적으로 기대되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물류지원, 즉 원활한 보급이나 정비가 보장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예산 범위 내에서 사용자의 목적과 부합하는 무기체계라면 시간이 흘러도 좋은 무기라고 평가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35처럼 객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가진 무기체계라도 도입하는 나라의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원활한 보급이나 정비가 어렵고 그 결과 기대되는 성능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면 결코 좋은 무기체계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실제로 War Zone은 미국 정부와 미 공군이 악명 높은 F-35의 운용 유지비를 어떻게든 줄여보려는 생각으로 F-35의 예비부품을 딱 필요한 만큼만 보유하는 'just-in-time' 물류지원 모델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것이 전시에는 적국의 미사일만큼이나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의 기사를 2023년 4월 13일 게재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를 언젠가 번역해 보려고 마음은 먹고 있는데 거의 논문 수준으로 길고 복잡한 내용이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F-35를 대규모로 운용하고 있는 미 공군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말은 수입해서 사용하는 나라에서의 ‘부품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예산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생산국인 미국에서조차 부품이 부족하면 원하는 부품을 제때 확보할 수 없다는 뜻이 되니까요. 이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FA-50이나 KF-21 보라매 같은 국산 플랫폼들의 소중함이 다시 한번 빛나는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FA-50을 단좌형 F-50으로 개량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배보다 배꼽인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소형 경전투기 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가성비’이며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이기 때문이죠.
FA-50은 기본적으로 KF-21 보라매 같은 공세적 제공 전투기로 개발된 기체가 아니며 육군이 요구하는 근접항공지원 임무나 아군의 정보 감시 및 정찰(ISR)자산과 대공 방어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방어적 제공 임무에 투입되기에 적합한 기체입니다. 평화시에는 고등전술훈련기로써 파일럿 양성 임무에 투입되고 영공순찰 및 긴급출동 같은 궂은 일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기체죠. 소형 경전투기에 합당한 일정한 범위의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 범위 안에서 방금 언급했던 목적들을 달성해 낼 수 있는 전투기가 될 수 있다면 FA-50의 미래는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물론 복좌식 기체라는 점에 착안하여 유무인 복합체계(MUM-T) 도입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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