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2월 25일 아시아 지역의 군사소식을 다루는 전문지 Asian Military Review.com가 기사를 통해 대한민국 한화의 최신 다연장로켓포 천무(天橆)가 아랍에미리트(UAE)에 9천억 상당의 금액으로 수출된다는 소식을 전했었습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제가 번역 준비를 하는 이틀 만에 기사 내용이 수정되면서 아직 계약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바뀌어 있네요.
아쉬운 일이지만 이왕 자료조사를 한 김에 2017년부터 꾸준하게 천무(天橆) 다연장로켓을 수입할 첫 번째 나라로 지목되어 왔던 아랍에미리트가 왜 미국에서 수입한 록히드 마틴의 고속기동용 포병로켓 시스템(HIMARS)를 놔두고서 대한민국 육군의 천무(天橆)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랍에미리트는 2006년에 미국으로부터 M142 HIMARS 12대를 이미 도입한 바 있습니다. M142 HIMARS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했던 다연장로켓포 M270A1은 궤도형인 만큼 장거리를 이동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고 너무 크고 무거워서 C-130 전술수송기에 탑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 육군은 FMTV 표준 고기동 트럭에 로켓탄 수를 12발에서 6발로 축소한 M270A1 발사포드를 결합시킨 M142 고속기동용 포병로켓 시스템(HIMARS)를 개발했던 것이죠. M142 HIMARS는 대 게릴라전을 상정하여 자력으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C-130 수송기를 통한 장거리 전개도 가능합니다.
M142 HIMARS는 현재 미 육군과 해병대의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아랍에미리트는 천무(天橆) 다연장 로켓포를 원하고 있을까요? 오늘 포스팅의 주요 포인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오늘 영상에서 소개해 드릴 부분은 현무2 탄도 미사일과 한국형 전술지대지 유도미사일 KTSSM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라는 의문입니다. 특히 현무 2A 탄도 미사일의 경우 사정거리가 300km 내외이고 KTSSM은 290km 정도이기 때문에 큰 차이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해외 기사 번역을 마치고 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 드린 후에 영상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난 2021년 2월 25일, 아시아 지역의 군사소식을 다루는 전문지 Asian Military Review.com에 의해 게재된 기사를 먼저 번역해 본 이후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기사 원문은 노란색 글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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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줄곧 대한민국의 한화 디펜스가 제작한 천무(天橆) 다연장자주로켓포(MLRS)와 관련 군수물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왔다. 2021년 UAE의 수도 아부다비(Abu Dhabi)에서 열린 국제방산전람회(IDEX)에서 한화와 UAE 정부 사이에 정식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이 한때 들려왔으나 한화는 나중에 이를 부인했다.
K239 한국형 다연장로켓포(K-MLRS)로 알려진 대한민국 육군(ROKA)의 천무(天橆)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8륜형 차량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승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호기능이 갖춰진 운전석을 장비하고 있다.
K239 천무 발사대에는 한 쌍의 후방 장착 포드가 장비되어 있는데 이 포드 각각에는 최대 사거리가 80km에 달하고 60cm이상의 콘크리트로 방어된 벙커나 건물 등을 파괴할 수 있는 고폭탄두(HE)로 무장한 239mm 유도 로켓탄 6발이 들어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탄약체계를 사용한 신형 로켓 포드를 빠르게 장전할 수 있는 붐(막대)형 로딩 시스템도 천무의 특징이다. 구형 ‘구룡(九龍)’ 다연장로켓포에서 사용되던 130mm K30, K33 무유도 로켓탄을 1포드에 20발씩 총 40발 장전하여 30~36km 떨어져 있는 표적과 교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400mm구경의 탄도 미사일을 1개 포드에 2발씩 총 4발을 장전할 수 있으며 600mm구경의 한국형 전술지대지 유도탄(KTSSM)도 1개 포드에 1발씩 총 2발을 운용할 수 있다. KTSSM은 북한의 동굴 진지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탄도 미사일로 최대 사정거리가 290km에 달한다.
