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0년 뒤인 2050년에, 그것도 6세대 전투기가 등장해 있을 시기에 FA-50이 여전히 활약할 수 있다는 영상 제목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해당 분야 전문가와 나누었던 대화의 결과로써 오늘 영상 제목과 같은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는 점은 미리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합리성이 있는 결론인지 아닌지는 독자 여러분들이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인터뷰하는 여러 분야 항공 전문가들을 ‘전투기 전문가’라고 뭉뚱그려(?) 소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방산’ 분야가 지니고 있는 폐쇄적 특성 때문입니다. MADEX에서 만난 방산 분야 전문가들 중 한 분은 KKMD가 전달하는 정보의 신뢰성이 90% 정도라고 평가해 주셨는데요. 신뢰성이 떨어지는 나머지 10%의 정보는 인터뷰에 응해주신 해당 전문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을 잘못 이해하여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제 탓이 클 것입니다.
오늘의 주제를 풀어가기 위해 우선 두 가지 외신을 간단하게 소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22년 4월 4일 Air & Space Forces에서 게재한 “F-16s to Serve Nearly Two More Decades, Replacement Choice Still 6-8 Years Away (앞으로 20년은 더 현역으로 활약할 예정인 F-16들, 후계기 선정까지는 아직 6~8년의 시간이 남아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첫 번째고요. 그리고 약 4개월 뒤인 2022년 8월 17일 War Zone이 게재한 “Air Force Holding Off Developing New F-16 Replacement For Now (미 공군, F-16 대체를 위한 신형 전투기 개발을 연기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두 번째입니다.
시간 관계상 전체를 번역할 수는 없지만 Air & Space Forces 기사 내용부터 간단하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미 공군은 현재 로우급 다목적 전투기로 사용하고 있는 F-16을 20년 뒤인 2040년까지 계속 운용할 예정이다.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임무 모두를 수행할 수 있는 F-16은 그 다재 다능한 능력만큼이나 저렴한 운용 유지비로 사랑 받고 있다. F-16의 퇴역이 시작되는 2030년대에 과연 F-35가 F-16만큼이나 저렴해 질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F-16을 F-35로 대체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F-35의 가격과 운용 유지비가 F-16 정도로 저렴해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F-16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4.5세대 플랫폼(MR-X)을 개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F-16의 퇴역이 시작되는 2030년까지는 8년여의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미 공군은 향후 20년 이상 F-16을 계속 운용하면서 여러 경로로 해결책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약 4개월 뒤인 2022년 8월 17일 War Zone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를 게재합니다.
『미 공군은 향후 20년 이상 F-16을 운용하기 위해 F-16 수명연장 프로그램(SLEP) 및 성능개량 프로그램(PoBIT)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F-16을 대체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1,763대의 F-35A 전투기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평소 미 공군 수뇌부의 입장과 완전히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 F-16 수명연장 및 개량계획은 F-35 도입 숫자와 관련한 미 공군의 정책이 향후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실제로 미 공군은 운용 중인 F-16의 상당수를 F-35A로 대체해 왔지만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2021년 미 공군은 MR-X라고 불리는 4.5세대 전투기를 조달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2022년 8월 현재 미 공군은 MR-X를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일각에서는 보잉이 만든 고등훈련기 T-7A를 경전투기로 개량하여 F-16을 대체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식 요청은 확인된 바 없으며 자국 공군이 보유한 G-4 슈퍼 갈레프(Super Galeb) 훈련기와 J-22 오라오(Orao) 공격기를 T-7A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던 세르비아마저 해당 계획을 잠정 중단시켜 놓고 있는 상황이다.』
두 기사를 통해 현재 F-16이 미 공군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때 보유하고 있는 F-16을 전량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로 대체하겠다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처럼 강경한 태도를 내비치던 미 공군 수뇌부도 실제로 F-35를 운용해 본 이후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죠.
