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제재로 러시아 방산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그 결과 대한민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자자했었는데요.
유럽에 기반을 둔 항공전문잡지 Aviacionline은 2022년 3월 27일 기사를 통해 “대한민국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가 UAE에게 있어 F-35의 대안이 되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국 F-35A의 도입마저 무산되고 러시아가 야심 차게 발표했던 Su-75 체크메이트마저 엎어진 시점에서 KF-21 보라매가 그 빈자리를 대신 채우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정확하게 확인된 바는 없지만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금을 대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돌았던 러시아 Su-75 체크메이트 프로젝트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정치적, 경제적 제재 때문에 상당 시간 동안 재개되기가 힘든 상황에 처했고 노후화된 F-16E/F (Block 60)를 신형으로 교체해야 할 필요에 직면한 아랍에미리트가 그 대안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KF-21 보라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UAE 공군은 68대의 미라주 2000과 79대의 F-16E/F (Block 60)를 운용하고 있는데요. 전술기 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UAE는 전통적으로 프랑스와 미국으로부터 전투기를 구매해 왔습니다. UAE 공군은 전통대로 프랑스제 미라주 2000을 역시 프랑스에서 만든 80대의 라팔(Rafale)로 교체하는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미국에서 도입하기로 했던 12대의 F-35A 계약에서 발생했습니다.
미국이 F-35A를 해외에 판매하면서 얼마나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지는 대한민국 밀리터리 매니아라면 이미 다 아는 상식이 되었을 정도인데요. 아랍에미리트는 F-35A를 판매하면서 미국이 내건 조건에 대해 “기체의 주권적 사용을 어렵게 만든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했고 결국 계약은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KKMD를 진행하면서 FA-50 제품군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을 가진 나라들 중에 충분한 공군 예산을 지닌 국가로 범위를 좁혀본다면 KF-21에 관심을 가질 몇몇 나라들이 보인다고 은근슬쩍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요. 특히 석유가 나오는 산유국이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나라들에게 KF-21은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습니다.
UAE가 프랑스 다쏘 라팔을 80대나 구매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여전히 UAE가 KF-21 보라매에 관심을 가질 개연성이 크다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라팔이 지니고 있는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KF-21 보라매라는 분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팔 F-4는 국내 전투기 전문가도 인정할 정도로 우수한 항전장비와 신뢰성을 갖춘 전투기입니다. 실전 배치되는 2032년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KF-21과는 달리 구입하면 바로 실전에 써먹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라팔은 KF-21 보라매보다 한 체급 낮은 소형기체에 속하다 보니 향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내부공간이 한정되어 있고 1980년대에 개발이 시작된 라팔은 2010년대에 개발이 시작된 KF-21과는 달리 스텔스 기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외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라팔 F-4와 F-16E/F로 전술기 편대를 구성해 운영하다가 KF-21이 실전 배치되는 2032년에 F-16E/F를 KF-21로 교체하는 방안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을 해봤습니다.
만약 UAE가 Su-75 체크메이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UAE도 목업(Mock up)만 등장한 상태인 체크메이트가 실전 배치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었을 테니까요. 유럽의 항공전문지 Aviacionline은 KF-21이 이미 시제기 제작과정까지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체크메이트보다 위험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7월로 예정된 첫 비행 테스트까지 성공리에 마무리된다면 UAE 내부에서 KF-21에 거는 기대도 더 한층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 검토단계이지만 KF-21의 내부무장창을 더 쓸모 있게 만들고 내부 무장탑재량을 확장하기 위해 전체적인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설계의 일부를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로 튀어나와 있던 센서들과 안테나 등도 내부로 수납하는 방안이 연구되어 일부 연구과제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UAE는 자국 항공우주산업의 성장을 장려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이전해 줄 수 있는 나라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KKMD 352화 전문가와 함께 분석한 『KF-21 보라매가 라팔(Rafale)을 상대하는 방법』편에서도 설명을 드렸지만 KF-21 보라매에 관련된 기술들 중 상당수는 미국이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UAE에 이전해 줄 수 없는 기술들이 상당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기 전문가는 “대한민국은 이미 자본과 인력만 투입된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미국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점진적으로 국산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단언했습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현재 KF-21 개발 프로그램에 체크메이트로 흘러갔을지도 모르는 UAE의 자본력이 더해진다면 생각하지 못했던 수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행복한 상상을 해볼 수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물론 유럽 항공전문지의 기사 하나로 이 모든 것들을 단정지어 이야기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UAE는 이미 4조 1천억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도입계약을 대한민국과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UAE 국방장관이 직접 대한민국까지 건너와 T-50, KF-21, LAH 등에 관심을 나타내며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요청까지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있는 러시아는 한동안 늪에 빠진 불곰이 되어 허우적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많은 조건들이 KF-21 보라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유럽의 항공전문지 Aviacionline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KF-21 보라매의 개발과 수출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파트너가 필요한 것이라면 분담금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있는 인도네시아보다는 자금력이 충분하고 대한민국이라는 존재를 필요로 하는 UAE를 참여시키는 쪽이 훨씬 더 전략적인 선택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2022년 3월 27일, 유럽의 항공전문매체 Aviacionline이 게재한 기사를 함께 읽어보고 제가 분석한 내용에 공감이 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번역을 마친 뒤 짧게 사견을 말씀 드리고 영상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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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방장관은 양국 방산업체들 간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국방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에 실패한 아랍에미리트가 KF-21 보라매를 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언론매체인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서욱 국방장관은 서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국방장관 모하마드 아흐메드 알 보와르디(Mohammad Ahmed Al Bowardi)를 만나 방위산업 협력과 기타 다른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UAE가 대한민국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KM-SAM) 천궁II를 인수하기 위한 예비 협정을 체결한 지 두 달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UAE 국방부 장관에게 대한민국이 만든 대공 방어 시스템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또한 아랍에미리트군이 도입해 간 천궁II 대공 방어 시스템과 관련된 작전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담이 끝난 후 두 국방장관은 함께 서울에서 남쪽으로 440km 정도 떨어져 있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방문했다. 