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기사는 폴란드 매체 콘플리크티 Konflikty가 2023년 2월 20일 게재한 기사입니다. KF-21 복좌식 시제 4호기가 34분간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는 기사인데요. 개인적으로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하는 복좌식 KF-21의 초도 비행 성공은 좀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프로파일럿’에 출연한 정광선 전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KF-21 보라매의 최종 형태가 꼭 스텔스 전투기로 귀결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발언이지만 정광선 전 사업단장은 미래 전장 환경을 예상해 봤을 때, 독자적으로 작전에 임하는 스텔스 전투기보다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지닌 무인기와 협동하여 작전에 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무인 복합체계를 지닌 전투기가 오히려 보다 우수한 임무 성공률과 생존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무인 복합체계를 적용하는데 있어 무기 시스템과 무인 드론을 통제해 줄 별도의 조종사가 탑승할 수 있는 복좌형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도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5세대, 혹은 6세대 전투기들의 임무는 뛰어난 스텔스 능력을 활용하여 적진에 먼저 침투, 뒤따라 들어오는 F-15K나 KF-21같은 4.5세대 전투기들이 효과적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전략적 상황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적의 제공 전투기들을 1차적으로 제거하고 지상의 대공 방어망을 정밀 폭격하여 침묵시키면 우수한 무장 탑재력을 지닌 F-15K나 KF-21같은 4.5세대 전투기들이 뒤를 이어 받아 본격적인 공격을 퍼부으면서 상황을 마무리 짓는 것이죠.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군에게 있어 천문학적인 수준의 운용 유지비가 필요하고 복잡하고 우수한 성능을 지니고 있는 만큼 가동률 유지가 어려운 5세대 혹은 6세대 전투기는 ‘소수의 전략 자산’으로 운용하고 KF-21처럼 레이더 반사면적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무장 탑재력은 높은 4.5세대 전투기를 다수로 운용하는 것이 가장 높은 가성비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정찰이나 요격처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임무나 근접항공지원 같은 임무는 FA-50 블록 20 정도의 전투기로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미 공군이 주창한 ‘하이-로우(High-Low)’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각해봅시다. 만약 KF-21 복좌기가 우수한 스텔스 능력을 지닌 무인 전투기를 여러 대 앞세워 운용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면 굳이 스스로가 스텔스 전투기가 될 필요도 없고 앞을 정리해 줄 5세대나 6세대 유인 전투기도 별도로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생산비나 운용 유지비 측면에서도 5세대 혹은 6세대 유인 전투기를 별도로 운용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복좌형 KF-21이 폴란드 언론과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폴란드 매체 콘플리크티Konflikty는 그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납부지연 문제와 KF-21 보라매의 초음속 순항 가능성 그리고 KF-21N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번역을 끝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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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어져온 대한민국 KF-21 보라매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의 놀랍도록 빠른 진행 속도는 전혀 느려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KF-21 보라매 최초의 복좌식 전투기이자 네 번째 시제기인 4호기가 오늘 첫 비행에 성공했다. 4호기는 이날 오전 11시 19분께 서울에서 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사천에 위치한 제3 훈련비행단 기지에서 이륙해 34분간 하늘을 날았다.
https://youtu.be/uV7ia7X3_v0?si=bvT-LA0TVhXPzosX
KF-21 시제 1호기는 지난해 7월 19일 초도 비행을 했다. 시제 2호기 역시 작년 11월에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시제 3호기는 올해 1월 5일에 비행했다. 지난달 KF-21은 처음으로 음속의 장벽을 깨기도 했다. KF-21의 비행 테스트 프로그램은 약 2,200회의 비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제기 6대별로 나누어 2026년까지 각각 수행될 예정이다. 복좌식 기체 1대를 포함하여 총 2대의 시제기가 내구성 테스트에 사용될 계획이다.
