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무기 체계들/아시아 태평양

모든 부품이 단종된 중고 미라지 2000 12대를 9,400억에 도입한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변론: 과연 합리성이 있을까?

KKMD Kevin 2023. 11. 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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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라지 2000

 

지난 20236 14, 미국 의회의 지원을 받으면서 동남 아시아 소식을 주로 전하고 있는 영문 매체 Benar News“Indonesia defends purchase of used fighter jets from Qatar (인도네시아 정부, 카타르로부터 중고 전투기를 구매한 사실을 변론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Benar News인도네시아 국방부의 변론(defend)’이라는 표현을 썼을 만큼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중고 미라지 2000 전투기 구매는 군사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1980년대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미라지 2000 시리즈 중에서도 비교적 오래 전에 만들어진 기종을 도대체 왜 중고로 도입했을까?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Benar News에게 보낸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인도네시아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술기들의 노후화가 심각한데 반해 프랑스 다쏘 항공으로부터 도입하기로 계약한 라팔(Rafale)의 인도 시기는 2026 1월부터이기 때문에 그 동안 발생하는 전력적 공백을 메우는 갭 필러(GF)로써 미라지 2000을 도입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변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형 중고 미라지 2000 전투기를 갭 필러로 도입한 조치에 대해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부터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는 사실을 Benar News의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기사 번역을 마치면 미라지 2000 전투기를 55대나 운용하고 있는 대만에서 발행된 관련 기사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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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수요일 12대의 중고 미라지(Mirage) 전투기를 카타르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국방부 결정을 옹호하면서 즉시 전력화할 수 있는 전술기가 부족한 인도네시아 공군의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프랑스제 미라지 2000-5 전투기를 7 3,450만 달러, 한화 9,400억으로 계약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한 이후 일부 국회의원들과 군사 분석가들은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높은 거래라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해당 미라지 2000 1997년 카타르가 프랑스로부터 도입한 기체들인데 이들은 같은 기종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https://youtu.be/L1md_AWc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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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방부는 Benar News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공군력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카타르로부터 미라지 2000 전투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또한 자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구형 전투기의 상당수가 수명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해외에서 차관을 들여와 성사시킨 이번 미라지 2000 구매 계약의 의도는 라팔(Rafale) 전투기를 공급받을 때까지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우는데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미라지 2000을 제작한 프랑스 항공업체 다쏘 항공과 라팔(Rafale) 전투기 6대를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으며 그 중 3대는 2026 1월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라지 2000 전투기들의 인도는 계약 발효 후 24개월이 지난 후에 실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들 전투기는 웨스트 칼리만탄 폰티아나크 공군기지에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밝혔다. 미라지 2000-5는 공대공 및 공대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이다. 마하 2.2의 최고 속도를 지니고 있으며 전투행동반경은 약 1,500라고 인도네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말했다.

라팔 전투기가 도착하기 전까지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라지 2000을 도입한다는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논리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사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2026년 1월부터 라팔이 인도되기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라지 2000 전투기가 계약 발효 후 24개월 이후부터 인도되기 시작한다면 빨라도 2025년 후반기가 되어야 인도네시아는 미라지 2000을 인도받을 수 있습니다. 라팔보다 겨우 4~5개월 앞서 중고 미라지 2000을, 그것도 겨우 12대 도입하면서 전력 공백을 메우는 갭 필러(Gap Filler)의 성격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논리적으로 타당한 결정이냐는 의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역주)

 

 

그러나 과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더 이상 해외에서 무기 시스템을 중고로 도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던 바 있다. 인도네시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수캄타(Sukamta) 국회의원도 중고 미라지 전투기를 운용 및 유지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걱정을 내비쳤다.

 

"무엇보다도 미라지 2000 전투기 수리를 위한 예비 부품을 구하는 작업이 난관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라지 2000의 제작사인 다쏘 항공(Dassault Aviation)은 인도네시아 공군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프랑스 국내에 유보시킨 채 내어주지 않을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 공군이 필요로 하고 있는 전투기 요건과 높은 운용 유지비를 고려하여 미라지 2000 같은 중고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을 처음부터 반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번 계약에 미라지 전투기 도입 외에도 엔진, 예비부품, 지원서비스, 조종사 및 정비사 교육, 기반 시설과 각종 무장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미라지 2000을 제작한 다쏘 항공이 인도네시아 공군이 필요로 하는 전투기 부품을 좀처럼 내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수캄타 의원의 말이 얼핏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사실 수캄타 의원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프랑스 공군 전술기 부대의 구성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568화를 통해 KF-21 보라매와 FA-50으로 하이로우(High-Low) 믹스(Mix)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KF-5E/F와 F-4 팬텀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KF-21 보라매가 어떻게 ‘하이(High)급 전투기가 될 수 있겠느냐고 반론을 펼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그런데 프랑스 공군의 현재 전술기 구성을 보면 4.5세대 전투기 라팔(Rafale) 100여대와 4세대 전투기 미라지 2000 90여대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KF-21 보라매와 라팔(Rafale)은 둘 다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전투기들입니다. 따라서 프랑스 공군의 전술기 운용을 보면 KF-21 보라매와 FA-50으로 얼마든지 하이로우(High-Low) 믹스(Mix) 전략 실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다쏘 항공이 왜 미라지 2000 부품을 해외로 반출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되돌려 보겠습니다. 프랑스 공군은 90여대로 가장 많은 숫자의 미라지 2000을 현역 전술기로 운용하고 있지만 미라지 2000에 사용되는 부품들은 현재 모조리 단종된 상태입니다. 더 이상 미라지 2000 수리에 사용할 부품을 구할 수 없는 프랑스 공군은 관련 부품의 해외 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55대의 미라지 2000을 운용하고 있는 대만도 부품부족 문제 때문에 운용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퇴역을 고민하고 있을 정도죠.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예비부품도 계약에 포함되어 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프랑스 정부가 충분한 숫자의 미라지 2000 부품을 양보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보여주기식 형식적 수준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대만의 사례로 비추어보자면 수캄타 의원의 걱정과 지적이 오히려 더 합리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역주)

