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Taigei, 大鯨)급이 지난 2020년 10월 14일에 진수되면서 국방 TV등에서도 이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은 이 타이게이급과 우리나라 KSS-III 잠수함 중 누가 더 강한가? 라는 부분인데요. 이게 참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가장 궁금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저도 美 국방 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를 통해 일본 타이게이급 잠수함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서는 인터넷과 군사 전문지 등을 통해 정보를 모아 대한민국 KSS-III와 비교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0년 3월 5일, 일본은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한 소류급의 11번째 잠수함 오류함을 취역시켰는데요. 오류함은 기존 소류급 잠수함에서 사용해왔던 스털링 AIP(공기불요추진체계)를 모두 제거해 버렸습니다. 3,700톤급 배수량에 500kW급 연료전지 AIP를 장착해 3∼5노트의 속도로 3주일 이상 잠항이 가능한 대한민국의 KSS-III와는 달리 배수량 4,200톤의 덩치를 지녔음에도 겨우 300kW급 출력의 스털링 AIP가 장착되어있던 일본 소류급 잠수함은 3~4노트 정도의 속도로 2주 정도 수중항해가 가능해 늘 일본 해상자위대의 불만을 샀습니다. 게다가 배기가스가 발생하는 스털링 AIP는 수심 200m 이하에서만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을 했지요. 소류급 잠수함의 작전능력에 큰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소류급 11번함 오류함부터는 아예 스털링 AIP를 모두 제거하고 리튬이온전지로만 추진하는 방식으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리튬이온전지로 추진하는 체계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리튬이온전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기존 납산전지와 비교해 볼 때 중량당 에너지 밀도가 3배 이상 높다는 점입니다. 즉, 이론적으로 같은 공간에 집어 넣었을 때 리튬이온전지 추진체계는 3배 이상의 속도 혹은 3배 이상의 잠항기간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뜻이죠. 또한 기존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는 사용하기에 매우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세계적인 잠수함 강국들은 적극적으로 리튬이온전지 추진체계를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죠.
전기 자동차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리튬이온전지 개발에도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선두적 지위를 가지고 있죠. 여러분도 알고 계시겠지만 2025년쯤에 등장할 우리나라의 차세대 잠수함 KSS-III 배치 2도 리튬이온전지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 드리자면 KSS-III배치2의 리튬이온전지 추진성능은 일본 타이게이급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까 오류함 이야기를 잠깐 해드렸는데요. 오류함이 세계 최초의 리튬이온전지 추진 잠수함이기는 했지만 한가지 큰 난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 해상자위대가 납산전지를 사용하던 기존 잠수함들에도 리튬이온전지를 장착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잠수함 내의 한정된 공간과 무게 밸런스를 고려하여 리튬이온전지의 크기와 무게를 기존 납산전지에 맞춰서 제작해야 했고 그 결과 기존 납산전지의 3배가 아닌 1.6배 정도의 에너지 증가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리튬이온전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예 처음부터 잠수함의 체적과 엔진 및 발전 시스템도 그에 최적화되게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본의 오류함도 우리나라의 KSS-III 배치2도 기존 잠수함의 설계를 그대로 이어나가다 보니 여기서 한계점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는 처음부터 리튬이온전지에 최적화된 설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타이게이급에 전고체(All-Solid) 리튬이온전지를 장착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본측 자료에 의하면 전고체 리튬이온전지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할 경우 오류함보다 5~9배 더 많은 중량당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면 배수량 4,200톤인 오류함을 기준으로 5노트(9.25km/h) 속도로 수중항해를 2,094시간(87일)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량이며 잠수함의 공격범위를 극대화 시켜주는 전투속도인 15노트(27.75km/h) 수준의 항해시간을 무려 90시간(3.75일)이나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 확보량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원자력 잠수함과 같은 20노트(36.4km/h)의 최고속도를 무려 30시간 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어 근해작전이라면 원자력 잠수함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는 설명까지 나와 있습니다.
일단 이 정도까지 배경 상황을 설명 드리고 2020년 10월 6일 National Interest가 게재한 일본의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급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본 뒤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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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력 방산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이 일본 해상자위대의 첫 신형 디젤-전기추진 공격 잠수함을 얼마 전 진수했다. '타이게이급(Taigei-class)'으로 알려진 이 신형 잠수함은 지금까지 일본 최고의 공격형 잠수함으로 자리매김해 왔던 소류급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신형 잠수함에 대해 알려져 있는 것은 별로 많지 않다.
일본의 신형 공격 잠수함 타이게이급이 특징으로 삼고 있는 기술들 중 더욱 주목할 만한 한가지는 전기 에너지를 기존의 납산전지가 아닌 리튬이온전지에 저장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차에 장착되어 있는 크고 무거운 배터리와 동일한 납산(lead-acid) 배터리가 꽤 오랫동안 재래식 잠수함의 동력원으로 쓰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신의 스마트폰에도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더 높고, 같은 크기의 납산전지보다 더 많은 잠재적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공간이 한정되어 있는 잠수함에게 있어 리튬이온전지의 이러한 특성은 매우 중요한 이점이 된다.
더구나 리튬이온전지는 동력 출력상의 장점에 더해 특정 조건이 만족되는 상황에서는 납산전지보다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은 완전한 충전을 하기 위해서 수면 위에 노출된 채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빠른 충전은 잠수함 승무원들에게 매우 요긴한 기능이 된다.
비록 일본 최초로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한 잠수함은 소류급이었지만, 타이게이급은 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고성능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타이게이급 잠수함의 잠항거리를 크게 늘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게이급의 도입은 또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작전능력을 크게 증강시킬 것이다.
