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5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Interesting Engineering과 War Zone은 독일의 민간 방산회사 라인메탈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Nazi)의 기갑부대를 연상시키는 판터(Panther)라는 이름을 사용한 신형 3.5세대 주력전차 KF51을 출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KF51 판터(Panther)가 세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존재가치 자체를 의심받고 있는 현대 주력전차가 어떤 변신을 통해 미래 전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인지에 대한 몇 가지 단서를 던져주고 있다는 사실 외에 독일에서는 금기(禁忌)로 여겨져 왔던 ‘나치(Nazi)’와 관계된 용어를 과감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독일 육군의 주력전차 레오파드 2와 여러 나라, 여러 장면에서 부딪치고 있는 K2 흑표 주력전차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더욱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K2 흑표가 2014년부터 양산되어 실전 배치된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개량사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도 KF51 판터의 등장과 대비되며 뼈아픈 부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의 군사전문지 Interesting Engineering의 기사를 번역해 살펴 본 뒤 KF51 판터(Panther)가 지니고 있는 능력과 그에 대한 분석 그리고 K2 흑표가 취해야 할 대응 방법 등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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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Eurosatory)에서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 디펜스는 마침내 그들이 개발하고 있던 최신형 주력전차 KF51 판터에 대한 세부 계획을 밝혔다. 민간 방산회사 라인메탈이 설계한 거대한 130mm의 대형 주포를 장착한 이 디자인은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레오파드 2 주력전차의 장기적인 후계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독일 육군을 주계약자로 예상하고 있는 이 신형 주력전차는 미래형 기갑부대를 찾고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관심을 끌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명했던 나치 독일 주력전차의 이름을 따온 KF51 판터는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방산 전시회에서 라인메탈 CEO 아르민 파퍼거(Armin Papperger)에 의해 공개되었다.
전시회에서 공개된 세부 사항 외에 현재 일반 대중들이 얻을 수 있는 다른 정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KF51 주력전차의 전투중량은 약 65톤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메탈 홈페이지에서는 KF51의 전투중량을 59톤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 기사뿐만 아니라 유명 군사 전문지 War Zone 역시 KF51의 전투중량을 65톤이라고 표기하고 있어 정확한 내용은 시간이 더 흘러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주)
만약 KF51 판터의 전투중량이 65톤이라는 지적이 사실이라면 독일 육군의 주력인 레오파드 2 보다도 가벼운 전차가 된다. 레오파드 2의 파생형 중 가장 최근에 등장한 2A7V의 전투중량은 70톤이 조금 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KF51 판터와 레오파드 2A7V는 동일한 1,475마력의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더 가벼운 무게의 KF51 판터가 전작인 레오파드 2A7V보다 우수한 기동성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투중량 65톤은 KF51 판터를 서구 여러 나라의 현대식 주력전차(MBT)들, 특히 70톤을 넘나드는 미국산 주력전차 M1 에이브람스의 후기 버전들보다 더 가벼운 주력전차로 만들어 준다. 들리는 풍문으로, KF51 판터의 설계자들은 하이브리드 엔진처럼 좀 더 발전된 추진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아마도 KF51의 개발기간을 줄여 소요군에 더 빨리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신형 주력전차는 가볍지만 여전히 강력한 펀치력을 보유하고 있다. KF51 판터는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130㎜ 활강포를 주포로 장착하고 있으며 레오파드 2의 120㎜ 주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KF51 판터의 사례는 주력전차에 보다 강력한 위력을 지닌 주포를 탑재하는 작업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독일 라인메탈은 오랫동안 130㎜ 주포를 연구해 왔다.
