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까지 체납된 개발분담금 납부에 대한 지급계획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또 다시 지키지 못한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KF-21 보라매 프로그램에서 탈퇴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변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군사전문지 Meta Defense, 인도 매체 Eurasian Times, 홍콩 매체 Asia Times 등은 일제히 KF-21 보라매의 상대적인 우수성을 지적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가 저지르고 있는 전략적 실수를 꼬집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심플하게 10조 8천억이라는 총 구매대금을 42대로 나누어보면 라팔(Rafale)의 대당 프로그램 가격이 2,500억 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고 따라서 6대의 라팔(Rafale)을 구매하는데도 1조 5천억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이끄는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중동에서 차관까지 빌려왔다고 하니 인도네시아가 만성적인 현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Eurasian Times의 지적은 상당한 근거가 있는 셈입니다.
인도네시아 매체 Zona Jakarta도 Meta Defense, Eurasian Times 그리고 Asia Times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KF-21 보라매 관련 기사를 쏟아 내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KF-21 보라매보다 빈약한(?) 라팔을 구매한 인도네시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기사는 제가 얼마 전에 번역했던 프랑스 Meta Defense와 Military watch magazine 기사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을 인용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도네시아가 아세안의 맹주 국가인 동시에 인구 및 자원부국이라는 점을 내세워 “대한민국이 KF-21 보라매 프로그램에서 인도네시아를 내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소위 국뽕성 기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해외 언론들의 기사를 인용하며 인도네시아가 진정한 의미의 자주국방을 원한다면 KF-21 보라매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논조의 기사들도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단 2023년 7월 21일 인도네시아 언론 Zona Jakarta가 게재한 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언론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고 있는 『KF-21 보라매, 왜 필요한가?』를 알아보고, 이어 2023년 7월 16일 인도 언론 Eurasian Times가 게재한 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KF-21 보라매 프로그램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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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을 자랑하나 1980년대 기술로 설계된 4.5세대 전투기) 라팔 Rafale과 (아직 개발이 완료되진 않았지만 2010년대 기술로 설계되어 높은 잠재력을 지닌) KF-21 보라매를 함께 운용하겠다는 인도네시아의 구상은 원대하기 짝이 없지만 훗날 운용유지비의 급증이라는 함정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라팔 42대와 KF-21 보라매 48대를 구매했다. 한편, 프랑스 군사 전문매체 Meta Defense는 2023년 6월 23일 기사를 통해 KF-21 보라매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와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투기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인들은 부끄러운 마음에 (F-35와 경쟁하기 위해 KF-21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이와 관련하여, KF-21 보라매 개발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가 지금까지처럼 정해진 일정에 맞춰 어김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Meta Defense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KF-21 보라매는 F-35A보다 먼저 완전 작전 능력(FOC)을 획득하게 될 뿐만 아니라 양산 단계에도 먼저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F-35가 스텔스, 데이터 융합 그리고 센서라는 측면에서 KF-21 보라매보다 훨씬 더 발전되어 있는 전투기이기 때문에 두 프로그램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F-35와 KF-21 보라매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 특히 대한민국 항공업계가 처음으로 개발해 본 전투기가 KF-21 보라매라는 사실에 의해 더욱 부각되는 이런 종류의 격차는 미국의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핸디캡을 줄뿐만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구조적 불균형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 군사전문매체 Meta Defense가 게재한 KF-21 관련 기사는 KKMD 574화에서 상세하게 번역한 바 있습니다. Zona Jakarta 기사는 이를 일부 인용하고 있는데요.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574화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역주)
그런가 하면 Military Watch Magazine은 KF-21 보라매가 프랑스 라팔(Rafale)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한 분석의 근거로써 Military Watch Magazine은 라팔에 탑재되어 있는 스네크마(Snecma) M88 엔진의 추력이 KF-21 보라매에 탑재되어 있는 GE F414엔진보다 약할 뿐만 아니라 스텔스 능력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라팔(Rafale)은 스텔스 능력도 부족한데다 출력이 약한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라팔(Rafale)은 KEPD 350 타우러스를 변형시킨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ALCM)의 파생형도 운용할 수 없다"고 Military Watch Magazine은 덧붙였다.
KEPD 350 타우러스를 변형시킨 ALCM은 바로 천룡(天龍) 장공지를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서국가인 인도네시아에게 있어 5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함) 미사일은 활용도가 매우 높은 무기체계일 수 밖에 없는데요.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라팔(Rafale) 역시 스칼프 SCALP(=스톰쉐도우)라는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프랑스 자국 공군이 사용하는 SCALP 공대지 미사일의 사거리는 500㎞ 이상으로 표시되고 있지만, 해외로 수출되는 SCALP 공대지 미사일의 사거리는 250㎞로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프랑스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TCR을 준수하기 위해 사거리를 제한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KEPD 350 타우러스의 사거리에 의문이 생깁니다. 대한민국 공군 F-15K에 탑재되는 KEPD 350K 타우러스의 사거리는 50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죠.
