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ational Interest] 놀라운 성능에 저렴한 가격: 미국 전투기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하는 KAI FA-50 (691화)
미국의 국제정세 전문지 National Interest가 지난 2024년 4월 5일 “KAI T-50 Golden Eagle Is One Amazing and Cheap 'Fighter' Plane (놀랍고도 저렴한 전투기 KAI T-50 골든 이글)”이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National Interest는 해당 기사를 통해 미국의 군사 동맹국인 대한민국이 미국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국방전략이 아닌 ‘자주 국방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를 4가지 정도로 분석하고 한국이 공군력 분야에서 자주 국방의 기반을 건설할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 준 존재가 T-50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등훈련기 T-50에 기반을 두고 탄생한 경전투기 FA-50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KKMD 초창기 시절부터 함께 해주셨던 시청자 여러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시겠지만 불과 3~4년 전만 해도 FA-50의 장점과 미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국뽕 채널’이라는 비아냥거림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내수용 FA-50에 대해 가장 많이 지적되는 한계점은 “북한이라면 또 모를까 중국이나 일본의 공군력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도 역부족인 기체”라는 부분입니다. 제2의 F-5 프리덤 파이터가 되어 전 세계 저예산 공군에게 수출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가 사용하기에는 지정학적 조건상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죠. 타당한 지적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자면 세계 최강의 무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고등훈련기 T-7을 개량하여 FA-50같은 경전투기로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4년 1월 5일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가 “미 공군, 향후 경전투기를 구매하게 될 것인가?”라는 기사를 게재한 적도 있을 정도죠.
중국을 주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미국이 FA-50과 비슷한 체급의 경전투기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은 FA-50의 국내 운용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일단 미국의 국제정세 전문지 National Interest가 2024년 4월 5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본 뒤 이와 관계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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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완성된 T-50은 대한민국 공군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구성 요소가 되었다. 2011년까지 T-50은 대한민국 전투기 조종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그 덕분에 한국 정부는 FA-50 "파이팅 이글"로 알려진 T-50의 "전투 파생형"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자주 국방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수많은 실수들을 통해 그들만의 노하우를 쌓아왔는데 그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것이 바로 공군력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수십 년 동안 현대적인 군대를 보유해 왔다. 그러나 한국이 군사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핵심 장비의 대부분을 군사 동맹국인 미국에 지나칠 정도로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 의식을 느낀 한국 정부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국내 방위산업 생산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자주 국방력을 구축해야 하는 4가지 이유
대한민국이 자체적인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시키려 노력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한국이 현대적 기술 기반을 갖춘 기술 선진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다른 방산 선진국들 못지 않게 자체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대한민국의 지리적 위치에 있다.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나머지 한반도 북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독재자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핵무장 국가, 즉 북한과 접경하고 있다. 북한을 다스리는 이 독재자는 최근 남쪽 이웃들을 깡그리 말살해 버릴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 번째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군사 강대국들 주변에 자리잡은) 지리적 복잡성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자국 군대를 위한 방산제품 생산을 해외에 아웃소싱 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처럼 강력한 군사력을 지닌 동맹국이 있다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네 번째 이유는 현대적이고 기술적으로 발전된 국가인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정치적 성향에 얽매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생산해 낸 고유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할 수 있다면 멀리 있는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만들어낸 T-50
1992년부터 한국인들은 T-50 제트 전투기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1999년 한국인들은 현대, 대우, 삼성의 항공우주 부문을 통합하여 방위산업 부문을 재편했고 이렇게 탄생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 의해 T-50 생산이 진행되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T-50을 제트훈련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은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다른 전투기들을 조종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국내 기술로 생산된 T-50으로 훈련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T-50의 개발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계는 미국 방산업체와 여전히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필요한 전투기의 공급을 미국 방산업체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한국은 미국 파트너와 협력하여 F-16의 파생형인 KF-16을 생산했다. KF-16 전투기의 부품과 기타 다른 요소는 모두 한국 국내에서 조달된 것들이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T-50은 완전히 독자적인 전투기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논리적 준비 단계였던 것이다.
