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해군 군사 전문지 Naval News는 지난 2022년 6월 1일 이전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CVX 항모 프로그램에 투입되어야 할 예산이 대폭 줄어들고 대신 한국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K-SSN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Naval News는 그러한 추론의 근거로 지난 5월 방한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소형 모듈식 원자로 SMR 개발과 배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던 내용과 CVX 항모 프로그램을 지지하던 김종수 해군 참모총장을 임기 반년 만에 해임하고 이종호 해군 대장을 새로이 해군 참모총장으로 임명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이종섭 신임 국방부 장관도 CVX 항모 프로그램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외신들은 새롭게 들어선 정부에서 CVX 항모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는 예측들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해군 소식통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정보들도 “현재 해군 내부에서 항모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라는 말을 전할 정도이니 외신들의 보도대로 항모 대신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먼저 2022년 6월 1일 Naval News가 게재한 기사를 번역해 보고 간단하게 제 생각을 말씀 드린 후 영상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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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1일 국빈 자격으로 대한민국을 방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문 기간 동안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 개발에 있어 대한민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뉴시스(Newsis) 같은 한국 현지 매스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한국형 핵추진 공격잠수함 K-SSN 인수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미(韓美) 정상은 원자력 수출과 관련된 홍보수단 및 역량 구축 도구를 함께 공유하고 보다 탄력적인 원자력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양국간 원자력 협력을 한 단계 더 강화시키고 그 결과 첨단 원자로 및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의 개발 및 배치 시기를 앞당기는데 전념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중략) 미국은 대한민국이 미국 주도의 『소형 모듈식 원자로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기반 간접시설』 약칭 FIRST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백악관 대변인 성명)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은 최대 발전 용량이 300 메가와트(MW)를 넘지 못하는 원자로이다. 이러한 유형의 원자로는 수십 년 동안 핵추진 잠수함에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이 소형 모듈식 원자로를 민간 용도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추진 잠수함을 조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가 바로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가능성은 단순한 추측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해군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K-SSN 인수 가능성과 관련된 "기술 브리핑"이 주최되었다고 한다. 이번 브리핑에는 방위사업청, 대한민국 해군, 대우조선해양 관계자 그리고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외국계 주요 기업 인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Naval News는 대한민국 국방부에 연락하여 공식적인 논평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았다.
"국방부 당국은 대한민국의 안보 환경, 관련 기술 그리고 예산상 제약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후에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대한민국 국방부 공식 성명)
최근 대한민국의 항공모함 프로그램 CVX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K-SSN 개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새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CVX 항모 프로그램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다.
여기 더해 윤석열 정부는 지난 해 12월에 임명된 항모 찬성파 김종수 해군 참모총장을 임기 시작 반 년 만에 해임하고 이종호 해군 대장을 해군 참모총장으로 새로이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CVX 항모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대신 한국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는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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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세계적인 해군 군사 전문지 Naval News가 2022년 6월 1일 게재한 기사 “U.S. And South Korean Cooperation On Nuclear Technology Positive Sign For K-SSN (한국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K-SSN 개발에 청신호를 보내주고 있는 대한민국과 미국의 원자력 기술 협력)”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Naval News는 핵추진 잠수함을 조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가 바로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인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함께 소형 모듈식 원자로를 개발하고 수출하겠다고 선언한 부분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줄곧 한국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K-SSN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미국 민주당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K-SSN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바로 무기화될 수 없는 20%의 저농축 우라늄만을 사용해서 원자로를 가동시켜야 한다는 부분인데요. 많은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해법으로 프랑스의 핵추진 공격 잠수함 ‘쉬프랑(Suffren)’을 언급해 왔습니다. 흔히 ‘바라쿠다’급 공격 원잠이라고도 불리는 쉬프랑급은 길이 99.5m, 수중 배수량 5,300톤으로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길이 89.4m에 수중 배수량 4,000톤 KSS-III 배치 2와 규모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쉬프랑급은 샤를 드 골급 항공모함에서 사용되고 있는 K15 원자로와 동일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며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원료를 사용하는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추진 잠수함들과는 달리 20% 저농축 우라늄 원료를 사용합니다.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만큼 핵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짧으며 10년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어쨌든 대한민국이 20%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소형 모듈식 원자로 SMR을 상용화시킬 수 있다면 K-SSN의 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문제인 비용은 어느 정도나 들어가게 될까요?
K-SSN과 크기나 성능 면에서 가장 비교가 쉬울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쉬프랑급 공격 원잠의 경우 척당 건조비가 대략 12억 6,000만 유로, 한화로 1조 7,000억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미 개발이 끝났기에 건조비만 계산한 쉬프랑급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개발비가 별도로 계산되어야 하는 K-SSN의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 더해 한 척은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다른 한 척은 훈련을 실시하며 나머지 한 척은 정비를 받는 식으로 최소 3척의 K-SSN이 있어야 제대로 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개발비를 제외한 건조비만 5조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이는 쉬프랑급을 기준으로 한 계산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3척 중에서도 2번함, 3번함은 건조비가 약간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하겠죠.
해군이 함재기와 무장 그리고 지원체계 등을 제외한 CVX 건조 비용을 2조 300억으로 추산했다는 사실로 미루어보면 한국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K-SSN의 건조비 또한 얼마나 만만치 않은 금액인지를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또한 핵추진 공격 잠수함은 유지비가 비싼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쉬프랑급처럼 10년마다 핵연료를 교체해줘야 하는 경우 교체 비용도 비용이지만 쓰고 남은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항모와 공격 원잠은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무기체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 있는 대양 해군용 전략자산입니다. 항모의 힘은 다름아닌 함재기로부터 나오며 충분한 숫자의 함재기를 운용하기 어렵다는 태생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항모는 그런 점에서 근원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핵추진 공격 잠수함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핵무기를 탑재한 공격 원잠과 핵무기를 탑재하지 못한 공격 원잠은 억지력에서 확연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공격 원잠을 보유한 나라들은 모두 핵무기 보유국들입니다. 물론 미래 어느 시점에 대한민국도 핵 보유 국가가 될 수 있으니 플랫폼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할 수 있지만 국제 정치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대한민국이 핵 보유 국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 중에는 핵 추진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에 비해 소음이 커서 쉽게 탐지되고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어망 등 스크류에 감길 수도 있는 쓰레기가 많고 수심이 충분히 깊지 못한 대한민국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는 제대로 운용되기 어렵다는 단점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북한을 상대로 하는 연안 방어용이라면 공격 원잠은 불필요한 과잉 투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대양 해군에서 쓰여야 할 전략자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중국 해군을 강하게 의식하는 일본의 경우에도 항모와 공격 원잠은 중요한 전략자산일 수 밖에 없는데요. ‘핵’이란 단어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일본은 일단 항모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즈모급을 경항모로 운용하는데 이어 6만 톤급 이상 크기의 중형 항모까지 건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KKMD 234화 『예상보다 크고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한 대한민국 LPX-II에 자극 받은 일본, 美 니미츠급 대형항모에 도전하다?』 편에서 소개해 드린 적도 있는데요. 제대로 된 항모 전단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어도 항모를 통한 대양 전력투사 분야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이 중국이나 일본 보다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항모가 먼저냐 아니면 한국형 공격 원잠이 먼저냐? 지금 현재 상황으로서는 참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해당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OhZTrlG8p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