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9일 서울경제신문은 “‘軍의 숙원’ 핵추진 잠수함,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없이 가능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는 김현종 국가안보 차장이 “한미 원자력 협정과 핵추진 잠수함은 완전히 별개이며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하며 국방부에서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건조되는 도산 안창호급(KSS-III) 마지막 3척의 4,000톤급 잠수함이 원자력 잠수함으로 건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물론 원자력의 군사적 사용을 금한 『한미 원자력 협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아있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한민국의 원자력 잠수함 도입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함께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전통적으로 핵무기 확산을 저지해 왔던 민주당 출신의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다시 물 건너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대신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완전 폐지라는 선물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죠.
이와는 다른 방향의 해석도 있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에서 말하는 원자력의 군사적 사용금지란 핵탄두를 장착한 무기를 개발하지 말라는 뜻이지 원자력을 추진체계로 사용하는 항모나 잠수함을 만들지 말라는 뜻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확장해석이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북한이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도입을 공식화한데다가 나날이 팽창하고 있는 중국 해군력을 견제한다는 의미에서 미국이 대한민국에게도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도입을 허용해 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과연 어느 쪽이 올바른 해석이었는지는 시간이 알려주겠지만 대한민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관련해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상업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4세대 납-비스무스 고속증식 원자로입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공부해서 시청자 여러분들과 공유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 되겠네요.
대한민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마인드 맵을 그려보면 제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은 바로 국내개발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해외도입으로 갈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선택의 장단점을 알아봐야 하고 자연스럽게 국내에서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개발된다면 어떤 방식이 있을지도 함께 알아봐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개발 첫 번째 방식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 원자력연구소에서 이미 잠수함용 원자로 설계를 완성한 경험이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개발하자는 주장입니다. 5년 안에 실용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우리나라는 도산 안창호급 개발을 통해 이 원자로를 장착할 잠수함 전체 설계기술도 확보한 상태죠.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 원자력연구소가 설계한 잠수함용 원자로는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냉각재 및 핵분열을 일으키는 고속 중성자의 속도를 감속시키는 감속재로 ‘물(H2O)’을 이용하는 ‘경수로’ 방식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물은 100도에서 기체로 증발해버리고 수증기 상태의 물은 냉각효율과 고속 중성자를 감속시키는 감속재로서의 효율이 극도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일반 기압보다 150배나 높은 압력을 가해 냉각수의 끓는 점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기준이 되는 1기압보다 기압이 낮은 곳에서는 물이 100도가 안되어도 끓는다는 사실은 높은 산에서 밥을 해 먹거나 라면을 끓여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압을 높이면 높일수록 100도 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물이 끓는다는 것이죠.
실제 가압형 경수로 방식에 있어 노심(nuclear reactor core: 연료가 되는 핵분열성 물질과 감속재가 들어 있는 부분)에서 냉각재 역할을 하는 경수는 150기압이라는 높은 기압 덕분에 300도가 넘는 온도에서도 증발하지 않고 물의 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300도가 넘는 이 뜨거운 물을 증기 터빈실로 이동시켜 2차 냉각수에 열을 전달하고 2차 냉각수가 증발할 때 발생하는 증기를 통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방식을 ‘가압형 경수로’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현재 민수용 원자력 발전소들의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방금 설명 드린 대로 ‘가압형 경수로’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덩치가 커질 수 밖에 없고 발생하는 소음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특히 150기압이라는 엄청난 기압과 300도가 넘는 고온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데요. 300도로 가열된 상태로 방사능을 잔뜩 품은 노심의 냉각수가 외부로 새어 나오면 바로 방사능 수증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994년 3월 프랑스 루비급 잠수함 엠로드의 원자로의 증기 터빈실에서 고압 수증기가 누출되는 바람에 함장을 비롯한 10명의 승무원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프랑스 해군은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위에서 설명 드린 이유로 그 진위 여부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압형 경수로는 이런 방사능 누출의 경우를 대비해 두꺼운 콘크리트로 된 차폐벽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피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소형화가 절실한 잠수함용 원자로서는 매우 불리한 특징이죠.
