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을 만들기 직전, 일본의 진주만 침공으로 시작된 태평양 전쟁을 다룬 영화 ‘미드웨이’를 다시 한번 봤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전투함들의 가장 큰 적은 잠수함과 공중 폭격기들이었죠. 미 해군은 20mm 와 40mm 등 다양한 포탄을 사용하는 대공포들을 통해 거대한 탄막을 공중에 형성함으로써 전투함들과 항모를 적의 전투기들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했습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해상 전투의 양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투기들은 예전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수상 전투함 가까이 다가갈 필요 없이 멀리서 공대함(ASM)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를 반대로 수상 전투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대함 미사일로부터 함정을 지킬 수 있을까? 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이런 문제 의식에서부터 출발하여 개발된 무기체계가 바로 근접방어 무기체계(close-in weapons system: CIWS)입니다. KKMD 61화에서 이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2019년 6월 3일 『세계 최고의 해군 근접 방어무기(CIWS) TOP 6! 제 2편. '한국 Goalkeeper 자체정비 가능해졌다'』 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본 영상인데요. 당시 영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골키퍼 자체 정비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이 직접 만든 근접방어 무기체계를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달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먼저 이 소식을 다루고 있는 해외 해군 군사전문지인 Naval News.com의 기사부터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6월 1일에 게재된 기사인데요. 번역 이후 관련 자료들을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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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가 대한민국 해군을 위한 신형 근접방어 무기체계(CIWS)개발을 승인했다. CIWS-II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이 새로운 근접방어 무기체계는 대함 미사일과 고속 공격함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해군 수상함 들을 방어하게 될 것이다.
5월 26일 발표된 공식 성명서에 따르면 CIWS-II 프로그램에 배정된 예산은 3500억 원이며 프로그램 추진 일정은 2021년 개발을 시작하여 2030년 양산까지 9년여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념 설계라고도 불리는 선행 연구는 이미 2019년 후반에 시행되었다.
한화 시스템과 LIG 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 2곳이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에 따르면 신 한국형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II는 Ku-band 추적 레이더와 적외선 추적장비(FLIR)를 사용하는 현대적 트렌드를 따를 예정이다.
현재 대한민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CIWS 종류
현재 대한민국 해군은 단거리 미사일 1종류와 20mm, 30mm 기관포 각각 1종류 도합 3가지 종류의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1) 레이시온이 만든 회전형 유도 미사일(Rolling Airframe Missile: RAM) 충무공이순신급(KDX-II), 세종대왕급(KDX-III) 구축함과 인천급 호위함 그리고 독도급 강습상륙함에 장착되어 있음.
2) 레이시온의 20mm 기관포 팰렁스(Phalanx): 인천급 호위함과 대구급 호위함 그리고 소양급 군수지원함에 장착.
3) 네덜란드 탈레스의 30mm 기관포 골키퍼(Goalkeeper): 광개토대왕급(KDX-I), 충무공이순신급(KDX-II), 세종대왕급(KDX-III) 구축함과 독도급 강습상륙함에 장착되어 있음.
네덜란드 탈레스는 골키퍼(Goalkeeper)의 추가적인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대한민국 방산기업 LIG넥스원과 제휴하여 대한민국 해군을 포함한 다른 나라 해군들에게 판매한 골키퍼(Goalkeeper)의 유지 및 개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레이시온의 팰렁스는 최근 가격을 2배 가까이 올려 너무 비싸다는 불만을 사고 있으며 역시 미국 레이시온에 의해 판매되고 있는 단거리 회전형 유도미사일(RAM)은 쿼드팩으로 보관되는 LIG넥스원이 개발한 수직발사 미사일 K-SAAM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 모두가 종합적으로 대한민국으로 하여금 자체적인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를 개발하도록 자극시켰다.
새로운 한국형 CIWS-II는 울산급 Batch-III, KDDX 및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 항모 LPX-II에 대한 근접방어 능력을 제공하게 될 예정이다. Naval News는 2019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MADEX 2019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신형 CIWS-II가 장착된 3종류 함정(울산급 Batch-III, KDDX 및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 항모 LPX-II)의 축적 모형과 상상도를 직접 볼 수 있었다.
