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 관련 기사들이 록히드 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간에 새로운 협정이 체결되었다는 소식을 다루기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울 것 없는 록히드가 무엇 때문에 KAI와 FA-50(T-50)에 관해 새로운 협정을 맺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을 만큼 짧은 기사들이었죠.
물론 오는 2024년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약 280대 규모의 미 공군 고등전술훈련기(ATT)사업과 220대 규모의 미 해군 훈련기 사업을 대비하기 위한 협정이라는 점은 국내 기사들도 명시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사를 통해서 KAI가 FA-50의 탁월한 성능과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경전투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록히드 마틴과의 새로운 협정체결이 가능했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지만 정작 록히드 마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구글로 해외 기사를 검색하다가 미국의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관련 전문 매체 Aerotech News가 2022년 6월 20일 이와 관련된 기사를 게재한 것을 찾게 되었습니다.
“Lockheed Martin, KAI sign agreement for future T-50 opportunities (록히드 마틴, T-50으로 시작될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새로운 협정에 서명하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록히드 마틴 전투기관련 통합사업개발팀을 담당하고 있는 에이미 버넷(Aimee Burnett)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록히드 마틴의 속내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국내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정보였기 때문에 시청자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Aerotech News의 기사를 번역해 본 뒤 간단하게 제 생각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사 중에서 T-50이라고 표현된 부분들 중 상당수는 문맥상 FA-50으로 이해해야 오히려 정확한 부분이 많아 수정 번역했다는 점, 미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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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점점 커져가는 T-50 고등훈련기 및 FA-50 경전투기 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새로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T-50 고등훈련기 개발 프로젝트 이후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두 회사간의 협력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록히드 마틴에서 전투기관련 통합사업개발팀을 담당하고 있는 에이미 버넷(Aimee Burnett) 부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록히드 마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적인 공군 전력 제공 업체로서 훈련기부터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스펙트럼에 걸쳐 싸울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T-50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계속 협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들에 탑승하게 될 파일럿들이 비행하고, 싸우고 그리고 이길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데 있어 우리가 쌓아왔던 집단적 경험과 FA-50의 조합은 틀림없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에이미 부사장은 FA-50(T-50)은 신참 파일럿들이 제반 비행 기술을 익히는데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더 빠른 기간 안에 실제 임무 수행을 위한 비행 출격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검증된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면서 이는 F-35A 같은 5세대 전투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의 공군들은 더 많은 파일럿을 빠른 시간 안에 필요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투 임무의 빈도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미 부사장의 이러한 지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재 시점에서 전술입문훈련기LIFT 역할과 경전투기LCA 역할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FA-50 계열의 중요성이 왜 부각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FA-50 Blk 20 개량 내용에 대한 영상에서 상세하게 소개가 되겠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은 T-50과 FA-50의 조종석을 KF-21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구조의 대화면 디스플레이LAD로 교체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KF-21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는 F-35와 거의 동일한 구성으로 되어 있고 조만간 F-16 Blk 70/72로 개량될 KF-16과 EX 버전으로 개량될 F-15K의 조종석에도 동일한 형태의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예정입니다. 즉, T-50과 FA-50을 통해 양성된 조종사들은 록히드 마틴이 만든 F-16V나 F-35 전투기에 투입되어도 빠른 시간 안에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미 공군을 비롯하여 많은 나라의 공군들이 F-16과 F-35를 실전 배치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에이미 버넷(Aimee Burnett) 부사장의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바로 T-50과 FA-50의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죠. 역주)
비행 기술을 익히는데 필요한 시간을 줄여주고 실제 전투 임무에 빠른 시간 안에 적응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바로 그 부분이 FA-50 프로그램의 장점이 다시 한번 100% 발휘되는 영역이라고 에이미 부사장은 강조한다.