가압형 경수로는 상업용 원자로에서부터 출발한 방식입니다. 따라서 한미 원자력 협정이 인정한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을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짧게는 7년 길어도 10년 주기로 핵연료를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핵연료봉을 교환하는 작업에는 많은 돈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막대한 핵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처리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이며 정숙함을 요구하는 군용 잠수함에 사용해야 할 원자로임에도 불구하고 가압형 경수로라는 특성에서 발생되는 소음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골치 아픈 문제가 됩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 강대국 일본의 대잠전 능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준이고 중국도 최근 이 분야에서 무섭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두 번째 방식인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입니다. ‘창연’이라고도 불리는 비스무스는 주로 합금을 만들 때 사용되는 금속인데요 납과 합쳐지면 비교적 낮은 온도인 123도에서 액체가 되고 1,700도에서 기화됩니다. 이 납-비스무스 합금을 냉각재이자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가 바로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인 것입니다.
가압형 경수로를 설명할 때 원자로 노심 온도가 보통 300도 이상이 된다는 점을 설명 드렸습니다. 따라서 납-비스무스 합금도 노심에서는 항상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금속이기 때문에 열 전달율이 더 우수하고 열 전달율이 우수하다는 말은 곧 노심을 냉각시키는 냉각재로써도, 노심의 열을 증기 터빈실로 옮기는 매체로써도 뛰어난 재료라는 사실을 의미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는 가압형 경수로보다 작지만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더구나 납-비스무스 합금은 가압형 경수로의 냉각재인 물과는 달리 핵분열 시 방출되는 고속 중성자의 속도를 감속시키지도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다음 영상에서 소개될 4세대 『고속 증식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가 가진 또 하나의 특성은 방사능 유출의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냉각재 납-비스무스를 액체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열원만 끊어버려도 납-비스무스 합금은 고체 상태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즉, 원자로의 노심이 납으로 된 금속 덩어리에 둘러싸이게 된다는 뜻이죠. 방사능을 가장 잘 차단하는 물질이 바로 납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게 무슨 의미인지 금방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가압형 경수로처럼 비상시를 대비한 콘크리트 차폐장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는 소형화에도 유리하고 방사능 유출의 위험도 최소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설명하고 나서야 이제 비로소 오늘 소개해 드릴 2020년 3월 25일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기사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낙 전문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저도 군사 전문지와 구글링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고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우수한 점이 많은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인데 이상한 점은 오늘날 대부분의 원자력 잠수함들이 납-비스무스가 아닌 가압형 경수로를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기사에 그 이유가 잘 나타나 있고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가 가진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느냐에 따라 미래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의 심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해외 기사를 번역해 보고 나머지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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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 잠수함 알파급의 성능은 정말 혁신적이었다. 알파급들의 선체는 강철보다 훨씬 비쌌지만 매우 가볍고 수압에 강한 금속인 티타늄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알파급들은 또한 납과 비스무스의 혼합물로 이루어진 액체 금속에 의해 냉각되는 매우 독특한 원자로에 의해 작동되었다. 여기 더해 알파급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력을 낼 수 있어서 미국이나 영국이 만든 어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적의 어뢰 발사를 탐지한 경우 알파급 잠수함의 작전규정은 전속력 전진을 명령하여 신속하게 안전 구역으로 대피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969년 CIA의 한 사진 분석가는 훗날 알파급 잠수함으로 알려지게 될 존재를 암시하는 첫 번째 조짐을 우연히 발견했다. 수집된 사진 증거와 첩보 정보들은 조립을 기다리고 있는 잠수함 선체를 언급하고 있었는데 이 잠수함 선체는 특이하게도 빛을 반사하는 은빛을 띠고 있었다.
