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전시장에서 열린 2021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 방문하게 되는 셈인데요. 처음 방문했던 2019년에는 그냥 신기한 기분으로 보고 다니기만 했지만 KKMD를 진행하면서 그래도 아는 것이 늘어난 덕분에 이번에는 제법 많은 질문을 했고 또 좋은 대답도 많이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번 2021 MADEX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부스는 아마 현대중공업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세계적인 해군 전문지 Naval News에서 현대 중공업이 제안한 신형 CVX를 다루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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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항모 프로그램인 CVX의 새로운 디자인이 2021년 MADEX에서 현대중공업(HHI)에 의해 공개되었다.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제안한 신형 CVX는 현대중공업이 예전에 제안했던 디자인이나 대우조선해양(DSME)이 현재 제시하고 있는 디자인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신형 CVX는 경하 배수량 3만 톤 크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신형 항모는 비행갑판의 폭이 60미터, 전체 함선의 길이가 270미터에 달한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신형 항모 설계가 이전 디자인보다 비행갑판의 길이와 폭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되었지만 배수량은 예전과 비슷하게 억제되었음을 의미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제시한 설계와 비교해 보자면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제시하고 있는 함선의 전체 길이가 263미터, 비행갑판의 폭이 46미터 정도인데 반해 현대중공업의 신형 CVX는 길이가 270미터로 큰 차이는 없지만 비행갑판의 폭이 60미터로 무려 30%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역주)
"전투함 하부를 다시 설계했기 때문에 경하 배수량 3만 톤 대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었던 이전 버전은 선체가 보다 더 두꺼웠죠." Naval News와의 인터뷰에 응했던 한 현대중공업(HHI) 담당자는 말했다.
"그 결과 전투함 내부 용적률을 다소 희생시킬 수 밖에 없었지만 재설계 과정에서 함선의 길이를 늘리고 이전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항해할 수 있게 설계했기 때문에 이러한 내부 용적률 감소에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고 오히려 더 많은 장점을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신형 CVX는 기존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헬기는 물론 F-35B 전투기를 16대에서 20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 "신형 항모에 탑승하는 비행 요원들을 상륙강습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부대로 전환 배치만 시키면 손쉽게 강습상륙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30대 이상의 헬리콥터 운용도 가능하죠."
현대중공업의 신형 CVX는 비행 갑판 양쪽에 트윈 아일랜드(함교)와 두 개의 항공기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다. 첫 번째 아일랜드(함교)는 항모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는 반면 두 번째 아일랜드(함교)는 비행 통제 임무를 전담하게 된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의 설명에 따르면 X자 모양으로 설계된 이 신형 아일랜드(함교)는 그만의 독특한 장점을 제공한다.
"X자 모양의 신형 아일랜드는 전투함의 전체 레이더 단면적을 감소시켜 주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스텔스 기능을 제공합니다. 아일랜드(함교)의 독특한 형태 덕분에 또한 우리는 CVX의 AESA 레이더를 함교 하단부에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작전을 수행하는 항공기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비행 갑판에서 항공기들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AESA 레이더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키려면 반드시 각도를 기울여서 설치해야만 하는데요. 이렇게 함교 하단부에 설치하게 되면 다수의 센서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함교 상부에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현대중공업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아일랜드(함교)의 독특한 설계는 보다 더 효율적인 비행 통제도 가능하게 한다. 비행 통제센터는 X모양 함교의 윗부분을 구성하며 덕분에 비행 통제 요원들은 확 트인 시야로 비행 갑판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이 제안한 CVX 디자인이 가진 또 다른 흥미로운 특징은 바로 무인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형 항모는 처음부터 무인 시스템의 운영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전투함 함미(배의 꼬리) 부분에는 수직으로 이륙하는 무인항공기(UAV)를 위한 전용 비행갑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무인 항공기용 비행갑판 바로 앞에는 한국형 수직발사대(KVLS) 16셀이 장착되어 있다. 이 항모는 또한 무인 잠수정 및 무인 수상함 운용을 위한 소형 웰덱(well deck: 병력과 무기들이 출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요갑판)도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신형 CVX 디자인에 있어 가장 눈길을 끄는 특징은 바로 스키 점프대이다. 담당자는 최근 CVX 프로그램으로 인해 대한민국 내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논란을 언급하며 "경항모 설계와 관련된 국내 비판 여론을 수용하려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스키 점프대는 F-35B가 완전 무장한 상태에서 좀 더 쉽게 이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담당자는 스키 점프대 덕분에 F-35B의 출격율(sortie rates)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격율(sortie rates)은 바람, 습도 등과 같은 많은 변수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스키 점프대를 운용하게 되면 작전 비행을 할 때 이런 기상 조건에 의한 영향을 훨씬 적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거기 더해서 긴 비행 갑판과 스키 점프대의 조합은 STOBAR(short take off but arrested recovery) 방식으로 손쉽게 전환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STOBAR 방식에 대해 설명하자면 긴 활주로와 스키 점프대를 활용하여 함재기를 이륙시키는 방식입니다. 러시아 및 인도, 중국의 신형 항공모함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죠. 사출기(catapult)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투기 이륙을 위해 반드시 긴 활주로가 필요하고 전투기가 이륙할 때는 동시에 착륙작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STOBAR 방식의 항모는 함재기를 최대 탑재가능 수량보다 일정 부분 줄여서 탑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역주)
"우리는 처음부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최대한 고려해서 이 전투함을 설계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항공기 착륙을 위해 필요한 앵글드(angled)덱과 고정 와이어를 설치한다면 본 항모는 STOBAR 방식으로 운용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담당자는CVX가 사출기(catapult)를 사용하는 CATOBAR 방식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터펄트((catapult) 시스템은 운용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추진체계 자체에 대한 대대적인 개조 없이는 CATOBAR 방식으로의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스키 점프대가 더 높은 출격율(sortie rates)을 보장해 주는 최적의 설계인지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담당자는 "비록 현재 대한민국 해군(ROKN)이 요구하고 있는 작전 소요는 아니지만 우리(대우조선해양)도 역시 항모에 스키 점프대를 추가하는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Naval News에게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스키 점프대의 가장 큰 장점은 F-35B가 활주로를 짧게 이용하면서 이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키 점프대가 추가되면 비행 갑판이 더 혼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출격율이 반드시 더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대우조선해양 담당자는 설명했다.
"어떤 것이 가장 효율적인 디자인인지 알아보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해군의 작전 소요가 변경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그에 따라 설계를 변경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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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6월 10일, 세계적인 해군 군사 전문지 Naval News에 게재된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신형 CVX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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