이 복좌식 시제기는 주로 기체 앞부분의 형태가 단좌식과는 다른 것이 비행 중 전투기 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탑재된 AESA 레이더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데도 사용될 예정이다. KF-21의 AESA 레이더는 대한민국 방산기업 한화 시스템이 국방과학연구소(ADD) 그리고 이스라엘 엘타(Elta) 시스템과 협력하여 개발되고 있는 중이며 국산 AESA 레이더에 사용될 소프트웨어도 국내기업 LIG넥스원이 스웨덴 사브(Saab)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이다.
복좌식 KF-21에 대한 추가적 임무가 계획되어 있는지, 계획되어 있다면 어떤 임무가 주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내용이 없지만 KF-21 시제 4호기 같은 2인승 전투기의 용도를 파일럿 훈련에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사실, 광범위한 의미에서 4세대 전투기로 이해되는 기체들에게 있어서도 복좌식을 교육용으로 한정시키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후방 좌석에 앉은 두 번째 조종사는 전투 임무 수행과 관련된 기능을 수행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Growler)의 경우에서처럼 무기 시스템이나 전자전 시스템 조작을 전담할 수 있고, 전투기와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로열 윙맨' 이라고 불리는 반자율형 드론 집단을 통제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2028년까지, 대한민국 공군은 40대의 KF-21 블록 1을 인도 받게 것이고 이후 4년 동안 KF-21 블록 2 80대를 추가적으로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다. KF-21 보라매는 대한민국이 인도네시아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IF-X로 이름 붙여진 전투기 개발비의 20%를 조달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주어진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는 골치 아픈 파트너임이 입증됐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당초 80대로 약속되어있던 IF-X의 주문 숫자를 50대로 축소시켰다. 오랜 기간 동안 분담금 납부를 거부해왔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1월에야 분담금 납부를 재개했다.
KF-21 프로그램에 필요한 전체 비용은 당초 8조 8,000억 원으로 추산됐지만 1년 전, 약간의 창의적인 회계처리 덕분에 프로그램 비용을 8조 1,000억 원으로 대폭 삭감시킬 수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KF-21 보라매 개발사업을 "방산 품목"으로 분류하여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구형 전폭기 F-4 팬텀 II 및 경전투기 F-5 타이거 II를 대체할 신형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KF-21 보라매는 2001년에 발표되었으며 이듬해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KF-21 보라매에 대한 초도 소요를 제기했다. 인도네시아가 KF-X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2010년이었다. 당시 KF-X에 요구되던 성능들은 야심 차기 그지 없었고 많은 국내외 관측통들은 KF-X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KF-X 프로그램은 2015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전투기 개발을 위한 최종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어야만 했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은 KF-21 보라매를 공식적으로는 4.5세대 전투기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시기에, 특히 대한민국 언론에서 KF-21 보라매를 5세대 전투기로 분류했던 적이 있었다. 애당초 한국인들은 미국의 5세대 전투기 F-35보다 스텔스 특성이 떨어지고 전반적인 성능마저 부족한 전투기가 되더라도 F-35 라이트닝의 저렴한 대안으로 제시하려 노력했던 전투기가 KF-21 보라매였기 때문에 한국 언론들의 그런 분류는 하등 이상할 부분이 없다.
그러나 한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다음에 등장하게 될 KF-21의 새로운 버전은 모든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진보된 성능을 보여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보다 우수해진 레이더 탐지 회피능력, 보다 강화된 네트워크 중심전 능력, 애프터 버너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초음속에 도달할 수 있는 초음속 순항 능력 등이 바로 그 예이다.
(여기서 폴란드 콘플리크티Konflikty가 언급하고 있는 KF-21의 새로운 버전이 내부 무장창을 탑재하게 되는 KF-21 블록 3를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KF-21을 좀 더 대형 기체로 재설계한 KF-XX를 뜻하는 것인지 현 단계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스텔스 형태로 설계된 KF-21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항공우주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향후 KF-21의 잠재력이 매우 클 수 있다는 사실을 폴란드 매체들도 인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KF-16 조종사 출신의 유튜버 ‘진격의 아재’님은 2023년 2월에 업로드 한 영상을 통해 KF-21 보라매의 추진체계가 애프터 버너를 작동시키지 않고서도 초음속 순항(Supersonic Cruising)을 실현시킬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초음속 순항능력은 강력한 발전 능력을 지닌 엔진과 함께 5세대 이상 전투기들을 구분 짓는 매우 중요한 표지가 됩니다.
