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9일 아시아 경제신문입니다. 3천억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사업 수주전에서 한국의 FA-50과 중국&파키스탄 합작 전투기인 JF-17 블록 3가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제가 FA-50 Block 10, 20 업그레이드 소식을 영상으로 전하면서 말레이시아가 한국 항공우주산업에 FA-50에 대한 정보공개 요구서(RFI)를 보내왔다는 언급을 한적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우리 FA-50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KAI도 당연히 수주를 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중국과 파키스탄의 합작 전투기, 사실은 거의 중국 전투기라고 볼 수 있는 JF-17 블록 3가 저렴한 가격으로 빈 틈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졌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유튜브 영상 등에서 JF-17 블록 3의 성능이 FA-50보다 한참 월등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난 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다시 한번 객관적인 평가를 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는 2018년 8월 31일에 파키스탄 국방부에 올라온 FA-50 관련 칼럼을 토대로 동영상을 만들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전투기 수주전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 해외 언론은 Defensenews.com입니다.
중요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키스탄은 JF-17 Thunder를 말레이시아에 판매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말레이시아가 공식적으로 저가 전투기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저가 경전투기 LCA 편대는 말레이시아의 상위 기종인 미국 F/A-18 호넷 및 러시아 Su-30 전투기를 지원하게 된다.
JF-17은 한국의 항공 우주 산업이 만든 FA-50 골든 이글, 인도의 힌두스탄 항공 유한회사가 생산하는 테자스(Tejas)와 함께 검토 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파키스탄의 제안은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이었다.
파키스탄은 JF-17의 최신 Block 3 업그레이드형을 말레이시아에 제공하고 있다. 블록 3가 2019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란 사실로 미루어 볼 때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정해진 LCA 프로그램 납품 기간은 말레이시아가 앞으로 중국과 파키스탄에게 기술이전 등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과 블록 3 생산라인에서 최초로 생산된 전투기들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전직 파키스탄 공군 조종사이자 분석가인 카이저 투페이 (Kaiser Tufail)는 중국제 AESA 레이더, 헬멧장착 디스플레이, ECM 등을 갖춘 JF-17 블록 3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투페이는 JF-17이 지난 12 년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비용면에서 볼 때 JF-17은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싱가포르의 공군력 분석가인 벤 호(Ben Ho)는 경쟁 기종들이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이고 있고 개별적 장단점은 "미미하거나"또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JF-17의 가격은 대당 2천 5백만 달러(한화 280억), FA-50의 비용은 3천만(한화 335억) 달러이다. 만약 말레이시아가 36대의 JF-17 전투기를 주문한다면 상당한 금액이 절약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여기서부터 중요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원문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owever, the JF-17’s Russian engine may be problematic, as due to serviceability issues with the related engine of Malaysia’s MiG-29s, potentially requiring “significant after-sales support and maintenance,” Ho added.
그러나 JF-17의 러시아 엔진은 현재 말레이시아가 운용하고 있는 MiG-29와 마찬가지로 엔진과 관련된 군수물자 지원 및 서비스 가능성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판매 이후 서비스 지원 및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
While the FA-50 is the “costliest prima facie,” it is also powered by the F404, shares weaponry used by the F/A-18, may have “lower downstream costs” and is in service regionally, allowing “interoperability between its major regional counterparts during exercises and operations,” he added.
그에 반해 FA-50은 "명백하게 이들 중 가장 비싼 전투기"이지만 말레이시아의 상위 기종인 F/A-18과 같은 엔진인 GE F-404엔진을 장착하고 있고 F/A-18과 무기를 공유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기체 성능 덕분에 경쟁 기종 중 "가장 낮은 후속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FA-50이 운용되는 주요 지역에서 시행되는 각종 작전과 훈련에 있어서 상호 운용성도 허용해 줄 수 있다고 벤 호는 덧붙였다.
이 기사를 확인하시려면 www.defensenews.com 에서 "How does Pakistan’s Thunder fare against contenders in Malaysia’s aircraft competition?" 라는 제목으로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기사 내용을 정리해 보면 비용이 가장 저렴한 쪽은 중국 파키스탄 합작 전투기인 JF-17입니다. 우리나라 FA-50과 비교해 봤을 때 대당 55억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되죠. 한가지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현재 위키피디아 영문판에서 JF-17의 블록 3의 가격은 최소 3,200만 달러 한화 358억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입찰에는 280억 정도로 입찰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무기 영향력의 확대를 노린 덤핑 전략으로 봐야 할까요..
일단 겉으로 보이는 JF-17 Block 3의 스펙은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적외선 탐색 추적 장치(IRST)와 AESA 레이더 및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IRST및 AESA 레이더와 공대공 미사일 대부분이 중국제라는 사실입니다. KLJ-7A라고 명명된 중국제 AESA레이더는 1990년대 수입된 러시아제 레이더를 중국이 개발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까지 실전에서 어떤 능력을 보이는지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공대공 미사일의 경우에도 중국제는 여전히 신뢰성의 문제가 남아있죠.
