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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육군 무기체계/지상의 왕자! 기갑 전력

한때 FA-50처럼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명품 자주포 K9 썬더: 베트남에서도 날아온 러브 콜?

by KKMD Kevin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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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 방산제품, 이른바 K-방산의 주요 플랫폼을 육해공으로 분류해 보면 지상 플랫폼으로는 자주포인 K9썬더와 K2흑표 주력전차를 들 수 있고, 공중 플랫폼으로는 FA-50 KF-21 그리고 수상 플랫폼으로는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KSS-III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로 수출된 지대공 미사일 플랫폼 천궁-II와 상세한 내용은 군사기밀로 취급되고 있는 지()대지 현무 탄도미사일 시리즈가 추가됩니다.

 

그 외에도 호주 보병전투장갑차 수주전에 도전하고 있는 AS-21 레드백이나 폴란드에 수출된 K239 천무 다연장로켓포, 페루와 세네갈 등에 수출된 전술통제기 겸 경공격기 KA-1 웅비와 호세 리잘급으로 필리핀에 수출된 인천급 호위함 등도 있습니다. 물론 인도네시아에 판매된 대우조선해양의 장보고급 잠수함(KRI 알루고로)도 빠트릴 수 없지요.

 

그 중에서도 K9 자주포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K-방산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호평을 받으며 세계 최고의 수출 실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K9 자주포도 개발 초기에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마치 FA-50의 개발사를 다시 한번 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외신 기사 번역을 마친 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튀르키예에서 라이센스로 생산되고 있는 프르트나(Firtina)와 폴란드에서 K9의 차체를 수입하여 제작하고 있는 크라프(Krab)까지 포함한다면 지금까지 1,860여 문이 생산되었고 이 중에서 680여 문이 핀란드, 인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폴란드, 호주, 이집트로 수출된 물량입니다.

 

사실 이렇게만 설명 드리면 어느 정도 팔린 것인지 실감이 나질 않을 것 같아 다른 자주포들과 비교해보면 성능으로는 가히 최고의 자주포라 일컬어지는 독일 팬저하우비츠(이하 PzH) 2000 궤도형 자주포가 190여 문, 프랑스의 시저(Caesar) 차륜형 자주포가 170여 문 마지막으로 중국의 PLZ-45 자주포가 130여 문 정도 판매되었는데요. 나머지 세 종류를 모두 합쳐도 490여 문으로 K9 썬더보다 200여 문 정도 적게 판매된 것입니다.

 

가격은 어떨까요? 독일계 언론 메자(Mezha)2022 11 4일에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100대의 PzH 2000 자주포를 제안하면서 독일 정부는 17억 유로라는 패키지 가격을 불렀습니다. , 대당 패키지 가격은 1,700만 유로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약 240억 정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에 비해 K9 썬더는 폴란드와의 계약에서 대당 150억 정도의 패키지 가격으로 수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PzH 2000과 약 100억 가까운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PzH 2000K9A2버전 사이에는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 가성비 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죠.

https://blog.naver.com/armynuri2017/222039393128

 

[웹툰] 데스피그의 밀덕노트 - 'K-9 자주포'의 모든 것

대한민국 육군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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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K9 썬더는 실전 데이터가 쌓여 있는 유일한 (현대) 자주포이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유일한 자주포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최근 K9 썬더 자주포가 다시금 주목 받게 된 이유를 잠깐 살펴볼까요?

 

공군과 육군의 공지합동작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극소수 나라들 가운데 하나인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본격적인 기동작전을 위해 자주포와 다연장로켓포 같은 포병 전력은 최소화시키고 대신 공군의 공대지 폭격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공군의 공대지 폭격과 미사일 전력을 비처럼 내려 퍼붓는 『충격과 공포(Shock & Awe)』 작전과 더불어 기동성을 강조한 경량화된 지상 부대로 불과 2주 만에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했습니다.

