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8년 9월, 도입된 지 60년이 지난 미 공군의 노후화된 훈련기 T-38 탈론을 교체하기 위해 시작된 신형 훈련기 사업에서 T-7A를 내세운 보잉 & 사브 컨소시엄이 T-50A를 전면에 내세운 록히드마틴 & KAI 컨소시엄을 제치고 최종 계약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최소 351대의 훈련기와 시뮬레이터 46대를 구매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미 공군은 최대 475대의 훈련기와 시뮬레이터 120대까지 추가 구매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9월 당시 저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KKMD를 통해 미 공군 훈련기 수주전 패배에 관한 소식을 전달한 적이 있는데요. T-50A 패배의 원인은 “품질”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빠져있던 보잉을 구제해줘야 한다는 정치적 목적과 미 공군이 예상하고 있는 금액보다 거의 100억 달러, 한화로 11조원이나 저렴하게 후려친 보잉 & 사브의 저가 수주 작전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 2021년 현재 시점에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만든 T-50 고등훈련기와 FA-50 같은 파생 제품들은 세계 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한번 구매했던 나라들은 꾸준하게 다시 재 구매의사를 밝히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보잉은 T-7A를 입찰했을 때 지나칠 정도로 낮은 가격의 수주전략을 펴느라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사브(Saab)와 심한 마찰을 겪고 있다는 루머가 돌았고 실제 오늘 해석해 볼 Military.com의 기사에서도 이를 확인해 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계약 업체와의 마찰과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부품 공급이 불안정했던 것도 T-7A의 개발이 보잉의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지만 외신들이 꼽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윙락(wing rock) 현상에 있습니다.
서두는 이 정도 해두고 2021년 6월 18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Military.com이 게재한 기사 본문을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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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은 신형 T-7A 레드호크 훈련기 개발 일정을 최소 1년 이상 후퇴시킬 수도 있는 기술적 결함을 발견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계획된 자금 지원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 )에서 열린 2022년도 예산안 청문회에서 공군참모총장 찰스 "CQ" 브라운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T-7A 레드호크의 "마일스톤 C"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일스톤 C"란 무기 조달과정에 있어 본격적인 생산 및 배치 단계로 들어가기 전 MDA(Milestone Decision Authority)의 주도 아래 이루어지는 검토 단계를 뜻한다.
당초 미 공군은 T-7을 연구 개발하기 위해 2억 600만 달러, 한화 2,380억 정도를 요구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1억 8900만 달러, 한화 2,180억 정도로 낮춰 요구할 예정이다. 미리 계획되어 있었던 일정표에 따르면 레드호크의 "마일스톤 C" 결정 일이 예상보다 대략 15개월 정도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은 19일 청문회에서 예산을 줄여 요청했다고 해서 T-7에 대한 미 공군의 관심과 헌신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는 단지 프로그램의 진행상황에 맞춰 필요한 자금을 쓸 수 있도록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지난 금요일 미 공군은 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 부품 공급망에 끼친 영향으로 발생한 부품 부족과 초기 설계의 지연 그리고 추가적인 테스트가 필요해진 상황 등을 T-7A 개발 일정 차질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현재 "마일스톤 C" 결정은 2023년 말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공군은 이메일을 통해 "T-7 고등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은 공격적 성향을 지닌 스케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원래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위험이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테스트는 T-7A 훈련기가 '윙락(Wing rock) 현상을 보인 것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T-7A 훈련기가 특정 받음각(Angle of Attack)로 비행하는 동안 통제 불가능한 진동(Rolling)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T-7A의 시제기가 일찍 만들어진데다 디지털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덕분에 이러한 문제가 기존의 운용 테스트 및 평가 단계에서보다 훨씬 앞선 테스팅 단계(testing phase)에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T-7은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여 제조되고 있어 개발자들은 예전보다 쉽게 새로운 무장이나 도구들을 설계하거나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관계자들은 "윙락(wing rock) 이슈는 이러한 현상을 해결해 줄 비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윙락(Wing rock)’ 현상은 전투기가 고받음각으로 진행할 때 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받음각이란 물체의 중심선과 운동방향이 이루는 각을 의미하며 Angle of Attack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윙락(Wing rock)’이란 높은 공격각 즉, 고받음각을 취했을 때 롤링(rolling)이 발생, 이 때문에 항공기 전체가 흔들리는 현상을 지칭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항공기에서 이 '윙락(Wing rock)’ 현상이 크든 작든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잘못하면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런 윙락(wing rock)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날개 및 동체의 형상을 바꾸는 동시에 전자식 비행제어체계(Fly By Wire)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T-7A와 형상적으로 가장 닮은 전투기로 미 해군의 F/A-18 E/F 슈퍼호넷이 자주 언급되는데요. 