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들은 개량된 FA-50PL과 기존 FA-50을 서로 완전히 다른 항공기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심 깜짝 놀랐던 순간이었습니다. FA-50GF라고 불리는 기체에 대해서도 항간에는 우리 공군을 위해 제작되고 있던 TA-50이 폴란드로 전달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해당 관계자는 FA-50GF는 단순히 TA-50을 개량해서 넘겨주는 기체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투입되어 있는 기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조립되고 있던 TA-50을 단순하게 그냥 인도하는 것이었다면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면서 말이죠.
엔지니어가 기존의 FA-50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기체’라고 정의할 정도로 달라지는 FA-50PL의 세부 스펙에 대해서는 저도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KAI가 외부적으로 발표한 자료에 근거하여 추정만 할 수 있을 정도죠. 한 예로 이번 MADEX에서 FA-50에 장착되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사이드와인더의 최신 버전인 AIM-9X로 확정되었다는 것과 현재 FA-50PL 무장 일람에 AIM-120 암람은 리스트-업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요. FA-50PL 성능 개량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탑재 여부인데 생각보다 일이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FA-50GF 출고식이 있고 곧 1호기가 폴란드로 전달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폴란드 군사전문지들도 이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원래는 Defence24의 기사를 번역하려 했지만 6월 10일 폴란드계 매체 WNP가 이레네우스 노박(Ireneusz Nowak) 공군 준장이 폴란드 국영언론사 PAP와 FA-50GF에 대해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좀 더 상세한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기에 아깝지만 다시 새로 번역을 했습니다.
먼저 2023년 6월 10일 폴란드 매체 WNP가 FA-50GF에 대해 게재한 기사부터 번역해보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고구마를 먹고 막힌 목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처럼 이레네우스 노박 폴란드 공군 준장은 이 기사를 통해 MiG-29와 FA-50GF를 비교하며 폄하하고 있는 일부 폴란드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 ‘팩트’로 일갈하고 있습니다. 이레네우스 노박 폴란드 공군 준장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싶으시다면 KKMD 462화, 463화를 참고하시거나 통합편집본을 시청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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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은 균형 잡힌 설계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는 전투기이며 이들은 주로 지상 목표물과 순항미사일을 타격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입니다. FA-50은 또한 폴란드 공군이 일상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운용 유지비를 최적화시키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될 것입니다.”
폴란드군 총사령부(DGRSZ)의 공군 감찰관 이레네우스 노박 준장이 폴란드 국영언론사 PAP와의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노박 준장은 FA-50이 맡게 될 작전 활동의 70% 정도가 지상 임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FA-50이 지니고 있는 전투력을 감안한다면 "훈련기 겸 전투기"라기 보다는 "전투훈련기"로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훈련기 겸 전투기’와 ‘전투훈련기’가 어떻게 다른지 선뜻 와닿지가 않는데요. 미 공군이 차기 훈련기로 T-7A를 선정하고서도 ‘고등전술훈련기(ATT)’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훈련기에 가벼운 무장을 장착시켜 경공격기로 운용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훈련기’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죠.
그에 비해 고등전술훈련기라고도 불리는 전투훈련기는 비교적 최근에 미 공군이 등장시킨 개념으로 파일럿 양성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고 유사시 기지 방어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실제 전술기에 가깝게 설계한 기체입니다. 미 공군이 고등전술훈련기ATT에 요구하고 있는 사양을 살펴보면 AESA 레이더에 공중급유장치, AIM-120 암람과 JDAM같은 각종 무장탑재 능력 및 전자전 포드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 실전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고등전술훈련기ATT가 뛰어난 가상 적기(Red Air) 역할도 겸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레네우스 노박 준장이 FA-50PL을 왜 전투훈련기라고 불러야 한다고 강조하는지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역주
대한민국과 폴란드 공군을 위한 FA-50GF 1호기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대한민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수요일, 폴란드 공군이 인도 받을 FA-50GF 1호기의 출고식이 열렸다. 폴란드 국방부는 FA-50GF를 12대 주문했으며 앞으로 몇 달 안에 폴란드에 도착할 예정이다. 또한 폴란드가 요구한 사양으로 개량된 FA-50PL 36대에 대한 추가 주문도 이미 발주된 상태다.