대한민국 정부기관 국방기술품질원(DTAQ)에 따르면 대한민국 육군은 2015년부터 천무 시스템을 실전에 배치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두산(Doosan)이 만든 K136 구룡(九龍) 130㎜ 36연발 무유도 로켓포 시스템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또한 천무 다연장 로켓포가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M270 MLRS와 고속기동용 포병로켓 시스템(HIMARS)에 의해 사용되는 227㎜ 무유도 로켓도 함께 발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화 디펜스는 천무 다연장 로켓포 외에도 에스토니아,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등에 수출한 K9 썬더 155㎜ 자주포로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좀 더 최근인 2020년 9월에는 한화디펜스 호주(HDA)가 호주 육군에 30대의 AS9 헌츠맨(Huntsman)자주포와 15대의 K10 탄약보급장갑차를 공급할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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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2월 25일 아시아 지역의 군사소식을 다루는 전문지 Asian Military Review.com에 게재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 내용은 간단하지만 영상 초반에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에서 도입한 록히드 마틴의 고속기동용 포병로켓 시스템(HIMARS)를 놔두고 왜 대한민국 육군의 천무(天橆)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그 속내를 분석해보면 의외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먼저 아랍에미리트의 국내 사정을 살펴 봅시다. 이슬람 2대 분파 중 상대적 소수파인 시아(Shia)파에 속하는 후티 반군이 2014년에 예멘(Yemen) 대부분을 장악함에 따라, 예멘(Yemen)과 국경을 접하고 있던 수니파 국가의 리더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예멘 내전에 개입하게 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 육군의 주력전차 M1A2 에이브람스를, UAE는 프랑스 육군의 주력전차 르끌레르(Le char Leclerc)를 투입했고 AH-64D 아파치 등 최신무기로 중무장하고 있는 1만 명 이상의 지상군도 예멘으로 진격시켰습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동굴 진지 등에 탄도 미사일과 로켓포 등을 숨겨놓고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포함된 수니파 연합군을 괴롭혔죠. 게다가 후티 반군에는 이라크 전장에서 미군을 상대로 수 많은 전투를 경험하고 철저하게 단련된 다수의 시아파 전사들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시아파 맹주 이란의 후원을 받으면서 말이죠.
동굴을 활용하는 후티 반군의 게릴라 전술은 매복하여 적을 공격하고 적의 전폭기가 날아오기 전에 재빨리 동굴 진지로 회피하는 북한군의 갱도진지 전술을 거의 흡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복과 회피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나 UAE는 포병을 활용한 광역 제압사격도 옵션으로 고려했으나 후티 반군이 숨어있는 지역에는 다수의 민간인도 섞여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지점을 타격할 수 있는 핀 포인트 공격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이 지역에서 테러집단 이슬람 국가(ISIS)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 육군도 같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결국 미 육군은 M270A1 MLRS나 M142 HIMARS를 통해 발사되는 GPS 유도방식의 M31 유도탄과 155mm 엑스칼리버 유도탄을 사용해 핀 포인트 공격을 가함으로써 매복해 있는 게릴라 부대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습니다. 특히 M31의 경우 광범위한 피해를 불러오는 집속탄이 아닌 단일 고폭탄두를 사용하고 있어 주변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었죠. 즉, 사우디 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도 보유하고 있는 다연장 로켓포로 미군처럼 M31 유도탄 등을 사용하면 고민의 상당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들은 ‘문제’라고 쓰지만 우리는 ‘기회’라고 읽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죠.
미국은 처음부터 수니파 국가들이 예멘 내전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해 왔었기 때문에 미국의 의견을 무시하고 지상군을 투입시킨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게 M31과 같은 정밀유도무기 탄약체계의 수출까지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던 것입니다. 다급해진 그들의 눈에 확 들어온 존재가 바로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 유도방식을 통해 오차범위 5m 내외의 정확도를 가진 동시에 80km급의 사정거리를 지니고 있으며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단일 고폭탄두를 사용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포 시스템 천무(天橆)였습니다.
대한민국 한화 디펜스가 개발한 천무(天橆) GPS 유도탄은 민수용 GPS와 러시아 글로나스(GLONASS) 항법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미국의 수출거부권으로부터도 자유로우며 상당한 수준의 GPS 재밍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천무(天橆)는 미 육군의 고속기동용 포병로켓 시스템(HIMARS)에 비해 더 높은 화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M142 HIMARS는 ‘고속기동’과 ‘공중수송’을 위해 M270A1의 발사포드 용량을 반으로 잘라버렸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아랍에미리트가 천무(天橆)를 선택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배경에는 바로 한국형 전술지대지 유도무기(KTSSM)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천무(天橆)가 운용하고 있는 239mm 유도 로켓으로도 동굴 진지 깊숙이 무기를 숨겨두고 게릴라전을 벌이는 후티 반군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침 대한민국은 같은 전술을 구사하는 적을 이미 가지고 있었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형 전술지대지 유도무기(KTSSM)이 그것입니다.