한 나라의 군대가 지니고 있는 진정한 전투력은 무기의 성능보다 우수한 보급 및 수송능력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특출나게 뛰어난 보급 및 수송능력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하고 초강대국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한 나라가 미국이죠.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승패를 결정 짓는 요소는 보급과 수송이 된다는 사실은 역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급과 수송 능력은 ‘경제력’, 즉 군대를 움직이는데 들어가는 엄청난 ‘돈’을 얼마나 오랫동안 원활하게 수급할 능력을 지니고 있는 지와 얼마나 비용 효율적인 군대를 건설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F-35 라이트닝 II가 F-16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습니다. 동시에 군수지원 및 운용 유지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F-35 라이트닝 II보다 F-16이 월등한 입장에 있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도 없습니다. 이러한 ‘성능과 비용의 밸런스’를 맞추려는 고민은 F-35A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미 공군이 헤비급 제공전투기 F-15와 경량급 다목적 전투기 F-16을 조합하여 운용한 하이로우(High-low) 믹스(Mix)가 그런 고민에 대한 답으로 등장한 전술입니다. 그리고 F-15 & F-16의 하이로우 믹스 전술은 현대 전쟁사를 통해 그 효용성을 넘치도록 입증해줬고요.
하지만 F-35 합동타격전투기(JSF)가 등장하면서부터 미 공군이 주창한 ‘성능과 비용의 밸런스’는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합동타격(Joint Strike) 전투기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F-35는 미 공군, 미 해군, 미 해병대 모두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기체입니다. 초음속 비행능력과 뛰어난 스텔스 성능 그리고 ‘날아다니는 컴퓨터’라고 불릴 정도로 우수한 항전 장비를 구비한 F-35는 F-22의 뒤를 이어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자리매김했고 누구나 탐내는 꿈의 전투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플랫폼 안에 최첨단 항전 장비, 스텔스, 초음속 비행, 수직이착륙기능을 억지로 쑤셔 넣으려 하다 보니 F-35의 개발비는 폭증할 수 밖에 없었고 자질구레한 결함들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 의회 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이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F-35A의 가동률은 임무수행 달성비율(Full Mission Availability Rates)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겨우 40%를 넘고 있는 수준입니다. F-35A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도 개량형 F-16보다 40% 이상 더 비싼 4,2000$, 한화 5천만 원에 이르고 있어 다급해진 미 공군은 어떻게든 F-35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보려고 민간에서 사용하는 Just in Time 물류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이로 인한 비상시 부품재고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또 다시 비판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자료만 살펴 봐도 모든 F-16을 F-35로 교체하겠다는 미 공군의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해 보면, 모든 종류의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기체 하나에 최첨단 기능들을 억지로 쑤셔 넣은 결과 퍼포먼스는 우수하지만 고장이 잦고 쉽게 손상되며 천문학적인 도입 및 운용 유지비가 필요한 기체가 탄생하더라는 사실을 미 공군도 깨닫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내에서 MR-X라는 새로운 4.5세대 기종이나 고등훈련기 T-7A를 기반으로 F-16을 대체할 수 있는 경량 전투기를 개발하자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배경은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전투기를 개량하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새로운 기체를 설계하는 클린 시트 방식의 MR-X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때 미 공군은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통해 이러한 개발비용을 극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보잉이 T-7A 개발과정을 통해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여준 탓에 MR-X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잉 T-7A는 제대로 개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FA-50같은 경전투기가 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KKMD를 통해 여러 번 설명을 드렸지만 T-7A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훈련기 사양에 충실한 저렴한 기체로 만들다 보니 각종 무장을 탑재하여 운용하기엔 너무나도 가볍고 기골이 튼튼하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만에 하나 T-7A를 F-16을 대체할 수 있는 경전투기로 사용하려 한다면 전면적인 재설계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보잉이 훈련기 사양의 T-7A마저 제대로 개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여러 자료와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잉을 향한 미 공군의 ‘분노와 실망감’이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분석이기는 하지만 미 공군 그리고 미 해군 훈련기 수주전에서 우리들이 걱정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보잉 봐주기’가 어쩌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이런 전제 조건 하에 6세대 어쩌면 7세대 전투기가 등장할 지도 모르는 30~40년 후의 시대를 상상해 보겠습니다. 머리 속으로 사고 실험만 해봐도 몇 가지 사실은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6세대 전투기들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화된 기술이 투입된 결과 가공할 위력을 지니게 되겠지만 그만큼 개발하고 운용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6세대 전투기들은 미국, 러시아, 중국 그리고 유럽 연합 같은 일부 국가들에서나 운용이 가능하지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들로써는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6세대 전투기를 해외로 수출할 나라도 없고요.