탄두 내장형 탄약(CTA)를 사용하는 40mm포 체계
MADEX 2019에서 Naval News와 인터뷰를 했던 어느 한화 시스템 관계자는 선행 연구 단계에서 신형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에 대한 모든 옵션이 검토되었다고 설명했다.
1) 지향성 에너지 무기 (레이저)
2) 30mm 개틀링 포
3) 탄두 내장형 탄약(CTA)를 사용하는 40mm 기관포
2019 MADEX 쇼에서 만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축적 모형이나 상상도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신 한국형 CIWS-II는 레이저나 30mm 개틀링 포를 기반으로 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고 그렇다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40mm 기관포로 좁혀진다. 하지만 Naval News의 이런 추측에 대해 한화 측은 그 어떤 확정적인 답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대한민국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한국 해병대의 KAAV II 상륙강습차량을 위해 탄두 내장형 탄약(CTA) 기술을 사용하는 40mm 기관포 시스템을 이미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제가 조사한 국내 자료에 따르면 신형 CIWS-II는 골키퍼와 유사한 30mm 개틀링 포 시스템을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상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역주)
탄두 내장탄(CTA) 40mm포를 장착한 KAAV II
작년 ADEX 2019가 열리는 기간 동안 Naval News가 이미 보도했듯이, 대한민국 해병대의 신형 강습상륙차량 KAAV II에는 탄두 내장형 탄약(CTA)를 사용하는 40mm 무인 포탑이 탑재된다. 한화 디펜스에 따르면 이 무인 40mm포는 대한민국 현지 기업인 S&T가 개발 중이며, 포탄으로는 국내 기업인 풍산이 만든 미래형 탄두 내장탄이 사용될 예정이다. 만약 이 미래형 탄두 내장탄을 사용하는 40mm포가 신(新) 한국형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II로 선택된다면 S&T가 포를 공급하고 포탑과 관련 센서는 한화나 LIG Nex1이 설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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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 해군 군사전문지인 Naval News.com이 지난 2020년 6월 1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인터넷과 국내 밀리터리 전문지들을 통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먼저 왜 신(新) 한국형 근접방어 무기체계가 CIWS-I이 아닌 CIWS-II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1988년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1996년 완성된 최초의 국내 개발 함포로 장수말벌을 뜻하는 ‘노봉’이라는 이름을 받게 된 40mm 구경의 쌍열포가 있습니다.
과연 이 ‘노봉’을 근접방어 무기체계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광범위한 의미의 CIWS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고 방위사업청도 그런 의미로 차세대 한국형 근접방어 무기체계를 CIWS-II라고 이름 붙인 것입니다.
하지만 순수 국내 개발 기관포인 ‘노봉’은 급탄 체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마하 2 이상의 속도를 지닌 대함 미사일 등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식 체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노봉’은 한산도급 훈련함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해군 함정에는 채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해외 기사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에 사용되고 있는 CIWS는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단거리 회전형 유도 미사일 RAM과 미국 레이시온이 만드는 20mm 기관포 Phalanx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덜란드 탈레스가 만드는 30mm GAU-8 개틀링 포를 장착하고 있는 Goalkeeper입니다.
갑자기 한국형 CIWS를 개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 드리자면 네덜란드 탈레스가 골키퍼 생산을 중단하면서 미국의 레이시온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게 되고 이 지위를 악용하여 팰렁스의 가격을 2배 가까이 올리는 배짱을 부린 것이 그 원인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30mm 탄을 분당 4,200발 수준으로 쏟아 부으며 최소 2~3탄부터 명중탄을 뽑아내는 골키퍼가 여러 가지 면에서 20mm 탄을 사용하는 팰렁스를 압도하지만 천조국 미국을 등에 업고 있는 레이시온이 약 1,000 문의 팰렁스를 생산하는 동안 네덜란드 탈레스는 겨우 70문 정도의 골키퍼만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곧 골키퍼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네덜란드 탈레스는 골키퍼의 단종 수순을 밟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구매한 골키퍼를 유지, 보수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LIG 넥스원이 2020년 4월 네덜란드 탈레스와 계약을 체결하여 대한민국 국내에서 골키퍼를 완전하게 유지 보수할 수 있는 창 정비 시설을 갖추게 됩니다.
