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1일 해외 군사전문매체 Military leak은 “Japan Maritime Self-Defense Force Unveils Photos of Refitted Izumo-class Carrier (일본 해상자위대 개조된 이즈모급 항모의 사진을 공개하다)”라는 제목의 짧은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2018년 11월 26일, 일본 산케이신문(産経新聞)은 일본 정부가 차기 방위력 정비 계획의 일환으로 F-35B 42대 도입 방침을 굳혔고 영국의 도움을 받아 이즈모급 헬기항모 2척을 경항모로 개조하는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2024년은 되어야 경항모로 개수된 이즈모급의 해상 운용 테스트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Military leak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부터 해상 운용 테스트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즈모(Izumo)와 카가(Kaga) 두 척의 대형 다목적 운용모함이 경항모로 개조되면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4개의 호위대군(Escort Flotilla)들 중 이즈모(Izumo)가 포함되어 있는 제1호위대군과 카가(Kaga)가 포함된 제4호위대군은 이제 F-35B를 함재기로 운용하는 경항모전단으로 분류되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버티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 경항모는 생존성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에서는 배척된 경항모를 일본은 무슨 이유로 도입하고 있는 것일까요?
2023년 12월 31일 해외 군사전문매체 Military leak이 보도한 짧은 기사를 번역하여 함께 살펴본 뒤, 일본의 노림수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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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JMSDF)는 최근 F-35B를 함재기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조된 이즈모급 헬기항모 JS 카가(Kaga)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진들을 공개했다. 해상자위대 제4호위대군(Escort Flotilla 4)의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2023년 12월 25일부터 27일 사이 공유된 이 사진들은 항모로 개조된 이후 해상 운용 테스트 중에 있는 JS 카가(Kaga)의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이번 개조 작업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진 것일까? 이번 개조 작업의 초점은 JS 카가(Kaga)를 F-35B 운용이 가능한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데 있다. 이즈모급 시리즈 2번함인 카가(Kaga)는 히로시마에 있는 Japan Marine United의 쿠레(Kure) 조선소에서 개조 작업을 받았다. 원래 헬기 항모로 설계되었던 이즈모급 전투함들은 단거리 수직이착륙(STOVL)이 가능한 F-35B 라이트닝 II 합동타격전투기(JSF)를 함재기로 수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되었다.
해상자위대 제4호위대군이 최근 촬영한 사진들은 JS 카가(Kaga)의 개조 과정에서 이루어진 주요 변경 사항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그 중에서도 원래 사다리꼴 형태였던 카가(Kaga)함 비행갑판의 뱃머리 부분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직사각형 형태로 바뀌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변화는 F-35B를 좀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수용 공간을 확대하는 효과를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전방 비행갑판의 면적을 확장시키는 효과도 발생시킨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항모 카가(Kaga)의 전체 길이는 기존 248미터에서 약 1~2미터 정도 더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의 해상 전투력이 획기적인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며, 현대적 해상 방위전략을 실행하는데 있어 일본의 준비태세와 적응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JS 카가(Kaga: DDH-184)는 2022년 3월부터 경항모로 개수되고 있는 헬기 항공모함이다. 카가(Kaga)에게 제안되고 있는 개조 사양은 자매함인 이즈모(Izumo)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선수(뱃머리)의 형태를 변경하는 사안도 포함하고 있다.
카가(Kaga) 외부를 대상으로 하는 1차 개조에는 1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카가(Kaga)의 내부 시설 및 장비를 대상으로 하는 2차 개조는 2027년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JS 카가(Kaga)는 전장 247미터, 만재 배수량 27,000톤으로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한다.
그러나 다른 동시대 항공모함들과 비교하자면 JS 카가(Kaga)의 크기는 상당히 작은 편이다. 예를 들어 미 해군의 조지 H.W. 부시(USS George H.W. Bush)의 경우 전장 333미터에 만재 배수량은 10만 톤을 넘는다. JS 카가(Kaga)는 자함 방어를 위해 팰렁스(Phalanx) 근접방어시스템(CIWS) 2개와 씨램(SeaRAM) 근접방어시스템 2개를 갖추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다목적 작전 구축함으로 분류되는 카가(Kaga)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이즈모급의 두 번째 함정이며, 다른 한 척은 이즈모급 1번함 JS 이즈모(Izumo)이다. JS 카가(Kaga)라는 함정 명칭은 일본 이시카와 현에 있는 카가(Kaga) 지방에서 유래한 것인데 JS 카가(Kaga)는 1928년에 건조되어 진주만 공격 작전에 참여했고 훗날 항공모함으로 개장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토사(Tosa)급 전함 카가(Kaga)와 동일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카가(Kaga)와 이즈모(Izumo)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이 건조한 첫 번째 항공모함이다. 이 항모는 센카쿠 제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일본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촉발된 일본의 광범위한 군사력 증강 계획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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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외 군사전문매체 Military leak이 보도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경항모 JS카가(Kaga)급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JS 카가(Kaga) 경항모에 함재기로 탑재되는 F-35B의 장단점에 대해서 이미 많은 국내 군사전문가들과 군사전문 기자들이 분석한 바 있습니다.
