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면 이전에 미처 보이지 않던 부분들도 보인다는 뜻이지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개발하고 있는 소형무장헬기(LAH)는 시작부터 많은 논란에 휩싸여 왔습니다. 그 논란들을 잠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LAH의 기본모델인 H155는 본래 제작사인 에어버스가 신기종인 H160을 발표하면서 도태시키려고 했던 구형모델이었다는 비난
셋째. 산업통산자원부의 민수화 요구가 수용되면서 LAH가 공격헬기에서 무장헬기로 다운그레이드 되었고 그 결과 북한과의 접전을 예상해야 하는 LAH의 생존성이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비난 정도로 크게 요약될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1월 12일 KKMD 100회 특집으로 준비했었던 『LAH 개발자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LAH 개발을 맡고 있는 엔지니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가 있었는데요. 개발자들도 그런 비난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내부에서도 LAH는 KF-X에 밀려 큰 관심을 받고 있지 못했고 현재 대한민국 회전익 항공기 분야의 제반 기술기반이 아직 튼튼하지 못해 LAH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LAH 개발자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를 내보겠다는 한마디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약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LAH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제가 KKMD 영상을 만들 때, 외신을 먼저 보고 국내 자료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국내 뉴스를 보고 외신을 찾아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려면 다양한 자료를 접해야 하기 때문이죠.
지난 3월 1일 국방일보는 LAH 내부 공간에 발사관 발사형 드론을 탑재해 정찰은 물론 타격용으로 운용하는 유무인 복합 시스템을 이르면 5년 안에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3월 5일에는 미국의 유명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그리고 3월 8일에는 역시 미국의 국방 전문지인 National Interest가 LAH의 유무인 복합 시스템에 관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개발중인 차세대 정찰헬기 360 Invictus에도 LAH와 거의 비슷한 유무인 복합 시스템이 장착된다는 사실도 이러한 관심에 한 몫을 했겠죠. 물론 종합적인 성능에서 360 Invictus가 LAH보다 훨씬 더 뛰어나겠지만 문제는 가성비입니다.
제가 제목에서 LAH가 차기 보병여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힌트를 드렸습니다. 차기 보병여단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이유를 이해하면 LAH에 왜 유무인 복합 시스템이 통합되었으며 이것이 미래 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기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배경지식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기사 원문을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를 읽고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이야기들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tv.kakao.com/v/42936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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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소형무장헬기(LAH)에 자폭 기능이 있는 다목적 무인드론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배포된 관련 영상을 보면 LAH 편대는 먼저 다목적 드론을 목표 마을을 향해 발사한다. 다목적 드론이 목표 마을로 진입하여 마을을 정찰하고 적의 위치를 탐색한 이후 마침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동안 LAH 편대는 멀리 떨어진 상공에 안전하게 머무르면서 이 모든 과정들을 통제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선보인 이 다목적 무인드론들은 때때로 자폭형 드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의 최신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은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이 "유무인 복합시스템" 운용능력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KAI는 이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와 새로운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체공형 공격무기는 또한 배회형 폭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말 그대로 적이 있는 상공 위를 드론 형태로 배회하며 체공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급강하하여 폭탄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체공형 공격무기를 통제하는 ‘유무인 복합 시스템’ 의 머리글자를 따서 ‘MUMT’ 혹은 ‘멈티’라고 부릅니다. 역주)
유무인 복합 시스템(MUM-T)의 개념은 미래 전쟁의 양상을 바꿔 놓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써 현재 전 세계 군 수뇌부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무인 드론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존재해 왔던 기술이다. 1980년대 이스라엘은 시리아 방공망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기 분야를 개척했고 미국은 심지어 1991년 사담 후세인이 집권하고 있던 이라크 상공에 디코이 드론까지 만들어 발사한 적도 있다. 이후 적대적인 세력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공이나 비밀임무 작전지역 등에 무인기를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무인 드론은 대게릴라 진압작전의 핵심이 되었다.