구글을 통해 해외자료를 찾아보니 Key. Aero 홈페이지에 그에 대한 해답이 있었습니다. MTCR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강제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자국 미사일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MTCR 규정을 들먹여가며 사거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이, 냉전이 종식되고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군축에 여념이 없었던 시절을 맞이하여 거의 파산직전까지 몰렸던 타우러스 시스템즈 Taurus systems를 만나 사거리 제한 없는 KEPD 350K는 물론 관련기술까지 이전 받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천룡天龍을 국내기술로 탄생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1년 서울 ADEX에서 타우러스 시스템즈 고위 인사를 만나 “핵심기술도 얼마든지 이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던 적도 있었는데요. 해당 내용은 KKMD 333화 『한국에 사활을 건 타우러스(Taurus) 시스템즈: 개량형 타우러스 K-2의 국내 생산은 물론 핵심기술까지 모두 주겠다?』 편에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배가 넘는 사거리와 우수한 가성비를 지닌 천룡天龍 ALCM은 세계 시장에서 스칼프 SCALP 공대지 미사일을 압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주)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한민국 KF-21 보라매의 운용유지비가 프랑스 라팔(Rafale)보다 훨씬 더 저렴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이다. Military Watch Magazine은 "보고서에 따르면 KF-21은 라팔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KF-21 보라매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Military Watch Magazine은 또한 KF-21 보라매의 판매를 통해 대한민국이 누릴 수 있는 유형무형의 이익은 몇 배로 불어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구 전투기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성능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 최신예 전투기를 찾고 있는 잠재적 구매자들이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은 KF-21 보라매를 세계적인 주요 첨단무기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광범위한 추진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돈 잃고 후회하는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면, 라팔(Rafale)과 KF-21 보라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모두를 선택하는 결정을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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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7월 21일 인도네시아 언론 Zona Jakarta가 게재한 기사 “KF-21 보라매보다 약한(?) 라팔을 구매한 인도네시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선택한 라팔(Rafale)을 만든 프랑스의 군사전문지 Meta Defense조차 F-35와 비교되는 KF-21 보라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기사를 싣고 있고, 여러 외신들이 KF-21 보라매 대신 라팔(Rafale)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인도네시아의 결정에 의문을 표시하는 기사들을 게재하는 상황이 되면서 방금 번역한 Zona Jakarta의 기사처럼 합리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기사도 있지만,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기사들도 있습니다. F-15EX를 제안하는 미국, 라팔(Rafale)을 제안하는 프랑스 그리고 KF-21 보라매를 제안하는 대한민국이 서로 자기네 전투기를 사달라고 안달이기 때문에 칼자루는 우리가 쥐고 있다는 식의 인도네시아 국뽕 기사들도 많이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칼자루는 인도네시아가 쥐고 있다”는 일부 인도네시아 기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한사코 KF-21 보라매 프로그램에 남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개발분담금 납부를 체납하면서 스스로 신용을 훼손시킨 당사자가 이런 고집을 부린다는 것이 황당하지만 인도계 언론 Eurasian Times는 동아시아 국제정세 전문가 샤생크 파텔(Shashank Patel)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태도를 분석해 보고 있습니다.