FA-50의 용도와 전투 능력에 대해 질문을 받은 노박 준장은 "FA-50은 주로 근접항공지원(CAS)처럼 지상에서 싸우고 있는 아군을 공중에서 직접 지원하는 공중 차단 임무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지상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공대지 무장이 필요한데, 그러한 지상 목표물로는 탄약고, 물류 거점 또는 지휘소 그리고 야전에 산개되어 있는 적 부대 등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FA-50은 '스나이퍼'라고 불리는 타게팅 포드에 의해 유도되는 정밀 유도폭탄들을 사용하게 된다. 노박 준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런 정밀 유도폭탄으로는 폴란드 F-16이 사용하고 있는 GPS 보정 합동정밀직격탄(JDAM) GBU-38이 대표적인데 FA-50도 GBU-38의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FA-50은 또한 GBU-12 레이저 유도폭탄도 사용할 수 있는데, GBU-12는 폴란드 공군의 F-16에 탑재된 스나이퍼 타겟팅 포드에 의해 유도될 수 있다고 노박 준장은 말했다. 그는 FA-50을 위해 구입한 군수품 컨테이너들 덕분에 폴란드 F-16이 겪고 있는 군수품 부족 문제가 다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BU-38이나 GBU-12 같은 정밀 유도폭탄들은 적의 직접적인 방공망 범위 밖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게다가, 폴란드 공군은 KGGB라고 불리는 한국형 GPS 유도폭탄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반드시 구매할 생각입니다. 500파운드 폭탄에 비행 모듈을 장착시킨 KGGB는 발사 후 날개를 펼쳐 70에서 80km 거리를 활공 비행한 뒤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그는 FA-50을 위해 계획된 작전 임무의 70%가 지상 목표물과 관련된 임무이며 나머지 30%는 공중 목표물 타격과 관련된 임무라고 덧붙이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현재 FA-50에 장착된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은 구형이지만 적외선으로 유도되는 미사일이기 때문에 순항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실제로 공중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은 '적의 전투기'가 아니라 약 100m 높이로 저고도 비행을 하는 순항미사일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이러한 저고도 순항미사일의 위협에 적절하게 맞서기 위해서라도 AIM-9 사이드와인더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장착한 FA-50의 배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FA-50에 탑재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9 사이드와인더로 순항미사일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E-737 수준의 정보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잦은 훈련을 통해 숙달되었다면 가능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아직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순항미사일을 타격한다는 개념은 보편적인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역주
FA-50GF의 개량형 FA-50PL 36대에는 레이시온의 '팬텀 스트라이크' AESA 레이더가 장착된다
"공중 타겟을 대상으로 싸우는 일과 관련하여 FA-50에게 주어지는 임무는 적의 전투기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순항미사일을 사냥하는 위주로 구성될 것"이라고 노박 준장은 강조했다. 노박 준장은 또한 FA-50이 이러한 종류의 임무에 적합한 레이더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란드 공군이 처음으로 인도 받게 될 12대의 FA-50GF들은 이스라엘 엘타가 만든 EL/M-2032 기계식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노박 준장은 "우리는 (한국에서) EL/M-2032 레이더의 성능을 직접 테스트해 본 적이 있으며 결코 빈약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레이더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FA-50PL 버전으로 개량될 다음 36대에는 레이시온(Raytheon)이 제작한 팬텀 스트라이크 AESA 레이더가 장착될 예정이다. "팬텀 스트라이크에 적용된 기술은 현재 F-35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중략) 이 레이더는 현대적 성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미국제 최신 무장의 통합도 가능하게 만든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제 최신 무장 통합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런 장비를 선택함으로써 폴란드 공군은 향후 보유하게 될 모든 전술기들, 예를 들면 FA-50, F-16, F-35 사이에서 각종 무장과 장비들을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공군 감찰관(노박 준장을 뜻함)은 또한 무력 충돌 상황이 아닌 일상적인 비행 상황에서 어떻게 전투기를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레네우스 노박 준장의 설명이다.
"평화시에 공군이 수행해야 할 두 가지 임무가 있습니다. 그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임무는 언제라도 출동이 가능하도록 전투기 조종사들의 준비 및 훈련 상태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조종사들은 매일 적정 시간 비행하고 훈련해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그런 반면에 많은 병력과 자원들이 요구되는 전투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향후 FA-50은 당직 공군 장교들이 사용하는 기종이 될 예정인데요. 무선 통신에 응하지 않는 항공기를 시각적으로 식별하려면 당직 장교가 문제 항공기 근처로 전투 비행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바로 항공 경찰(Air Policing) 임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항공 경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48대 밖에 없는) F-16이나 (시간당 운용 유지비가 5,000만 원이 넘는) 5세대 전투기 F-35를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자원과 인력의 낭비입니다. FA-50의 도움으로도 얼마든지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FA-50 덕분에 우리는 최적화된 비용으로 조종사를 양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노박 준장은 말했다.