발견된 잠수한 선체 일부에 대한 분석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이를 소련의 대규모 허위정보 유포 작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을 혼란 시킬 목적으로 일반적인 잠수함 선체에 단순히 알루미늄 페인트를 칠해 놓았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티타늄 자체가 이미 강철보다 3~5배 비싼데다 그런 티타늄을 대규모로 가공하여 잠수함 선체로 제작하려면 생산비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늘어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거대한 티타늄 금속판을 잠수함 선체로 사용하기 위해 유선형으로 구부리고 마음대로 조작하는 일은 강철로 작업하는 경우보다 수십 배 더 어렵기 때문이다.
티타늄은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강도를 자랑하는 금속이지만 용접에 필요한 제조 공정과 조건을 갖추기가 정말 어려운 금속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 환경에서 티타늄은 산소, 수소 및 질소를 보다 쉽게 흡수하게 되어 '취성(embrittlement)'이라고 불리는 결함 상태를 유발시키게 되며 이는 곧 용접된 티타늄 자재 전체의 강도 손상과 연결된다.
거대한 티타늄 금속판을 대규모로 용접하기 위해, 소련의 엔지니어들은 우선 용접 과정에 방해 받지 않도록 산소와 질소 대신 불활성 가스인 아르곤으로 채워 밀봉된 거대한 창고를 만들어야 했다. 산소가 없어 진공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창고 안에서 작업을 해야 했던 용접공들은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커다란 우주 비행사복 같은 수트를 입어야만 했다.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잠수함 설계 회사들은 보통 이미 검증되어 있는 설계를 꾸준히 개선하는 쪽을 택하지 급진적인 설계를 통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드물다는 이유로 당시 미국의 분석가들은 티타늄 선체를 지닌 소련의 잠수함 건조설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만약 소련의 이 모험이 성공한다면 신형 잠수함의 티타늄 선체가 제공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점들도 있었다. 티타늄은 자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기 변화 탐지기(Magnetic Anomal Detection: MAD)가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한다. 또한 티타늄 잠수함은 뛰어난 강도와 인장응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강철로 제작된 잠수함들보다 더 깊이 잠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중폭뢰나 다른 종류의 폭발물들로부터도 뛰어난 방어력을 지니고 있다.
납-비스무스 원자로의 치명적인 문제점
서방 분석가들에게 있어 또 다른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바로 이 신형 잠수함에 동력을 공급하는 원자로였다. 원자로는 액체 금속을 사용하여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이러한 냉각 방식은 원자로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잠재적으로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미 해군은 납-비스무스 액체 금속으로 냉각되는 원자로가 가압 경수로 원자로보다 관리하기가 훨씬 어렵고 따라서 더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 해군은 원자력 잠수함 원자로에 가압 경수로 방식을 선택했던 것이다.
액체 금속으로 냉각되는 원자로를 작동시킬 때 승무원이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알파급 잠수함이 높은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요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일부 보고서가 알파급 잠수함의 총 승무원 숫자가 채 15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추측을 입증했는데 이는 실제로 알파급에 엄청나게 높은 수준의 자동화 설비가 적용되었음을 암시한다.
드디어 밝혀진 알파급의 비밀
수년간의 정보 수집과 분석이 결국 성과를 거두었다. 비록 1차 시험 운항은 실패로 끝났지만, 알파급 잠수함은 이제까지 만들어진 잠수함들 중 가장 빠른 잠수함이었다. 물속에서 알파급은 41노트, 시속 76km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었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교해 보자면,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의 최고 속도가 30노트, 시속 56km 정도이다.