전체 기사 중에서 해당 내용과 관계 있는 부분을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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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이 진행중인 KF-21 보라매 첨단전투기 개발프로그램에 지급해야 할 분담금 납부 기한을 번번히 어기면서도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결연하게 밝히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인 PTDI의 소식통을 인용한 Janes의 보도에 따르면, 분담금 지불기한을 지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KF-21 보라매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인도네시아가 2023년 6월까지 지불한 개발 분담금은 총 금액의 21%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2024년에서 2026년 사이, 체납된 분담금을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 사이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업체 PTDI는 자체적인 계획을 통해 분담금의 32%를 출연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중략)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동적인 지정학적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분석하고 있는 샤생크 파텔(Shashank Patel)은 Eurasian Times와의 인터뷰에서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인도네시아는 잠수함 프로그램에서 주요 파트너였던 대한민국을 이미 예전에 배제시켰지만 KF-21 보라매 전투기 프로그램만큼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KF-21 보라매 개발 분담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농업 생산성 감소, COVID-19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 25% 이상 크게 감소한 해외 수출과 눈에 띄게 줄어든 내수 같은 요소들을 지적하며 생각보다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파텔은 최근 1년간 국제 공급망이 다시 활력을 회복함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해외 수출이 15% 이상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만약 파텔의 희망대로 해외수출 상황이 개선된다면 이는 곧 인도네시아 국내투자확대에 기여할 것이며 그 결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머지 않은 미래에 KF-21 보라매 개발분담금을 언제,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 대한민국 방사청 그리고 KAI와 협의를 재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해외수출량이 줄어들고 COVID-19으로 인한 불황 여파가 덮친 것은 인도네시아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며 현금이 없어서 개발분담금 8천억을 못 내겠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있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라팔 6대를 약 1조 5천 억으로 현금 구매한 것도 대한민국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괘씸한 행동입니다. 여기에 9천억을 들여 중고 미라지 2000 12대를 구매한 것이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되었죠.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민주적 시민사회 의식이 성숙한 대한민국에서는 정치가들이 유권자인 국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KF-21 보라매 개발분담금 협의가 다시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대한민국 국민정서로 봤을 때, 인도네시아가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전개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홍콩에 근거를 두고 있는 Asia Times는 인도네시아가 대한민국과의 관계에서 되돌리기 힘든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역주)
인도네시아는 계속 KF-21 보라매 프로그램에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가장 최근의 보고서는 자국 공군(IDAF) 현대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며 KF-21 보라매 프로젝트에 계속 참가하겠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KF-21 보라매 프로젝트는 자국 방공 능력을 향상시키고 군용 항공기 분야를 발전시키려는 인도네시아의 열망을 대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공군(IDAF)은 영공 방위영역을 확대하고 안보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인도네시아 공군(IDAF)은 F-16, Su-30, Su-27을 포함한 49대의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주력 전투기는 Su-30이다.
인도네시아는 일찍이 러시아의 Su-35를 검토하고 있었지만, 미국의 제재 위협으로 인해 대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미국 정부는 Su-35 대신 F-15EX 전투기를 제안했으나 너무 비싼 가격과 미국 정부로부터 각종 통제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프랑스제 라팔(Rafale)을 선택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카타르로부터 중고 미라지 2000 전투기 12대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가 KF-21 보라매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자국 공군을 현대화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된다. 샤생크 파텔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방산분야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KF-21 보라매 같은 첨단 4.5세대 전투기의 등장은 대한민국의 신남방정책을 위한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파텔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다수 국가들이 최첨단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잠재적인 구매자가 되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들 국가들은 독점적인 조건 아래 각자 상황에 맞는 다양한 레벨에서 KF-21 보라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
파텔의 분석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신형 전투기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KF-21 보라매의 가장 유력한 구매 후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 역시 인도네시아 시장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으며 개발분담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공군(IDAF)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간 독점 계약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한다. 샤생크 파텔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다.
"인도네시아가 KF-21 개발 계약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전 세계를 훑어 보아도 보라매가 제시하고 있는 가격대와 성능 그리고 독자적인 사용 정책보다 더 나은 옵션을 제공하는 전투기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오늘날 국제 안보의 틀 안에서 전략적 자유를 확보하는 열쇠가 바로 국방 능력과 기술 발전에 대한 완전한 통제에 있다는 사실을 이웃 국가의 사례들로부터 학습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KF-21 보라매 프로젝트는 프랑스 라팔 전투기를 보완할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의 전투기를 제공하여 인도네시아 국가 안보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따라서 체납된 개발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F-21 보라매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지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보장하는 동시에 해당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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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언론 Eurasian Times가 2023년 7월 16일에 게재한 기사를 읽으면서 뇌리를 떠나지 않았던 생각은 “KF-21 보라매가 그렇게나 소중한 존재였다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왜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 지경이 되도록 손을 놓고 있었나?”라는 의문이었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저서 『인간 관계론』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 제일의 악명 높은 ‘민중의 적’이자 갱단 두목이었던 알 카포네는 스스로를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기 자신을 인정 받지 못한 독지가, 오해 받는 자선가로 생각했다는 대목이 나오죠. 블라디미르 푸틴도 자기 스스로를 수십만 명의 사상자와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은 오롯이 동진을 멈추지 않은 NATO에게 있다고 굳게 믿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외부로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KF-21 보라매 개발분담금 체납 사태와 관련이 있는 인도네시아 최고 의사결정자들, 예를 들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나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역시 달리 별다른 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그들 입장에서는 현금이 없는 것도 현실이고, 미국이나 러시아로부터의 압력을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당장 전력화하여 써먹을 수 있는 라팔(Rafale)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고, 향후 인도네시아의 항공우주산업 발전과 자주국방력 강화를 위해 KF-21 보라매가 필요한 것도 현실일 것입니다. 물론 그런 현실들 속에서도 우선순위를 잘 골라낼 수 있는 지도자가 정말로 현명한 지도자일 테고 두고두고 칭송 받는 지도자가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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