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입대하여 현역 생활을 했던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개머리판이 접어지는 K2 돌격소총에 친숙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제대한지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다 보니 K2 소총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방법도 뇌리에서 가물가물 흐릿하기만 한데요. 미국의 유명 일간지 Business Insider가 대한민국 K2 소총에 대해 소개한 글에 함께 링크되어 있는 K2 소총 분해조립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으니 다시 기억이 되살아남을 느꼈습니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2021년 5월 21일 미국의 주요 일간지 Business Insider는 “Why South Korea built a rifle that's half AK-47 and half M16? (대한민국은 왜 절반은 AK-47이고 절반은 M16인 소총을 만들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니 K2 소총의 상부 몸체는 러시아에서 만든 AK-47과 거의 흡사하고 손잡이와 방아쇠가 있는 하부 몸체는 미국이 만든 M16과 유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AK-47은 극한의 온도와 다양한 환경에서도 신뢰성 있게 작동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K2 돌격소총 역시 영하 51도, 영상 71도라는 가혹한 온도에서도 기능 고장을 일으키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총열이 길어 명중도가 높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K2 소총의 하부 몸체(Lower Receiver)가 M16형태로 설계된 것은 자동, 반자동, 3점사를 선택할 수 있는 사격 조정간을 도입한다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미군과의 연합작전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M16 표준탄창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탄약의 상호운용성을 높인다는 의도가 가장 컸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가 하면 K2 돌격소총은 총열이 긴 만큼 M16에 비해 다소 무겁고 1980년대에 개발된 소총이다 보니 현대적 소총에 있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액세서리를 장착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가스 조절기가 잘 분실된다, 장전 손잡이의 내구성이 부족해 부러지는 경우가 있다, 1만 발 정도의 탄 발사를 견디는 해외 유명 소총에 비해 K2는 6천 발 정도면 문제가 생길 정도로 총열의 수명이 짧다 등의 단점도 지적이 되었습니다.
그럼 2021년 5월 21일 미국의 주요 일간지 Business Insider가 게재한 대한민국 제식 소총 K2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보고 최근에 새롭게 개량되어 등장한 K2C1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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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졌던 한국 전쟁이 종결된 이후, 대한민국은 경제적인 어려움에서는 회복되었지만 국방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들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비록 미국 정부가 대한민국 주권의 보증인 역할을 하고는 있었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철저하게 미국이 설계한 무기에 의존해야만 했던 것이다.
콜트(Colt)사의 허가 아래, 대한민국은 약 100만 정의 M16 소총을 생산할 수 있었다. 덕분에 미 육군과 탄약과 부품을 자유로이 교환할 수 있게 되었고 만에 하나 북한과의 교전이 재개된다면 한미 연합군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콜트사의 허가 아래 면허 생산할 수 있는 M16 소총의 숫자가 문제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남북이 또 다시 전쟁으로 돌입하게 되는 상황을 대비해 많은 수의 예비군도 무장시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수량의 M16을 병기고에 비축해 두고 싶어했던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은 자체 기술로 군용 소총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고 그 결과 러시아 AK-47과 미국 M16의 장점을 하나의 플랫폼에 결합하여 만든 하이브리드 돌격소총이 탄생했다.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존성을 고려하여 이 하이브리드 소총은 5.56 x 45㎜ NATO 탄을 사용해야만 했으며, 물류를 단순화하고 한미 양국간 탄약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M16용 표준 탄창을 채택했다.
대우(현 SNT 모티브)가 만든 K2 돌격소총의 짧은 역사
대우(현 SNT 모티브)의 K2 돌격소총이 러시아 AK-47로부터 이어 받은 한 가지 특징은 바로 롱-스트로크(long-stroke) 피스톤 액션 방식이다. AK-47 소총이 사용하고 있는 이 방식은 사실상 지구상 모든 환경 조건과 극한의 온도 속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높은 신뢰성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 Forgotten Weapons에서 제작한 하이브리드 돌격소총 K2에 대한 여러 특징을 다룬 영상은 매우 흥미로우며 챙겨 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와는 달리 K2 돌격소총의 하부 총몸(lower receiver)은 명백하게 M16을 흉내 낸 것이며, 미국 소총의 권총 손잡이(pistol grip)와 반자동, 완전 자동, 3점사를 선택할 수 있는 사격 조정간(fire control selector)도 도입했다.
