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두 가지 명제의 참과 거짓을 따져 보겠습니다.
1) F-35는 ‘현재’ 레이더에 좀처럼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이다.
2) F-35는 ‘현재’ 5세대 전투기이다.
놀랍게도 2024년 1월 24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첫 번째 명제 『F-35는 스텔스 전투기이다』는 ‘참(True)’인 명제이지만 두 번째 명제 『’현재’ F-35는 5세대 전투기이다』는 ‘거짓(False)’에 가까운 명제가 됩니다.
사실 ‘5세대 전투기’의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호한 부분이 남아 있어 전문가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 내리기도 합니다. 그런 점을 차치하고서 5세대 전투기의 공통된 요소를 모아보면 우수한 스텔스 성능, 초음속 순항 기능, 첨단 항전장비, 고도로 통합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한 네트워킹 능력으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인식능력 등을 들 수 있죠.
F-35 합동타격전투기가 우수한 스텔스 전투기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미디어 등을 통해 접하고 있는 5세대 전투기 F-35의 능력은 그보다 훨씬 대단한 것입니다. 보통 군사매체들은 5세대 전투기 F-35의 능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통신, 내비게이션, 피아식별(IFF) 장비를 하나로 통합한 가장 진보된 항전시스템을 사용하는 F-35는 조종사에게 수십 종류의 첨단 기능을 제공하는데 소프트웨어 기반 무선 기술을 사용하여 크기, 무게 및 전력상 요구를 크게 절감하면서 피아식별, 정밀탐색 및 다양한 음성 및 데이터 통신과 같은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전투기.
또한 전자전 회피와 전파 은닉에 최적화된 다기능 첨단 데이터 링크(MADL)를 통해 다른 F-35들과 연결되고, 상황인식데이터를 공유, 협동 전술과 교전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 받을 수 있다. 또한 F-35는 Link16을 통해 지상 통제소는 물론 전투함과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여 패트리어트나 SM-6 등의 지상, 해상 무장을 사용한 장거리 원격 교전도 가능하다. 이렇게 F-35는 강력한 네트워크 중심 전투 기능을 보유하여 다른 전투기들과 엄격하게 차별화된 전투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설명만 듣고 있어도 ‘강력하다’는 느낌이 절로 드는 F-35의 능력입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간과하기 쉬운 문제는 해당 설명이 적용되는 F-35는 블록 4 버전부터라는데 있습니다. 블록 2까지의 F-35는 깡통이나 다를 바 없으며 블록 3부터 기본적 수준의 공대공/공대지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미 공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공군 그리고 전 세계 공군에 보급되고 있는 F-35는 바로 블록 3 버전이라는 사실이 중요하죠. 블록 3 버전의 F-35는 우리가 알고 있는 F-35(블록 4)와는 사실상 거의 다른 전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F-35는 KF-21 보라매와 마찬가지로 진화적 개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개발과 실전배치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전투기입니다. 그러나 KF-21 보라매는 이미 ‘검증된’ 기술을 위주로 개발되고 있지만 F-35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 위주로 개발되고 있다는 차이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F-35 블록 4 적용에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지 Defense News가 2024년 1월 24일 보도했습니다. 일단 해당 기사를 번역해 보고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기사 원문 읽기가 귀찮아서 점프하시는 분들을 위해 번역을 마치면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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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 F-35 합동 타격 전투기(JSF) 생산이 예정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으며 기존 F-35 전투기의 납품도 2024년 3분기를 지나야 재개될 것이라고 록히드 마틴이 밝혔다.
록히드 마틴의 CEO 짐 타이클렛(Jim Taiclet)은 수익 결산에서 투자자들에게 올해 F-35를 75대에서 110대까지 납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록히드가 연간 납품 목표로 삼고 있는 150대보다 훨씬 적은 수량이다.