"T-50과 FA-50을 통해 기초 비행 훈련부터 실제 전술기가 수행하는 전투 임무 비행 훈련까지 경험한 파일럿 후보생들은 일반적인 훈련기를 통해 배우는 후보생들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할 수 밖에 없으며 과거 그 어떤 훈련 과정들보다 훨씬 더 짧은 기간 안에 모든 전투 임무 비행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를 완벽하게 준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T-50을 활용하여 파일럿들을 훈련시키는 대한민국 공군 교육 프로그램은 주력 기종 KF-16에 탑승하여 조종 방법을 익혀야 했던 대한민국 공군 파일럿 후보생들에게 요구되던 필수 비행 숫자를 단 아홉 번의 소티(sortie)로 감소시키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지금까지 T-50을 타고 3,750번의 시험 비행을 통해 훈련 받았던 2,500명이나 되는 조종사들이 자신들의 경험에 근거한 대답에 따르면 T-50은 비행하기 쉽고 록히드 마틴이 만든 다른 전투기, 예를 들면 F-16이나 F-35 같은 전투기들과 매우 흡사한 조종 환경을 제공한다고 한다. 덕분에 파일럿들은 향상된 기체 성능에 의지해 비행 기술을 연마할 수 있었고 디지털 조종 장치와 차세대 항공관제 시스템에 집중할 수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 뿐 아니라 T-50 지상기반 훈련 시스템은 일련의 혁신적인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 시뮬레이션 환경에서도 충실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화로 간소화된 FA-50(T-50) 생산 및 유지보수
주어진 시간이 언제가 되었든, 주어진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 록히드 마틴은 현지 공군 인원들과 협력하여 필요한 곳으로 즉시 공중 전력을 비행시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에이미 부사장은 말한다.
"우리는 지원하고 있는 현지 전술 비행단들과 공군들이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새로이 개발된 전투 능력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신형 디지털 도구를 도입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노력들이 실제로 성공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들을 직접 목격하고 있기도 하고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만든 FA-50(T-50)을 예로 들어 볼까요? 대한민국이 만든 이 뛰어난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의 경우 30만 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비행하면서도 90%라는 놀라운(outstanding) 가동률(Mission Capable Rate)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우리(록히드 마틴)의 현지 공군 지원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30만 시간 동안 비행을 하면서도 90%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는 초음속 전투기가 FA-50 외에 또 달리 있을까요? 록히드 마틴도 ‘경이롭다’고 표현한 이 놀라운 가동률은 FA-50만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10대의 기체들 중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는 기체가 9대나 된다는 뜻이니까요.
재미있는 부분은 록히드 마틴이 FA-50 계열의 이러한 놀라운 가동률에 대해 마치 자기들이 지원을 잘했기 때문에 그런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글을 통해 미 공군 자료를 찾아보면 록히드 마틴이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을 미 공군 전술 비행단들의 가동률은 높아도 7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 공군 대변지 Air Force Magazine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F-35의 경우 회계 연도 2020년에 76%까지 가동률이 치솟았다가 2021년에는 68.8%로 떨어져 있습니다. 처음 실전 배치된 F-35들이 엔진을 오버홀(overhauls)하는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함께 붙어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미 공군 F-15E의 경우 가동률은 71.29%인데 반해 F-15K의 가동률은 78%, 미 공군의 F-16D의 경우 가동률은 70.57%인데 반해 KF-16의 가동률은 75%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형 F-15와 F-16이 단종 되다시피 하면서 조만간 부품 부족에 따른 가동률 저하 문제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됩니다.
