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7월 6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 계류장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KF-21 지상활주 모습을 공개하며 질문을 주고받는 ‘미디어데이’가 개최되었다는 소식을 441화 『방사청이 KF-21 시제기 인도 금지는 물론 인도네시아 퇴출 준비까지 하고 있다고?』 편을 통해 전달해 드렸습니다.
당시 기자들 중 일부가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지불 체납 문제를 들먹이며 인도네시아에 전달해주기로 되어 있는 시제 5호기는 어떻게 되는지를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 직무대리 노지만 공군 대령에게 질문했습니다. 노지만 대령은 “개발 분담금 납부 시한이자 시제기 인도 기한은 2026년까지이며 그때까지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시제기를 인도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지만 일부 언론과 유튜버가 이를 확대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씀 드렸죠.
7월 8일 대한민국 언론에 보도된 이 내용을 두고 7월 11일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TV one News가 “격분한 한국인들! KF-21 전투기 개발 분담금 체납 분을 아직 지불하지 않고 있는 인도네시아에게 대한민국은 시제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봤을 때는 인도네시아 언론 TV one News가 ‘위협’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출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기사 중에서 『인도네시아가 끝까지 체납된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얄팍한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선정적 기사였다면 아마도 ‘한국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인도네시아 독자들을 흥분시키는데 목적을 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반적인 기사 내용은 서울경제신문이 게재했던 내용을 참고하여 재구성한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이 인도네시아를 ‘위협’했다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달고 나온 기사치고는 KF-21 보라매의 첫 시험 비행과 앞으로 어떤 성능을 지니게 될지에 대해 큰 관심과 기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 견해로 이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는 “인도네시아가 20%의 지분으로 참여한 차세대 전투기 KF-21이 상당한 성능과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TV one News가 직접적으로 그런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서울경제신문이 설명하고 있는 KF-21의 강점과 향후 5세대 이상 전투기로 진화 개발될 수 있는 잠재력을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열심히 전달하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기한 안에 분담금 완납을 기다려보고 그때까지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정해진 계약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게 인도네시아를 자극할 수 있는 일부 언론 및 유튜버들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담금 체납과 시제 5호기 인도 거부』 소동을 통해 인도네시아 언론과 국민들에게 주의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럼 인도네시아 TV one News의 해당 뉴스를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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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나라'라고도 알려져 있는 대한민국에서 첨단 차세대 전투기 KF-21 개발과 관련된 인도네시아의 협력 태도에 대한 좋지 못한 뉴스들이 퍼져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현지 언론 서울경제신문은 인도네시아가 KF-21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부담해야 할 나머지 비용을 아직 지불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2022년 7월 8일 금요일 서울경제신문이 보도한 기사 내용을 살펴보자.
"KF-21 보라매 사업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와의 원활한 협력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KF-21의 개발비 8조 8,000억 중 대한민국 정부가 60%, 인도네시아 정부가 20%를 부담하게 되며 나머지 20%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같은 한국 기업들이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약정되어 있다.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상당 부분 지연시키고 있다는데 있다"고 서울경제신문은 썼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방사청은 인도네시아와 개발 분담금 지급체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경제신문은 "대한민국 정부의 방침은 확고하다"며 "만약 인도네시아가 끝까지 체납된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현재 제작 중인 6대의 비행 시제기들 중 인도네시아 조달용으로 만들어진 5호기를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 사이에 체결된 KFX/IFX 프로그램 협정은 2014년 10월 6일 이스트 자바(East Java) 수라바야(Surabaya)에서 체결되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국방부 차관으로 근무했던 샤프리 샴수딘(Sjafrie Sjamsuddin)은 KF-X 전투기 프로젝트에 인도네시아 20%, 대한민국 80% 개발비 분담이라는 조건에 합의했으며 그것은 곧 인도네시아가 약 16조 루피아, 한화 1조 5,000억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고 말했다.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Purnomo Yusgiantoro) 역시 KF-X는 향후 F-22 랩터와 대등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며 인도네시아는 50대의 KF-X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KF-21이 향후 F-22 랩터와 대등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는 당시 인도네시아국방부 장관의 발언은 블록 3로 개량된 KF-21이나 KF-21 이후 등장하게 될지도 모를 차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XX 라면 또 모를까 과장해서 말한 느낌이 적잖게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20%라도 자국 돈이 투자되었으니 인도네시아 밀덕들에게 IF-21은 단순하게 수입한 전투기와는 사뭇 다른 의미를 지닌 전투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했고요.
인도네시아 기사 원문에서 언급하는 비용들이 들어맞는 부분이 없어 고민을 했는데요. KF-21의 개발비를 약 8조로 보고 여기에 다시 20%를 계산해 나오는 1조 6천억 원에 가장 비슷하게 들어맞는 근사치인 16조 루피아로 통일해서 번역을 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역주)
양국간 원래 협정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KF-21의 시제기들 중 한 대를 인도 받게 되며 남아 있는 분담금 납부가 원활히 지급된다는 조건 하에서 대한민국은 시제 5호기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역사에 남을) KF-21의 첫 번째 시험 비행
서울경제신문은 2022년 7월 6일 오전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계류장에서 역사적인 장면이 펼쳐졌고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국내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격납고를 나와 활주로 위를 달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상 활주 테스트는 7월 하순 첫 비행시험에 돌입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다.
일반적으로 전투기의 활주 시험은 주행속도에 따라 시속 37~57㎞(약 20~30노트)인 ‘램프 주행'에서 시속 57~111㎞ (약 30~60노트)인 ‘저속 주행’으로, 다시 시속 111~148㎞(약 60~80노트)인 ‘중속 주행’ 그리고 시속 148~222㎞(약 80~120노트)인 ‘고속 주행’ 순서로 진행된다.