라인메탈 CEO 아르민 파퍼거에 따르면, 130㎜ 주포는 레오파드 2의 120㎜ 주포보다 "50% 이상 강력하며 훨씬 더 긴 사정거리"를 가지게 될 것이다. KF51 판터의 130㎜ 주포는 또한 날탄 같은 운동 에너지탄과 프로그램 작동이 가능한 폭발물도 발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파퍼거는 12.7㎜ 동축 기관총과 원격 사격통제시스템 RCWS도 이 신형 전차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배회형 자폭드론 및 정찰 드론 그리고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다목적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HERO 120 런처가 장착될 예정인데 대공 기관총 탑재 여부에 대해 아직 언급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 비밀스런 다목적 미사일은 아마도 국지적 방공망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KF51 판터의 방어력은 어느 정도일까?
KF51 판터의 방어력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많지 않지만, 라인메탈은 KF51의 승무원들이 레오파드 2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안전을 보장 받을 것이며 능동적, 반응적, 수동적 방호 기술 모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인메탈이 개발한 "스트라이크쉴드(Strike Shield)" 능동보호시스템(APS)은 대전차 무기나 자폭 드론 등의 위협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KF51에 설치된다. APS-Gen3로 불리던 스트라이크쉴드는 라인메탈이 독자적으로 시행한 매우 엄격한 수준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한 최초의 시스템이었다. KF51의 스트라이크쉴드 능동보호시스템은 접근하는 위험에 반응해 작동할 때 발생하는 폭발력에 의해 주력전차를 뒤따르는 아군이나 주변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잠재적 고객들의 걱정을 최대한 덜어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레오파드 2에는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지만, KF51 판터에는 전차장, 포수, 조종수 3명만 탑승한다. 주포에 포탄을 공급하는 과정을 자동화시킨 덕분에 탑승 승무원을 3명으로 줄일 수 있었지만 필요하다면 특수 분야 스페셜리스트나 소대장을 네 번째 승무원으로 추가 탑승시킬 수도 있다.
KF51 판터는 최첨단 디지털 네트워킹 능력을 보유한 덕분에 실제 전장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날 것으로 보인다. 탑승한 승무원들은 모든 센서, 무기, 파워팩 그리고 다른 하위 시스템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원하는 때 언제든지 불러올 수 있게 된다. 라인메탈은 각 승무원들이 서로 임무를 인수인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무인 포탑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개량되거나 심지어 아예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무인 버전으로 개량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각종 센서와 무장의 신속한 교체를 허용하고 플랫폼들 간의 협업을 보다 쉽게 만들어주는 개방형 아키텍처 시스템인 NATO 범용 차량 아키텍처(NGVA)가 활성화된다면 그 덕분에 KF51 판터의 전반적인 효율성도 함께 향상될 것이다.
마침 우연의 일치로 독일 육군의 주력전차 레오파드 2의 후계 기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에 대해 독일 정부가 군사 현대화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2022년 예산에서 1,120억 달러, 한화 145조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특별기금'이 신규 무기를 조달하기 위해 따로 편성되었다. 동시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의 목표를 준수하여 독일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전차 부대들이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에 의해 속절없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준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들은 주력전차의 미래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전반적인 논쟁을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 주력전차가 두르고 있는 두꺼운 장갑은 "전선 돌파"라는 주력전차 기존 역할 수행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지만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약점들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독일 육군의 차세대 주력전차 KF51 판터는 다양한 관점으로 주력전차의 미래를 해결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미래 전차는 현재의 주력전차(MBT)보다 가볍고 민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크고 강력한 주포의 탑재를 통해 공격력과 사정거리를 강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 더해 멀리서 적을 감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직접 타격까지 가능한 배회형 자폭드론(loitering munitions) 운용능력까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라인메탈이 만든 KF51 판터는 미래 전차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등장했으며 독일 육군을 넘어 전 세계 여러 나라 주력전차부대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전차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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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6월 15일 미국의 군사전문지 Interesting Engineering이 게재한 기사 “Germany's new Panther KF51 tank is the successor to a World War II legend (독일의 신형 주력전차 KF51 판터, 제 2차 세계대전의 유산을 이어가다)”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먼저 KF51 판터의 130㎜ 주포에 대한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KKMD 374화 『K2 블랙팬서와 레오파드 2A7에 대한 노르웨이 밀매들 간의 키보드 배틀! 바이킹의 후예들이 평가하는 K2 흑표의 성능은?』 편에서 노르웨이 밀덕들이 지적한 것처럼 130㎜포를 주력전차에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 장전장치”가 그것입니다.
