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3월 29일 해외 군사전문지 Defense World.net은 FA-50이 관련된 짧지만 흥미로운 소식 하나를 전했습니다.
최근 들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세력확장을 목적으로 하는 무력 투사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남중국해의 산호(reef)초를 섬으로 만들어 전진기지를 만든다든지 중국 당국이 일반 어선으로 가장시킨 무력 집단, 중국 해상민병대(maritime militia)를 통해 남중국해에서 조업을 하는 필리핀 어선 등을 방해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죠. 중국이 항모전단을 완성하고 나면 남중국해에서 항모를 이용한 중국의 현시 행위(showing the flag) 또한 등장하게 될 것이고 그 강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도 작년 중반기에 항모전단을 남중국해에 3개씩이나 배치해 놓았죠.
필리핀도 남중국해에서 중국 불법어선들의 영해침입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 때 중국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제법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중국의 "배째라"식의 무력 투사에 대응할 마땅한 해공군력을 필리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데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필리핀은 최근 현대 중공업을 통해 대한민국 인천급에 해당하는 호위함 호세 리잘급 2척을 인수했습니다. 사업비를 최대한 아끼며 건조하다 보니 대한민국의 인천급에 비해서는 무장이 다소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호세 리잘급들은 현재 필리핀 해군 예산으로 봤을 때는 사치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지닌 현대적인 전투함들이죠. 필리핀 국내에서도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 침입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필리핀의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 또한 대한민국 해군과 퇴역한 포항급 초계함 2척을 더 공여 받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Asia Pacific defense journal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필리핀의 한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전투함들을 더 구매하자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죠.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3월 22일경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이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중국이 그 존재를 부정하는 무장한 어업집단 해상 민병대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나타나자 필리핀 공군이 FA-50을 출동시켰습니다. 최대 마하 1.5의 속도로 날아다니는 FA-50은 비록 공격 행위를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불법어선들의 혼을 쏙~ 빼 놓기에는 충분할 만큼 빠른 속도로 어선들 머리 위로 저공 비행을 실시한 것입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매우 불쾌하다는 성명을 주 필리핀 대사관을 통해서 발표했고 중국 공산당을 대변하는 관영매체 Global Times(환구시보)가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한 군사 전문가의 입을 빌어 FA-50이 뛰어난 공대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전투기이지만 중국이 해외에 수출하는 JF-17(중국명 FC-1)보다는 공중전 능력이 열등하다는 이야기 등을 했다고 Defense World.net이 밝히고 있습니다.
먼저 해외 기사 본문을 읽어보고 앞으로 블록 20로 업그레이드 될 FA-50과 JF-17을 비교해 보면서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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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중국 소유의 암초 섬 부근에서 "폭풍우를 피해 (필리핀 영해로) 피난한" 중국 어선들 머리 위로 필리핀 공군 소속의 FA-50PH 전투기가 위협적인 저공 비행을 실시한 것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관영 언론 환구시보(环球时报)가 이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며 양국 간의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동시에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리핀 당국은 중국 정부가 소위 어선이라고 칭하고 있는 배들이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해상을 무단으로 "침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공군은 대한민국이 만든 FA-50으로 추정되는 경전투기를 수백 척이 넘는 중국 어선들 위로 발진시켰다. 이처럼 중국의 세력확장시도에 대해 전투기까지 출격시켜가며 영해권을 주장한 필리핀의 대응은 미국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섬들을 두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여러 다른 나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이 사건이 있기에 앞서 필리핀 정부는 중국 정부가 중국 어선단을 다양한 무기로 무장시켜 남중국해에서 조업 활동을 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소형 선박과 어선들을 쫓아내기 위한 전방전개부대(Forward Deployed force)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일요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중국 군사 전문가는 "필리핀 어선들도 가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지키고 있는 중국 영해의 섬들로 대피할 때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또한 그들을 똑같이 해상 민병대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환구시보(环球时报)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주 필리핀 중국 대사관은 3월 22일 성명을 통해 문제의 암초 섬은 중국 난사 군도의 일부이며 최근 수년 간 중국 어선들이 인근 해역에서 계속 조업을 해왔었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에 의해 발표된 성명서에는 또한 "기상 조건이 나빠지는 상황 등에서 중국 어선들이 특정 지역으로 대피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 해상 민병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이 해상 민병대를 조직하여 남중국해에서의 세력권을 확장하고 있다는 등의 문제 제기와 이에 대한 그 어떤 추측도 중국의 불필요한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필리핀 정부가 이 문제를 좀 더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대처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이번 사건에 등장한 FA-50 전투기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KAI)가 만든 T-50 고등훈련기를 전투기 버전으로 변형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FA-50은 비록 경전투기 카테고리로 분류되지만 제한된 공중전 공격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종합적인 전투 능력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공중전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이 만든 전투기 FA-50은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으로 개발한 경전투기인 JF-17의 초창기 버전보다도 열등하다고 덧붙였다.
FA-50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반 테러 및 반란 진압 임무를 수행하면서 뛰어난 지상 공격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강력한 지상 공력 능력 덕분에 FA-50은 무장하지 않은 어선들에게 큰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FA-50은 어선들에 대한 직접 공격행위를 하지 않고 선단 위를 저고도로 고속 비행만 하더라도 충분히 조업행위를 방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선에 타고 있는 선원들을 겁에 질리도록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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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1년 3월 29일 Defense World.net이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기사 내용 중 주 필리핀 중국 대사관이 “중국 해상 민병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이 해상 민병대를 조직하여 남중국해에서의 세력권을 확장하고 있다는 둥의 문제 제기와 이에 대한 그 어떤 추측도 중국의 불필요한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라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중국의 오만함과 힘 없는 나라가 겪는 서러움을 고스란히 보는 것 같아 약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나눈 대화에 대한 보안이 해제되면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역사적으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치도 중국에서, 머리에 쓰는 갓도 중국에서, 한복도 중국에서 심지어 최근에는 삼계탕도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우기고 있는 중국의 동북아 공정을 보면 대한민국도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 혼자 뿐일까요?
