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안상석 수석은 KAI 사보 “Fly Together” 268화를 통해 경전투기 시장에서 TA-50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기종으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을 꼽았습니다.
러시아 Yak-13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파생된 M-346은 저렴한 획득비용과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1/10 수준에 불과한 시간당 운용유지비를 내세우면서도 최신 고등훈련기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빠짐없이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 요소들 중의 하나가 바로 공중에서 표적 및 무장을 가상으로 생성해 조종사의 훈련을 돕는 내장훈련시뮬레이터 ETS(Embedded Training System)였고요. 값비싼 공대공 미사일과 표적기가 없어도 효과적으로 공중전 훈련을 할 수 있어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M-346을 고등훈련기로 사용하던 폴란드가 M-346 내장훈련시뮬레이터의 성능이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하면서 M-346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기 T-50과 FA-50에는 이런 내장훈련시뮬레이터가 장착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최고 속도가 마하 이하의 천음속에 불과하며 체급과 성능상 FA-50에 한 수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M-346에게 싱가포르, 이스라엘, 폴란드 시장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물론 지금 해외로 수출되는 T-50과 FA-50에는 내장훈련시뮬레이터(ETS)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라크와 태국에 수출된 FA-50 사양의 T-50에도 장착되어 있습니다. 다만, KAI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T-50과 FA-50에는 내장훈련시뮬레이터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소요군인 공군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개인적인 분석으로는 FA-50보다 한 체급 아래인 이탈리아 M-346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고등훈련기 역할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경전투기 역할까지 요구 받는 시장에서 역량 부족이 여실하게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미 공군의 차세대 훈련기 사업이었던 T-X사업에서도, 작년부터 확실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공표된 미 공군의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에서도 M-346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F404엔진을 사용하는 FA-50이나 T-7A보다는 확연하게 힘이 떨어지며 애프터 버너도 장착되어 있지 않아 무장 탑재력과 기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가 어렵죠. 물론 저렴한 획득비용과 운용 유지비만 요구되는 고등훈련기로 한정해서 사용될 상황이라면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체지만 요구되는 성능요건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FA-50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비교성능을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2022년 4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FA-50 콜롬비아 수출이 거의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게재했고 다음날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개장초기 무려 8% 가까이 치솟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Defense News의 기사를 읽으면서 몇 가지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콜롬비아 정부는 처음부터 KAI FA-50을 낙점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협상에서 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탈리아 M-346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 콜롬비아 공군이 주력 전투기로 운용하고 있던 이스라엘제 크피르(Kfir) 전투기는 프랑스 미라주 전투기 설계에 기반하여 개발된 전투기로 이스라엘제 EL/M-2052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으며 역시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사거리 100km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아이-더비 ER(I-Derby ER)을 장착하고 있다. 남미 국가들이 보유한 탑 클래스(Top Class) 전술기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콜롬비아 크피르(Kfir)지만 노후화에 따른 대체 전술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셋째.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향후 FA-50에 AIM-120 암람이나 이스라엘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아이-더비 ER(I-Derby ER) 그리고 경량 AESA 레이더 장착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까지가 Defense News에 게재된 내용을 정리해 본 것이고 지금부터 말씀 드리는 내용은 Defense News에서 전달된 내용을 바탕으로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추론해 본 내용이며 팩트(fact)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라는 점, 주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콜롬비아는 이스라엘제 크피르(Kfir) 전투기와 더비(Derby) 같은 이스라엘제 무장을 운용하고 있던 국가입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지상 공격기 A-37B 드래곤플라이를 대체하기 위해 FA-50을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콜롬비아는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운용 유지비가 급증한 크피르(Kfir) 전투기를 대체해야 할 필요성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던 후보는 F-16의 최신사양 블록70, 즉 F-16V였지만 콜롬비아의 경제사정이 악화되는 바람에 대당 1,200억씩 하는 고가의 F-16V를 도입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졌습니다.
