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한민국 육군 무기체계/지상의 왕자! 기갑 전력

폴란드로 입양시킨 K9 썬더의 아들 AHS 크라프: 우크라이나에 막강한 화력을 제공하다 [19fortyfive]

by KKMD Kevin 2023. 1. 2.
728x90
반응형

폴란드 크라프(Krab) 자주포

 

자주포(Self Propelled Gun: SPG)와 주력전차(Main Battle Tank: MBT)는 서로 뭐가 다른 거지? 혹시 궁금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으신가요? 둘 다 무한궤도로 움직이고 탱크처럼 생긴 차체에 거대한 포가 장착되어 있어 얼핏 보면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K9 썬더 자주포는 K2 흑표 주력전차에 비해 전장이 조금 더 길고 전고도 1미터 가량 더 높습니다. 자주포를 일컫는 영어 단어 Self Propelled Gun을 살펴보면 좀 더 쉽게 의미가 와 닿는데요. “스스로(Self) 추진해서 움직이는(Propelled) 대포(Gun)”라는 뜻입니다. 트럭 등으로 견인해서 움직여야 하는 견인포가 자주포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포병은 최전선에 나서지 않습니다. 후방에서 필요한 부분에 화력을 지원해주는 것이 포병의 역할입니다. 자주포도 동일한 역할을 하는데요. 후방 지원역할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방어력보다 공격력에 중점을 두게 되고 최대한 먼 거리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 받게 됩니다.

 

미사일과 공대지 공격능력을 지닌 다목적 전투기의 등장으로 한때 전문가들 사이에서 포병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로켓 보조탄 같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사거리가 50㎞가 넘는 사거리 연장탄이 실용화되었고 사거리 100의 활공탄도 곧 실용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서 도입과 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미사일과 전투기를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보완해 줄 수 있는 무기체계로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언젠가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미 공군은 미 해군이 개발을 잠시 중지하고 있는 레일건(Rail gun) 프로그램의 부산물로 개발된 초고속 운동에너지탄(HyperVelocity Projectile: HVP)를 장거리로 발사할 수 있는 지상형 초고속발사체무기 HGWS를 실전 배치하여 중국의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습니다.

 

초고속 운동에너지탄 HVP가 실용화된다면 대한민국 해군에게 희소식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대한민국 해군의 함포 사격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대함 미사일이 중심이 된 현대 해전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함포 사격술이 무슨 소용이냐는 비판도 존재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음속으로 날아오는 대함 미사일 요격도 가능하고 장거리 함포 사격도 가능한 초고속 운동에너지탄 HVP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y34pj9-zOQA

728x90

 

하지만 최전선에서 아군 보병을 보호하고 현장에서 바로 화력을 제공해야 하는 주력전차는 방어력과 직접 공격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자연스레 두터운 장갑을 두르게 되고 피탄 면적을 줄이기 위해 차체 높이도 낮게 설계되어 있으며 전투중량도 당연히 자주포보다 무거워지게 됩니다. 사용하는 탄종의 사정거리도 10㎞를 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날탄이라 불리는 운동에너지탄으로 적군의 기갑 전력을 상대한다는 것도 자주포와 비교되는 특징입니다. 현대적인 자주포들의 상당수는 강력하고 광범위한 화력 제공을 위해 155㎜ 포를 사용하지만 주력전차들은 그보다는 위력이 떨어지는 120㎜ 포를 주력으로 한다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K2 흑표 주력전차와 K9 썬더 자주포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래서 K9 썬더를 구매했던 나라들의 상당수가 K2 흑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K9 썬더를 대량으로 구매한 이집트 같은 나라들이 대표적이죠. K9 썬더를 구매한 노르웨이 군사전문지에 달려있는 노르웨이 네티즌들의 댓글을 읽어보면 같은 맥락의 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K9 썬더를 보완해 줄 수 있는 K2 주력전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의견이죠.