슈퍼호넷도 개발하면서 윙락 문제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F/A-18 E/F 슈퍼호넷은 ‘플래퍼론(flaperon)’을 추가적으로 장착하면서 윙락 문제를 해결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기사 번역 이후에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기체 형상의 재설계나 플래퍼론의 설치는 추가적인 동력계통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는 어쩔 수 없이 제작비 상승과 개발기간의 지연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돈과 시간이 아까운 보잉은 어떻게든 FBW 비행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만으로 윙락 현상을 해결해 보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보잉은 이미 여객기 737 MAX에서 윙락을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려다 많은 인명 손실을 유발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 부분도 기사 해석을 마치고 좀 더 상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역주)
초기 설계 지연은 사브(Saab)같은 계약 납품업체와의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었다. 미 공군은 "디지털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도 이러한 (계약업체와의 마찰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완화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우주산업 관계자들을 통해 보잉이 T-7A 납품가격을 지나치게 후려치는 바람에 Saab 같은 납품업체들과 마찰음을 빚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그 이야기가 사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군사 전문지 Airforce Technology는 2021년 7월 27일 기사를 통해 Saab가 이제 겨우 두 번째 T-7A 레드호크의 기체 후미 부품을 보잉에 납품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선정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부품 납품인 셈입니다. (역주)
데보라 반 니에롭(Deborah VanNierop) 보잉 대변인은 "윙락(wing rock) 문제가 T-7A 레드호크의 전체적인 성능이나 설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 니에롭은 이메일을 통해 "엔지니어링 및 제조 개발(EMD: Engineering & Manufacturing and Development)과정 이전에 제트기와 관련된 생산을 시작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시도되는 일이며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조기에 파악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학습시켜 준다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기존의 테스트 프로그램보다 훨씬 높은 시험비행 출격율을 기록하며 지금까지 246회의 EMD 시험비행을 해왔고 항공기 제작시간에 있어 계속적인 혁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 EMD 과정이 의미하는 것은 본격적인 생산이 이루어지기 전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뜻하며 다른 말로 “마일스톤 B”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EMD 과정이 완료되고 본격적인 생산과 배치가 시작되는 “마일스톤 C”가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입니다만 보잉 대변인은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에도 생산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전투기 전문가는 이번 기사 내용을 통해 보잉이 굉장히 서두르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보잉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엔지니어링’도 알고 보면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인력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풍동 실험’ 등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실제 풍동 실험을 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빠르고 저렴하게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설계된 T-7A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윙락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전투기 설계에 있어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주)
그녀는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이미 T-7A에 탑재되어 있으며 2단계 테스트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보잉이 오는 7월까지 이 소프트웨어를 인증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 공군이 약 15개월 정도의 개발지연 기간을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잉은 그 절반 수준인 7개월 정도의 지연 기간을 예상하고 있다고 Military.com에 전했다.
2018년 9월, 미 공군은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T-38 훈련기를 당시 T-X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던 차세대 훈련기로 대체하는 92억 달러, 한화 10조 7천 억 규모의 계약을 보잉과 체결했다. 2019년에 미 공군은 터스키기 에어맨(Tuskeege Airmen)을 기리는 의미에서 T-7A Red Hawk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고 T-X의 이미지를 쇄신시켰다.