구 소련의 알파급 원자력 잠수함은 완벽하지 않았다. 비스무스(Bismuth)와 납을 혼합한 액체 금속으로 냉각되는 알파급의 원자로는 냉각수 역할을 하는 액체 금속이 굳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열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열원이 필요했다. 당시 소련의 많은 항구들은 이 독특한 잠수함들을 정비하기에 적절한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원자로를 계속 가동시켜 둔 채로 운항하는 경우가 많았고 덕분에 더 자주 원자로를 정비해야만 했다. 알파급 원자력 잠수함은 비록 대단히 빠르기는 했지만 매우 시끄러운 소음을 냈고 속도를 위해 모든 스텔스 기능 또한 희생시켰다.
1990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이후 엄청난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러시아 정부는 마지막 알파급 잠수함을 폐기처분하기 위해 퇴역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급 잠수함은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 잠수함 설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후 러시아 잠수함들은 높은 수준의 자동화 설비 같은 알파급 잠수함의 특징을 이어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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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0년 3월 25일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기사 내용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 나면 왜 대부분의 핵(원자력)추진 잠수함들이 가압형 경수로를 채택하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셨을 것입니다. 납-비스무스(Lead-Bismuth) 원자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심의 온도가 123도 이하로 내려가면 고체화한 납-비스무스(Lead-Bismuth)에 의해 바로 원자로가 동파(凍破)되어버린다는 부분에 있었습니다. 액체가 고체로 변할 때 부피는 늘어나게 되고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원자로가 123도 이하로 내려간 온도에서 고체화되는 납-비스무스(Lead-Bismuth)에 파손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물리적 결과였던 것이죠.
그래서 기사 본문에도 나오지만 알파급 승무원들은 원자로를 항시 켜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알파급은 원자로를 꺼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원자로 내부를 123도 이상으로 데워줄 외부 히터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고 알파급 잠수함들은 모두 여러 번의 납-비스무스(Lead-Bismuth)원자로 냉각체계의 동파(凍破) 사고를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로 알파급 초도함인 K-377은 1971년에 진수된 이후 1974년에 원자로 배관 동파(凍破)사고를 일으켜 조기 퇴역할 수밖에 없었고 1979년에 진수된 2번함인 K-316도 대서양에서 납-비스무스 냉각계통이 동파되어 9년간 수리했지만 결국 해체가 결정되고 말았습니다. 나머지 5척의 알파급들도 지속적인 동파(凍破) 문제로 시달렸고 결국 알파급 5척은 1990년에서 1993년 사이에 연차적으로 모두 퇴역당하고 말았죠.
납-비스무스(Lead-Bismuth)원자로는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각계통의 동파((凍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상용화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2019년 6월 27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초소형 원전 연구단 미네르바(MINERVA)를 출범시켰습니다. 지혜의 여신을 뜻하는 미네르바는 출범식에서 납- 비스무스를 활용한 쇄빙선용 4세대 소형 원자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죠. 미네르바 프로젝트에는 경희대와 서울대, 울산대, KAIST 등 주요 대학과 무진기연, 스마트파워, 우라너스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개발사업 책임자인 황일순 교수는 미네르바가 만들 4세대 소형 납-비스무스 원자로를 대한민국이 군사용으로 사용할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 제기되었기에 이를 군사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개발이 끝나고 테스트까지 마치려면 1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더군다나 군사용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15년으로부터 다시 5~6년 이상의 추가적인 테스트 및 운용시간이 필요합니다. 결국 4세대 소형 납-비스무스 원자로가 핵(원자력)추진 잠수함에 쓰인다고 해도 이는 20년 이후에나 가능한 이야기가 될 것인데 그 때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는 현재로써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미네르바(MINERVA)는 어떤 묘안으로 납-비스무스(Lead-Bismuth)원자로가 가지고 있는 냉각체계의 동파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4세대 고속증식로 납-비스무스(Lead-Bismuth)원자로가 제대로 개발되기 전까지 필요한 약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해군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어떨 것이 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외신기사 링크 https://nationalinterest.org/blog/buzz/russias-alfa-class-titanium-submarine-stumped-nato-13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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