 

이에 고무된 미군은 화력을 내세운 냉전시대 전면전과 상황이 전혀 다른 현대전장에서 무겁고 느린 포병보다는 공수할 수 있는 가볍고 신속한 포병이 필요하다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개발 중이던 차세대 중()자주포 XM2001 크루세이더(Crusader)를 포기한다는 결정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이라크 게릴라들의 끈질긴 저항으로 미군 수뇌부의 예상과는 달리 전쟁은 거의 10년 가깝게 이어졌고 미군에게 끝없는 희생을 강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장기전 양상을 띠게 되자 압도적 화력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었죠. 마치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155 포탄을 하루에도 수천 발씩 교환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해외 군사 전문지를 읽다가 최근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포병만큼 저렴하면서도 효과만점인 무기체계가 없다며 포병 전력강화를 권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접했는데요. K9 썬더가 바로 미국이 권유하는 포병 전력 강화의 핵심요소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자주포입니다. 베트남이 K9 썬더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상세하게 들어가자면 끝이 없으니 일단 2023 4 6일 폴란드 군사 전문지 Defence24가 보도한 기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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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대한민국 정부는 판 반 장(Phan Van Giang) 국방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베트남 대표단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주최했다. 판 반 장 국방부 장관은 한화 에어로스페이스의 본사를 방문하는 동안 특히 K9A1 자주포 시스템과 자동화를 통해 K9 자주포에 신속하게 탄약을 보급해주는 K10 탄약보급장갑차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국방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The Defense Studies의 홈페이지는 최근 베트남이 한화 에어로스페이스와의 방산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은 대한민국 측 지도부와 함께 K9 자주포 구매와 양국 간 산업협력에 관한 간담회를 가질 계획을 미리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은 대한민국이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외에도 앞서 언급한 K9 자주포 시스템이 실전 배치되어 있는 제7기동군단 소속 예하 제7포병여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대한민국과 베트남 고위급 인사들 사이에 머지 않아 사전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섰다.

 

오늘날 베트남 지상군은 수적으로는 충분한 포병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대에 뒤떨어진 구형들이다. 구소련 시대 만들어진 122 M-30 혹은 130 M-46 야포 그리고 미국 105 M101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견인포들이 베트남 포병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다. 베트남 지상군이 보유하고 있는 제대로 된 자주포는 전성기가 지난 지 오래인 2S1 그보즈디카(Gvozdika) 2S3 아카치야(Akacja)뿐인 상황이다.

https://youtu.be/sYiqdXOXLKU

2S1  그보즈디카 (Gvozd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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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950년대 소련 공수군에 채용된 공수자주포) 85 ASU-85 자주포로 보완되며, 해안 방어 부대와 예비군 부대에는 심지어 1940년대에 개발된 Su-100이 배치되어 있다. 그 외에도 105 M101 견인 곡사포를 우랄(Ural) 트럭에 실어서 일종의 차륜형 자주포로 개조시킨 PTH05-VN15도 실전 배치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국방 예산이 부족한 나라인 베트남이 K9A1처럼 첨단 기술로 무장한 자주포 무기 시스템을 획득하게 된다는 사건은 베트남 포병 부대의 전투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덕분에 베트남 정부는 종종 제2차 세계대전이나 구소련 지도자 스탈린의 통치 시기를 상기시킬 만큼 오래된 견인포 장비들을 부분적으로나마 퇴역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K9 썬더는 대한민국이 만든 자주포로 한국 육군의 필요에 맞추어 삼성테크윈이 설계했고 현재 한화 디펜스를 합병한 한화 에어로스페이스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K9A1 버전의 탑승 인원은 포반장, 사수, 부사수, 1번 포수 그리고 조종수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K9 썬더의 155 52구경장 주포는 일반적으로 40의 사정거리를 제공하지만 K9A1 이상 버전부터는 K315 HE-RAP 신형 사거리 연장탄을 사용하여 사거리를 최대 54로 늘렸다. 추진체 역할을 하는 장약은 개봉된 채로 적재되어 있어 바로 사용이 가능하고 48발의 포탄을 적재할 수 있다.

 

