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분야에서 보잉(Boeing)이나 에어버스(Airbus)와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기업이 아시아에서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해 본 일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이집트에 KAI의 경전투기 FA-50 100여대 판매가 정식으로 확인되었다는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즈(Jane’s)의 기사가 게재되었던 1월 18일 다음날,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는 군사전문 블로그 항공만능론GF(航空万能論GF)가 게재한 칼럼 일부 내용입니다. 일본의 군사전문 블로그가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경쟁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아시아 기업은 미쓰비시도 가와사키도 아닙니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항공우주기업 KAI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본 군사전문 블로그의 칼럼을 번역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늘 그렇듯이‘국뽕’ 프레임을 가져다 대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운이 좋았든 시류를 잘 탔든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미국 록히드 마틴이 합작해서 만든 고등전술 훈련기(LIFT) 겸 경전투기인 FA-50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까지 날아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 된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방위산업계 관계자와 방산관련 미디어를 초청해 ‘Global KAI 2050 Beyond Aerospace’를 개최했는데요. 여기서 FA-50을 단좌형 전투기로 개량시킨 F-50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작년 4월 22일 업로드 했던 KKMD 410화 『직접 취재한 FA-50 블록20 진행상황과 단좌형 제공전투기 FA-50 블록30의 등장 가능성! 』편에서 단좌형 제공전투기 F-50의 등장 가능성을 짚어보았는데요. 최근 해외 항공전문지 Aviacionline에서 이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기 때문에 다른 포스팅에서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군사전문 블로그 고쿠반노론(航空万能論)이 게재한 칼럼 번역 내용만 전달해 드려도 충분할 듯 하여 번역이 끝나면 포스팅은 바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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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이집트는 중국과 제트 훈련기 'K-8E'의 도입 계약을 체결한 뒤 2010년까지 초기 발주 80대에 추가 발주 40대를 더해 총 120대를 라이센스로 생산 완료했다. 하지만 이집트 공군은 20년 이상 노후화가 진행된 중국산 훈련기의 후계 기종이 필요했을 뿐 아니라 프랑스 라팔, 중간에 도입을 중지한 러시아 Su-35 그리고 도입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같은 신기종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첨단 고등 훈련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대한민국의 T-50/FA-50, 인도의 테자스(Tejas), 이탈리아의 M-346, 러시아의 Yak-130, 중국의 L-15 그리고 체코 공화국의 L-39NG가 이집트 고등훈련기사업 입찰에 참가했다.
지난 연말 무렵, 국영기업 아랍산업화기구(AOI)가 이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측과 T-50/FA-50의 현지생산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한 바 있었지만 영국의 군사 전문지 Jane's는 정식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이집트 정부로부터 확인 받았다고 1월 18일 보도했다. 이집트 국내 매체들 역시 “조달 규모는 약 100대 정도로 예측되고 있으며 그 중 70대를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예정되어있다”고 보도하고 있어 Jane’s 기사의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AOI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집트 공군의 요구를 충족하는 첨단 고등 훈련기의 생산을 현지화하고 (이집트에서 생산한) T-50 혹은 FA-50을 아프리카나 중동에 위치한 국가들에게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발언으로 미루어봤을 때, T-50/FA-50은 이집트 육군 사양 K9A1EGY와 같은 방식으로 현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와 대한민국이 지난해 체결한 16억 5천만 달러, 현재 환율로 약 2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계약에는 이집트 육군 사양인 K9A1EGY와 탄약보급장갑차 K10 그리고 이집트 육군의 요청으로 개발되는 K10 기반 사격지휘장갑차인 K11의 현지 생산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모하메드 아흐메드 모르시 이집트 방산물자부 장관은 “우리는 자국에서 생산된 K9 자주포를 통해 이집트 육군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중동 혹은 아프리카 국가들로 수출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새로운 자주포 시스템으로 평가 받고 있는 K9을 도입하고자 하는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이 있으며 우리는 실제로 양자간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요컨대, 아랍산업화기구(AOI)가 말하고 있는 T-50/FA-50 현지 생산에는 '이집트 공군용으로 쓰일 100대'와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로 수출할 추가 수량'이 포함되어 있고 그 결과 대한민국 방위산업계의 유럽 진출을 돕는 파트너가 폴란드라면 중동 및 아프리카(MENA)지역으로의 진출을 돕는 파트너는 이집트가 된다는 의미다.
덧붙여 Jane's는 대한민국 현지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T-50/FA-50은 F-16과의 호환성이 매우 높고 따라서 국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입장에 있는 이탈리아 M-346이나 중국 L-15등보다 훨씬 우위인 입장에 있다"고 소개했다.