 

폴란드가 만든 자주포 AHS 크라프(Krab)는 한화 디펜스가 만든 K9 자주포의 차체에 영국제 브레이브 하트(AS-90) 포탑을 결합시켜 만든 하이브리드 자주포입니다. “차체만 수출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호들갑이냐?”고 타박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AHS 크라프의 개발사를 살펴보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원래 폴란드는 영국제 브레이브 하트 포탑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UPG-NG 차체(차대)에 결합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UPG-NG T-72계열의 궤도와 보기륜을 활용해서 만든 장갑차용 차체였습니다. 장갑차용 차대에 강력한 155㎜ 포탑을 얹어 놓았더니 포를 발사할 때마다 출렁출렁 춤을 추고 심지어 차체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된 것이죠. 애초에 장갑차용 차체에 155㎜ 포탑을 결합시키겠다는 아이디어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독일 PzH2000과 미국 M109 그리고 K9 썬더가 자주포용 차체를 별도로 제작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고민한 끝에 K9 썬더의 차체를 선택하게 되었고 이후 AHS 크라프의 성능은 눈에 띄게 안정되기 시작한 동시에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운동 선수들의 기본은 강인한 하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격언은 자주포와 주력전차 개발에도 적용되는 원칙이었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화 디펜스는 독일과 미국의 쟁쟁한 방산업체들을 물리치고 AHS 크라프 차체 공급업체로 선정될 수 있었을까요? 태상호 군사전문기자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군말 없이 거의 다 맞춰주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가 바로 한화 디펜스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산 자동차에서도 볼 수 있는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와 소비자의 희망에 따라 원하는 옵션을 넣어주는 마인드가 대한민국 방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대한민국 방산업에 대한 해외 밀리터리 기사를 주로 다루는 제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공감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K9 썬더를 비롯해 FA-50 다목적 경전투기, 대우조선해양의 나가파사급 잠수함, 현대중공업의 호세 리잘급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제품을 구매했던 나라들은 다시 재구매 의사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고 Made in Korea라는 브랜드 파워가 전자 제품뿐만 아니라 방산 제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태상호 군사전문기자는 계속해서 러시아가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나라로 인식되어 왔으며 상당히 큰 규모의 방산 수출국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무기들이 보여준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더 이상 러시아가 주장하는 수치상의 재원을 잘 믿지 않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군사 장비들을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던 국가들에서 수입파기가 줄을 잇고 있다고도 전했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폴란드로 입양된 대한민국 자주포 K9 썬더의 아들 AHS 크라프(Krab)가 우크라이나로 70여대 인도되어 실전 성능을 검증 받게 되었습니다. K9자주포의 직접적인 성능 검증은 아니지만 AHS 크라프의 활약 여부에 따라 K9 썬더의 명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K9썬더는 2027년부터 무인포탑이 적용되는 K9A2로의 개량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 6 9AHS 크라프의 우크라이나 인도를 다루고 있는 미국의 군사전문지 19fortyfive의 기사를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와 새롭게 체결한 6 5천만 달러, 한화 8,200억 규모의 거래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을까?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투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 정부와 새로운 방산 계약을 체결했음을 발표했고 거대한 155 포를 장착한 자주포 AHS 크라프(Krab)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야체크 사신(Jacek Sasin) 폴란드 부총리 겸 국가자산부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총리는 이 계약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활약하는 크라프 자주포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지난 화요일 "현재 우리는 지난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손에 꼽힐 정도로 규모가 큰 방산 수출계약 중 하나를 체결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하며 이 방산 수출계약은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하는 수단"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회견은 방산전문 계약업체 후타 스탈로바 볼라(Huta Stalowa Wola)에 의해 주최되었으며, 폴란드 정치인들은 이 기자회견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로 삼았다.

 

폴란드 총리는 또한 새로운 무기 구입을 돕기 위한 자금의 일부는 유럽 연합으로부터 제공받겠지만 나머지는 폴란드 국방 예산에서 직접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금은 수십 대의 신형 자주포들을 우크라이나로 인도하는 데 사용될 것이며, 1차 분량 18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전달되었고, 2차 분량 56대는 월요일에 추가로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AHS 크라프, 어떤 자주포인가?