게다가 폴란드 매체 콘플리크티Konflikty는 본 기사 서두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대한민국 KF-21 개발프로그램의 놀랍도록 빠른 진행 속도는 전혀 느려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놀라움을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폴란드인들에게 비쳐지고 있는 대한민국 항공우주기술 역량의 현주소를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죠. 역주)
지난해 9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항공모함 함재기 버전의 KF-21N 모델도 선보였다. 육상 버전 KF-21과 비교해 봤을 때 눈에 띄는 변화는 접히는 날개와 어레스팅 기어(Arresting ear) 정도로 제한된다. 항공모함 기반 전투기 KF-21N은 기존 KF-21보다 덩치가 약간 더 커질 예정이다.
해군 전문지 Naval News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단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KF-21N의 전장을 기존 16.9m에서 17.1m로 늘리고, 전폭을 11.2m에서 12.3m로 늘리는 것이다. KF-21N이 캐터펄트를 활용하는 CATOBAR 방식으로 이륙할지, 스키 점프대를 활용하는 STOBAR 방식으로 이륙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 해군이 항공모함의 최종 설계를 어떤 방향으로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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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폴란드 매체 콘플리크티Konflikty가 2023년 2월 20일에 게재한 기사 “복좌형 KF-21 보라매의 첫 비행”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역주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인도네시아 분담금 납부지연 문제에 대해 지면을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으며 폴란드 네티즌들의 댓글 또한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납부지연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와는 대조적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FA-50PL 48대 도입 계약을 맺은 폴란드는 계약금의 30%에 달하는 1조 2,000억을 선금으로 제공했습니다. 반대로 당초 계획대로라면 1조원 이상을 지급했어야 하는 인도네시아는 사업 시행 이후 지금까지 2,272억 원만 납부해 지금까지 8,000억 원 가량이 연체된 상태고요.
물론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납부지연을 더 적게 주고 더 많이 받아가기 위한 협상 수단이자 압박 수단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그 자체에 대해서는 ‘나쁘다, 좋다’라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협상이나 압박 수단도 상황을 보고 사용할 줄 알아야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법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터지기 전이었다면 그리고 폴란드가 KAI FA-50을 대량 구매하기 전이었다면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납부지연이 어느 정도 효과적인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인도네시아에게 그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가져다 주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 언론뿐만 아니라 폴란드 네티즌들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대신 KF-21 공동개발국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말고도 KF-21 공동개발국 지위에 관심을 가지는 국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인도네시아는 계약상 시제기 1대와 공대공 공격능력만 갖춘 KF-21 블록 1 버전을 50대 도입하기로 되어있는데요. 예전에 해외 군사 게시판에서 인도네시아 밀리터리 매니아 중 한 명이 KF-21(IF-21) 블록 1을 한국에서 도입하되 프랑스 라팔(Rafale) 기술을 들여와서 독자적으로 블록 2로 개량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정광선 전 사업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KF-21 블록 1도 하드웨어적으로는 공대지, 공대함 무장 탑재가 가능하지만 임무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 개량작업을 거쳐야만 실제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투기 개발 분야에서 보안에 훨씬 더 민감한 쪽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쪽입니다. 소스 코드가 하나라도 잘못 흘러나가면 운용하는 무기체계 모두가 사용 불능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프랑스가 중요한 무장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을 인도네시아에게 이전해 줄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라팔을 몇 백대 사준다면 또 모르지만 설사 프랑스가 관련 기술을 이전해 준다고 해도 임무 컴퓨터를 만든 대한민국의 협조가 없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도 더 이상 대한민국을 자극하는 협상전략은 자제하는 편이 더 이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uDmefUV58a0
'대한민국 공군 무기체계 > 대한민국의 날개 KF-21과 FA-50'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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