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INF NEWS 영문판은 중국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주력 전투기 J-10을 원조해 준다면 북한 공군이 대한민국 공군을 이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2023년 12월 25일 기사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한중(韓中) 주력 전투기 대결! KF-16 블록 70/72와 중국 J-10C, 누가 더 유리할까? 상반되는 외신들의 평가』편을 통해 소개해 드린 적이 있지만 중국 청두항공기공업그룹에 의해 개발된 단발엔진 전투기 J-10은 미국 록히드 마틴의 F-16에 비교되고 있는 기종입니다. A, B, C 세 종류의 파생형이 있는데 현재 중국 공군이 560여대 운용하고 있는 실질적인 중국의 주력 전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성 국가 인도가 프랑스 라팔(Rafale)을 도입하게 되면서 대응책을 고심하던 파키스탄은 J-10의 최신버전인 C형의 도입을 고려하게 되었고 중국 정부가 이를 허용함으로써 2022년 최초의 수출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 주력 전투기 J-10의 도입을 원하고 있는 나라들 중에 북한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중국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북한에 J-10을 제공해준다면 과연 대한민국 공군에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논쟁이 벌어지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번역해 볼 중국 영문매체 INF NEWS 기사는 꽤 합리적인 시각으로 주제를 풀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술기 숫자를 엉터리로 인용하거나 중국의 항공우주기술이 러시아를 넘어섰다고 자부하는 부분에서 불편함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 외 기사의 전체적인 논조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럼 작년 크리스마스인 2023년 12월 25일, 중국 영문매체 INF NEW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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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정세가 점점 더 긴박해지면서 많은 중국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지금은 소원해진 친구, 북한을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내 총생산(GDP)의 1%에 불과한 경제력을 지닌 가난한 나라 북한은 지난 40년 이상 공군력 강화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고, 이는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제공권 확보를 두고 대한민국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런 이유로 ‘만약’ 이라는 전제하에 생각해 보았다. 우리(중국) 주력전투기 J-10이 북한 공군을 지원한다면 대한민국 공군과 경쟁이 가능한 것일까?
걱정스럽기 짝이 없는 북한 공군
규모만 놓고 보면 북한 공군은 병력 11만, 예비군 4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도합 300대 이상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수적으로는 대한민국 공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 공군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냉전 시대의 유산인 MiG-15, MiG-21, MiG-29 등을 여전히 현역 전투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며 그나마 가장 현대적인 전투기라고 할 수 있는 MiG-29조차도 1980년대 기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에 낙후된 전투기 성능은 물론이고 북한 공군의 지상 정비 능력도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더욱이 MiG-15나 MiG-21 같은 기종들은 이미 반세기 이상 운용되어 왔기 때문에 노후화 문제가 매우 심각할 수밖에 없다.
예산 부족으로 북한 전투기 대부분은 제대로 된 정비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이로 인해 북한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들의 가동률은 최저 기준인 50%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사실, 지금 상황으로써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때 북한 공군도 영광의 시대를 누렸던 시절이 있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6년, 북한은 북(北)베트남을 지원하기 위해 비밀리에 자국 공군을 파견했던 적이 있다. 베트남 전장에서 북한 공군은 소련제 MiG-17 및 MiG-21의 탁월한 성능에 힘입어 힘든 전투를 치른 끝에 미 공군 소속 F-105 폭격기 12대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꽤 오랜 기간 동안 북한은 대한민국을 압도하는 공군력을 유지했고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련으로부터 당시 최강의 전투기라고 칭송 받던 MiG-29까지 도입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의 붕괴는 북한 공군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너무 오랜 시간 소련의 군사원조에만 의존하고 있었던 데다 독자적인 항공산업을 구축하지도 못했던 북한에게 있어 소련의 붕괴는 첨단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의 상실을 의미했다. 그 결과 오늘날 북한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 40여 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이며 거의 모든 면에서 심각하게 낙후된 상태다.
중국 주력전투기 J-10의 도입으로 북한의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일부 중국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현대적 기준에 부합하는 첨단 전투기가 시급한 북한 공군이기 때문에 중국의 주력전투기 J-10을 북한에게 제공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과연 J-10이 북한의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그럼 여기서 먼저 대한민국 공군의 발전 상황을 살펴보자.
현재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주요 장비들은 주로 미국에서 도입된 것들인데 F-15K 슬램이글 60여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 30여대, F-16 전투기 130여대, FA-50 60여대, F-5E 200여대 그리고 F-4 팬텀 130여대 등이 이에 속한다.
(중국 INF News가 인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공군 전술기 숫자가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총합 600대가 넘는 전술기 숫자는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정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F-15K 59대, F-35A 39대, 블록 70/72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KF-16 131대, F-16C/D Block 52급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F-16PBU 34대, F-5E/F 80대, F-4E 팬텀 18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FA-50 60대로 총 421대가 됩니다. 여기에 실질적으로 FA-50과 동일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유사시 실전 투입이 가능한 TA-50 40여대도 추가되어야 합니다. 역주)
여기 더해 대한민국은 자체 역량으로 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록 현재 완성된 KF-21 보라매는 4.5세대 전투기에 불과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매우 밝아 (5세대 혹은 6세대 전투기로의 발전도 가능하다.)