해외 군사전문지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FA-50과 F-16은 부품의 60% 이상을 호환시킬 수 있습니다. 베이비 F-16이라는 별명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FA-50을 구입하는 콜롬비아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FA-50은 현재 이스라엘제 EL/M-2032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콜롬비아는 이미 EL/M-2052 AESA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FA-50에 콜롬비아 공군이 크피르(Kfir)에 사용하고 있던 이스라엘제 EL/M-2052 AESA 레이더와 아이-더비 ER(I-Derby ER)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면 통합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콜롬비아 입장에서도 아이-더비 ER(I-Derby ER) 재고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인도의 경전투기 테자스(Tejas) Mk. 1에도 EL/M-2052 AESA 레이더와 아이-더비 ER(I-Derby ER)이 통합되어 있죠.
지금까지 대부분의 외신들은 FA-50에 AIM-120 암람 통합 가능성만을 이야기해 왔지만 Defense News는 이스라엘 더비(Derby) 미사일과 ‘경량’ AESA 레이더의 통합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유독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스라엘 EL/M-2052 AESA 레이더가 경량급 전투기에 사용된 대표적인 ‘경량’ AESA 레이더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추론일 뿐이며 현재 콜롬비아 FA-50에 대한 일체의 내용들은 보안 사안이기 때문에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지만 콜롬비아에 수출되는 FA-50은 차후 콜롬비아에 특화된 블록20 버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더비 ER(I-Derby ER) 공대공 미사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2022년 4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한 뒤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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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공군이 차기 경전투기 겸 훈련기로써 대한민국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만든 TA-50 골든이글과 FA-50 파이팅이글을 동시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복수의 군사관련 소식통들이 Defense News에게 알려왔다.
콜롬비아 공군은 6억 달러, 한화 7,600억 규모로 추정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공대공(air-to-air) 및 공대지(air-to-ground) 전투 능력을 갖춘 최소 20대의 첨단 제트 훈련기 겸 경전투기를 인수할 계획이다.
콜롬비아 공군은 지금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서 제작한 T-50 골든이글의 파생형들을 조달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부인해 왔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언론에 이 사실을 발표할 권한을 얻지 못한 콜롬비아 현지 군 관계자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현지 언론들에게 콜롬비아 공군이 대한민국 전투기를 선호한다는 사실은 콜롬비아 정부도 잘 알고 있다고 전하면서 콜롬비아 정부가 KAI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를 끌어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M-346 고등훈련기 겸 전술입문훈련기(LIFT)를 제공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는 경쟁 과정에서 최종 후보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콜롬비아 현지 군 관계자에 따르면 레오나르도의 입찰 참가는 결국 콜롬비아가 최고의 거래를 협상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콜롬비아는 2021년 6월 퇴역한 미국산 아음속 쌍발 엔진 경공격기 세스나 A-37B 드래곤플라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기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콜롬비아 공군은 A-37B를 반군 진압 임무와 전술 훈련 임무에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에 도입될 신형 전투기 FA-50은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퇴역이 얼마 남지 않은 콜롬비아 주력 전투기 이스라엘제 크피르(Kfir) 전투기가 남긴 전력 공백을 잠시나마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콜롬비아 공군은 2023년부터 크피르(Kfir) 전투기를 퇴역시킬 예정인데 현재 콜롬비아의 재정 상황으로 봤을 때 당장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후계기를 마련하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 엘타 시스템(Elta Systems)의 ELM-2052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역시 이스라엘 업체인 라파엘(Rafael)의 시계 외 공중전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BVR) 더비(Derby)로 무장한 콜롬비아 공군의 크피르(Kfir)는 남아메리카에서 작전 운용되는 전술기들 중 최고 수준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크피르 생산량 감소에 따른) 운용 유지비의 폭증으로 인해 콜롬비아 공군은 어쩔 수 없이 크피르 파일럿들의 비행시간을 제한할 수 밖에 없었고 미국의 레드 플래그(Red Flag)와 같은 국제 합동 훈련에 대한 초청도 거절하게 만들었다.
국방 분야에서 콜롬비아와 대한민국이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콜롬비아는 1950년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유엔을 통해 군대를 보낸 나라들 중 하나였다.