노박 준장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FA-50 훈련 비행에 직접 참여했던 당시 단 1.5톤의 연료만을 사용했었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만약 F-16이 비슷한 시간 동안 비행을 했다면 대략 3.5톤 이상의 연료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말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1.5톤 대 3.5톤 이라는 숫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FA-50이 도입된다면 폴란드 공군의 훈련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FA-50이 조종성과 항공기 정비라는 측면에서도 F-16과 호환되는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FA-50의 조종석 구조와 비행제어시스템은 F-16과 거의 똑같아서 짧은 훈련만으로도 두 기종 사이의 전환이 가능하다.
노박 준장은 "만약 당신이 F-16 조종사라면 FA-50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마치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F-16에서 FA-50으로 기종을 전환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라고 설명했고 FA-50에서 F-16으로 전환하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FA-50의 이러한 특징이 폴란드 공군의 조종사 훈련 과정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고 파일럿 양성에 필요한 시간도 극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박 준장은 전투기 정비사들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노박 준장 자신도 F-16 조종사 출신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성이 가는 대목입니다. 저도 조종사 출신 관계자를 만나 F-16과 FA-50의 호환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전술기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KF-16(130여대)과 최신예 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 F-35(60여대)가 록히드 마틴 계열 전투기들입니다. 그리고 120대 도입이 예정되어 있는 KF-21 보라매의 조종석 구조와 비행제어시스템 역시 F-35와 거의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T-50 골든 이글 개발 이후 절충교역을 통해 꾸준하게 기술이전을 해준 곳이 록히드 마틴이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죠.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이 보유하고 있는 전술기들 중 300대 이상이 록히드 마틴 계열이라는 의미가 되는데요. 여기에 FA-50 60대까지 더하면 록히드 마틴 계열 전투기는 370대 가까이 됩니다. 엄청난 숫자죠.
양쪽 다리 사이에 조종간이 위치하고 있는 노스롭 그루먼의 KF-5E/F나 보잉 F-15K와는 달리 록히드 마틴 계열 전술기들은 오른손에 위치한 조이스틱으로 비행을, 왼손으로 쓰로틀을 제어합니다. 조종사 출신의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같은 록히드 마틴 계열에서의 기종 전환, 예를 들어 KF-16에서 FA-50 혹은 FA-50에서 KF-16으로의 전환은 부담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KF-5E/F에서 KF-16으로의 전환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부담도 많이 느낀다는 것이죠. 폴란드 공군이 처음 선택했던 고등훈련기 M-346도 조종간이 가운데 위치한 형태로 록히드 마틴 계열의 FA-50, F-16 그리고 F-35와는 많이 다릅니다.
블랙 이글스가 호주 아발론 에어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프로그램을 통해 파일럿 1명을 양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30주이지만 FA-50을 활용하는 경우 필요한 시간은 21주로 줄어듭니다. 출격횟수(Sortie)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무려 34%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지요. 역주
그는 또한 FA-50 전투기가 조종사를 위한 훈련기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A-50은 훈련기능이 부가적으로 탑재된 '전투훈련기'입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전투훈련기'라는 용어를 골라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비록 고등훈련기인 T-50 골든이글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FA-50이기는 하지만 최종개발단계로 접어든 만큼 이미 충분히 성숙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어 실제로 지상 목표물뿐 아니라 공중 목표물과도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실전 전투기입니다. 게다가, FA-50은 T-50과 마찬가지로 복좌식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교관이 함께 탑승할 수 있죠. 훈련기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노박 준장은 또한 FA-50은 LINK-16 데이터 링크를 사용하여 다른 NATO 시스템들과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고, 나이트 비전 고글(goggle)의 사용을 통해 야간 비행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지금까지 폴란드가 운용해 왔던 구소련 시대 전투기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노박 준장이 평가한 바와 같이, FA-50이 갖추고 있는 뛰어난 능력들은 FA-50을 "훈련기 겸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능을 갖춘 전투기"로 설명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노박 준장은 대한민국에서 약 5개월 동안 진행되었던 폴란드 최초의 FA-50 조종사들에 대한 훈련이 오는 7월이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FA-50을 도입한 덕분에 구소련 시대에 만들어진 MiG-29와 Su-22를 폴란드 공군에서 마침내 퇴역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구소련 시대 전투기의 퇴역 문제는) 제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중략) 폴란드 정부의 FA-50 구매가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을 때마다 저는 MiG-29와 Su-22를 계속 유지하는 쪽이 오히려 더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 구소련 시대 전투기들은 막대한 운용 유지비를 발생시키고 있는 동시에 이제 예비 부품도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투자되는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작전 능력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레네우스 노박 공군 감찰관은 힘주어 강조했다.
