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D 312화로 소개해 드렸던 필리핀 차기 초계함 사업에서 우승후보로 지목되었던 현대중공업 HDC-3100이 결국 최종 우승자로 낙찰되었다는 소식이 지난 12월 28일 해군 뉴스전문지 Naval News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네덜란드, 프랑스 등의 쟁쟁한 해양 방산강국들을 제치고 대한민국이 선택된 것입니다.
대함, 대공 미사일의 등장으로 현대 해전에서 함포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퇴색하게 되었고 뛰어난 성능의 레이더와 많은 수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투함들이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현대화된 해군에서 유도 미사일 탑재 수상 전투함은 필수불가결한 존재기 되었다는 뜻이죠. 하지만 필리핀은 이러한 유도 미사일 탑재 전투함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점점 공격성을 드러내며 남중국해로의 영토확장을 꾀하는 중국 해군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필리핀 해군은 소위 호라이즌(Horizon) 사업을 3차례 진행하여 대공전, 대함전 그리고 대잠전이 가능한 유도 미사일을 탑재한 호위함(frigate)을 6척 확보하고, 대함전과 대잠전이 가능한 초계함(corvette)을 12척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변수는 항상 존재하는 법이죠. 필리핀의 좋지 못한 경제사정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호라이즌 사업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해군은 호라이즌 1 사업을 통해 호세 리잘급 호위함(Frigate) 2척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았습니다. 이제 호라이즌 2 사업을 통해 초계함(Corvette) 2척을 구매할 차례가 된 것이죠. 호라이즌 1은 기술요구사항이 공개된 공개입찰 방식이었지만 호라이즌 2는 정부 대 정부(G2G) 프로세스를 통한 협상으로 조달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초계함(Corvette)보다 한 체급 더 큰 전투함을 호위함(Frigate)이라고 부르지만 구분기준과 명칭 사용이 해군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면 기사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오늘 번역해 볼 Naval News 만으로는 이번 수주전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어려울 듯하여 필리핀 정부의 공식 뉴스매체인 The Philippine News Agency를 추가로 참고해 봤는데요. 이번 필리핀 신형 초계함 조달사업인 호라이즌 2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해군은 같은 업체에 의해 건조된 호위함과 초계함을 보유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동일한 시스템에 의해 운용될 뿐만 아니라 부품 등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우수해 고장이나 파손이 발생하는 경우 쉽게 수리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해군은 호세 리잘급을 건조했던 업체에 의해 만들어진 초계함을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고 더구나 공개입찰이 아닌 정부 대 정부(G2G) 협상방식으로 조달되는 경우였기에 어찌 보면 현대중공업이 선택되는 것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릅니다. 한번 형성된 군수지원 시스템은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후에 있을지도 모를 방산거래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2021년 12월 28일 Naval News가 보도한 기사 내용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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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대한민국의 현대중공업(HHI)이 필리핀 국방부를 위해 3,200톤급 초계함(Corvette) 건조 계약을 수주했다고 지난 12월 28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HHI)은 2026년까지 필리핀 정부의 요구사항에 따라 2척의 초계함을 제작하여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중공업이 필리핀과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 진행되었던 호위함(Frigate) 인수 프로젝트를 위해 필리핀 국방부(DND)는 현대중공업을 계약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은 민간 상선뿐만 아니라 전투함 분야에서도 경쟁력 있는 조선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방위산업협력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계약 체결식은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임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필리핀 국방부 및 필리핀 해군 대표단과 현대중공업 임원진 그리고 마리아 테레사 주한 필리핀 대사 등이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필리핀 국방부(DND)와 초계함 조달 프로젝트(CAP)의 이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2021년 10월 마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번에 계약된 초계함은 배수량 3,200톤, 길이 116m, 폭 14.8m의 다목적 수상 전투함이다. 최고 속도는 25노트, 순항속도 15노트로 4,500해리의 항속거리를 지니고 있다.
(KKMD 312화. 『필리핀 차기 초계함 사업에서 우승후보로 지목된 현대 HDC-3100: 한국화가 한창 진행중인 필리핀 해군!』편에서 필리핀 해군이 주문한 초계함을 설명 드리며 의아함을 표시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현대중공업이 제공한 브로셔를 보면 HDC-3100은 호세 리잘급보다 훨씬 더 큰 덩치를 자랑하는 전투함입니다. 그런데 호세 리잘급을 호위함(Frigate)이라고 부르고 있는 필리핀에서 어떻게 호세 리잘급보다 더 큰 덩치의 HDC-3100을 초계함(Corvette)이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죠.