                 

AHS 크라프는 폴란드 방산 제조업체 후타 스탈로바 볼라(Huta Stalowa Wola)가 설계한 155 NATO 규격 호환 자주포이다

https://youtu.be/5XlQODcN-iY

반응형

 

AHS 크라프에는 야간 투시 장치가 탑재돼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운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직사 조준장치, 자동 화재진압 시스템, 레이저 거리측정기 등도 장착되어 있다. 크라프는 통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며 보조 동력장치(APU)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디젤 엔진이 꺼져 있거나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도 모든 전자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AHS 크라프는 분당 6발의 발사 속도를 지니고, 최대 시속 67㎞로 이동하며, 30㎞ 거리에서도 표준 파편 고폭탄(HE-FRAG)을 발사할 수 있다. 로켓 보조탄이라면 사정거리가 40km까지 늘어난다.

 

(1999년에 전력화된 K9 자주포와 비교해본다면 16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2015년부터 양산이 시작된 AHS 크라프에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많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K9과 크라프의 차체가 동일하다 보니 최고 속도나 주행거리, 최대 출력 등은 동일했지만 열영상식 야간 투시 장치나 통합 내비게이션 그리고 무엇보다도 엔진을 켜지 않고서도 각종 전자장비와 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보조 동력장치 APU 같은 기술들은 초기 양산형 K9에는 탑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2018년부터 등장한 개량형 K9A1부터 비로소 탑재되기 시작했죠.

혹시 이 부분에서 소중한 자주포 기술을 해외로 넘겨주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도 몰라 미리 말씀 드리지만 한화 디펜스는 2027년부터 새로운 개량형 K9A2를 실전 배치할 예정입니다. 즉, 크라프의 차체를 개발한 원조 국가답게 뛰어난 원천기술력을 지니고 있으며 K2 흑표의 사례와는 달리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있어 기술 수출을 통한 이윤을 새로운 기술 개발의 시금석으로 삼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K9A2의 개량 사항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포탑이 T-14 아르마타 전차처럼 무인화되고 부무장으로 장착되는 12.7㎜ K6 중기관총이 원격사격통제체계 RCWS로 운용됩니다. 포탑 무인화에 따라 운용인원이 현재 5명에서 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사거리가 54㎞로 연장된 사거리 연장탄을 사용하게 됩니다. 발사속도 또한 분당 9발로 늘어나며 탑승 승무원들의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에어컨이 설치됩니다. 역주)

 

 

우크라이나를 향한 이번 폴란드 크라프 자주포의 인도는 미국, 영국, 그리고 다른 나토 국가들에게 러시아 영토에 반격을 가할 수 있을 만큼 먼 거리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체계를 제공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간곡한 요청이 있은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나토(NATO) 국가들 중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수락한 나라는 없었다. 그대신 그들은 크라프 자주포처럼 중거리 타격 능력을 지닌 무기를 제공하는 쪽을 선택했다.

 

러시아 침공 초기, 소련 시대의 무기를 사용하여 대항하던 우크라이나는 이제 유럽 국가들에게서 신형 자주포 크라프를 인도 받게 됨으로써 점진적으로 나토(NATO) 표준 무기를 운용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구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무기들과 주력전차 그리고 자주포의 조달이 점점 더 어려워짐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사들은 나토 표준 장비를 사용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익숙한 무기 대신 낯선 무기에 적응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전사들의 전투력에 당장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만약 앞으로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계속된다면 반드시 그 유용성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

 

2022 6 9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19fortyfive가 게재한 AHS 크라프의 우크라이나 인도를 다루고 있는 기사 “AHS Krab: Poland Is Giving Ukraine A Massive 155 Howitzer To Fight Russia. (AHS 크라프: 폴란드는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155 자주포를 대량으로 인도하고 있는 중이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포스팅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https://youtu.be/c2mG6SnJCsY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