F-16과 70%의 부품을 공유한다는 평가를 받는 FA-50도 구형 F-16 단종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2021년 기준으로 65개 구성품, 총 215개의 부품이 단종되어 운용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90%라는 꿈의 가동률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런 점에서도 FA-50 블록 20 개량사업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요. 부품이 단종된 항전장비들을 새로운 것들로 교체하여 개량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이에 대한 플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다른 영상을 통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역주)
그리고 '생산'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FA-50(T-50)을 구성하는 부품들은 특정한 지역으로 배로 운송되어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 쉽게 다시 완제품으로 조립될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FA-50(T-50) 부품들이 두 개의 컨테이너에 나뉘어 선적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최종 조립과 이상 발생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이 바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FA-50(T-50)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들
원래 T-50 프로그램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록히드 마틴과 제휴하여 개발한 고등훈련기로 2002년에 초도 비행을 마쳤고 2005년부터 양산되어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미 공군 훈련기 사업 수주를 위해 만들어진 T-50A와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를 위한 T-50B, 전술입문훈련기 겸 경공격기 TA-50 그리고 전술입문훈련기 겸 경전투기로 만들어진 FA-50 등 다양한 파생형들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총 208대가 생산되었고 현재 28대가 추가 주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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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관련 전문 매체 Aerotech News가 2022년 6월 20일에 게재한 록히드 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의 새로운 협정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고등훈련기 T-50과 전술입문훈련기 겸 경공격기인 TA-50 그리고 역시 전술입문훈련기이면서도 경전투기로 만들어진 FA-50은 모두 ‘동일한 기본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세가지 기종들은 서로간에 설계상 차이는 거의 없으며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옵션을 추가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손쉽게 파생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야만 한다는 전투기 설계상의 한계 때문에 처음부터 경전투기로 쓰일 것을 예상한 설계를 하지 못했다면 오늘날처럼 다양한 T-50의 파생형들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가끔 FA-50이 블록(Blk) 20로 개량이 되면 가격이 너무 높아져서 경쟁력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만 소요군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넣거나 빼서 가격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하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FA-50 Blk 20를 완성시켜 놓는데 있는 것이지 거기에 들어갈 내용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태국 그리고 이라크로 수출된 T-50들은 분명 이름만 보면 고등훈련기인데 실제 사양을 뜯어보면 TA-50이거나 FA-50인 경우들입니다. 적성 국가나 군사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나라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훈련기로 가장한 준 전투기들이며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실제 전투에 써먹을 수 있는 전술기로 개량하는 것이 가능한 기체들입니다. T-50, TA-50, FA-50 모두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들이죠.
미 공군 대변지 Air Force Magazine이 게재했던 기사에 한 때 록히드 마틴이 미 공군 고등훈련전술기(ATT) 사업에 KAI FA-50이 아닌 자체 개발 모델을 출품할 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전투기를 설계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설계기법이 등장한 덕분에 그 비용이 예전보다 줄어들지 않았냐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전투기는 설계가 끝이 아니고 무수한 실제 테스트 비행을 통해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뜻이죠.
2002년에 초도 비행을 마친 T-50은 지금까지 30만 시간 이상 운용되었고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검증은 끝난 상태입니다. 실제 전투기에 가장 근접하는 성능과 조종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FA-50을 활용하는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은 과거의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실전 적응력이 높은 파일럿을 빠른 기간 내에 양성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F-16과 유전자의 70%를 공유하고 있는 FA-50이다 보니 록히드 마틴이 만든 전투기들, F-16 및 F-35와 유사한 비행 특성을 보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FA-50을 선택하면 새로운 전투기를 설계하고 테스트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아낄 수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 입장에서는 아마 FA-50 이상의 선택지는 없었을 것입니다.
Aerotech News도 지적하고 있듯이 애초에 2차 대전 무렵에 활약했던 프롭 전투기도 아닌 20만개 이상의 초정밀 부품으로 이루어진 현대 전투기에서 가동률 90%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도 경이적인 일입니다. 어쩌면 록히드 마틴은 이미 FA-50을 내정해 놓고도 KAI를 압박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판을 짜기 위해 새로운 전투기 개발을 들먹거렸을지도 모릅니다.
러시아에 대항해 요격기가 필요한 아일랜드 정부에게 록히드 마틴이 FA-50을 추천했고 폴란드 군사 전문지에서 블록 20로 개량된 FA-50이라면 도입을 추천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FA-50은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록히드는 그런 가능성을 보고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새로운 파트너 협정을 맺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방산기업 록히드가 돈 안 되는 일에 뛰어 들리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해당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dxXfEfWm95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