미얀마 군부가 소위 ‘군인의 날’을 맞아 기념 열병식을 하고 있을 때 나라 곳곳에서는 시민 500여 명과 어린 아이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세계적 강군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그 곳에 미얀마 군부를 축하해 주기 위해 몇몇 나라들이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그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중국과 파키스탄이 있죠. 중국과 파키스탄이 합작해서 (사실은 거의 90%가 중국산이지만) 만들어낸 전투기가 바로 중국 명 FC-1, 파키스탄 명 JF-17입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FC-1(JF-17)을 가장 많이 구매한 국가가 바로 미얀마로 16대를 구매했습니다.
대한민국의 FA-50과 중국의 FC-1은 본래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기종들은 아닙니다. FA-50은 제공권 장악보다는 육군에 대한 근접항공지원(CAS)을 주 목적으로 개발된 기체이기 때문이죠. 제공권에 주안점을 두고 조종석을 단좌화시킨 F-50으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한 때 있었지만 공군은 이미 F-15K와 F-16 전투기들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원하지 않아 폐기되는 우여곡절도 겪었습니다.
FA-50과 JF-17 두 기종은 속도 면에서는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기동성에 대해서는 실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지만 미 공군으로부터 “베이비 F-16”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만큼 FA-50은 F-16과 매우 비슷한 비행 특성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록히드 마틴이 대부분의 설계를 지휘했으니 그럴 만 합니다. 인도 파키스탄 공중전에서 파키스탄이 JF-17을 F-16과 함께 출격시키기는 했으나 JF-17은 공대지 공격을 전담했다고 하죠. 만약 JF-17의 공중전 성능이 자기들이 주장하는 만큼 뛰어났다면 JF-17에게 공대지 임무만 맡겼을 리는 없는데 말입니다.
현재 FA-50와 중국의 FC-1(JF-17)은 말레이시아에서도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여러 곳에서 자주 부딪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미얀마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렴한 전투기를 원하는 친중 성향 국가들에게는 JF-17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립적 성향 혹은 친미 성향의 국가들에게는 FA-50이 더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FA-50이 조금 더 비싸지만 JF-17을 선택하게 되면 군수품과 유지 및 관리 시스템을 중국제로 모두 바꿔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불발되기는 했지만 아르헨티나에 FA-50이 수출 결정되었을 때 중국의 FC-1(JF-17)도 함께 경합했지만 JF-17을 선택하게 될 때 발생하는 추가비용이 너무 커서 결국 아르헨티나가 큰 불만을 표시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FA-50의 뛰어난 공대지 공격 능력은 이미 입증이 되어 있는데다 타우러스 공대지미사일을 소형화시킨 사정거리 300km 이상의 KEPD 350K-2와 스나이퍼 타게팅포드까지 장착되면 공대지 공격력은 경전투기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넘사벽이 될 것이고, 뛰어난 공대지 공격능력은 뛰어난 공대함 공격능력으로도 쉽게 전환될 수 있습니다. 좁은 전투반경 문제도 300갤런 연료탱크와 후방좌석 개조로 해결하고 있는 중이고 결국 남은 고민거리는 바로 제한적인 공대공 전투 능력의 개선입니다.
FA-50 블록 20 업그레이드 내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 AMRAAM의 통합이 완성되고 항전장치 업그레이드 및 전자전 포드가 장착된다면 시계 외 공중전(BVR)에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시계 외 공중전은 미사일의 성능만큼이나 레이더의 성능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지금 장착되어 있는 엘타사의 기계식 레이더 EL/M-2032도 기계식 레이더 중에서는 매우 준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레이더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군 조종사 출신인 유튜버 ‘진격의 아재’님의 설명에 따르면 스펙으로 설명되는 전투기 레이더 추적거리를 적기의 레이더 반사면적(RCS)과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하네요. FA-50의 스펙상 추적거리는 약 150km이며 동시 추적이 가능한 적기의 숫자는 8대 정도입니다. (기체가 작은 FA-50의 특성상 발전 용량도 작아 EL/M-2032 기계식 레이더의 실제 탐지 범위는 70km를 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F-16V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되기 전의 F-16과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하니 FA-50의 항전장치가 어느 정도로 우수한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FA-50이 개발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기계식 레이더조차 개발할 능력이 없었다는데 지금은 AESA 레이더를 우리 손으로 개발할 정도이니 그 동안 대한민국의 방산업이 얼마나 발전해 왔는지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AESA 레이더의 하드웨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지만 이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의 기술발전은 괄목할 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니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FA-50에 장착될 수 있을 소형 AESA 레이더를 만나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어디까지나 가정의 영역에 남겨둬야 할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얼른 FA-50 블록 20로의 업그레이드를 끝내고 (가능하다면) 소형 AESA 레이더를 장착하여 중국 전투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고 100km 내외의 중거리에서 암람으로 시계 외 전투를 벌일 수 있는 FA-50을 필리핀 공군에게 넘겨줄 수 있다면 좋겠는데요. 이 정도만 해도 큰 변화인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KEPD-350K-2와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까지 갖춘 FA-50PH에게 중국의 군사 전문가는 또 어떤 구실로 꼬투리를 잡을지도 궁금해집니다.
해외 기사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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