FA-50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던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장관도 다음과 같이 언급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FA-50은 F-16에 기반을 둔 소형 다목적 전투기이기 때문에 폴란드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6 인프라와 원활하게 통합될 수 있으며 기존의 장비를 100% 호환해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FA-50의 운용 유지비는 F-16보다 몇 배 이상 저렴하고 신규 파일럿을 훈련시키는 효율성 또한 상당히 높다. 유감스럽지만 기존에 도입한 이탈리아 M-346은 대한민국 FA-50에 비해 훈련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
지금까지 국제 전투기 시장에서 "입수 가능"한 서방 제트 훈련기의 제왕 자리는 120대 이상 판매된 이탈리아 M-346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제 그 자리를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제작한 T-50/FA-50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KAI T-50/FA-50은 이전에 수주 받았던 숫자에 이집트로부터 추가적으로 주문 받을 숫자까지 더하면 이미 350대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보잉이 제작한 고등훈련기 T-7A가 해외 시장에 참가한다고 하더라도 FA-50은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그리고 『레이시온 팬텀 스트라이크(Phantom Strike) AESA 레이더 통합에 의한 다목적 전투기로의 변신』을 무기로 앞으로도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방위산업계 관계자와 미디어를 초청해 2025년까지 목표로 세운 개발 비전 ‘Global KAI 2050 Beyond Aerospace’를 선보였다. 해외 항공 전문지 Aviacionline의 편집장 가스통 듀보아(GASTÓN DUBOIS) 역시 이 행사에 참여했었고 Aviacionline 기사를 통해 “KAI가 FA-50의 단좌형 전투기 버전인 F-50 개발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듀보아는 또 한가지 깜짝 놀랄만한 소식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향후 대한민국 정부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해외 수출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취지의 목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폴란드에서의 성공'과 '급격히 변화한 안보 환경에 대한 신속한 대응 능력'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게다가 유럽 굴지의 방산업체인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D&S)가 “FA-50의 유럽 수출을 공동 추진하고 싶으며 이를 위한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안함으로써 유럽 시장 공략 가능성에 대한 KAI의 분석을 재확인해 주었으며 그에 따른 강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KAI는 유럽, 북미, 아프리카, 중동에 교두보를 구축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와 남미에서의 입지도 다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원문에서는 Aviacionline의 편집장 가스통 듀보아가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 이하 D&S의 FA-50 유럽 수출 공동추진 발언에 대해 실질적으로 D&S가 AFTJ를 폐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문맥상 따로 빼서 설명을 드리자면 AFTJ는 Airbus Future Training Jet의 약자로 ‘에어버스 미래형 제트 훈련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에어버스는 이 AFTJ를 스페인에 제안했던 적이 있는데요. 결국 에어버스가 지지부진한 AFTJ를 포기하고 대세인 KAI FA-50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가스통 듀보아가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KKMD 496화 『FA-50의 서유럽 진출을 돕겠다며 대한민국에게 손을 내민 에어버스(Airbus): 위대한 협력의 시작일까 혹은 독이 든 성배일까?』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역주)
다만 가스통 듀보아 편집장은 "“정부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수출에 중점을 둔다는 KAI의 전략에 따른 FA-50에 대한 향후 투자가 잠재적 고객으로부터의 자금 공급에 의존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KAI 자체 자금으로 충당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향후 FA-50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듀보아 편집장은 아직 전세계에서 운용되고 있는 수많은 구형 전투기들, 예를 들면 MiG-21이나 F-5, A-37, A-4, 알파제트, L-39 같은 전투기들이 FA-50을 위한 800에서 1,000대 정도의 잠재적 시장을 창출해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FA-50을 도입한 국가들은 모두 'KF-21 보라매를 포함한 한국산 방산장비들의 잠재적인 고객'으로 볼 수 있어 그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결국 보잉(Boeing)이나 에어버스(Airbus)와 경쟁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KAI에는 기존에 판매한 T-50 및 FA-50을 유지 보수하거나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과 관련된 자금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한 예로 이라크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T-50IQ에 대한 유지 보수 계약을 3년간 3억 6천만 달러, 현재 환율로 4,400억에 갱신했다.
KAI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수출용 FA-50 개발에 재투자해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항공우주 분야에서 보잉(Boeing)이나 에어버스(Airbus)와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기업이 아시아에서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해 본 일이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도)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덧붙여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다목적 수송기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는 뉴스 또한 해외 방산 관련 미디어들이 관심을 가지고 중요한 뉴스로 다루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쌍발 터보팬 군용 수송기 MC-X'에 대해서도 듀보아 편집장은 일본 가와사키의 수송기 C-2와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수송기 C-390/KC-390의 중간 사이즈라는 사실을 들며 이들과의 관련성을 지적하고 있다.
(브라질 엠브라에르 C-390의 최대이륙중량이 87톤, 일본 가와사키 C-2의 최대이륙중량이 141톤입니다. KAI가 추진 중인 다목적 수송기 MC-X의 최대이륙중량은 103톤으로 중간 크기라는 설명이 금방 와 닿습니다. 참고로 현재 대한민국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터보프롭 수송기 C-130J의 최대이륙중량은 70톤 정도입니다.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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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본의 군사전문 블로그 고쿠반노론(航空万能論)이 2023년 1월 19일 게재한 칼럼 “대한민국과 이집트, T-50/FA-50 100여대를 조달하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미리 말씀 드렸던 대로 별도의 추가 의견 제시 없이 번역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1DaGhVdYj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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