사실 한국형 전술지대지 유도무기(KTSSM)의 핵심기술에도 러시아 미사일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요. KTSSM은 500kg 무게의 고체 열압력 장약이 들어간 ‘열압력’ 탄두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열압력’ 탄두란 지하 관통형 탄체를 통해 동굴(갱도)진지까지 관통해 들어간 이후 내부에서 폭발하는 고체 열압력 장약을 내장하고 있는 탄두입니다. 이 장약이 폭발할 때 강력한 열폭풍과 막대한 압력을 형성되고 그 고열과 압력이 동굴 내부를 따라 전파되면서 동굴(갱도)내부의 각종 장비와 인원을 제거할 수 있는 탄두를 뜻합니다.
구소련이 아프간 전쟁을 위해 개발한 모델인 이 ‘열압력’ 탄두의 무서운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고체 열압력 장약이 폭발하면서 발생되는 열폭풍이 동굴 내부의 산소를 모두 고갈시켜버리기 때문에 동굴(갱도) 내부에 차폐장치나 방어 시설이 있어도 동굴(갱도) 내부의 적들은 질식사하게 됩니다. 새삼 군사무기들이 얼마나 무서운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되는 부분인데요. 대한민국은 역시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로부터 이 고체 열압력 기술을 이전 받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이 기술을 국산화하여 처음 적용된 무기체계가 바로 KTSSM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한화 디펜스로부터 북한의 방사포가 숨겨진 갱도(동굴)진지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 KTSSM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K239 천무를 도입할 테니 천무에 KTSSM을 꼭 통합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아랍에미리트에게 딱!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니까요.
러시아의 ‘열압력’탄두 기술로 탄생한 한국형 전술지대지 탄도 미사일 KTSSM은 뛰어난 동굴(갱도)진지 파괴능력 외에도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합니다. 미 육군이 M270A1이나 M142 HIMARS로 운용하는 단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의 가격은 보통 22억에서 44억 사이를 오가기 때문에 8억에서 10억 정도의 가격대로 형성되는 KTSSM의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천무(天橆)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죠. 따라서 아랍에미리트와 비슷한 애로 사항을 겪으며 후티 반군에게 애를 먹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천무(天橆)와 KTSSM을 도입할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무2 탄도 미사일과 KTSSM 미사일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무 2 탄도 미사일은 적 지휘통제시설이나 미사일 기지와 같은 핵심 표적에 사용되는 미사일이며 중요도가 가장 높은 전략자산 중 하나이기에 대부분의 정보가 위장되어 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절대 언급하면 안 되는 3대 금기가 바로 현무 시리즈와 초음속 대함 미사일 그리고 한국형 전자전 체계라는 설명은 지난 번 244화에서도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KTSSM은 ‘전략’ 미사일 현무2와는 달리 육군 군단급에서 천무와 함께 사용되는 ‘전술급’ 미사일입니다. 따라서 현무 2 탄도 미사일보다는 많은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며 KTSSM은 대량생산을 위해 가능한 싸게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북한의 장사정포가 숨겨져 있는 갱도진지를 최대한 많이 파괴하려면 말이죠. 원래 KTSSM에는 항재밍(Anti-Jamming) 성능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군용 GPS를 장착하려 했지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UAE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습니다.
한화 디펜스와 넵코어스(Navcours)는 KTSSM을 위한 국산형 항재밍(Anti-Jamming) GPS를 개발하였고 여러 차례의 시험을 거친 결과 해외수입품과 비교해 봐도 성능 면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국산형 항재밍(Anti-Jamming) GPS 기술 개발로 KTSSM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형 무기체계들을 미국의 수출통제 걱정 없이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열린 것입니다.
외신링크 https://asianmilitaryreview.com/2021/02/hanwha-defense-secures-first-export-order-for-chun-mu-ml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