K9 썬더는 1,000마력의 출력을 내는 독일산 MTU 881 Ka-500 디젤 엔진에 의해 구동되며 전투 중량은 47, 최고 속도는 시속 67, 항속거리는 36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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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폴란드 군사 전문지 Defence242023 4 6일 게재한 기사 “K9 썬더에 러브 콜을 보내는 베트남?”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 본문에서도 언급되고 있듯이 A1 버전으로 개량된 K9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는 54㎞에 달해 적지종심에 대한 화력지원과 대()화력 역습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강력한 화력에 더해 1,000 마력의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강력한 주행 가속성은 사격 후 진지이탈(shoot & scoot)’ 전술 운용을 가능하게 해주고 국내에서 개발한 고강도강 장갑을 통해 적의 소화기와 포탄 파편으로부터 전투원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상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K9 썬더가 처음부터 기대와 지지를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요군인 대한민국 육군이 1990년 초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요구한 작전요구성능(ROC)은 당시 해외 군사전문가들은 물론 국내 전문가들조차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방위산업 역량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을 정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거리, 발사 속도, 생존성, 탄약 적재량, 기동성 등에서 당시 미 육군이 개발 중이던 155 자주포 M109A6 팔라딘보다 우수한 성능을 요구했는데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자주포 PzH 2000과 비교한다면 탄약 적재량(60발 대 48)과 발사속도(분당 8발 대 6)에서 조금 부족할 뿐 사거리나 반응성에서는 대등한 수준이며 유기압 현수장치와 톤당 마력으로 나타나는 기동성에서는 오히려 약간 더 뛰어난 수준이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나 지금 20~30대 나이인 Z세대들에게 있어 대한민국이란 자동차와 조선 같은 중화학공업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라는 것이 당연한 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1970년대에 태어난 저는 가끔 어리둥절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고 20년도 채 지나지 않았던 1970년대 대한민국은 금속, 기계, 전기, 전자, 화학공학 같은 첨단무기 개발과 생산의 기초가 되는 산업기반은 물론 이렇다 할 기술축적도 전무한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면 K9 자주포가 개발되기 시작한 시기는 1989년입니다. 미국이 개발 중이던 M109A6 팔라딘보다 요구성능(ROC)이 높았고 독일이 개발 중이던 PzH 2000 자주포와 맞먹는 성능을 지닌 자주포를 개발하겠다는 국방과학연구소의 포부는 당시 국민들에겐 다소 황당한 소리로 들릴 수 있었습니다. KF-21 보라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었죠.

 

오늘날 K9 썬더가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주요 이유 중의 하나가 21세기 전장 환경을 미리 내다본 설계 덕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장비를 대한민국에서 먼저 개발하겠다는 발언은 당시 분위기로 봤을 때 무모하다는 우려와 의혹의 눈빛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국방일보가 연재했던 인기 연재물 『철모에서 미사일까지』에 나온 K9 자주포 관련 내용을 잠깐 인용해 볼까요?

 

“자주포 사거리가 40㎞까지 늘어날 필요가 무어 있겠느냐? 괜히 사거리만 늘리는 것이다” 라는 비판부터 “전차도 아니고, 자주포가 그렇게 ‘호화로울’ 필요가 있나?” 등 성능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도 그치질 않았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FA-50 정확하게는 T-50 개발사를 떠올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역시 1989년 국방과학연구소가 제안하면서 개발이 시작되었는데요. 원래는 M-346이나 Yak-130 같은 아음속 고등훈련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KF-16 140대를 면허 생산하는 KFP사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그와 관련된 절충교역으로 록히드 마틴 본사에 공군 관계자와 삼성항공 엔지니어들이 파견되어 기술이전 교육을 받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미 공군이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기동성이 뛰어난 초음속 기종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아음속 고등훈련기에 대한 탐색 개발을 진행하고 있던 관계자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서는 미 공군이 요구하는 작전요구성능(ROC)에 맞춰 기동성이 뛰어난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개발하면 미 공군 훈련기 수주전에도 참가할 수 있고 경전투기로 개량하여 사용할 수도 있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됩니다.

 

당시 국내 항공우주기술은 프롭 훈련기인 KT-1 웅비의 개발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었던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 프롭 훈련기도 못 만드는 주제에 무슨 초음속 고등훈련기냐? 는 비난을 받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K9 썬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1세기 전장 환경을 미리 생각한 이들에 의해 T-50의 개발은 강행되었고 결국 FA-50의 개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국내 그리고 해외 밀덕들에게 ‘KAI 배만 불려주는 천덕꾸러기이자 제대로 된 시계 외 공중전(BVR) 능력도 결여되어 있는 공격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FA-50이 오늘날 K9 자주포와 함께 K-방산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되돌아보면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능력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최고의 성능을 지녔지만 가격마저도 최고인 무기가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성능은 아니더라도 합리적인 성능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을 지닌 무기가 더 잘 팔린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입증하는 존재들이 K9 썬더와 FA-50이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Oy6NcWBmw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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