서욱 국방장관이 먼 그곳까지 굳이 함께 방문한 이유는 UAE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만든 T-50 고등훈련기와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그리고 LAH 소형무장헬기 같은 시스템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비록 UAE가 최근 중국제 L-15 훈련기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국, 러시아를 대신하는) 방산 파트너로서의 대한민국
아랍에미리트(UAE) 공군은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깊은 인연을 맺어왔던 두 곳, 유럽 (특히 그 중에서도 프랑스)와 미국으로부터 대부분의 무기들을 수입해 왔다. UAE는 현재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기존의 전술기들을 신형 전술기들로 교체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를 위해 프랑스와 미국 같은 전통적인 우방들에게 우선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다쏘 라팔(Dassault Rafale)이 UAE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미라지 2000을 대체할 기종으로 선정되었으며 UAE는 80여 대의 라팔(Rafale) 전투기를 인수할 예정이다. 그리고 UAE 공군은 보유하고 있는 F-16 Block 60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 록히드 마틴이 만든 F-35A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UAE에 판매하기를 꺼려하며 계약을 마무리하지 않으면서 결국 아랍에미리트로 하여금 대안을 모색하도록 만들었다.
현재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가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들 중 하나는 러시아로 눈을 돌리는 것이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그런 이유로 러시아로부터 군수 물자를 구입한 경험이 있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BMP-3 장갑차와 판치르(Pantsir) 대공방어 시스템 개발에 있어 전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개발자금의 일부는 UAE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세간에 떠돌던 소문에 따르면 러시아 수호이의 체크메이트(Checkmate) 5세대 전투기 프로젝트 역시 UAE가 공동으로 출자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체크메이트를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점들이 많고 제가 분석해 보기에도 5세대 스텔스로 분류하기 어려운 구석들이 많이 보입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최신예 전투기 Su-57도 제대로 된 스텔스 전투기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들이 많다는 점도 그런 심증을 뒷받침하고 무엇보다도 데이터 융합 능력에 대한 정보들이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5세대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F-35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텔스 능력과 데이터 융합 능력이 모두 갖추어진 5세대 전투기를 그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로 판매하기도 쉽지 않고요. 체크메이트를 진정한 5세대 전투기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외신들도 있으니 시간 나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주)
러시아 국내에서 Su-75 체크메이트가 소개된 이후, 체크메이트가 등장하며 홍보된 최초의 국제 행사가 바로 두바이 에어쇼(Dubai Air Show) 2021이었다. 지금까지 두바이 에어쇼를 제외한 그 어떤 국제 행사에서도 체크메이트가 등장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UAE가 체크메이트 프로젝트의 자금을 대고 있었다는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현재 시점으로 봤을 때, 러시아가 유발한 각종 정치적, 경제적 난관들로 인해 UAE는 상당 기단 동안 러시아와 그 어떠한 협력관계도 진행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버렸다.
따라서 UAE는 선진 방산기술의 이전을 통해 자국의 방위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자국 군의 현대화를 지속시켜 줄 수 있는 "새롭게 등장한 비전통적" 파트너를 찾아야 할 필요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그러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필요를 절묘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F-35 라이트닝 II와 러시아의 Su-75 체크메이트를 확보할 가능성이 사라진 지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 보라매 도입은 UAE 공군이 계획하고 있는 항공우주기술 개선 프로젝트를 지속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대의 시제기가 제작되고 있을 정도로 위험 부담이 적고 충분히 성숙되어 있는 KF-21 프로젝트에 UAE 산업계가 참여할 수 있다는 이점도 누리게 될 것이다. 물론 UAE는 KF-21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항공우주 분야에서 축적해 온 상당한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도 이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계산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또한 KF-21을 보다 완벽하고 뛰어난 기체로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분담해줄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UAE의 참여는 특히 KF-21 개발 프로젝트 비용의 20%를 분담하기로 약속했던 인도네시아가 반복적으로 지불을 연체시켜왔기 때문에 매우 시기 적절한 선택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가 공식적으로는 대한민국과 함께 KF-21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최근 프랑스로부터 라팔(Rafale) 전투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보잉(Boeing)으로부터 F-15EX를 도입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에게 약속했던 개발비를 지불하지 못하는 사태가 충분히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어쩌면 (인도네시아에 연연해하지 않고) 아랍에미리트(UAE)를 KF-21 보라매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에게 있어 여러 모로 유리한 점이 많은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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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3월 27일 유럽 항공전문지 Aviacionline이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기사 내용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영상을 마무리하기 전에 한가지 주의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만약 UAE가 정말로 KF-21 보라매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더 큰 도움이 되는 파트너가 되어 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이지만 ‘아랍 상인’의 장사 수완은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더 뛰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듣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얼마만큼 주고 얼마만큼 받을 수 있을지… 방사청과 업계 관계자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외신 기사링크 https://www.aviacionline.com/2022/03/can-the-kf-21-become-an-alternative-to-the-f-35-for-the-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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