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3일 해외 국방전문지 Defence-blog.com은 미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 AH-1Z 바이퍼의 공대공 미사일 AIM-9X 사이드와인더 발사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기사와 함께 게재했습니다. 이 기사에 관심이 가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최근 대한민국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마린온 개조형을 선택하기로 내정이 되었다는 기사들이 여러 곳에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포스팅의 진행 방향은 먼저 해외 국방전문지 Defence-blog.com에 게재된 4월 3일 기사를 살펴본 후 대한민국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의 마린온 내정에 관한 찬반 의견들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기사 원문의 주제와 내용은 KKMD의 제작방향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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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가 AH-1Z 바이퍼 공격헬기의 공대공 전투 능력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몇 달 전 미 해병대는 펜들턴 해병대 공군기지에서 개최된 ‘Viper Storm’ 훈련을 통해 AH-1Z 바이퍼 공격헬기의 위력을 과시했다. Viper Storm 훈련은 2019년 12월 11일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실시되었다. 해안과 내륙의 각각 다른 두 곳으로부터 날아온 AH-1Z 바이퍼 공격헬기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모의 훈련을 통해 미 해군과 연합군의 해상 통제에 필수적인 항행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적군의 가상 목표물을 타격하고 작전적 수준의 적응성을 향상시키는 연습을 했다.
이번 Viper Storm 훈련의 특징은 다름 아닌 다른 공격용 헬기와 무인기, 심지어 고정익 전투기까지도 공격할 수 있는 AH-1Z 바이퍼의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공대공 전투 능력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이 훈련에 참가한 12대의 AH-1Z 바이퍼들은 AGM-114 헬 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을 통해 가상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며 바이퍼 공격헬기의 다재 다능함을 어필했다.
이전 기종인 AH-1W 슈퍼 코브라보다 더 큰 짧은 날개(stub wings)를 가진 AH-1Z 바이퍼는 공대공 미사일인 사이드와인더를 최대 2발, 합동 공대지 미사일JAGM 또는 헬 파이어 미사일을 16발, 보조 연료 탱크, 최신형 APKWS 레이저 유도 로켓을 포함한 다양한 신관 옵션을 갖춘 로켓탄을 최대 76발 탑재할 수 있다. 이러한 무기 체계들은 이 플랫폼이 대공, 대지, 대함 전투 중 그 어떤 임무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H-1Z 바이퍼는 보다 현대화된 화포와 전자 센서 및 통신 장비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이전 세대의 공격 헬기보다 더 치명적이고 생존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면 헬 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합동 공대지 미사일 JAGM을 탑재할 수 있다. (무게는 헬 파이어와 JAGM이 동일하지만 사정거리가 16km로 JAGM이 두 배로 깁니다. 역주)
JAGM은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육상 및 해상 목표물에 대하여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공중 플랫폼에서 발사되는 다중 센서를 장착한 정밀 유도탄이다. 낮이든 밤이든, 날씨가 좋든 좋지 않든 항상 정밀한 타격을 보장해 주며 발사되면 알아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AH-1Z 바이퍼의 디지털화된 조종석은 조종사에게 탁월한 상황 인식을 제공하고, 업그레이드된 Target Sight System은 이전 해병대의 그 어떤 공격 헬리콥터에게도 불가능했던 믿을 수 없을 만큼 긴 사정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 아주 먼 거리에서 목표물을 탐지하고 교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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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3일 해외 국방전문지 Defence-blog.com 기사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2021년에 현재 도입 중인 마린온 36대와 함께 상륙공격헬기를 새로 도입해 해병대 항공단을 창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변변한 헬기 한 대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고 육군이나 해군에게 헬기를 빌려와야 했던 해병대로써는 그야말로 숙원 해왔던 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들이 포진해 있는 곳으로 상륙해 들어가야 하는 해병대의 임무 특성상 강력한 공중 화력지원은 필수입니다. 상륙지에 펼쳐져 있는 적의 방어진지를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이는 곧 진지를 방어하는 기계화 부대를 상대해야 한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계화 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공중 화력지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부대가 바로 상륙공격헬기 부대입니다.