이 의문은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장관이 12월 27일 필리핀 정부의 공식 뉴스매체인 The Philippine News Agency를 통해 발표한 내용을 보고서야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 로렌자나 국방부장관은 직접 2척의 신형 초계함을 인수하는 비용이 280억 페소, 한화 5,830억 정도가 될 것이며 크기는 호세 리잘급보다 오히려 약간 더 작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즉, HDC-3100을 기본설계로 하되 크기를 줄인 형태의 전투함이 될 것이라는 뜻이죠.
호세 리잘급이 한 척당 약 2,000억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신형 초계함의 2,915억이라는 금액이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엄밀히 따지면 호세 리잘급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사양을 많이 낮춘 전투함이었습니다.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능 향상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필리핀 해군의 의도였고 현대중공업은 그에 맞게 설계를 해준 것인데 필리핀의 군사전문지인 Max Defense에서 이를 문제삼고 방산비리로 몰아갔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호세 리잘급이 도입된 이후로는 이런 불평들이 싹! 사라지고 말았지만요. 어쨌든 이번에 만들어지는 신형 초계함은 처음부터 꽤 쓸만한 능력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역주)
이 신형 초계함은 수직 발사 시스템(VLS) 16셀과 대함 미사일 발사기 8개, 35㎜ 근접 방어시스템 CIWS, 76㎜ 주포, 3관 어뢰 발사기 2개 그리고 AESA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필리핀에 인도된 호세 리잘급 호위함 건조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반영하여 신형 초계함의 품질과 성능에 대한 전투원들의 신뢰를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부를 맡고 있는 남상훈 본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필리핀과 대한민국 방위산업 협력이 날로 강화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필리핀군의 현대화에 협력할 것입니다."
1980년 대한민국 최초의 호위함인 울산함을 건조하고 인도한 이후 현대중공업은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다목적 호위함, 잠수함, 순찰함과 해난 구조함 등 다양한 해군 함정들을 건조 및 인도하여 대한민국 굴지의 해군 조선업체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Naval News 추가 코멘트:
현재 필리핀 해군이 운용 중인 BRP 호세 리잘급 호위함 2척은 현대중공업의 배수량 2,600톤, 길이 107m 인 'HDF 2600' 호위함 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신형 초계함은 길이 115m에 배수량 3,100톤으로 더 크고 무거운 'HDC 3100'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신형 초계함이 HDC 3100 설계에 기반을 두었지만 호세 리잘급보다 더 작은 전투함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설명을 드렸습니다. 역주)
우리 정보통에 따르면 신형 초계함에는 MBDA VL 미카(Mica) 함대공미사일과 대한민국 LIG 넥스원의 해성(C Star) 대함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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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12월 28일 Naval News가 보도한 기사, “South Korea’s HHI To Build Two New Corvettes For The Philippine Navy (대한민국 현대중공업, 필리핀 해군을 위하여 신형 초계함 2척을 건조하게 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필리핀이 ‘해군의 현대화’를 위해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존재가 바로 제대로 된 유도 미사일 운용 능력을 갖춘 수상 전투함이었습니다. 필리핀은 이제 호라이즌 2 사업을 통해 유도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수상 전투함을 4척 보유하게 되었는데요. 필리핀 군사전문지 Max Defense가 공개해 놓은 필리핀 해군 현대화 계획을 살펴보면 호라이즌 3사업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공, 대함, 대잠전이 가능한 유도탄 탑재 수상 전투함을 2척 더 조달하여 최종적으로 6척의 미사일 운용 수상 전투함 전력을 건설한다는 내용인데요. 이미 말씀 드렸던 대로 시스템과 부품 운용성 등에서 호라이즌 3 사업의 호위함(내지는 초계함)도 역시 현대중공업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 필리핀 해군의 근간이 되고 가장 중요한 허리 역할을 맡게 될 전투함들이 모두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하는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 우수한 성능의 대한민국 유도 미사일 전투함으로 전열을 갖춘 필리핀 해군을 상대하게 되었으니 짜증나는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거기다 KF-21의 레이더를 축소한 AESA레이더와 한국산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시계 외 공중전 능력을 갖추고 신형 사격통제 레이더, HMD탑재, 전자전 능력 등이 향상된 FA-50 블록 20로 필리핀이 보다 강화된 공군전력을 보유하게 된다면 중국의 눈살은 더더욱 찌푸려질 수 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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