다만 무인 드론과 이를 통제하는 유인 플랫폼을 하나의 생물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만 하는 난제들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유무인 플랫폼들이 서로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작동할 수 있을지, 각 플랫폼들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이 바로 그러한 난제들이었다. 한국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컨셉은 일부 다른 나라들이 생각하고 있는 유무인 복합 시스템(MUMT)과는 사뭇 다른데 그들은 발사관 발사형(canister-launched) 무인기(UAV)를 탑재하는 소형무장헬기를 구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3월 1일 언론에 소개되었으며 향후 몇 년 동안 이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방산업체 LIG 넥스원과 한화 시스템 그리고 풍산에서 대대급 공격형 무인드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화 시스템과 퍼스텍의 튜브형 공격드론이 국내 드론들 중에서는 소형무장헬기 자폭드론 운용 동영상에 나온 것과 가장 닮아 있는데요. 발사관(튜브)에 밀봉되어 있어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수명이 오래간다는 점과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LAH에 장착될 자폭 드론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KAI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IAI의 Green Dragon 역시 발사관 형태의 자폭 드론이고 한화 시스템의 공격형 드론이 갖추고 있지 못한 정찰 및 공격취소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후보는 IAI의 Green Dragon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주)
KAI는 이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완수하기 위해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와 협력하고 있다. IAI에 따르면 이 두 회사는 대한민국 군에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에 체결된 양해각서의 일환으로 KAI와 IAI는 한국군의 요구조건에 맞춰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를 판매할 수 있도록 양사의 오랜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AI의 안현호 사장은 성명을 통해 양사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양사간의 협력관계는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작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던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은 또한 Elbit System 제품군의 인기와 최근 IAI의 '체공형 공격무기' 판매성과 덕분에 아시아에서 드론 판매 양을 극적으로 확대시켜 왔다. 보아즈 레비(Boaz Levy) IAI 사장은 "오늘 양사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것은 KAI와의 협력관계 증대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은 대한민국 정부 및 방산업체와 오랜 유대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 KAI와 함께 향후 기회를 모색하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게 생각합니다.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분야에서 검증된 IAI의 능력과 KAI의 기술 및 제품이 결합된다면 미래 전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칠 개선된 솔루션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 일명 자폭 드론은 아제르바이잔 군이 2020년 아르메니아 군과의 전투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이후 더욱 주목을 받았다. 아제르바이잔은 과거 IAI, Elbit System 그리고 Aeronautics 등으로부터 이스라엘산 드론을 구입한 적이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이스라엘 드론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모두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2018년에 만들어진 아제르바이잔 군대 홍보용 뮤직 비디오에서 이미 IAI의 하롭(Harop) 드론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대한민국 항공우주 분야에서 선두주자 격으로 알려져 있다.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전투기 등을 비롯해 RQ-101 드론과 미디엄급 4.5세대 전투기 KFX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KAI와 이스라엘 IAI와의 파트너십은 양국 항공우주 분야의 최고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IAI의 Green Dragon과 같은 발사관 형태의 드론을 KAI의 소형무장헬기(LAH)에 장착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은 두 회사 모두의 이해관계에 일치하는 것이 된다.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들은 자신들의 활동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Aeronautics의 Orbiter 1K와 Elbit system Skystriker에서부터 IAI의 하롭(Harop)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은 이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가이다. 또 다른 이스라엘 회사 UVision도 자폭용 드론을 생산하는데 이 무인기들은 용도, 사정거리 그리고 탄두 크기가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IAI의 하롭(Harop) 또는 하피(Harpy)는 적의 방공망을 와해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일부 드론들은 적군 병력이나 적군이 사용하는 차량을 목표물로 삼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개발한 자동 표적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러한 드론들을 더욱 효과적이고 치명적인 무기로 만들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라파엘(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이 만든 Spike Firefly를 들 수 있다. Spike Firefly 는 드론인 동시에 스파이크 미사일 계열의 일부이기도 하다. Spike Firefly는 타격하기 전까지 상공에 떠 있으면서 목표물을 탐색 할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드론들은 또한 건물의 내부 지형을 파악하는 임무뿐만 아니라 실내에 있는 적을 타격하는 임무도 점점 더 능숙하게 해내고 있다. 이러한 드론의 능력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선진화된 군대들로 하여금 지금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한다.
즉, 지금까지는 마을이나 도시 혹은 건물 내에 숨어 있는 적을 소탕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특수부대를 투입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대신 드론을 이용해 아군의 생명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면서도 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동시에 고도로 뛰어난 성능을 지닌 인공지능(AI)를 활용하여 민간인에 대한 오인 공격도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적군의 무기체계에는 극심한 피해를 입히면서도 그로 인한 인명 피해는 거의 제로(0)에 가깝도록 유지하는 이스라엘의 정밀 전투능력은 드론을 이용한 정밀 전투체계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정밀 공습에서 무인기의 사용 여부와 사용 방법 등은 물론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들도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 일명 자폭 드론을 연구하고 있다. 이란은 사정거리가 1,500km에 이르는 Samad-3 '체공형 공격무기'를 만들고 있다. 이란은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했을 때 이런 형태의 드론을 사용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역시 자살 폭탄 드론을 사용한다.
