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 미국의 유명 군사전문지 War Zone은 “South Korea’s KF-21 Next Generation Fighter Begins Tanker Trials (대한민국의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공중급유 테스트를 시작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지금 해외 인터넷 매체들 사이에서는 KF-21 보라매의 공중급유 테스트 성공을 매우 큰 이슈로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 분야 역사에 있어 큰 이정표 하나가 마련되었다는 평가와 함께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공중급유 테스트까지 성공시킬 줄은 몰랐다는 논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KF-21 보라매에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KKMD에서 팩트 체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과 함께요.
이야기인즉슨, 일부 외신들과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보여주기 식으로 궁중급유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 연료주입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의심은 사실 여부야 어찌되었든 조회수 올리기에 여념이 없는 일부 언론 매체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전문가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으니 도움을 받아 팩트를 체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전투기 공중급유는 매우 어려운 난이도를 지닌 기능으로 분류됩니다. 두 기체 사이의 간격이 좁아 충돌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공중급유기 후방에서 발생하는 난기류 때문에 급유장치의 연결 및 분리 과정에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데 난생 처음 자체 기술로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어려운 난이도를 지닌 공중급유를 너무나도 빠른 시간 안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유명 군사전문지 War Zone 기사에서도 “실제 연료가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대한민국 국방부의 입장은 모호하지만 (공중급유처럼 난이도 높은) 이런 종류의 테스트를 처음 실시한 나라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공하는 사례는 정말 보기 드물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War Zone도 실제 연료가 전달되었는지 여부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KF-21 보라매에 정통한 소식통에게 다시 질문해 보았습니다. “그럼 어떤 점을 근거로 이번 공중급유 테스트에서 실제로 연료가 급유되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말입니다.
전문가는 대한민국 공군이 배포한 영상의 마지막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고 답변했는데요. 영상을 배포한 이가 절묘하게 편집을 했다고 칭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군이 배포한 KF-21 보라매 공중급유 영상을 아무리 눈에 힘을 주고 봐도 실제 연료가 급유되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전문가에게 다시 질문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영상 마지막 부분을 다시 보니 그제서야 제 눈에도 증거가 보였습니다. 혹시 KKMD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는 벌써 답을 찾으셨나요? ^^
그렇습니다. 영상 마지막 부분 급유기의 붐(Boom)이 KF-21 등쪽 급유기에서 떨어질 때 액체가 뿜어지며 색깔이 변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쉽게 보실 수 있도록 화면의 속도를 느리게 하고 해당 부분을 확대해 봤는데요. 노란색 원으로 된 부분 중심부를 보시면 뿜어지는 액체로 색깔이 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실하게 연료가 급유되고 있었던 것이죠.
이 영상을 통해 KF-21 보라매 공중급유 과정에서 실제 연료가 전달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F-21 보라매의 공중급유 성공을 다룬 War Zone의 기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 T(F)-50이 도입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다룬 항공만능론GF 기사를 번역한 뒤 다시 정식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찬성과 반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는 일본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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