네덜란드 탈레스 입장에서는 원천기술을 넘겨주는 셈이지만 관련 기술을 그냥 사장시키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수익을 남겨서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로써 대한민국은 CIWS를 충분히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미국 레이시온이 가격으로 장난을 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종대왕급(KDX-III) Batch 2와 같은 신형 수상 전투함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레이시온이 기존 가격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예상보다 너무 높은 가격에 당황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만 했죠. 하지만 레이시온은 한 가지 중대한 판단미스를 저질렀습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세계 정상급에 속하는 산업국가인 동시에 방산기술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입니다.
모든 무기를 국산화 시키는 것이 항상 옳은 선택은 아닐 수 있습니다. 미국조차도 모든 무기를 직접 만들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근접방어 무기체계를 국산화시킨 이후 수명주기 내에 절약될 비용이 개발비를 상쇄시킬 정도였고 추후 한국형 CIWS 모델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해군력을 강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동남아 국가에 있어서도 CIWS는 기본적으로 장착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장개발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차세대 한국형 근접방어 무기체계 CIWS-II가 국내 기술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Naval News는 탄두 내장형 탄약(CTA)를 사용하는 40mm 포 시스템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국내 방산업체들은 조금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 한국형 CIWS 개발에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되도록이면 30mm 골키퍼와 유사한 성능을 지닌 한국형 골키퍼를 원하고 있습니다. CIWS가 상정하고 있는 최고의 위협은 바로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대함 미사일인데 골키퍼가 보유하고 있는 30mm GAU-8 개틀링 포의 위력은 표적을 거의 형체도 남기지 않고 파괴시킬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유효 사거리 또한 대함 미사일을 대상으로 할 때 2km 정도로 1.5km에 불과한 팰렁스보다 뛰어난 생존성을 보장해 줄 수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최고 명중 사거리가 550m에 불과한 팰렁스 블록 0에 비교한다면 골키퍼의 최고 명중 사거리는 1,400m에 달하며 2km 이내에서 골키퍼의 명중률은 40%에 달합니다.
여기에다 신 한국형 CIWS-II는 최신 CIWS에 뒤쳐지지 않도록 Ku 밴드를 사용하는 추적레이더와 함께 적외선 추적장치 FLIR를 갖추게 되며 이를 통해 시스키밍 고도로 침투해 오는 대함 미사일도 추적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차기 차륜형 대공포를 위해 개발된 고속표적 탐지용 광학추적장치(EOTS) 추가되는 것은 덤입니다. 그 결과 CIWS-II는 마하 2.5의 속도로 날아오는 대함 미사일도 높은 확률로 격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GAU-8 30mm 개틀링 포는 생산이 단종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기관포를 제작해 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기업 S&T에게 30mm 기관포의 국산화를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방사청은 또한 만에 하나 기술적 문제로 30mm 기관포를 국산화 시키지 못한다면 20mm 한국형 팰렁스로 가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팰렁스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은 파괴력 부족인데 국내 탄약생산 전문기업 풍산이 신형 팰렁스용 20mm 탄을 개발해냈기 때문입니다.
이 20mm 탄은 FMPDS 관통자를 탄에 삽입시키고 있는데 이 관통자는 장갑을 관통하고 침입해 들어가면 파열하면서 미세한 파편을 생성시켜 표적을 내부에서부터 완전하게 파괴시킬 뿐만 아니라 불까지 일으키는 소이탄 효과도 겸하고 있다고 풍산 관계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해외 밀리터리 기사를 번역하면서 이 분야의 여러 자료를 읽어보고 취합하고 분석하다 보면 방산분야의 기술이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마치 전투함을 위해 개발된 AESA 레이더가 전투기 AESA 레이더 개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육상 대공포를 위해 개발된 전자광학 표적추적장치가 CIWS에 사용되는 것처럼 말이죠.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 개발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임을 또 다시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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