또한 빠른 속도로 기동하여 적들이 알아차리기 이전에 적의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는 먼 바다에서 해안으로 상륙작전을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초수평선(超水平線) 상륙작전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상륙기동헬기입니다. 상륙기동헬기는 보편적으로 공대공 공격에 취약한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병들을 실어 날라야 하기 때문에 덩치가 커야 하고 덩치가 큰 만큼 기동성과 민첩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륙기동헬기를 보호하기 위한 상륙공격헬기가 필요해집니다. 설명한 바와 같이 상륙공격헬기들은 대 지상전 능력이 뛰어나야 할 뿐만 아니라 무인기나 같은 헬기 심지어 고정익 전투기들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공대공 전투능력도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미 해병대의 AH-1Z 바이퍼의 공대공 전투능력 공개는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최신형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9X 사이드와인더를 2발 장착할 수 있는데다 최신형 센서들을 장비하고 있기 때문에 상륙하고 있는 아군의 기동헬기들을 무인기나 공격 헬기 심지어 고정익 전투기들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설명이 되었으니 이제 대한민국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에 KAI 마린온 개조형을 선정하는 것에 대한 찬반 진영의 논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주간동아』와 본인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마린온 공격헬기 선정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가장 강력하게 표시하고 있는 인물은 신인균 자주네트워크 대표입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상륙”기동”헬기와 상륙”공격”헬기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변합니다. 이는 반대진영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무장 헬기로 만들어진 마린온을 공격헬기로 개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미 해병대가 중고 매물로 내 놓은 AH-1W 슈퍼 코브라를 저렴하게 도입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합니다. 가격적으로도 마린온을 상륙공격헬기로 개조하는 경우 대당 470억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중고 매물인 AH-1W 슈퍼 코브라를 도입한다면 1,000억대에 20대를 도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죠. 한 대당 50억이면 도입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인균 대표는 중고 매물로 나온 AH-1W 슈퍼 코브라의 기체 연령이 20~30년에 달해 도입한다고 해도 얼마 쓰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엔진 등 중요 부품은 교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중요 부품을 교체하면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지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당 50억은 순수하게 중고로 도입되는 가격, 쉽게 말하면 들여와도 그대로는 써먹을 수 없고 주요 부품들을 교체해야지만 비행이 가능한 상태일 때의 가격입니다.
제가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이데일리』 신문의 김관용 기자는 중고로 도입되는 AH-1W 슈퍼 코브라를 우리 해병대의 작전요구성능(ROC)을 반영해 개량할 경우 대당 가격은 15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린온의 비용도 개조 비용을 합쳐서 24대 도입에 대당 290억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인균 대표의 계산과는 180억이라는 상당한 차이가 있네요. 또한 신인균 대표는 이번 상륙공격헬기를 KAI의 마린온으로 내정하는 과정에 정치적 압력이 작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AI와 정부간의 모종의 거래에 의해 성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마린온을 상륙공격헬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에는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로 KAI의 마린온을 내정했다는 선택에 찬성 혹은 이해되는 바는 있다는 쪽의 내용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아까 언급했던 『이데일리』 신문의 김관용 기자의 기사와 『아시아경제』에 게재된 『월간항공』의 김재한 편집장의 기사 내용입니다. 김재한 편집장은 아직 상륙공격헬기 선정 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언제든지 결과는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죠. 김재한 편집장에 따르면 마린온을 선호하는 쪽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됩니다.
“운용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마린온 기반의 무장헬기 도입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마린온을 기반으로 개발하면 두 기종 간 호환성이 높아 부품조달, 후속군수지원 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조종석을 포함해 기체구조가 기본적으로 동일해 조종사와 정비사 교육도 기존 교육훈련체계를 활용할 수 있는 등 단일기종 운용에 따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재한 편집장은 또한 반대파의 주장도 요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동헬기가 기반인 만큼 전용 공격헬기와 비교해 비행성능과 무장운용 능력 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상륙공격헬기는 임무 특성상 뛰어난 기동성과 공격능력, 높은 생존성 등을 갖춰야 하는데 기동헬기 기반 무장헬기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별도 개발기간이 필요한 만큼 전력화 시기도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데일리』 신문의 김관용 기자도 비용 면에서 마린온이 수입 공격헬기들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절감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H-1Z 바이퍼의 경우 대당 가격을 350억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후속 군수지원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포함한다면 도입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김관용 기자는 김재한 편집장이 정리한 찬성 쪽과 같은 논리로 마린온 개조형이 후속 군수지원 등에서 보다 많은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죠. 다만 김관용 기자가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공격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공대공 전투 능력이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AH-1Z 바이퍼의 공대공 전투능력을 소개한 해외 외신을 번역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린온은 이런 공대공 미사일 통합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에 대한 김관용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하지만 ‘AIM-92 스팅어’나 ‘AIM-9 사이드와인더’ 등 외산 공대공 미사일을 마린온에 통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사일 제조사와 협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로 마린온에 탑재될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 측은 당장 공대공 기능을 추가하는 데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가 개발해 육군에 납품하는 소형무장헬기(LAH)의 경우에도 아직 공대공 무장은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항공 전문가는 『아시아투데이』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를 국내 개발할 경우 해외 도입에 비해 2~3년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되지만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회비용인 셈”이라며 “이번 결정은 한국 항공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에 대해 제가 요약해 드린 내용을 보시고 개인적으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sCANMO2f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