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저명한 군사전문지 Naval News는 지난 2023년 10월 4일 “South Korea’s New Supersonic Anti-Ship Missile Will Have Multi-Role Capabilities (대한민국이 개발한 신형 초음속 대함미사일, 다목적 공격능력을 지니게 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는 기사였는데요. 그 중요한 내용들이 무엇인지 기사를 읽어보기 전에 먼저 하나씩 짚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첫째. ‘공대함유도탄-II’는 지금까지 KF-21 보라매에 통합되는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함미사일로 개발된 공대함유도탄-II가 천룡(天龍) 장공지(ALCM)와 같은 공대지 공격 능력까지 갖춘 다목적 미사일로 진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KKMD 244화 『러시아 덕분에 따라잡은 미사일기술 30년! KF-21용 초음속 대함미사일과 한국형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그 모습을 드러내다』 편을 통해 러시아 야혼트를 추종하여 개발된 한국형 초음속 대함미사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전해 드린 적이 있으니 필요한 분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노파심에서 말씀 드리지만, 공군이 주도하고 있는 ‘공대함유도탄-II’ 프로그램은 해군이 주도하고 있는 ‘‘함대공유도탄-II’와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입니다. 기사 본문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공대함유도탄-II’를 통해 개발되는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로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육군의 현무 시리즈 탄도 미사일과 함께 킬 체인(Kill chain)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일반 아음속 미사일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기동하는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은 요격하기가 극히 어렵기 때문이죠. 이에 비해 해군이 주도하고 있는 ‘‘함대공유도탄-II’는 천궁과 L-SAM을 기반으로 미국의 SM-2 및 SM-3를 대체할 수 있는 함대공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둘째. 국방과학연구소(ADD)가 MBDA 미티어처럼 덕티드 램젯 엔진을 탑재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며 KF-21 보라매 블록 2 이후 모델부터는 미티어가 아닌 한국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얼마든지 탑재가 가능한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등장은 자주국방 능력의 제고는 물론 FA-50과 KF-21 보라매 수출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AESA 레이더가 탑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AIM-120 암람 통합이 늦어지고 있는 FA-50에 덕티드 램젯으로 기동하는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통합된다면 경전투기 중에서는 가히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전투력을 자랑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FA-50의 전투반경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약점도 커버할 수 있게 될 것이고요.
셋째. 2025년, 사거리 약 300㎞, 마하 2.5의 속도로 비행하는 공대함유도탄-II의 발사 테스트가 FA-50 전투기를 통해 진행될 계획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대함유도탄-II의 발사 테스트를 FA-50을 통해 진행한다? 그렇다면 FA-50에 공대함유도탄-II를 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긴 저는 FA-50 설계에 정통한 소식통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해당 소식통은 “FA-50에 공대함유도탄-II를 통합시킬 수 있다는 명제는 참”이라며 “다만, 몇 가지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기존 무장대비 중량 영향성에 따라 무장의 운용범위가 제한될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2020년대가 끝나기 전에 FA-50은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사거리 300㎞에 마하 2.5의 속도로 기동하는 초음속 공대함/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물론 FA-50이 경전투기이다 보니 무장 탑재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 KF-21 보라매와 비교되기는 어렵겠지만 주어진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 중소 규모 공군들에게는 차고 넘치는 전투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FA-50뿐만 아니라 KF-21 보라매에도 몇 가지 치명적인 비밀 무기들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기사 번역을 마치고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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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개발하고 있는 신형 '공대함유도탄-II'가 공대지 공격 능력을 포함한 다목적 능력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 정보는 최근 대한민국 국내에서 개최된 '항공무기체계 기술개발' 세미나에서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공중 발사 초음속 미사일은 두 종류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프랑스 미카(MICA) 공대공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이 대함미사일도 임무에 따라 탄두가 탑재된 끝부분을 교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대함유도탄-II"의 탐색기는 모든 상황과 표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레이더파(RF) 및 적외선 감지(IIR) 장비 그리고 전자광학(EO) 장비까지 갖추게 된다. 대한민국은 앞서 현무 탄도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L-SAM, 지상 기반 초음속 대함미사일(AShM) 등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다중모드 탐색기를 개발한 바 있다.
덕티드 램젯(ducted-ramjet)이 탑재된 초음속 공대함유도탄-II는 직경 350~400㎜, 무게 940㎏, 길이 약 6m로 당초 예상보다 크기가 다소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민국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역시 덕티드 램젯 엔진을 탑재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직경은 약 200㎜로 AIM-120 암람(AMRAAM)보다는 크고 AIM-7 스패로우(Sparrow)와 동일하다. 내년부터 최초로 양산되는 KF-21 보라매 블록 1의 경우 MBDA의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채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KF-21 보라매 블록 2 이후 모델부터는 대한민국이 개발한 덕티드 램젯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대한민국 국내에서 '장공지-II' 혹은 '천룡'(天龍)으로 불리고 있는 공중발사형 장거리순항미사일(ALCM)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대한민국의 방위 전략은 모든 영역에서 실시간 타격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대함유도탄-II가 단순히 공대함 미사일에 그치지 않고 천룡'(天龍) ALCM과 비슷한 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춘 다용도 미사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승인된 데는 아마도 이러한 이유가 작용한 것 같다.