이런 6세대 전투기들은 정말 중요한 국면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소수로 운용될 것이며 그 말인즉슨 항공 경찰 임무나 초계 및 정찰 임무 그리고 근접항공지원(CAS) 같은 임무들을 도맡아 처리해 줄 수 있는 저렴한 비용의 로우급 기체들이 별도로 다수 필요해지게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혹시 여기서 “로우급 유인 전투기가 왜 필요하냐? 무인기면 충분하다”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무인기들도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로열 윙맨(Loyal Wingman)으로 통칭되는 자율형 무인 전투기들부터 배회형 드론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1회용 자폭공격 무인드론까지 다양한 무인기들이 있는데요. 2021년 3월 3일 Forbes가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호주 공군은 로열 윙맨 자율형 무인전투기를 대당 2천만 달러, 한화 256억이라는 거금으로 계약했습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가격이 책정되었다면 향후 고도로 자율화된 무인 전투기들의 경우 그 가격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에 의해 무선으로 ‘원격조종’되는 무인기들의 가격은 저렴할까요? 미국의 군사관련 매체 Veteran Life는 RQ-4 글로벌호크(Global Hawk) 무인정찰기의 최신버전 가격이 1,300만 달러, 한화 166억 정도라고 보도하고 있고 일본의 군사매체 항공만능론은 대만용으로 주문된 무인공격기 MQ-9B의 가격이 약 5,400만 달러, 한화 690억으로써 F-16V와 거의 같은 가격대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죠.
드론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드론 조종사들 역시 유인 훈련기를 통해 양성된다는 사실은 혹시 알고 계시나요? 유인 전투기를 통해 조종사 양성과정을 통과한 조종사만이 드론 조종사로 임명될 수 있습니다. 폴란드가 FA-50을 도입할 때 드론 조종사 양성을 위한 목적으로도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었죠. 따라서 유인 전투기가 없으면 원격 조종 무인 드론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자율 비행하는 무인 전투기에 탑재되는 인공지능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무기에 적용되는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과 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영화 탑건(Top Gun) 매버릭에서 “유인 전투기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말하는 케인 해군 소장에게 주인공 매버릭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소장님 말씀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때가 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무인 드론으로 전투 임무를 대체하는 것이 쉬웠다면 미 공군이 F-16을 2040년까지 끌고 갈 이유가 없습니다. F-16의 후계 기종으로 MR-X라는 4.5세대 개념의 유인 전투기를 고려했을 이유도 없고요. 매버릭의 말처럼 무인 전투기가 미래의 주요 전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뜻입니다.