완성된 T-50은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되었다. 2011년 당시 T-50은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한국 정부는 FA-50 "파이팅 이글"로 알려진 T-50의 "전투 파생형"을 개발하는데 자금을 지원했다. T-50과 FA-50 모두 수출형 무기 체계로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인들은 다수의 해외 국가로부터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더구나 T-50/ FA-50에 대한 해외 수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덕분에 한국은 불안정했던 초기 방위산업을 건실하게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
KAI FA-50은 작은 F-16처럼 생긴 2인승 전투기이다. 7개의 외부 하드포인트에는 전투에 사용할 다양한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FA-50은 동체 아래 중앙선에 무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날개 아래 각각에는 두 개의 무기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 여기 더해 양 날개 끝에는 공대공 미사일 발사 레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곳에서 AIM-9 사이드와인더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발사한다.
종합적으로 정리해 본다면 FA-50은 로켓 포드, 공대공 미사일 그리고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사항은 FA-50에 AGM-65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러한 무장들로 임무 설계자들의 상상력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Mark 82, 83 같은 다양한 종류의 폭탄들이 FA-50에 장착될 수 있다.
FA-50의 엔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General Electric이 만든 F404-GE-102 터보팬 엔진 하나가 동력을 공급한다. FA-50에는 내부 연료탱크도 설치되어 있다. FA-50은 거의 마하 2에 가까운 시속 1,836km의 최대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약 1,852km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FA-50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투기라는 사실이다.
설계 개념의 유용성을 제대로 입증한 T-50
물론, T-50은 단지 훈련기일뿐이며 한국은 여전히 미국 방산 공급망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KF-16과 T-50의 관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한민국 자주 국방력이 진화되고 있는 모습이 분명하게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가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역량을 배양하려 했던 부단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자주적인 방위산업 역량을 유지하고 이를 한층 더 강화시키기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은 차세대 주요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직접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KAI FA-50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공군에게 있어 훌륭한 추가 전력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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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국제정세 전문지 National Interest가 2024년 4월 5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영상 서두에 말씀 드렸던 바와 같이 FA-50에 정통한 국내 전문가에게 내수용 FA-50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전문가는 먼저 “로우급 FA-50과 미들급 KF-16을 예로 들자면 전투기 체급의 차이에서 오는 작전용도 및 투입시기의 상이함은 인정해야 하며 공군력이란 이러한 제반 사항을 모두 고려하여 결정되는 것”이라고 운을 떼었습니다.
공군이 수행하는 임무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느냐는 제 질문에 대해 해당 전문가는 유사시 작전요구도에 따라 운용되는 기체와 무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말로 FA-50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FA-50의 향후 운용 방안을 묻는 제 질문에 대해서도 “중간수명연장(MLU) 사업 등을 통한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국방예산을 고려해 봤을 때 FA-50 같은 로우급 전투기 운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답했고요.
KF-16과 F-15K가 퇴역하는 시점이 되면 FA-50은 어떤 지위에 있게 될 것 같으냐는 제 질문에 대해서는 KF-16의 대체재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대답했는데요. “FA-50이 어떻게 F-16의 대체재가 될 수 있겠느냐?”고 거부감을 표시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가 2024년 1월 5일에 게재한 기사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미 공군이 경전투기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T-7A 레드 호크 훈련기를 기반으로 한 이 전투기는 덜 까다로운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F-16을 대체할 수 있다고 미국의 군사전문지 Breaking Defense가 전했다. (중략) T-7의 무장형 F-7은 F-35A를 포함한 전투기 구매 및 유지 비용이 점점 높아지는 것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중략) 이러한 전투기는 5세대가 아닌 4세대 전투기가 될 것이며 구매 및 유지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경제적일 것이다. 이 4세대 전투기는 2차 작전영역이나 가장 진보된 전투기(5~6세대 전투기를 뜻함)의 사용이 불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공군의 임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영공을 침입해 들어오는 적의 주력 전투기들을 막아내고 제공권을 확보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공군이 수행해내야 할 임무의 범위는 단순한 제공권 확보보다 훨씬 더 넓습니다. Breaking Defense가 지적하고 있듯이 2차 작전 영역이나 근접항공지원(CAS) 임무 수행에 F-35나 NGAD가 투입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중국이나 일본 제공 전투기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FA-50의 앞날은 꽉 막혀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적절하게 개량된 저렴한 로우급 전투기 FA-50의 등장을 통해 공군은 예산을 크게 절약할 수 있고 그 절약된 예산만큼 더 많은 KF-21 혹은 KF-XX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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