북한 공군이 중국 공군의 지원을 받아 J-10을 확보한다고 가정하더라도 J-10의 성능은 미국이 만든 F-16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대한민국 공군이 첨단 지상 레이더와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북한 공군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수준의 상황인식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중국 주력전투기 J-10 자체의 성능이 미국 F-16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대한민국 공군은 기술적으로 더 한층 발달해 있는 F-15K와 F-35A를 전력화했다. 대형 중(重)전투기 F-15K는 중간 정도 크기의 J-10이나 F-16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무장 탑재력과 넓은 전투행동반경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가장 진보된 전투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와 조우하는 경우, 뛰어난 스텔스 특성 때문에 J-10 탑재 레이더가 F-35를 조준하고 발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된다.
솔직히 말해서 만에 하나 북한이 J-10을 획득하더라도 대한민국과의 공중전에서 승리할 확률 또한 매우 낮다. 북한 공군의 훈련 시스템은 너무나도 시대에 뒤떨어져 있기 때문에 J-10이 얼마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북한 공군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경험했던 전투기들 중에서 가장 진보된 기체가 1980년대 기술로 만들어진 MiG-29일 정도로 낙후된 수준이기 때문에 전투기 조종사는 물론 지상 관제요원들도 현대 정보전과 관련된 소양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고 결과적으로 근접 공중전에서의 이점 같은 J-10의 우세 요소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북한 공군에게 정말로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해 중국 공군의 주력전투기 J-10 제공 하나만으로 40년 이상 뒤처진 북한 공군의 현 상황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다소 허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군사 분야에는 "육군을 위해서는 10년, 공군을 위해서는 30년, 해군을 위해서는 100년"이라는 금언(golden saying)이 있다. 이는 공군처럼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군사 집단은 무엇보다 탄탄한 기술적 기반을 먼저 마련한 뒤 전반적인 역량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 줄 수 있는 지름길은 없는 것일까? 사실 이 모든 것은 바로 '(기술력과 경험의) 축적'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한 공군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바로 중국의 방위산업처럼 독자적인 방위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 모두 똑같이 소련식 공군 시스템을 배웠던 학생들이지만 중국은 이제 스승이었던 러시아를 능가하고 있으며 중국이 어떻게 오늘날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는지를 북한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이제 회복이 불가능한 단계인가?
오늘날 중국이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첨단 군사 장비들의 도입에 따른 일시적 만족감에 안주하기보다는 해당 장비의 국산화를 도입 계약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북한이 독자적인 방위산업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당시 중국보다 더 좋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중국은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초강대국과 전쟁을 벌였다. 그 결과 중국은 국방 분야에서 엄청난 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지만 난관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극복해내겠다는 정신으로 이를 악물고 어려움을 견뎌내면서 오늘날의 자주국방을 이룩할 수 있었다. 비록 지금 북한은 미국에 의해 봉쇄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기꺼이 도움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
물론 "깨달음의 문으로 이끄는 것은 스승이지만, 수행은 각자의 몫이다"라는 격언이 시사하고 있듯이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더라도 북한이 독자적인 방위산업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다. 일련의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금 문제를 해결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방법도 모색해야만 한다.
석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 아침에 얼지 않는다(氷凍三尺非一日之寒).
북한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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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3년 12월 25일 중국 영문매체 INF NEW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중국의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주력전투기 J-10을 제공한다면 북한도 대한민국 공군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중국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의견에 대해 “꿈 깨라!”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해당 군사전문가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F-15K와 F-35A 모두 J-10보다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전술기이며 최신예 J-10C와 기술적으로 대등하다고 볼 수 있는 기종은 블록 70/72 버전으로 개량되고 있는 130여대의 KF-16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지상 레이더와 E-737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같은 정보감시 및 정찰(ISR) 자산으로 인한 상황인식능력 차이 때문에 KF-16에 대해서도 북한 J-10C가 결코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제공권 장악에 있어 전투기 각각의 성능만큼이나 ‘상황인식능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결코 상대가 되지 못할 것처럼 보였던 우크라이나 공군이 지금까지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방 정보감시 및 정찰 자산들이 제공한 우수한 ‘상황인식’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구소련 시대 MiG-29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방공망이었지만 서방의 ‘상황인식능력’이 더해지니 예상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저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북한이 아닌 중국 공군이라고 해도 5세대 전투기 J-20을 동원하지 않는 한, 우수한 정보감시 및 정찰(ISR)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공군과 함부로 교전을 시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추론 또한 가능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동시에 KF-21 보라매를 더 커지고 더 강력해진 스텔스 버전의 F-16이라고 보는 해외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는 만큼 중국 주력전투기 J-10C와 KF-21 보라매 사이의 역학 관계를 추론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중국 군사전문가 스스로가 J-10C의 성능은 F-16 블록 70/72와 비교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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