그러나 M16과는 달리 대우 K2는 바깥 방향으로 접어지는 개머리판을 선택하여 다소 총열이 긴 M16 소총이 가지고 있지 못한 편리한 휴대성을 제공한다. 이렇게 편리한 휴대성은 공중에서 낙하해야 하는 공수부대원과 전차를 비롯한 기갑차량의 좁은 공간에 탑승해야 하는 인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대한민국은 특수부대의 요청으로 K2보다 길이는 짧지만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기관단총을 먼저 개발하기도 했다. 그 결과로 나온 기관단총인 K1은 M16 소총 계열에서 볼 수 있는 가스 직동식(direct-impingement) 시스템을 선택했다. 흥미롭게도, K1 기관단총은 K2 돌격소총과 마찬가지로 5.56 x 45㎜ NATO 탄을 사용하는데 이는 기관단총으로서는 보기 드문 선택이다. 하지만 K1 기관단총이 개발되고 배치되었을 당시 한반도의 긴급한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K1 기관단총이 K2 돌격소총과 탄약이 호환된다는 장점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류관리가 일원화된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기관단총이면서도 돌격소총급 대인 저지력과 관통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소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관단총보다 크기가 커져 휴대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위력을 생각해보면 감내할 만 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역주)
비록 K2 돌격소총이 꽤 오랜 기간 동안 디자인이 바뀌지 않고 있었지만 불과 얼마 전에 개량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대한민국군 장병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개량된 K2 디자인은 K2C와 K2C1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K2C는 해외 수출을 위해 기존 K2 돌격소총의 총열 길이를 짧게 축소시킨 카빈(carbine)형 제품이고 K2C1은 한국군 일선 부대에 이미 지급되어 있는 기존의 K2 돌격소총을 대신할 개량형으로 체형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개머리판과 광학장비, 조명장비 그리고 기타 부속품을 장착할 수 있는 피카티니 레일이 장착되어 있다.
종합적으로 분석하자면, K2 돌격소총과 그와 관련된 파생형들은 비록 설계에 있어서 창의적이라고 볼만한 요소는 거의 없지만 초강대국들이 자국 군대에 지급했던 성능만큼은 발군이었던 표준 소총들을 결합시킨 흥미로운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K2 돌격소총이 이렇게 러시아 AK47과 미국 M16소총의 장점만 모아 하이브리드로 설계된 이유는 무엇일까? K2 돌격소총 설계 이념 뒤에 숨어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코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북한의 군대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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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주요 일간지 Business Insider가 2021년 5월 21일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전장에서 병사의 안전과 임무 수행 성공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소형 개인화기 입니다. 이 소형 개인화기의 설계 이념을 살펴보면 사용 국가의 전투 교리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한데요. 인터넷을 통해 세계 최고의 소형 개인화기들을 검색해보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K2 돌격소총의 이름을 10위권 안에서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주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만든 소형 개인화기들의 이름이 1위부터 10위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만든 K2 돌격소총은 높은 명중률과 우수한 내구성,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분해 조립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준 전시 상태에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안성맞춤으로 만들어진 소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처럼 모병제를 채택한 국가나 베테랑 직업군인 위주로 구성되는 특수부대원들은 가볍고 휴대성이 뛰어나며 근거리 교전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열을 단축시켜 만든 카빈(Carbine)형 소총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러나 총열이 짧은 만큼 명중률이 떨어지고 사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비숙련자들에게는 그다지 적합하지 못한 소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육군본부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K2 소총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가스 조절기 분실 문제나 장전 손잡이 및 총열의 내구성 문제들도 설계를 변경하거나 재질을 변경하고 크롬 도금 등을 통해 지금은 해결을 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1980년대에 만들어진 K2 돌격소총을 좀 더 개량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K2C1입니다.
Business Insider 기사 원문을 해석하면서 제가 K2C1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추가 시켰는데요. K2C1에서 바뀐 점을 살펴보면 개머리판이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바뀌었다는 것과 각종 광학장비 및 조명장비 그리고 기타 액세서리를 부착할 수 있도록 피카티니 레일이 장착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2C1의 총열이 너무 길어 불편하다든지 전방 가늠쇠가 위로 튀어 올라와 있어 조준경 사용이 불편하다든지 사격 조정간이 너무 멀어 단발, 연발 조작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요구 사항이 반영되지 않았었는데요. 2019년 필리핀 경찰에게 판매된 K2C1에는 제대로 반영이 되어 있는 모습이 포착되어 밀리터리 매니아들로부터 “수출이면 다냐? 국내 소요분에 먼저 적용해라”고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K1, K2 소총의 개량작업이 워리어 플랫폼 사업의 진척에 따라 덩달아 함께 활성화되고 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아주 뛰어난 명품은 아닐지언정 서구 유명 돌격소총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준수한 성능을 지닌 소총을 스스로 생산하여 무장하고 있는 국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전문가의 평가처럼 가성비 좋은 K2 돌격소총의 가능성을 좀 더 폭 넓게 열어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개량작업들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0t28fllWZ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