FA-50에 해박한 전투기 전문가는 “6세대 심지어 7세대 전투기가 등장하는 시대가 되어도 FA-50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는 너무나도 많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동부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같은 시장들은 미국이 F-16을 단종시키는 2050년 이후가 되어도 여전히 F-16처럼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우수한 경량 다목적 전투기를 선호할 것이 분명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도 FA-50처럼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전투기들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수한 성능의 제공 전투기들을 통한 제공권 확보가 이루어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근접항공지원이나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이 전투기들의 주요 임무가 되는데 이때 운용 유지비가 비싸고 가동률도 떨어지는 고성능 전투기를 사용하는 것은 효율성이 너무나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FA-50을 도입할 바에야 KF-21 보라매를 도입하려 하지 않겠느냐? 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KF-21 보라매는 쌍발 공중우세 전투기입니다. 서방의 4.5세대 전투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에서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2023년 6월 3일 해외 매체 CNA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제시된 FA-50의 유닛 코스트는 2,800만 달러, 한화 360억 정도의 가격이었습니다. 물론 기타 부대비용이 모두 포함된 FA-50의 프로그램 코스트는 500~600억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KF-21 보라매의 ‘예상’ 유닛 코스트는 6,500만 달러로 한화 830억 수준입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비용이 되면 1,000억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흔히 KF-21 보라매의 시간당 운용 유지비는 F-35A의 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되지만 그 절반이 FA-50 시간당 운용 유지비 500만원의 5배인 2,500만원 수준입니다. 국방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국가들에게 있어 KF-21 보라매가 주는 경제적 부담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KF-21 보라매를 소수 구매하고 FA-50을 다수로 구매하여 하이로우(High-Low) 믹스(Mix) 구성을 취할 수 있다면 최고의 비용 대비 효과를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어느 나라가 되었든 로우급 전투기를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가 될 수 밖에 없고 같은 KAI 계열 전투기인 KF-21과 FA-50으로 라인 업을 짠다면 물류적, 정비적 측면에서 가성비는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와 대화를 하면서 FA-50이 소형 기체이기 때문에 향후 개량에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을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전문가는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들이 점차 소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FA-50을 지속적으로 개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거기 더해서 만약 FA-50이 “미국산”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미 공군 ATT사업이나 미 해군 TSA, UJTS 사업에 승리할 수 있다면 개량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부품을 만드는 업체 입장에서는 되도록 시장이 넓은 기체를 선호할 수 밖에 없는데 FA-50이 미 공군, 미 해군 훈련기 수주전을 통해 경전투기 시장을 석권하게 되면 자연스레 많은 업체들이 FA-50을 염두에 두고 부품을 제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업체에서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새로운 무장이나 항전 장비를 개발하는 경우, 시장을 넓게 가져가기 위해 초기 설계단계에서부터 FA-50을 염두에 두게 된다는 것이죠.
2017년 미국은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F-16 생산라인을 철거했습니다. 현재 F-16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그린빌 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는데요. 1년에 생산 가능한 F-16의 숫자는 48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KAI는 이미 생산 라인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 생산 물량을 대폭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되는 FA-50의 획득 및 유지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낮아지게 되겠죠.
폴란드는 수도인 바르샤바 방공 임무를 수행하는 공군 기지에 FA-50PL을 배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성능이 떨어지고 신뢰하기 어려운 전투기에 수도 영공 방어의 책임을 맡기는 국가는 없을 것입니다. FA-50은 80% 이상의 높은 가동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출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도 영공 방어를 맡긴 것이라는 군사전문가의 분석을 보았는데요.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이야기를 조종사 출신의 관계자로부터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FA-50은 기체가 작은 만큼 피탄 면적이 작고 선회 능력이 F-16보다 우수해 근접공중전(Dog Fight)이 벌어지는 쉬운 방어적 제공작전 상황에서 오히려 더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관계자는 설명해 주었습니다. 수도 폭격을 목적으로 다가오는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의 적의 공격기들에게 있어 최대 사정거리 35㎞의 최신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9X를 탑재하고 마하 1.5로 기동하는 FA-50은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였었습니다. AIM-9X는 적외선 유도형 미사일이라 채프나 플레어로도 기만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향후 FA-50에 AESA 레이더 및 시계 외 공중전이 가능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까지 장착된다면 더욱 더 효과적인 방어적 제공작전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6세대 전투기가 등장하는 30~40년 이후 아니 그보다 더 먼 7세대 전투기가 등장하는 미래가 되더라도 하이로우(High-Low) 믹스 전략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고 로우급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가 될 수 밖에 없다. F-16과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FA-50의 경우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이미 F-16을 앞서 나가고 있으며 F-16이 단종되는 20년 후라면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FA-50을 능가하는 로우급 기체는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역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FA-50의 개량에 매진하고 있다.』 정도로 요약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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