정확한 도입 숫자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12년 콜롬비아 해군은 독일에서 수입한 파딜라(Padilla)급 전투함 4척의 전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국산 SSM-700K 해성 대함미사일을 다수 주문했으며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 대한민국 해군은 중고 소형 호위함을 콜롬비아 해군에게 기증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990년대 후반 록히드 마틴과 공동으로 T-50 골든이글(Golden Eagle)을 개발하였으며 2005년 대한민국 공군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T-50을 기반으로 파생된 FA-50 파이팅 이글은 제너럴 일렉트릭 F404 터보팬 엔진으로 구동되며 최고 속도는 마하 1.5이상이다. 150갤런 기본 연료탱크와 AIM-9 공대공 미사일 2발을 장착한 채 날아갈 수 있는 최대 거리를 항속거리라고 하는데 FA-50의 항속거리는 1,850km에 달한다.
FA-50 파이팅 이글은 현재 적외선으로 유도되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각종 공대지 무기로 무장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향후 FA-50에 미국산 시계 외 공중전(BVR)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과 이스라엘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더비(Derby)뿐만 아니라 경량 AESA 레이더 기술을 통합시켜 중장거리 공중전 능력을 제고시킨다는 계획 또한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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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4월 30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Defense News가 게재한 기사 『콜롬비아, 차기 훈련기 겸 경전투기로 TA-50과 FA-50을 선택하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눈 여겨 보시면 좋을 부분들은 특별히 붉은색 테두리로 표시해 두었는데요. 이 기사를 통해서도 최근 들어 해외로 수출되는 FA-50들이 시계 외 공중전(BVR)이 가능한 블록20 버전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서두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이스라엘제 AESA 레이더와 아이-더비 ER(I-Derby ER)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조합은 특히 이스라엘제 무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나라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전술입문훈련기(LIFT)인 TA-50의 경우 기본적인 전술임무 수행 능력은 지니고 있지만 FA-50과는 달리 전술 데이터 링크와 JDAM, 지능형 분산탄(SFW) 같은 정밀유도폭탄 운용능력이 결여되어있고 야간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NVIS와 레이더 경보장치(RWR), 채프 발사대(CMDS)도 배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유사시 빠른 시간 안에 FA-50으로 개량이 가능한 버전이기도 하죠. 그래서 공군력을 증강하고 싶지만 주변국의 눈치(?)를 봐야 하거나 당장 자금이 부족한 경우 FA-50 대신 TA-50 사양으로 주문하는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1개 비행대대를 편성할 수 있는 숫자인 20대의 TA-50, FA-50을 구매한다는 사실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만에 하나 콜롬비아 정부가 FA-50을 향후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용이 가능한 블록20 사양으로 개량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설명 드렸던 이유들 때문에 미국산 AESA 레이더+암람 조합보다는 이스라엘 AESA 레이더+ 아이-더비 ER(I-Derby ER) 조합을 선호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됩니다. 어디까지나 재미 삼아 추측해 보는 부분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고 비판의 날을 세우는 분들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 방산회사 라파엘이 제작한 아이-더비 ER(I-Derby ER)는 기존 더비(Derby)미사일에 미국의 신형 공대공 미사일 AIM-260에도 적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이중펄스(Dual pulse) 로켓모터를 추가해 AIM-120C5 이후 신형 AMRAAM에 필적하는 수준의 사거리를 달성했으며 추가 개량에 따라서는 140~160km 정도까지 교전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길어진 사정거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더비(Derby) 미사일에 통합되지 않았던 장거리 다운링크 채널이 추가되었고 전자광학센서를 활용해 기만체 대응능력도 향상시켰죠.
아이-더비 ER(I-Derby ER)은 2019년 인도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Su-30MKI에 장착되어 있던 러시아제 R-77 미사일을 대신할 차기 공대공 미사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MBDA 미티어 미사일처럼 덕티드 램젯(Ramjet) 방식으로 추진되는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자고 주장하는 국방과학연구소와 아이-더비 ER(I-Derby ER)이나 미국의 AIM-260이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중펄스(Dual pulse)방식을 사용하여 개발하자는 전문가 및 업체들의 주장이 부딪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스라엘은 신형 암람(AMRAAM)과 대등한 능력을 지닌 아이-더비 ER(I-Derby ER)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과의 공대공 미사일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덕티드 램젯 방식이 되었든, 이중펄스 방식이 되었든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만들어지면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AIM-120 암람 구매에서 앞으로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 되겠죠. 게다가 이제 곧 국산 공대공 미사일에 대한 감항인증 테스트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국산 플랫폼 KF-21도 등장하게 됩니다. 국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빨리 만들어진다면 FA-50과 KF-21의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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