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을 구매한 결정적 이유는 인접국인 태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 등에서 우수한 운용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확실한 역량과 우수한 운용 실적을 지닌 전투 자산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켰을 뿐이다.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FA-50 블록 20는 다목적 전투기(MRCA) 못지 않은 전투력을 지니고 있다. 말레이시아 왕립 공군이 보유한 노후화된 F/A-18 호넷과 Su-30MKM 플랭커를 대체할 본격적인 제공 전투기를 찾는 동안 발생하는 공백을 FA-50 블록 20가 메워 줄 것이다. (말레이시아 군사전문지 Malaysian Defence)
아부다비 IDEX 방산전시회가 열리는 사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FA-50 경전투기가 말레이시아에 9억 2천만 달러 규모로 18대 수출되었다. (美 경제전문지 Business Insider)
美 경제전문지 Business Insider는 2023년 3월 10일 기사를 통해 FA-50을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경전투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번역해 볼 가치가 있는 기사로 ‘찜’ 해놓았는데요. 이렇게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로 ‘잘 나가고’ 있는 FA-50 계열 전투기가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수출되었던 2011년으로부터 벌써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T-50을 비롯한 FA-50 계열 전투기들은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태국, 필리핀 등에도 추가 수출되었습니다. 일단 기체를 팔고 나면 후속 군수지원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일부 서구 항공선진국들이나 러시아 및 중국 업체들과는 달리 대한민국 항공우주기업 KAI는 판매 이후의 후속지원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왔고 이런 사실은 FA-50을 도입한 나라의 공군들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말레이시아 매체 Malay Mail 의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죠.
물론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T-50i의 경우 몇 차례 추락하는 사건이 있었고 작년에는 필리핀에 수출된 12대의 FA-50PH의 경우 가동률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고들이 KAI의 불량한 후속지원에서 발생한 것들이라기보다는 대부분 도입한 나라의 공군들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군사전문지 Malaysian Defence와 Defence Security Asia 등에서는 FA-50 블록 20가 다목적 전투기에 버금가는 전투력을 지니고 있으며 본격적인 제공 전투기를 선정할 때까지 FA-50 블록 20를 사용하여 시간을 벌 계획이라고 언급한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산 F/A-18C/D 호넷과 러시아산 Su-30MKM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제공 전투기’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KF-21 보라매가 떠올랐는데요. 이 부분은 기사 번역을 마치고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 3월 16일 말레이시아 매체 Malay Mail은 FA-50 블록 20 구매의 정당성을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의 답변 내용을 기사로 실었습니다. 아주 짧은 기사인데요. 일단 이 기사부터 번역해서 내용을 살펴본 뒤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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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으로부터 FA-50 경전투기 18대를 구매하기로 한 이번 결정에는 FA-50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우수한 운용 실적을 높이 평가한 말레이시아 왕립공군(RMAF)의 의견이 크게 작용했다.
다툭 세리 모하마드 하산(Datuk Seri Mohamad Hasan)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대한민국 FA-50 전투기들이 인접국인 태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 등지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으로부터 FA-50 경전투기를 구매한 사안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알고 싶다는 하산 압둘 카림(Hassan Abdul Karim)의원의 추가 질문에 대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FA-50 전투기를 공군 자산으로 인수하기까지 많은 고려사항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FA-50의 우수한 운용 실적이었는데 우리는 운용 실적이 없는 무기체계는 일체 구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군에 몸담고 있는 소중한 병사들이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확실한 역량과 우수한 운용 실적을 지닌 전투 자산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켰을 뿐입니다.