T-7A는 스웨덴의 사브(Saab)와 제휴되어 제작된다. 미 공군은 351대의 T-7A 훈련기와 46대의 시뮬레이터 및 관련 지상 장비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T-7A 레드호크 개발 지연으로 일부 파일럿 가족들은 노스럽 그루먼(Northrop Grumman)이 만든 T-38 탈론 훈련기의 지속적인 사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현재 사용되고 있는 T-38 훈련기의 일부의 역사는 196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이다.
미 공군은 지난 5년 동안 T-38 탈론이 많은 사고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격해 왔으며, 그 중 일부는 치명적이었다. 돈 윌키와 칼렌 윌키 부부는 Military.com에 이메일을 보내 "T-38은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할 유일한 공군 훈련기이기 때문에 파일럿이 되고픈 젊은 남녀들은 어쩔 수 없이 매일 그 낡아빠진 조종석에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들의 아들이었던 트래비스 윌키 소위는 2019년 오클라호마주 밴스(Vance) 공군기지에서 다른 제트기와 편대 착륙을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트래비스 윌키 소위와 그의 교관이었던 존 "매트" 킨케이드 중령은 이 추락으로 함께 운명을 달리했던 것이다. 사고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윌키 가족들이 알게 된 것은 조종사들이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추락사고 이후 미 공군은 편대 착륙을 무기한 중단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윌키 소위의 가족들은 미 공군 교육훈련 사령부가 주요 훈련기를 교체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제트기 훈련기 때문에 더 많은 인명 손실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60년 동안 비행해 온 T-38 훈련기들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 공군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제19공군 사령관을 맡고 있는 크레이그 윌스(Craig Wills) 소장은 지난해 "T-38의 후속 기종을 도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윌스 소장은 인터뷰에서 "그러나 우리가 T-38을 유난히 잘 관리하고 있고 이들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훈련기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체할 훈련기가 아직 없기 때문에 또 다른 죽음을 언제 가져올지 모르는 60년 묵은 ‘죽음의 덫’을 계속 비행시킬 수 밖에 없다는 미 공군의 변명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윌키 소위의 유족들은 말했다. "우리에게 있어 그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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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6월 18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Military.com이 게재한 기사 “New T-7 Red Hawk Trainer Faces Delays over Parts Shortages, Testing (신형 훈련기 T-7 레드호크, 부품 부족과 추가적인 테스트로 개발 지연과 직면하다)” 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비록 미국 군사 전문지 Military.com이 보잉의 신형 훈련기 T-7A에 대해 신랄한 평가를 내리고 있고 T-7A의 개발이 예정보다 훨씬 지연될 가능성도 농후하지만 미 공군이 T-7A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전투기 전문가도 “보잉이 언젠가는 T-7A를 개발해서 양산하는데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2018년 선정된 이후 무려 3년이 지나도록 개발이 완료되지 못하고 양산 체제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T-7A 때문에 미 공군이 감수하고 있는 손해가 막심하다는 데 있습니다.
보잉이 『디지털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전투기 개발방식을 주창하고 나서면서 100억 달러, 한화 11조 넘게 싼 가격을 제시했을 때는 더 할 나위 없이 장밋빛으로만 보였던 미(美)공군의 차세대 훈련 프로그램이 지금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만든 T-50A를 급하게 임대해야 할 정도로 프로그램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을 뿐 아니라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T-38 훈련기 사고도 줄을 이으면서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죠.
보잉은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법 덕분에 각종 비용을 줄이고 불측의 변수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처럼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완벽했다면 윙락(wing rock) 결함을 아예 배제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최소화시킨 설계를 내놓아 이를 수정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나 기간이 소요되지 않도록 만들었어야 하는 것이 논리적입니다.
특히 보잉은 T-7A와 거의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 받는 F/A-18E/F 슈퍼호넷을 개발하면서 이러한 윙락 현상을 해결하느라 고생을 했던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7A에서 지금과 같은 결함이 등장한 것은 결론적으로 봤을 때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사용하더라도 풍동 실험 같은 기존의 방식 또한 병용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러시아 수호이도 체크메이트 개발에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적용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보잉처럼 예상치 못한 복병과 만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전투기 전문가 설명에 따르면 KF-21의 경우 C-109 형상의 윙락 현상 발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풍동 실험실에서 FTR(Free-To-Roll) 시험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합니다.