 

 

인도네시아 공군은 현재 미국제 노스롭 F-5 타이거와 F-16, 러시아제 수호이 SU-27/30, 영국제 호크 100/200 등 다양한 나라의 전투기들을 혼합하여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들 전술기들 중 일부는 이미 수명이 다했거나 곧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교체 혹은 개량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노후화된 전술기들 중 일부를 개량하고 창정비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그 동안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전술기들의 숫자가 줄어들 것을 대비하여 (중고 미라지 2000 12대를 구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라지 2000의 성능 및 비용에 대한 우려

 

안보전략연구소(ISESS)의 공동창업자인 카이룰 파미(Khairul Fahmi)는 이번 중고 미라주 전투기 도입이 조코위 대통령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임기가 끝나는 2024년까지 최소필수전력(MEF)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필사적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룰 파미는 Benar News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라팔(Rafale) 전투기가 인도될 때까지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워 줄 임시방편 역할을 기대하며 이들 노후 전투기들의 구매를 진행하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라지 전투기의) 성능과 비용에 대한 우려 외에도 인도네시아 공군에게 주어진 예산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한계 때문에 미라지 전투기는 물론 그 외 다른 전술기의 수리, 정비 및 작전 준비태세 확립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최소필수전력(MEF)이란 군도 국가이자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주권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국방력을 규정한 개념이다. 인도네시아는 보유하고 있는 무기고를 현대적으로 개량하는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예산을 우선적으로 투입하여 강화시켜야 할 분야로는 국내 방위산업, 통신시스템, 정보 감시 및 정찰(ISR), 국경 안보의 강화와 더불어 정밀유도타격 시스템 및 방공 시스템의 확보 등이 손꼽히고 있다.

 

안보전략연구소(ISESS)의 카이룰 파미는 인도네시아 국방부 자료를 인용하며 "지금까지 최소필수전력(MEF)이 달성된 수준은 기껏해야 목표 대비 65% 정도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공군은 나머지 육군과 해군에 비해 입지가 가장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소필수전력(MEF) 구성이 이처럼 늦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되었던 제2차 전략계획의 집행 속도가 둔화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했던 COVID-19 사태로 인해 국방장비 조달과 예산이 큰 영향을 받았던 탓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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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동남아시아 관련 뉴스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문매체 Benar News2023 6 14일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2018 9 15일 대만 TAIPEI TIMES가 게재한 기사 ”Mirage jets a strain on budget, need replacing(예산에 큰 부담을 주는 미라지, 교체가 필요하다)”에 따르면 Mirage 2000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80만 대만달러, 한화로 약 3,300만원에 이릅니다. 최신형 F-16 블록 70/72 버전과 맞먹는 수준의 운용 유지비인데요. 문제는 AN/APG-83 AESA 레이더와 신형 임무 컴퓨터 및 전자전 장비를 탑재하며 4.5세대 전투기로 개량된 F-16에 비교하기에는 미라지 2000의 현재 성능이 너무 부족하다는데 있습니다. , 가성비가 좋지 못하다는 뜻이죠.

https://youtu.be/HcfYBh1HPR4

프랑스 미라지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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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기사에서도 언급되고 있듯이 미라지 2000의 모든 부품들이 단종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대만 공군 역시 수리와 정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운용 유지비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대만 공군은 55대에 이르는 미라지 2000의 퇴역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카타르 역시 미라지 2000을 퇴역시켜 창고에 모셔놓고 있었습니다. 그걸 인도네시아가 받아간 것이죠.

 

F-16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로 1980년대에 설계된 미라지 2000은 출시 당시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출시로부터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평가는 사뭇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인도네시아 정부도 프랑스처럼 라팔(Rafale)을 하이급으로, 미라지 2000을 로우급으로 배치하는 하이로우(High-Low) 믹스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보기엔 12대라는 도입 수량이 너무나도 작아 보입니다.

 

안보전략연구소(ISESS)의 카이룰 파미의 지적처럼 예비부품 부족과 인도네시아 공군에게 주어진 예산이 너무나도 제한적이라는 사실 때문에 미라지 2000의 일상적인 가동률 저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렇게 되면 12대의 미라지 2000 중에서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기체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필리핀 공군도 예산 부족을 핑계로 FA-50PH의 예비부품을 충분히 구비해 놓지 않았다가 가동률 저하 문제로 혼쭐이 났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예비부품이 부족하고 투입할 예산마저도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12대라는 숫자는 전술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별다른 의미를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지는데요. 인도네시아 안보전문가 카이룰 파미도 아마 비슷한 부분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라팔과 미라지 2000 외에도 미국 F-15EX, 대한민국 KF-21 보라매 도입사업까지 함께 벌이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최근 한술 더 떠서 터키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국가전투기 칸(KAAN)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무기 도입선의 다변화수준을 넘어 무기 백화점을 차릴 기세인데요. 물류지원의 지나친 다변화는 비용 효율적인 군대의 건설을 방해하고 숙련된 정비사의 양성을 어렵게 만들어 잘못하면 인재(人災)로 인한 사고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유독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T-50I들만이 추락 사고를 일으키고 제때 창정비를 받지 않았던 KRI 낭갈라가 침몰한 이유를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u5JY6wU1q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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