130㎜ 포에 쓰이는 포탄은 당연히 120㎜ 포에 쓰이는 것보다 더 크고 무거울 수 밖에 없는데요. 사람의 힘으로 장전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K2 흑표는 이미 처음부터 자동 장전장치를 사용하고 있었고 따라서 KF51 판터처럼 130㎜ 주포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Interesting Engineering이 지적하고 있듯 “50% 위력이 증가되고 사정거리 또한 늘어난” 만큼 차체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는데 있으며 미래 전차가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로 ‘가볍고 민첩한 기동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도 설계자의 어려움은 몇 배로 증가합니다. 차체를 가볍게 만들면서도 훨씬 더 커진 주포의 반동을 흡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130㎜ 업 건(up Gun)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존에 생산되어 있는 포탄의 대부분이 120㎜ 규격에 맞추어져 있으며 이미 생산된 120㎜ 주포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의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분석이기는 합니다만 KF51 판터가 정말로 130㎜ 주포를 채용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언젠가 교체가 되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가까운 시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입니다.
FGM-148 재블린으로 대표되는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에 대응하여 미래 전차가 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Interesting Engineering은 적극적인 방법과 소극적인 방법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스트라이크쉴드 능동보호시스템(APS)을 사용하여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로부터 전차를 보호하는 것이고 두 번째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먼 거리를 날아가 적진 정찰과 중요 목표물 타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배회형 자폭드론(Loitering munitions)의 사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배회형 자폭드론(Loitering munitions)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고 올해 실전 배치될 예정인 소형무장헬기 LAH에서 처음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무인드론을 정찰 목적에 한정하지 않고 타격 목적으로까지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체계인데요. KF51 판터는 이 배회형 자폭드론과 다목적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HERO 120 발사대를 탑재하여 전차에 위협에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예방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Interesting Engineering이 지적하고 있듯이 미래 전차에 있어서도 배회형 자폭드론은 매우 유용한 무기체계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K2 흑표 개량사업이 진행된다면 꼭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
아직 개발 중이기 때문에 개략적인 제원만 발표된 라인메탈의 KF51 판터와 K2 흑표를 비교해 보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KF51 판터의 가격이 어느 정도 선에서 형성될까?” 라는 의문이었습니다.
라인메탈이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KF51 판터의 영상과 제원을 살펴보면 레이더 피탐성을 최소한으로 줄인 유려한 스텔스 외형 설계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술국가라는 독일의 명성이 부끄럽지 않은 베트로닉스(Vetronics: 차량+전자공학의 합성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합작한 차세대 주력전차 프로그램 MGCS가 한창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라인메탈이 야심 차게 내놓은 KF51 판터에는 수많은 최신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KF51 판터의 가격은 어지간한 수준의 국방예산을 지닌 국가들로서는 대량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되겠죠.
KF51 판터는 분명 뛰어난 주력전차로 우리 눈 앞에 등장하게 될 것이고 K2 흑표의 미래에 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2등은 2등 나름의 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1등 제품을 당장 넘어서기 어렵다면 1등 제품의 80% 성능을 보여주면서도 60~70% 정도의 가격대를 지닌 소위 말하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며 시장을 넓혀가는 방법도 있다는 뜻이죠.
K9 썬더 자주포가 좋은 선례를 보여주었고 이제 FA-50 파이팅 이글과 KF-21 보라매가 그 뒤를 이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K2 흑표이지만 해외 수출의 물꼬를 트고 그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우수한 가성비를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꾸준한 성능 개량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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