호주도 유인 전투기와 무인 드론으로 구성된 복합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보잉의 Loyal Wingman program에 협력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무인기를 일종의 호위기로 거느리는 전투기컨셉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컨셉에 따라 호위 무인기들은 독립적으로 비행할 수도 있고 편대를 지어 비행할 수도 있다. 이 무인기들은 다양한 무장도 장착할 수 있다. 사실 미래 공군은 결국 Loyal Wingman과 같은 대형 무인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고 어쩌면 이 대형 무인기가 다시 발사관형으로 만들어진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 같은 소형 드론을 발사하는 구조가 될지도 모르겠다.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숫자의 드론들이 예전보다 더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인 플랫폼과 속속 결합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들은 떠오르는 드론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방공망을 신속하게 확장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아르메니아는 2020년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무인기에 의해 방공망과 무장 부대들이 철저하게 파괴되는 경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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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3월 8일, 미국의 국방전문지 National Interest가 LAH의 유무인 복합 시스템에 관해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꽤 오랜 기간 동안 대한민국 육군의 조직과 작전 형태는 북한군의 대규모 남침을 저지하는데 그 목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북한의 남침 능력의 대부분이 무력화되었다고 판단한 우리 군은 이제 북한에 대규모 사회혼란이 발생하면 조속히 북한으로 이동하여 내부를 안정화시키고 중국의 간섭을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조직과 작전형태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즉, 기동성이 우수하고 복잡한 전장 형태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사단보다 규모는 작지만 수색, 화력, 정비 및 보급체계를 모두 갖추고 있어 독자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한 보병여단체제로 개편할 예정이라는 뜻입니다.
차기 보병여단은 3개의 차기 보병대대와 8대의 K105A1으로 구성되는 105mm 차륜형 자주포 대대 그리고 다기능 보급대대를 추가하여 총 5개의 대대로 구성되며 여기에 정찰대가 추가됩니다. 차기 보병여단의 핵심은 신속한 기동에 있습니다. 따라서 차기 보병여단의 보병들은 K200이나 K808 같은 병력수송 장갑차(APC)에 탑승하는 기계화 보병이 될 텐데요. 여기서 헬기를 사용한 병력수송의 가능성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LAH에 대한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비난 포인트 두 번째가 바로 LAH는 AH-1 코브라에 비해 무장탑재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인데요. 사실 LAH의 최대이륙중량은 4.9톤으로 4.3톤인 AH-1S 코브라보다 600kg 이상 높습니다. 1.4톤인 500MD에 비한다면 무려 3배 가까이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AH-1S 코브라보다 무장 탑재량이 떨어지는 것은 성능상 한계가 아니라 의도적인 선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LAH에는 약간의 객실공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거든요. 이 공간은 인원공수와 화물공수에 그대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LAH의 운용 유지비는 수리온보다도 저렴합니다. 육군은 헬기 운용에도 하이 로우 믹스(High Low Mix)개념을 활용하고 있으며 하이급 역할은 AH-64 아파치가, 로우급 역할은 LAH가 맡게 됩니다.
LAH는 차기 보병여단에서 정찰임무와 아군 보병과 군수품들을 신속하게 목적지로 수송하는 동시에 적의 기갑부대로부터 이들을 지키는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아야 할 기체입니다. LAH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점들 중 하나가 바로 생존성이었습니다. 민수용 헬기를 베이스로 하다 보니 피탄율을 낮추기 위해 AH-1S처럼 조종석이 앞뒤로 정렬되어 있지도 않고 방탄 기능도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정거리 8km의 공대지 미사일로 어느 정도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정찰 임무도 맡아야 한다는 특성상 적에게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LAH의 낮은 생존성은 많은 우려를 자아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LAH에는 생존성을 고려한 레이더 경보수신기(RWR), 미사일 경보시스템(MWS)과 미사일 방어, 회피 시스템 등이 충실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다 Ku밴드 임무 데이터 링크를 통해 통제되는 '체공형 공격무기(loitering munitions)'를 사용하게 되면 적에게 가까이 접근할 필요 없이 지금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서 드론을 통한 정찰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생존성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육군은 북한군뿐만 아니라 잠재적 적군으로 등장할 수 있는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군대에 대한 준비도 함께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의 경우 강력한 기계화 부대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할 때 AH-64 아파치 공격헬기와 함께 유무인 복합 시스템을 갖춘 LAH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장거리 체공무기’ 일명 ‘자폭 드론’의 비행체공 시간이 1~2시간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는 LAH가 그만큼 멀리서 쏘고 자리를 피할 수 있어 적에게 직접 노출되는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원래 기체가 민수용이라 생존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약점도 이로써 커버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LAH 자폭 드론 소개영상을 보면 LAH 한 기체당 4개의 무인드론 발사관을 가지고 있는데요. 보통 LAH 편대가 3~4대로 구성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한 편대당 발사할 수 있는 다목적 드론은 12기에서 16기 정도 됩니다. 이는 산술적으로 봤을 때 적의 장갑차나 전차를 16대까지 상대할 수 있다는 뜻이며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화력이 아닙니다. 아르메니아가 작년 아제르바이잔과의 전쟁에서 무인기에 의해 방공망과 무장 부대들이 철저하게 파괴되는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무인기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와 손잡고 때로는 정찰기로 때로는 폭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인 드론을 만든다는 소식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의 하나가 바로 대부분의 서방 국가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있는 우호적 외교관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전되는 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수 있는 양질의 연구개발(R&D)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KF-21과 함께 대한민국 국방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LAH의 미래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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