먼저 F-35 시리즈들은 경량 단발 전투기 F-16의 후속기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최대이륙중량이 F-15C보다 불과 3톤 부족한 27톤에 달할 정도의 대형 전투기입니다. 특히 함재기로 쓰이는 F-35B의 경우, 프랑스 해군의 함재기인 라팔(Rafale) M보다도 더 크고 무거울 정도죠. 따라서 항모에서 공간적재 효율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단점이 자연스레 발생합니다. 대신 덩치가 큰 만큼 내부연료를 많이 실을 수 있어서 900㎞에 근접하는 수준의 전투행동반경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단거리 수직이착륙기 AV-8B 해리어의 전투행동반경이 500㎞대인 점을 생각해 본다면 엄청난 차이입니다.
단거리 수직이착륙(STOVL)이 가능한 F-35B이지만 그대신 무장탑재 능력의 일부를 희생해야만 했습니다. F-35B가 스텔스 기능을 유지하면서 수직 착함할 수 있으려면 무장과 연료탑재량이 총 4톤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제한이 가해집니다. 일명 ‘비스트 모드’로 불리는 외부무장을 추가로 탑재하는 경우, 무장 탑재력은 높아지지만 스텔스 기능을 유지할 수 없으며 착함 시 4톤이라는 무게 제한 때문에 사용하지 않은 연료나 무장을 해상에 버려야만 한다는 문제점도 발생합니다. 대량으로 주문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었던 F-35A와는 달리 소수 생산된 F-35B의 도입 가격도 문제고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이다 보니 남다르게 비싼 운용유지비도 문제입니다.
이렇게 뚜렷한 장점 대비 단점을 가지고 있는 F-35B를 불과 10여대 가량만 운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생존력이 떨어진다는 경항모를 굳이 채택하는 일본의 노림수는 어디에 있을까요?
일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가지고 있는 성능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스텔스 컴퓨터”라는 별명을 가진 F-35 시리즈답게 F-35B는 AESA 레이더를 비롯한 강력한 탐지센서와 전자전지원책(ESM)을 갖추고 있으며 데이터 링크를 통해 이지스 구축함에서 발사되는 SM-6 함대공 미사일을 목표물로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이즈모급 경항모를 작전 해역에 대한 광역정찰 및 초수평선 대공작전, 일본 함대에 접근하는 적대적 항공기에 대한 차단 등의 용도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F-35B를 함재기로 탑재하는 이즈모급 경항모의 출현과 더불어 신형 이지스 구축함 마야급에 합동교전 및 해군 대공 통합화력통제(NIFC-CA)를 가능하게 하는 CEC 네트워크 능력과 SM-6 함대공 미사일 운용 능력을 탑재하고 향후 다른 이지스 구축함에도 동일한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이 이런 추론에 대한 강력한 정황 증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정부가 제1, 제4호위대군을 경항모 전단으로 운용하면서 항모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한 뒤 제2, 제3호위대군의 기함으로 실제적인 전투력을 갖춘 60,000톤급 이상의 대형항모를 건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해군 고위급 인사와 대화하면서 알게 된 내용이지만 우리 해군이 경항모를 추진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항모전단 운용 노하우를 최대한 빠르게 습득”하는데 있었습니다. 중국이 지금부터 항모전단을 만들어 미국에 대항하려 해도 미 해군의 항모전단보다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영역이 바로 이 ‘경험과 노하우’에 있다고 ≪100년 후≫의 저자 조지 프리드먼 교수는 지적했죠. 일본은 이제 2024년부터 항모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나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해외 군사전문매체 Military leak은 기사를 통해 “JS 카가(Kaga)의 등장은 일본의 해상 전투력이 획기적인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며, 현대적 해상 방위전략을 실행하는데 있어 일본의 준비태세와 적응력을 한층 더 강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가 이즈모급 경항모의 출현을 통해 기대하고 있는 두 번째 노림수는 “정치적 영향력의 강화”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전쟁이 발발한 시기를 제외한 해군 임무의 99%는 적대국에게 해군력을 과시함으로써 자국의 해양이익을 보호하는데 있다”는 격언을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현시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필리핀 수빅만에 주둔했던 미 해군이 철수한 틈을 이용해 필리핀 영토였던 난사 군도를 물리적으로 점령한 중국 사례가 ‘현시력 효과’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필리핀에게는 중국을 대상으로 영토 수호 의지를 실질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해군력이 전무했기 때문에 중국 해군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난사 군도에 해군 기지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큰 교훈을 얻은 필리핀은 2016년 미 해군의 수빅만 주둔을 다시 인정하는 동시에 없는 살림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설계하고 건조한 호세 리잘급 2척과 차기 초계함 2척 그리고 차기 원양초계함 6척을 도입했던 것입니다.
중국이라는 위협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는 동안에는 ‘일본 해상초계기 사건’처럼 대한민국과 일본이 바다에서 충돌하는 사례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먼 훗날 바다에서 중국의 위협이 약화되거나 사라지는 경우, 대한민국은 독도 지역을 대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본의 ‘현시력 과시’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듯이 정치적 이익이나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일본 정치가들은 거리낌없이 ‘또 다른 적’을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먼 미래 정말로 일본이 독도 인근 해상에서 현시력을 과시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항모전단’을 그 매개체로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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