지난 2월 대한민국 유일의 전투기 제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40억 8,000만 링깃, 현재 환율로 한화 1조 2천억 규모로 FA-50 경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전투기들은 2026년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남중국해 지역에 말레이시아 공군(RMAF)이 레이더 작전 능력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묻는 아흐마드 타르미지 술라이만(Ahmad Tarmizi Sulaiman) 의원의 원래 질문에 대해 모하마드 하산 국방부 장관은 라부안(Labuan)에 있는 공군 기지에 설치되어 있는 레이더를 신형 장거리 방공 레이더로 교체할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대공 방어 능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구형 레이더들을 새로운 레이더 시스템으로 교체하여 올해 말까지 100%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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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3월 16일 말레이시아 매체 Malay Mail이 게재한 기사 “Defence minister: Purchase of FA-50 fighter jets from S. Korea based on good service record (국방부 장관 답변: 대한민국산 FA-50 전투기의 구매는 뛰어난 운용 실적에 근거한 것이었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FA-50 계열에 대한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 힌두스탄 항공유한공사가 제작한 Tejas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이번 말레이시아 수주전에서 최후까지 FA-50과 경쟁을 펼쳤던 HAL Tejas는 ‘표면적으로는’ FA-50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다목적 전투기(MRCA)에 보다 가까운 스펙을 보여주고 있는 전투기였습니다. 인도 네티즌들이 HAL Tejas가 KAI FA-50을 제치고 선정될 것이라 믿은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죠.
하지만 HAL Tejas는 ‘운용 실적’이라는 측면에서 FA-50보다 절대적 열세에 처해있는 기종입니다. ‘하늘의 아준 전차’라는 별명을 지닌 HAL Tejas는 개발을 시작하고 4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2023년에서야 양산을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전력화 시점도 2025년이고요.
그에 비해 T-50은 무려 20년 전인 2005년부터 양산이 시작되었고 T-50의 전투 파생형인 FA-50이 전력화된 시점은 2014년입니다. 대한민국 공군에 의해서 운용되고 있는 FA-50 계열 전투기만 해도 164대에 이르며(도입예정포함) 해외에서 운용되는 FA-50 계열 전투기 숫자도 138대(도입예정포함)에 달해 도합 300대 이상이 생산 및 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확실한 역량과 우수한 운용 실적을 지닌 전투 자산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켰을 뿐”이며 “말레이시아 공군에 몸담고 있는 소중한 병사들이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인도 국방부와 네티즌들에게 뼈아플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FA-50보다 HAL Tejas가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말하는 인도 측의 주장 역시 ‘숨어있는’ 가격 상승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예전에 번역했던 인도 매체 Eurasian Times 기사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HAL Tejas는 오픈 아키텍처로 설계된 기체입니다. 서방 및 러시아 군수품을 혼용하고 있는 인도 공군의 입장을 반영한 설계인데요. 이 오픈 아키텍처를 쉽게 설명하자면 “기체는 우리가 만들지만 탑재되는 각종 무장은 구매국 너희가 알아서 자비로 통합하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도입비는 저렴할지 몰라도 이후 운용하면서 필요한 기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개연성이 대단히 높은 구조입니다.
게다가 도합 300대 이상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는 FA-50 계열 전투기들에 비해 HAL Tejas는 지금 양산되고 있지도 않으며 양산이 끝나는 2029년이 되어도 약 80대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그러나 이집트와 아일랜드 그리고 미 공군 및 해군 등에서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FA-50은 2029년 즈음이면 얼마나 더 많은 수가 생산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결국,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FA-50의 비용이 HAL Tejas와 그렇게 차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더 낮아질지도 모르고요.
이렇게 FA-50과 HAL Tejas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투기를 수출하는데 있어 운용 실적(service records)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1년 해외 판매 실적이 없었던 T-50i를 처음으로 구매해줬던 인도네시아는 FA-50에게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던 셈입니다.