일부에서 JF-17 블록 3의 성능이 FA-50과 대단한 성능 차이가 있는 것처럼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만 이 기사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현지 분석가들은 기종간 성능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지 않습니다. 파키스탄은 JF-17 블록3를 4.5세대 전투기라고 대외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KF-X도 4.5세대 전투기를 표방하고 있죠.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JF-17 블록 3의 가격을 3천 2백만 달러 한화 358억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KF-X가 7천만 달러로 780억 정도로 예정되고 있는데 JF-17은 그 반 가격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2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가지 가능성은 중국과 파키스탄이 최첨단 기술력을 통해 엄청나게 싼 값으로 전투기를 제조했을 가능성이고 나머지 한가지 가능성은 들어간 돈 만큼의 성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JF-17은 중국에서는 FC-1이라는 제식 명칭을 붙이고 있는데요. 중국 공군은 이 FC-1을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싼 가격에 우수한 로우급 기체라면 중국 공군 스스로 사용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공군이 FA-50을 실제로 운용하고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중국 군용기에서 FC라는 명칭 자체가 수출 전용 기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냉전시대 미국이 싼 가격으로 동맹국들에게 공급했던 F-5와 비슷한 맥락을 지니는 기체입니다. 중국의 전투기들이 엔진과 항전 장치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유명 인터넷 밀리터리 전문지인 The National Interest는 JF-17을 이렇게 표현한 적도 있습니다. "JF-17 Fighter: China's Weird MiG-21 and F-16 Hybrid" (JF-17 전투기: 미그 21과 F-16을 혼종시킨 괴상한 중국 전투기) 라고 말이죠.
현재 JF-17의 엔진은 Mig 29의 쌍발 엔진을 단발로 바꾼 RD-93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고속도 마하 1.6으로 마하 1.5인 FA-50과 비슷합니다. 전투기로써의 성능은 현재 JF-17이 약간 앞서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름 아닌 시계 외 공중전 BVR이 가능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우리 FA-50의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부재는 참 뼈아프네요.
하지만 FA-50에 중장거리 미사일(ASRAAM이든 Meteor든 AMRAAM이든)이 장착되는 순간 공중전 우세 판단은 FA-50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해외 네티즌들의 의견이라는 점도 말씀 드립니다. 근거는 첫째. F-16과 유전자를 공유하는 FA-50의 항전 장치는 최근에 만들어진 록히드 마틴의 항전 장치이지만 JF-17의 항전 장치는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이라는 점. 둘째. 아스람, 미티어,암람 같은 서방의 검증된 공대공 미사일에 비해 중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실전 실적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미 밝혔듯이 상위 기종인 F/A-18 호넷(8대과 Su-30(18대)를 서포트할 수 있는 기종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전투기와 공격기로서의 멀티 롤 능력을 요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공격기로써의 성능은 이미 FA-50이 우위에 있습니다. 필리핀 FA-50PH편대가 반군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핀 포인트 폭격을 통해 공대지 공격력은 실전적으로 검증이 되었죠. 그래서 처음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KAI에 먼저 정보공개 요구(RFI)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FA-50의 검증된 공대지 공격력에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업그레이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본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입니다. 대당 50억 정도의 차이라면 전투기 가격으로써는 의미 없다고 할 정도로 미미한 금액이지만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니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가격과 관련된 변수로는 후속 군수지원과 유지 보수 비용의 문제도 있습니다. 공군력 분석가인 벤 호도 지적했듯이 만약 JF-17을 선택하게 된다면 러시아제 미그 29의 엔진인 RD-93을 선택하는 결과가 됩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제 무기들의 군수지원이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말레이시아가 소유하고 있는 미그 29기의 군수지원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기사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기체 자체는 싸게 도입했다손 치더라도 유지 비용에서 그보다 몇 배의 비용이 더 들어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동률도 문제가 될테고요.
그에 비해서 FA-50은 신뢰성 높은 (F/A-18 호넷도 쓰고 있는) F-404 엔진을 사용합니다. 기체의 안정성도 우수하고요. 아직 FA-50의 비행 중 추락 소식은 접하지 못했는데 JF-17은 비행 중 추락 사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후속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고 벤 호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하자 보수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싼 물건을 살래 아니면 좀 비싸기는 한데 고장 수리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쓸래?의 차이 정도겠네요.
다음으로 기획하고 있는 영상은 미국 집단 지식 사이트 쿼라(Quora)를 통해 왜 FA-50이 해외에서 인기를 누리는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실제 FA-50은 한국을 제외한 4개국에 총 60대 가까이 판매가 되었지만 JF-17은 파키스탄을 제외하고선 2개국에 19대가 수출되었을 뿐입니다.
유튜브로 내용을 듣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공군 무기체계 > 대한민국의 날개 KF-21과 FA-50'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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