Technology Refresh 3, TR-3로 알려진 업그레이드를 특징으로 하는 최신 F-35의 납품 기일 차질로 인해 작년 한해 전투기 판매에서 록히드가 입은 타격은 4억 달러, 한화 약 5,300억에 달했다. 타이클렛은 더 나은 디스플레이, 개선된 컴퓨터 메모리 및 처리 능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TR-3 업그레이드를 F-35에 적용하는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스템을 성숙시키는데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납품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객 승인을 2분기에 끝낸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목표”라면서도 "그러나 현 상황으로 봤을 때, TR-3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객 승인은 3분기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F-35에 Block 4로 알려진 추가적인 일련의 업그레이드 사항을 적용하려면 TR-3 업그레이드가 먼저 필요하다. F-35는 TR-3 업그레이드를 거쳐야 지금보다 더 많은 정밀 무기와 첨단 센서, 전자전 및 사이버 보안 기능을 갖출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목표물 인식 기능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롭 위트먼(Rob Wittman) 의원은 TR-3 적용 지연으로 인해 블록 4 업그레이드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이 『TR-3』 기술을 처음부터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시간과 관심을 기울였다. TR-3는 그만큼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타이클렛은 언급했다. TR-3의 기능은 데이터를 저장, 처리할 수 있는 내장 디지털 인프라와 파일럿 사용자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향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투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원래 2023년 4월로 예정되어 있던 TR-3는 소프트웨어 문제 및 F-35의 새로운 하드웨어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들로 인해 번번이 지연되었다. 2023년 7월, 록히드 마틴은 TR-3를 적용하기 위한 최초의 F-35를 텍사스 포트워스에 있는 생산 라인에서 출고했다.
그러나 이 F-35들은 납품하기 전에 국방부가 요구하는 시험 비행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군은 해당 F-35의 인수를 거부했다. TR-3 업그레이드를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F-35들은 현재 포트워스에 보관되어 있으며 록히드 마틴은 올해 연말까지 100대에서 120대의 F-35가 여전히 포트워스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F-35 합동 프로그램 사무국(JPO)은 디펜스 뉴스(Defense News)에 보낸 성명서에서 업계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우수한 전투력을 지닌 F-35를 납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성숙도 지연으로 인해 납품 기일 엄수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JPO는 비록 TR-3의 완전한 성능이 검증되기 전이지만 록히드 마틴과 함께 포트워스에 남겨져 있는 F-35를 정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TR-3가 최종 확인 및 검증을 완료하는 동안 해당 계획의 일부로 참여하여 인도된 F-35는 전투원들에게 귀중한 전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JPO는 말했다.
지난 11월, JPO는 TR-3 소프트웨어의 임시 버전이 설치된 F-35가 비행에 성공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러한 임시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갖춘 F-35는 TR-3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기 전에 납품을 재개할 수 있는 "잠재적" 방법 중 하나라고 당시 JPO는 말했다. F-35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슈미트 중장은 지난 12월 국회의원들에게 TR-3 하드웨어에 필요한 몇 가지 핵심 부품의 생산량도 예상보다 더디게 증가해 역시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 국방부가 F-35 납품을 중단시켰을 때, JPO와 록히드 마틴은 TR-3가 여전히 2023년 12월에서 2024년 4월 사이에 준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3년 9월 록히드와 JPO는 TR-3를 완성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수정된 일정으로 인해 TR-3의 납품 시기는 원래 일정보다 1년 이상 늦어진 2024년 4월에서 2024년 6월 사이로 정해졌지만 이렇게 수정된 일정마저 그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클렛은 현재 TR-3 기능의 90% 이상이 비행 테스트되고 있는 중이며 록히드는 TR-3가 더 많은 항공기와 하위 임무 시스템을 포괄할 수 있도록 통합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록히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이 말라베(Jay Malave)는 다가오는 3분기부터 TR-3가 탑재된 F-35의 납품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일정이 지금보다 더 연기된다면 록히드는 F-35 생산 속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며 아마도 생산 속도를 늦춰야 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록히드 마틴은 F-35 납품 중단으로 많은 현금을 공중으로 날려 버리고 있는 중인데 그 상처가 쉽게 아물 것 같지는 않다.
말라베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TR-3 프로그램에 대한 진전을 이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생산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여전히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위험을 감수하기도, 위험 관리 및 저감 활동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F-35 프로그램에 대한 2024년 이익 조정이 둔화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록히드 마틴은 4분기에 인도된 18대를 포함해 2023년 이전 TR-2 구성으로 제작된 98대의 F-35를 납품했다고 타이클렛은 전했다. 록히드 마틴은 당초 지난해 2023년 동안 147대에서 153대의 전투기를 납품할 계획이었다.