비록 지금은 개발 분담금 문제로 애를 먹이고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KF-21 보라매의 첫 해외 수출을 가능하게 해준 나라도 역시 인도네시아입니다. KF-21의 수출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FA-50과 같은 선순환 구조 구축의 첫 시발점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익을 생각한다면 밉든 곱든 목덜미를 잡고서라도 끌고 가야 하는 나라가 인도네시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FA-50 블록 20가 다목적 전투기에 버금가는 전투력을 지니고 있으며 본격적인 제공 전투기를 선정할 때까지 FA-50 블록 20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의 발언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외신 자료들을 살펴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F/A-18C/D 호넷 8대와 Su-30MKM 18대 그리고 MiG-29 10대를 교체하기 위해 다목적 전투기(MRCA)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행한 대 국회 답변을 들어보니 임시 방편으로 F/A-18C/D 호넷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혹은 F/A-18 E/F 슈퍼호넷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확인되지만 2023년 3월 보잉은 슈퍼호넷의 생산라인을 2년 뒤 폐쇄하겠다고 공지한 상태입니다. 다만 보잉이 기존의 호넷을 슈퍼 호넷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프로그램은 2030년대 초반까지 유지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고작 8대의 호넷을 슈퍼 호넷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안은 장기적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러시아도 다목적 전투기(MRCA) 기종으로 Su-35를 말레이시아에게 제안했지만 불성실하기 이를 데 없는 러시아 업체의 후속지원에 넌덜머리가 난 말레이시아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더더욱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영문판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17년경 다목적 전투기(MRCA) 사업은 프랑스 라팔(Rafale)과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으로 좁혀진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잠시 동안 중동 지역에서 중고 전투기를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는 했지만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 정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다목적 전투기(MRCA)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경전투기(LCA) 사업이 2019년부터 본격화되었습니다. 다목적 전투기(MRCA) 사업에 선정된 4.5세대 전투기들을 위한 파일럿을 양성하는 동시에 당면한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영공을 보호할 수 있는 보조 전술기를 확보할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 바로 경전투기(LCA) 사업이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만든 FA-50 블록 20가 그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전투기로 선정된 것입니다.
문제는 경전투기(LCA) 선정이 4년 이상 지체되는 동안 국제 전투기 시장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는데 있습니다. 무엇보다 4년 전만해도 페이퍼 플랜에 불과했던 KF-21 보라매가 초도 비행에 이어 초음속 비행까지 성공했고 별 문제가 없다면 3년 후인 2026년부터 블록 1이, 2029년부터 성능 개량형 블록 2가 양산되기 시작할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전투기(LCA) 사업으로 도입되는 FA-50 블록 20가 2026년부터 말레이시아로 인도되기 시작한다는 사실로 미루어봤을 때, 본격 제공 전투기 MRCA 도입 사업은 2026년보다 훨씬 늦은 2030년 이후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말레이시아 다목적 전투기(MRCA) 사업이 본격화될 2030년대 중반이 되면 KF-21 보라매의 성능 개량형 블록 2의 양산이 끝나 있는 것은 물론 블록 1이 대한민국 공군에 실전 배치되고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라는 뜻이죠.
만약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 시기에 KF-21 보라매를 도입한다면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효과로 도입비도 낮출 수 있고 대한민국 공군과 인도네시아 공군에서 10년 가까이 운용한 실적을 평가할 수도 있게 됩니다. 여러 번 말씀 드렸듯이 프랑스 라팔(Rafale)이나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검증된 기체이기는 하지만 높은 비용과 향후 업그레이드가 제한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뒤라면 신형 기체 KF-21 보라매가 지닌 장점과 구형 기체 라팔 및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지닌 단점이 제각기 부각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군수지원 및 정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국 공군 전술기의 종류를 지금보다 단순화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FA-50 블록 20 36대가 도입된다면 말레이시아 공군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전술기는 다름 아닌 KAI의 로우급 전투기 FA-50이 됩니다. 만약 말레이시아가 미들 하이급 전투기로 같은 회사의 KF-21을 선택한다면 군수지원 및 정비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원하는 바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겠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주어진 변수들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다목적 전투기(MRCA) 사업에 대한 예상을 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 내용에 불과하니 그냥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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