"이제 우리는 지상 목표물과의 전투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파일럿을 빠르고 손쉽게 양성해 내면서도 훈련 비용은 최적화시키는 등 제작 목적에 적합한 우수한 작전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된 진정한 의미의 '좋은' 전투기를 보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일반적이지 않은 매우 빠른 페이스로 해당 전투기를 인도 받고 있다는 점에서 FA-50 도입을 논쟁거리로 만들려는 일부 사람들의 의도를 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미 14대의 MiG-29를 우크라이나에 넘겨 주었기 때문에 현재 약 1개 대대 규모의 MiG-29만을 남겨둔 상황이며 더 이상 이들에 투자할 여력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조종할 전투기가 없는 파일럿은 더 이상 살아남을 방법이 없으며 이는 곧 파일럿 입장에서 신형 전투기가 도입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들이 파일럿으로써의 전문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리듬감 있게 쉬지 않고 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레네우스 노박 공준 준장은 현재 구소련 시대 전투기들이 보관되어 있는 제1전술항공비행단 소속 3개 공군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는 수십 명의 조종사들을 조속히 훈련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공군기지에는 곧 그들이 타고 비행할 수 있는 전투기들이 단 하나도 남지 않게 될 상황이었으며 만약 FA-50을 신속하게 구매한다는 결정이 없었다면 제1전술항공비행단 전체를 해산하는 방안이 고려되었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대한민국에 48대의 FA-50PL을 주문했다. 폴란드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최초 12대의 FA-50GF 인도는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36대의 FA-50PL 인도는 2025년부터 시작해 2~3년 안에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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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폴란드 매체 WNP가 2023년 6월 10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또 다른 폴란드 군사전문지 Defence24에서도 FA-50GF 출고식 행사를 다루는 기사를 게재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해당 기사에 많은 폴란드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있고 긍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견들의 핵심은 “FA-50은 MiG-29같은 본격 제공 전투기가 아니다”로 요약됩니다. 즉, 30억 달러, 한화 4조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훈련기를 개량한 어설픈 전투기를 들여온다는 비판이죠. 심지어 국내 네티즌들 중에서도 FA-50에 대해 비슷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훈련기에 기반한 경전투기가 실제 전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한 폴란드 네티즌은 이렇게 반박을 합니다. “지상전에서 전차만 가지고 전투를 하느냐? 자주포도 필요하고 장갑차도 필요하지 않느냐? FA-50PL은 F-16이나 F-35와는 또 다른 용도로 필요한 전투기다. 제발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하나만 보고 비판하지는 말자.” 이레네우스 노박 폴란드 공군 준장도 WNP 기사를 통해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죠.
F-16을 기점으로 멀티롤 전투기가 대세가 되면서 전투기의 성능도 점점 고도화되었고 덩달아 전투기 개발비와 운용 유지비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F-35라고 이미 여러 번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요. 조종사 출신의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인정하는 FA-50의 강점은 바로 뛰어난 가성비에 있습니다.
2022년 11월 17일 미국 매체 Popular Mechanics가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F-16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26,927달러로 3,200만원 정도 됩니다. F-35A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41,986달러로 5,000만원이 넘고요. 그런데 FA-50의 경우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F-16의 1/6 수준인 500만 원대에 불과하며 가동률은 무려 85%에 달합니다. 노박 준장도 1시간 동안 FA-50이 사용한 연료량은 1.5톤이었는데 반해 F-16은 두 배가 넘는 3.5톤이었다고 직접 경험한 내용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현직 엔지니어가 “기존의 FA-50과는 별개의 전투기”라고 정의한 FA-50PL의 등장은 가성비 끝판왕 FA-50의 강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업계 관계자를 통해 지금까지 FA-50을 블록 20(PL) 사양으로 개량하는데 별 관심이 없던 대한민국 공군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는데요. 우리 공군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는 FA-50PL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KF-16과 F-15K의 개량 그리고 F-35 도입 등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자 하는 우리 공군 입장에서 본다면 FA-50 개량은 급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50년 가까이 운용해 온 탓에 추락 사고가 잦아지고 있는 KF-5E/F를 대체해야 할 필요성과 2005년부터 양산되어 20주년을 맞이한 T-50 골든 이글에 대한 중간수명연장(MLU) 작업에 들어가야 할 필요성도 함께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공군은 폴란드 덕분에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개량형 FA-50, 즉 FA-50PL 사양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정황들로 비추어 봤을 때 FA-50 개량에 대한 우리 공군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을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습니다. 물론 FA-50 개량 수준에 대한 우리 공군의 눈 높이와 대한민국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눈 높이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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