KF-21을 제작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고속 주행까지도 거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약 2주간의 활주 시험을 계속 진행해 이상이 없으면 비행 성능 시험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즉, 이륙 가능한 속도인 시속 240㎞ (약 130노트)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 활주로를 박차고 처음으로 푸른 창공으로 날게 되는 것이다.
KF-21 보라매의 비행 일정 및 평가
서울경제신문은 또한 시제기의 첫 비행시험이 2022년 7월 말에 실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포스팅은 초도 비행이 있기 전인 7월 13일게 작성된 것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KF-21에 탑재되는 엔진을 최대출력 수준까지 가동시켜 엔진 점화시험(Engine Run)을 실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엔진을 현재 시제 1호기에 장착하여 활주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첫 시험비행은 7월 4째 주를 기하여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F 21 개발 사업의 시험 평가는 지상 시험과 비행 시험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청(DAPA) 관계자는 “KF-21 체계개발 사업이 시작된 이후 약 6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전체 일정의 62% 수준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비행 테스트는 이달 7월에 시작돼 2026년까지 총 2,000여 회의 소티(sortie)가 예정되어 있다. 시험 비행은 대한민국 공군(ROKAF) 조종사 2명과 공군 예비역 파일럿 출신의 KAI 시험조종사 2명이 수행한다.
6년 6개월을 이어온 KF-21 보라매 개발 프로젝트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첫 비행의 주인공은 시제 1호기이며 대한민국 공군(ROKAF) 파일럿이 조종간을 잡고 약 30분에서 40분 가량 하늘을 날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또 다른 관계자는 “KF-21의 첫 시험 비행 성공은 동체와 주요 장비를 비롯한 전투기 체계의 기본 성능과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기반기술이 사실상 완성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KF-21 프로젝트의 역사
KF-21 사업은 원래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이른바 KF-X라는 연구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되었으며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총 8조 8000억을 투자하여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5년부터 2026년까지 8조 1000억을 투자해 체계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만약 이 체계개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끝낼 수 있다면 이후 2026년부터 2028년까지 공대공 교전 능력과 기본적인 비행 성능을 갖춘 KF-21 블록 1을 40대 1차 양산하게 된다.
거기 더해 1차 양산이 진행되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7,000억의 비용을 들여 공대지 무장을 포함한 추가 무장 테스트가 실시될 예정이다. 추가 무장 테스트도 무사히 종료되면 2032년까지 공대공 교전 능력은 물론이고 공대지, 공대함 교전 능력까지 갖춘 80대의 KF-21 블록2가 2차 양산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공군이 그리고 있는 개발 청사진은 KF-21을 F-16+급 4.5세대 ‘세미 스텔스 전투기’로 만드는 것이다. KF-21의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4세대 전투기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미국의 F-16보다 월등한 수준의 교전 능력과 비행 성능을 구현하는 동시에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대표 주자라고 볼 수 있는 미국 F-35A 등에 버금가는 스텔스 성능을 실현하는 데 있다.
(이 대목은 약간 모순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F-35A의 경우 ‘탁구공 크기’로 묘사될 만큼 작은 레이더 반사면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행 성능과 직결되는 항공역학적 설계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스텔스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무장창을 만들어야만 했을 뿐 아니라 외부 연료통도 내부로 수납해야만 했습니다. F-35A가 통통한 모습으로 등장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죠.
뛰어난 기동성을 지닌 전투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F-16보다 우수한 기동성을 지닌 동시에 F-35A 수준의 스텔스 성능을 지닌 전투기는 F-22 랩터 이외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F-22 랩터도 엔진 추력의 방향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는 2차원 추력편향(TVC)노즐의 존재 덕분에 F-16 이상의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만약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KF-21에 2차원 추력편향노즐을 장착할 수 있다면 설명대로 F-16보다 우수한 기동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F-35A 수준의 스텔스 성능을 지닌 전투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KF-21의 생김새를 보면 추력편향노즐을 달 수 있을만한 공간이 보이기도 하고요. 다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상상일 뿐입니다. 역주)
KF-21을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한다?
최근 대한민국 공군(ROKAF)은 KF-21을 ‘5.5세대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진 전투기’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군의 한 소식통은 “공군이 KF-21을 기반으로 5.5세대 이상의 능력을 지닌 전투기로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는 스텔스 무인 전투기 KUS-FC와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투기 개발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만약 대한민국 공군이 완벽한 스텔스 능력과 무인 전투기와의 유무인 복합체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을 내릴 경우 빠르면 2026년, 늦어도 2028년 이후부터 KF-21 블록 3 개량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면 다른 대안으로 KF-21의 기체 형상 및 기반 기술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동체의 크기를 다소 확장시킨 한국형 차차세대 전투기(KF-XX) 프로젝트로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KF-21은 기존 스텔스 전투기들이 가진 레이더 반사면적(RCS)에 최대한 근접하는 수준의 레이더 반사면적(RCS)를 가질 수 있도록 개발 중이기 때문에 4.5세대 전투기라기보다는 5세대 전투기에 보다 더 가까운 4.7세대 전투기라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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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7월 11일 인도네시아 현지언론 TV one news가 보도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인도네시아 기사의 보도 태도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비록 기사 제목에서는 ‘한국의 위협’을 언급하고 있었지만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KF-21의 미래에 희망을 거는 듯한 모습이 보이지는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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