정부 관계자 언급에 따르면 이 공대함유도탄-II의 램젯 엔진 테스트는 2023년 1월 18일에 이미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공대함유도탄-II의 발사 테스트는 2025년 FA-50 전투기를 통해 진행될 계획인데 사거리는 약 300㎞ 정도이며 마하 2.5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공대함유도탄-II의 성능지수(Performance figure)는 일본이 개발한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ASM-3와 유사하며 LIG넥스원이 주계약자로 선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의 조립도 올해인 2023년 하반기에 완료되고 시험 발사는 내년인 2024년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형 미사일 공대함 유도탄-II는 대한민국 킬 체인(kill chain) 전략의 핵심 무기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KF-21 보라매를 위한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ALBM)을 개발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ALBM)의 개발 일정은 이미 언급한 3종류의 미사일, 즉 공대함유도탄-II,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에 비해 아직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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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프랑스 유명 군사전문지 Naval News가 2023년 10월 4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제가 서두에 말씀 드렸던 내용들을 모두 확인하실 수 있으셨나요?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초음속 공대함/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한 FA-50의 등장은 이해가 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KF-21 보라매에 추가되는 비밀 무기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기사 본문에서 잠깐 언급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과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ALBM)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극초음속’이란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뜻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KF-21 보라매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서울에서 발사했을 때, 1분 15초면 평양을, 2분 30초면 북한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하 5 이상 속도를 내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공기가 압축되어 가열되는 공력가열 현상으로 인해 온도가 섭씨 1,000도 이상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터보젯이나 램젯 엔진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크램젯’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엔진을 사용합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터보젯, 램젯, 스크램젯 엔진에 대해 잠깐 설명해 보겠습니다.
화면 상단에 보이는 (a)가 바로 터보젯 엔진입니다. 현재 전투기와 순항미사일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터보젯 엔진은 공기흡입구에 터빈 블레이드를 여러 개 설치하여 외부공기를 압축시키고 여기에 연료를 섞어 연소시킴으로써 추진력을 얻습니다.
하지만 비행체의 속도가 마하 2.5를 넘어서게 되면 공기를 압축시키기 위해 회전하며 돌아가는 터빈 블레이드 자체가 오히려 방해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때 터빈 블레이드를 없애고 대신 원뿔 형태로 생긴 마하콘을 사용해 공기를 압축하고 여기에 연료를 분사해 연소를 수행하는 엔진이 램젯(Ramjet)입니다. (b)로 표시된 그림의 엔진이죠. 램젯(Ramjet) 엔진이 제대로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유입되는 공기의 속도가 반드시 마하 1 이상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는 점도 기억하시면 좋고요. 램젯 그림을 자세히 보면 공기 흡입구와 마하콘이 만나는 부분에 파란색 영역으로 표시된 잘록한 부분이 있는데요. 이 부분에서 압축된 공기는 초음속에서 아음속으로 감속이 됩니다.
마지막 (c)그림으로 표시된 것이 스크램젯(Scramjet) 엔진인데요. 마하콘의 생김새가 램젯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림의 파란색 영역에 잘록해지는 부분이 없어 공기가 좀 더 유연하게 흘러 들어올 수 있도록 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스크램젯(Scramjet) 엔진은 램젯(Ramjet) 엔진과는 달리 초음속으로 유입된 공기를 아음속으로 감속시키지 않고 연소를 진행합니다. 초음속으로 압축된 공기를 이용하여 추진력을 얻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생시킬 수 있죠. 스크램젯(Scramjet)이란 이름 자체가 초음속 연소 램젯(Supersonic Combustion Ramjet)의 약칭입니다.
마지막으로 KF-21 보라매의 또 다른 비밀무기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ALBM)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탄도미사일을 지상이 아니라 공중에서 발사한다는 개념입니다. 공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어떤 이점이 있는 것일까요?
우선 고정된 지상 기지에서 발사되는 현무 같은 탄도미사일들은 선제 공격으로 무력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운용할 수 있는 숫자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거대한 트럭에 싣고 이동하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장소도 한정되어 있는 편이고요. 게다가 일단 수직 상승해 대기권 가까이 접근해야 하는 탄도미사일의 특성상 대응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고도 20~30㎞ 높이의 아군 영공에서 마하의 속도로 기동하고 있는 전투기에 탑재된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ALBM)은 선제 공격을 당할 우려가 없는데다 수직 상승 및 가속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 훨씬 빠른 대응이 가능합니다. 평화시에는 우주 발사체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지상 발사 우주로켓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초소형 정찰위성 등을 ALBM에 실어 저궤도(LEO)로 발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Naval News 기사 내용을 통해 공중발사형 탄도미사일(ALBM)은 공대함유도탄-II,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에 비해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아직 본격적인 체계개발 단계는 아니고 탐색개발 단계 정도가 아닐까 추론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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