전방동체에 얇은 차인(Chine)을 적용한 형상, 기수 부분을 뭉툭하게 설계한 블런트 노우즈(Blunt nose)형상, 전방동체 각도를 아래로 향하게 하는 노우즈 다운(Nose down)형상 등을 C-109 기본 형상과 비교하였고 풍동 시험 결과 기본 C-109 형상에서 윙락 현상이 가장 약하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던 것이죠.
T-50 골든 이글도 개발 과정에서는 FTR 시험을 적용하지 못하였으나 개발 이후 FTR 시험을 통해 고받음각(36도~48도)에서 윙락 현상이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 차인(Chine) 형상을 적용하여 윙락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하지만 보잉은 T-7A의 윙락 현상을 기체 자체는 손대지 않고 FBW 비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여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다분히 비용과 시간의 증가를 우려한 결과이며 왠지 보잉의 또 다른 문제아 737 MAX를 떠올리게 합니다.
보잉 737 MAX의 경우에도 역시 ‘고받음각’에서 윙락(wing rock)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결함이 발견되었으나 에어버스와 경쟁하느라 시간에 쫓기고 인건비를 절감하려 했던 보잉이 형상변경이나 플래퍼론(Flaperon)같은 추가적인 장치를 탑재하지 않고 『조종특성 보강시스템(MCAS)』라는 비행 소프트웨어만으로 해결하려다 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는 사고를 두 차례나 내고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지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보잉 T-7A는 제원조차도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어 소문만 무성한 상태이며 지금 개발진행 상황으로 봤을 때 T-7A를 FA-50처럼 경전투기 형태로 파생시킨다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T-7A 레드호크와 필연적으로 맞부딪치게 될 운명을 타고난 T-50A, FA-50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T-7A가 등장하게 되는 시점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엿가락처럼 늘어난 개발 기간, 결함 수정을 위해 추가되는 비용 등으로 보잉이 처음 제시했던 가격과 상당한 차이가 생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미 공군은 훈련기 세대교체의 적절한 시기를 놓침으로써 이미 돈으로 계산하기 힘든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는 중입니다. T-38 훈련기 사고로 숨진 윌키 소위와 그 가족들도 그 피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미 공군 내에서 T-50A를 임대하고 싶다는 제안까지 나왔을까요.
아직 미 해군 훈련기 사업이 남아있기에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록히드마틴은 여기에 승부수를 띄워볼 것입니다. 원래 미 해군은 공군과 별도로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기종을 독자적으로 선택해 왔고 미 공군 훈련기 사업을 보잉이 가져갔기 때문에 보잉을 특별하게 봐줘야 할 이유도 사라져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 공군이 록히드마틴의 F-35 도입 수량을 줄이고 보잉의 F-15EX를 300대 가까이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은 보잉보다는 록히드마틴의 손을 들어줘야 할 당위성이 더 커진 상태죠. T-50의 성능 또한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는 해도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서 록히드마틴 & KAI 컨소시엄이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미 해군이 보잉의 F/A-18 E/F슈퍼호넷을 주력기종으로 삼고 있고 이와 비행특성이 유사한 T-7A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만약 이번에도 보잉이 저가 수주전략을 펼친다면 그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실제로 록히드마틴과 KAI는 이번 해군 훈련기 사업에 대해 의도적으로 함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아마 복잡한 셈법과 작전들이 물밑으로 오가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일부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FA-50에 암람을 통합 시킨 블록 20나 심지어 AESA 레이더가 장착된 블록 30가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제가 직접 KAI에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블록 30는 고사하고 암람을 통합한 블록 20라는 개념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날이 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아마 저한테 가장 먼저 알려줄 것 같습니다. 제가 하도 자주 물어보니까요.
유튜브로 내용보기 https://youtu.be/PBlXyIagQR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