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한민국 공군 무기체계

[Kevin’s 패치워크] 안타까운 순직: 40년 묵은 T-38의 배다른 형제 KF-5 를 10년 더 쓰겠다는 공군! FA-50 블록20는 놔뒀다 어디에 쓰려나?

by KKMD Kevin 2022. 1. 18.
728x90
반응형

2022년 오후 1 44분경, 수원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5E 제공호 한대가 화성 부근의 태봉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미디어에 따르면 해당 기체가 이륙한 직후 좌우 엔진화재 경고등에 불이 켜졌고 이어 전투기의 기수가 급강하 하였으며, 조종사인 심 모 대위는 2차례 비상탈출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고 결국 순직하고 말았습니다.

 

https://youtu.be/VgZjZ732X-A

728x90

 

KKMD 게시판을 통해 많은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이러한 사고의 위험성을 이미 여러 번 지적해 오셨습니다. 문제의 KF-5E 는 노스롭 그루먼의 전신, 노스롭이 개발한 N-156 초음속 경전투기의 파생형입니다. N-156을 훈련기로 만든 것이 바로 미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T-38 탈론이죠.

 

도입된 지 40년이 훌쩍 넘은 T-38 훈련기도 많은 사고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언론들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F-5E 제공호와 관련된 사고는 12건이 넘습니다. 날아다니는 관짝』 이라는 별명을 얻은 미 공군 훈련기 T-38만큼이나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KF-5 제공호 역시 『날아다니는 시한폭탄』인 셈입니다.

 

지난 364F-35A 동체착륙 사건이 보여준 대한민국 군()의 장비운용능력』 편을 통해 우리 군의 잘못된 모습은 호되고 질책하고 잘하는 모습은 후하게 칭찬하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 KF-5 제공호 추락 사건은 예견된 사고였다는 점에서 호되게 질책해야 할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은 북한의 존재 덕분에 공군과 해군 장비의 기동운용 소요가 많고 따라서 정비소요도 많다는 점은 지난 364화를 통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런 만큼 장비의 교체에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써야만 하는데요. 애초에 왜 수명 주기를 한참 넘긴 KF-5 80대를 앞으로 10년이나 더 운용하려 하는지 그 이유가 몹시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역시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F-4 팬텀II는 그나마 2024년에 전량 퇴역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현재 19대의 F-4E가 운용 중인데요. 경량인 KF-5에 비해 F-15에 맞먹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고 덕분에 무장 탑재량이 우수해 국산 무장을 테스트하는데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얼마 전 천룡(天龍) 장공지 미사일 분리 테스트도 역시 F-4E가 담당했습니다. 만약 KF-16이나 F-15K로 천룡(天龍) 장공지 미사일 테스트를 실시하려고 했다면 미국의 사전 승인을 꼭 받아야만 하며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F-4E 팬텀II는 퇴역이 얼마 남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쓰이지 않는 기체이기 때문에 사각에 놓여있다는 맹점을 활용한 것이죠.

 

F-5 E/F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공군 수뇌부는 노후화된 KF-5 제공호를 계속 운용하는 이유를 전력 공백의 우려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KF-21이 완전하게 전력화되는 시점이 2032년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KF-5 80대를 퇴역시키면 가용 전술기 숫자가 400대를 한참 밑도는 320대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죠. 이를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면 F-35A 34, F-15K 59, KF-16 133, F-16 PBU 34, FA-50 60대입니다.

 

이들 중 F-16 PBU 4세대인 KF-16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되지만 4.5세대 사양인F-16V로 업그레이드 되지는 않습니다. F-16V Block 70/72로 업그레이드 되는 KF-16 133대 분량입니다. 따라서 F-16 PBU도 향후 20년 안에 퇴역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KF-21이 실전 배치되기 전까지 전술기 숫자는 320대에서 280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군은 미국에게 중고 구형 F-16을 대여해 달라고 요청도 해봤지만 미국도 수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고 결국 80대의 KF-5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미국이 '전투기의 무덤 (AMARC)'에 보관하고 있는 F-16은 1970년대에 만들어진 초기 버전인 F-16A가 169대로 가장 많고 1986년대에 만들어진 F-16C가 그 다음으로 많은 106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군의 주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만들어진지 40년이 다되어 가는 구형 F-16을 임대하는 비용도 걸림돌이지만 이들을 다시 쓸만하게 만들려면 본격적인 오버 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만도 엄청난 비용이 소모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운용을 한다손 치더라도 KF-5와 비슷할 정도로 노후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은 똑같이 공존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AMARC F-16 재고 숫자 (출처: AMARC 홈페이지)

 

 

말이 나온 김에 KKMD 331화 『(ADEX 2021특집) 국산 AESA 레이더와 공대공 미사일로 BVR 능력을 갖추게 될 FA-50, F-16 부럽지 않다?』편에서 구형 F-16 A/B의 능력과 FA-50의 능력을 비교해 봤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 파일럿을 만나 제가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기도 했고요. 여기서 잠깐 사실관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팩트 1) 공군 수뇌부는 KF-21이 실전배치 되기 전까지의 전력공백을 우려해 미국에게 중고 구형 F-16의 대여를 요청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른 임대 비용, 오버 홀 비용 등도 부수적으로 발생하며 모두 1980년대 이후 기체로써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있다.)