납품 중단으로 인해 올해 록히드 마틴의 F-35 순매출은 4억 달러 정도 감소했고 이는 다른 분야에서의 성장을 부분적으로 상쇄시켜버렸다. 록히드가 기밀 사안으로 분류하고 있는 스컹크 웍스(Skunk Works) 사업부의 2023년 매출이 5억 4천만 달러 증가한 것과 F-16 생산량 증가로 연간 매출액이 2억 3천만 달러 증가한 것이 그 좋은 예다.
F-35 블록 4 업그레이드 문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록히드 마틴의 항공 부문 '매출' 규모는 약 2% 증가해 거의 275억 달러, 현재 환율로 한화 36조 6,000억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항공 부문 '수익' 규모는 그전보다 약 1% 감소한 28억 달러, 한화 3조 7,000억 대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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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2024년 1월 24일에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미리 말씀 드린 대로 기사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 F-35 합동 타격 전투기(JSF) 생산이 예정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으며 록히드가 연간 납품 목표로 삼고 있는 150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량이 생산될 예정이다. F-35는 TR-3 업그레이드를 거쳐야 지금보다 더 많은 정밀 무기와 첨단 센서, 전자전 및 사이버 보안 기능을 갖출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목표물 인식 기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TR-3는 국방부가 요구하는 시험 비행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군은 인수를 거부했다. 그래서 TR-3 소프트웨어의 임시 버전이 설치된 F-35를 비행시키고 있다. 만약 TR-3 일정이 지금보다 더 연기된다면 록히드는 F-35 생산 속도를 늦출 수 밖에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현재 미 공군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공군은 물론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F-35A는 블록 3 버전입니다. 2023년 12월 6일 Defense News에 게재된 기사 내용을 보면 F-35 블록 3 버전의 항전장비 수준은 KF-21 보라매 블록 2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Defense News는 KF-21도 보유하게 될 자동지상충돌방지 시스템(Auto GCAS)과 해군 원거리 합동타격무기, GBU-49 레이저 유도무기 운용 능력 등을 F-35 Block 3에 통합된 주요 내용으로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대중 매체 등을 통해 접하고 있는 궁극의 5세대 전투기 F-35에 그나마 가까운 능력은 블록 4부터 가질 수 있게 되는데 2023년 12월 16일 게재된 Defense News는 원래 ‘2026년까지’로 예정되었던 블록 4 업그레이드가 무려 5년 뒤인 ‘2029년부터’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3년 기준 F-35 생산량을 150대로 예상했던 록히드 마틴은 블록 4 업그레이드 지연이라는 복병을 만나 생산량을 100대 정도로 대폭 감소시킬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산량이 무려 1/3이나 감소한 F-35의 가격은 올라가게 될까요 아니면 내려가게 될까요?
일부 국내 군사 전문기자와 군사 전문가들은 2023년 F-35A의 가격이 6,000만 달러, 한화 800억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 확실하다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 번 지적했듯이 다수의 외신을 교차 검증해 보면 F-35의 2023년 가격은 최소 1,062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데다 이제 생산량이 2/3로 줄어들었으니 F-35의 가격대는 1,062억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블록 4로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무려 165억 달러, 한화 22조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2023년 12월 6일 Defense News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말씀 드렸다시피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35는 모두 블록 3 버전입니다.
이 F-35들을 미국까지 가지고 가서 블록 4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최소 2030년은 넘어야 가능할 것이고 미국이 블록 4 기술 개발에 투입한 22조라는 비용도 ‘대당 업그레이드 비용’이라는 형태로 청구될 것입니다. F-15K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도입가의 1/3이나 되는 비용을 청구했던 보잉의 사례에 견주어 본다면 F-35 블록 4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록히드 마틴이 과연 어느 정도를 청구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지경입니다. F-35가 요구하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운용 유지비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이래도 F-35가 KF-21 보라매보다 저렴한 전투기일까요?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https://youtu.be/easC_lKFP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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