현대화된 리튬이온전지 제품군이 제공해주는 강력한 추진력이라는 이점 외에 소음억제라는 측면에서도 이전 잠수함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타이게이급 잠수함 외부와 내부 선체 사이에 설치된 완충 메커니즘은 디젤 엔진이 만들어 내는 진동을 외부에서 감지하기 어렵도록 만들어 적으로부터 잠수함을 보호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타이게이급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 취해진 또 다른 중요한 조치들 중 하나는 유체 소음, 즉 잠수함의 표면 위로 흘러 나가는 바닷물에 의해 생성되는 소리와 관련이 있다. 보다 부드럽고 날렵하게 설계된 디자인은 유체 소음을 최대한 억제시켜 더 조용한 잠수함을 만든다.
타이게이급의 무장으로는 잠수함 발사 어뢰 외에 미국제 하푼 대함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군사적 역량과 권한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에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점점 더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는 중국 시진핑 정부의 영향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 위협 또한 일본의 군사력 확장 셈법에 한몫을 하고 있다. 현재 규모상으로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미 해군보다 더 덩치가 커져있는 상태이지만, 일본 해상자위대의 신형 잠수함 타이게이급은 그런 불균형을 상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적으로 중국 해군이 미 해군보다 더 크다고 언급한 National Interest 기사의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한하여’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마 그런 전제조건에서 National Interest가 서술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죠. 지금까지 일본 해상자위대의 주 임무가 미 해군을 지원하는 것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봐도 그렇고요. 역주)
궁극적으로, 타이게이급 잠수함 1번함은 탑재된 여러 가지 신기술 설계를 테스트 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1번함은 분노에 휩싸여 실제로 적에게 무기를 발사할 일은 없겠지만, 1번함을 통해 얻게 되는 각종 정보는 뒤를 이을 타이게이급 잠수함 2번, 3번함 등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많은 정보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이제 막 그 모습을 드러낸 타이게이급 잠수함에 대해 아직 독자적으로 검증 가능한 세부 사항들을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앞으로도 이 신형 잠수함을 예의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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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美 국방전문매체 National Interest가 2020년 10월 6일에 게재한 일본의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급에 대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원자력 잠수함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원자력으로 얻어지는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 덕분에 매우 오랫동안 연료 재보급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2010년에 취역한 영국 아스튜트급(Astute-class)이나 2000년대 초반에 취역한 미국 시울프급(Seawolf-class)의 원자로의 경우 연료 재보급 없이도 30년이나 가동이 가능할 정도죠.
하지만 이런 에너지 넘치는 원자력 잠수함이라 하더라도 실제 작전에서는 90~110일 정도를 1주기로 하여 운용하고 있습니다. 승무원들이 먹어야 할 식량은 무한정이 아닌데다가 좁은 장소에 갇혀서 임무수행을 해야 하는 승조원들의 피로도를 고려해 볼 때 비상시가 아닌 이상 3달 이상의 임무수행은 무리라는 뜻이죠. 이런 상황에서 5노트(시속 9.25km)의 속도로 90일 가까이 잠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재래식 잠수함의 등장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게다가 기존 재래식 잠수함들이 최고 속도 20노트를 길어봐야 몇 시간 정도 유지할 수 있었던 점에서 원자력 잠수함과 많이 비교가 되었는데 전고체(All-Solid) 리튬이온전지 기술의 발달로 20노트의 속도를 30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요. 물론 재충전을 위해서는 수면 가까이 떠올라 스노클링을 해야만 한다는 문제점은 여전하지만 원자력 잠수함 건조가 여의치 않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주의 깊게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 최신형 잠수함 타이게이 VS 대한민국의 차세대 잠수함 KSS-3!
참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일본과 대한민국의 잠수함 운용 교리가 다르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비교가 참 어렵습니다. 지켜야 할 해양 영토가 광범위한 일본의 잠수함의 주 임무는 美 해군을 보좌하여 정찰 및 초계 같은 대잠 작전을 펼치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의 KSS-3가 기대 받고 있는 핵심적 역할 중 하나는 바로 ‘타격 자산’으로서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타이게이급의 주 무장은 어뢰와 대함 미사일인데 반해 KSS-III의 주 무장에는 어뢰와 대함 미사일 외에도 대형 수직발사관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런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죠. 핵 무기도 없는 대한민국이 무엇 때문에 대표적인 핵투발 수단인 대형 수직발사관을 갖춘 3천 톤급 이상의 KSS-3같은 대형 잠수함이나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하냐고 비아냥거리는 해외 외신들도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핵무기가 없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수 있는 강력한 자위 수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부스트 글라이드 방식의 극초음속 무기들을 개발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두 무기들 중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은 속력이 빠를 뿐만 아니라 30km 정도로 낮은 고도로 침투하므로 조기 탐지가 거의 불가능하고 지상 요격체계도 회피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부스트 글라이드 방식의 극초음속 무기는 탄도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50~100% 이상 증가하며 방향 제어용 날개가 추가되어 탄도 미사일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여 중간 추적을 하거나 낙하지역을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두 무기들은 특성상 소형화 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형화 될 수 밖에 없고 이를 아무도 모르게 바다 속에서 운반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대형 수직발사관을 지닌 KSS-3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들입니다.
어떤 군사 전문가는 대한민국이 수백 톤의 화학무기 보유국이며 필요하다면 굉장히 짧은 기간 내에 핵 관련 무기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 국가라는 사실을 넌지시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든 대한민국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 넣는다면 어떤 탄두가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극초음속 무기들이 바다 어딘가에서 발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해 본다면 제가 다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한때 대한민국의 탄두 미사일 사거리가 800km로 제한되어 있었는데요. 부스트 글라이드 방식으로 만들면 가볍게 1,600km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이 폐지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과 일본은 KSS-3의 사정권 아래 놓여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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