 

팩트 2) 국산 AESA 레이더와 BVRAAM으로 공중전 능력을 확보하고 추가 연료탱크로 전투행동반경확장, HMD 및 전자전 기능 등이 향상된 FA-50 Block 20는 구형 F-16과 대등한 혹은 그 이상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팩트 1)과 팩트 2)를 합쳐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 나타납니다. KF-5가 빠져도 FA-50 Block 20의 능력은 그 공백을 메우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KF-5 80대인데 반해 FA-50 60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술입문훈련기인 TA-50 22대가 있으며 추가로 20대가 주문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고등훈련기인 T-50 50대나 있지요. 쉽게 말씀 드리면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할 수 있는 FA-50의 총 합계는 152대라는 뜻입니다

 

물론 T-50 TA-50 FA-50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남아 있지만 미 공군도 FA-50 사양을 고등전술훈련기(ATT)라고 부르며 훈련기 겸 경전투기로 사용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FA-50을 추가로 생산하지 않고 T-50 TA-50 FA-50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한다면 훈련기 역할을 하면서도 전술기로 사용할 수 있는 FA-50을 90대 이상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KF-5 제공호가 모두 퇴역한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의 숫자입니다.

 

여기서 분명 일부 시청자들은 “FA-50의 체급에 따른 한계가 분명하고 만약 FA-50을 그렇게 많이 확보하게 되면 전술기 400대의 제한 때문에 KF-21 같은 중형 기체들의 도입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지적할 것입니다. 그 지적에 충분한 합리성이 있다고 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 공군 수뇌부가 FA-50의 업그레이드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하고 있고요.

 

F-35A 도입과 F-15K 그리고 KF-16 업그레이드에 많은 예산을 집중시켜야 하는 공군 수뇌부 입장에서 본다면 FA-50같은 Low-end급 보급형 전투기의 업그레이드나 수량 확보는 아무래도 우선 순위가 밀리기 마련이겠죠.

 

그렇지만 전쟁은 함포나 미사일이 오고 가는 순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고의 전쟁은 실제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쟁입니다.

 

도입과 운용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F-35A 같은 고가의 스텔스 전투기를 일상적인 초계 비행이나 요격(interceptor) 임무에 투입한다면 쓸데없는 자원과 돈의 낭비가 되겠지요. 미국이 괜히 Low-High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알토란처럼 가성비 좋은 FA-50 같은 저렴한 보급형 전투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 역할을 해내느냐에 따라 F-35A 같은 고가의 최첨단 전투기를 좀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적 여유가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KF-5 제공호처럼 이제는 소중한 파일럿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노후화된 기체들을 교체하는 역할에는 FA-50 Block 20가 제격입니다. 믿을 수 있고 가동률도 우수하며 전투력 또한 KF-5보다 우수하면 우수하지 결코 뒤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FA-50으로 중국이나 일본을 상대할 수 있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KF-5 제공호는 중국이나 일본에 상대가 되는 기체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운용되고 있는 것이었나? 라는 질문입니다. KF-5는 공세적 공중우세기가 아닙니다. 초계 비행이나 기타 잡다한 역할을 맡은 로우급 전투기입니다. 

 

https://youtu.be/rwaogH_GoRo

반응형

 

FA-50도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 공중우세형 전투기로 쓰일 일이 없는 기체입니다. 공중우세는 F-35A, F-15K 그리고 KF-21이 담당해야 할 분야죠. FA-50은 근접공중지원(CAS)나 한반도에서 출격하여 E-737 피스아이 혹은 한국형 정찰 위성 같은 ISR 자산들의 도움을 받으며 장거리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사일 트럭 임무나 영공을 침범해 들어오는 적기들에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후 공역을 이탈하는 수세적 방어임무에 쓰이게 될 전투기입니다. 만약 FA-50이 없다면 이러한 수세적 방어 임무를 F-35A, F-15K 혹은 KF-21이 대신 맡아줘야 하고 그만큼 공격자원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전술기 400대 제한 조건 속에서 FA-50의 수를 늘리면 KF-21의 도입 수량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좋은 해결방안이 있습니다. Block 20로 개량하여 쓰다가 KF-21의 도입 숫자를 늘려야 할 시기가 오면 중고 기체로 저렴하게 해외에 판매하는 방법입니다. Block 20로 개량된 FA-50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이를 두 손 벌려 환영할 나라들은 얼핏 생각해도 하나 둘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 이후 공군 예산 책정 과정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산을 책정할 때 '가정에 기반한' 예산 책정은 있을 수 없다고 말이죠. 즉, 대한민국 공군이 도입하면 퇴역시키는 그날까지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한다는 원칙 아래 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해외로 판매하는 일처럼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일을 기반으로 예산을 책정하지는 못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한 공군 파일럿은 FA-50 Block 20가 가지게 될 능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전문가의 시각이 아니라 실제로 전투기를 조종하는 전문가 입장에서도 FA-50 Block 20가 구형 F-16보다 더 우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제 추론이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동의를 해줬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미 공군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T-38의 배다른 형제, KF-5 제공호가 2000년대 이후 12번이나 사고를 일으킨 것 또한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이와 유사한 사고는 가까운 시일 내에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죠.

 

제가 제시한 대안보다 공군 수뇌부가 더 좋은 대안을 가지고 있다면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생긴 전술기 전력공백을 40년 된 KF-5 제공호로 메울 것이 아니라 F-16의 막내 동생 FA-50 Block 20로 메울 것을 건의해 봅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에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3qvf1SnoijU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