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를 떠올려 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엄청난 굉음과 함께 뜨거운 불기둥을 뿜어내는 제트 엔진과 음속 이상의 속도로 대기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원뿔모양의 충격파인 마하콘(Mach cone)을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제트 엔진 대신 프로펠러로 비행을 하는 프롭 전투기인 엠브라에르EMB-314 슈퍼 투카노가 21세기인 오늘날 13개 나라에서 200대 이상이 경전투기로 실제 임무에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절로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과연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생존성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인터넷 매체 Auto-journalism은 2022년 6월 5일 “Top 10 Light Combat Aircraft In The World (세계 경전투기 Top 10)”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는데요. 마침 2019년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Airforce Technology에서 이미 이 주제를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T-50이 미 공군 차기 훈련기로 선정되는데 실패한 이후 거의 1년 후에 게재된 Airforce Technology의 기사에는 보잉의 T-7A 레드호크는 순위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T-7A 레드호크 1호기가 올해인 2022년 6월이 되어서야 첫 선을 보였기 때문에 2019년에는 당연히 언급될 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2022년 6월에 게재된 Auto-journalism의 칼럼에서 T-7A 레드호크를 볼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T-7A 레드호크는 ‘개발 중’인 상태이며 훈련기가 아닌 경전투기(LCA)로 파생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Airforce Technology와 Auto-journalism의 기사를 읽고 우수한 경전투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대부분 훈련기에서 파생된 경전투기들은 본격적인 의미의 제공 전투기들보다 능력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가성비에 중점이 두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마하 1을 넘는 최고 속도와 충실한 무장 탑재력 그리고 레이더로 대표되는 우수한 항전장비들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는 기종이라면 단순한 근접항공지원(CAS)나 정찰 임무 그 이상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는 뜻이 되기에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마하 1.5 이상의 속도와 4톤 이상의 무장 탑재력 그리고 우수한 레이더를 갖추고 있는 경전투기로는 인도의 HAL 테자스 그리고 KAI FA-50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2019년에 비하면 HAL 테자스의 순위가 한 단계 상승하고 미국 텍스트론 스콜피온의 순위가 내려갔는데요. Auto-journalism의 칼럼 여러 곳에 잘못된 수치들이 입력되어 있어 제가 직접 일일이 자료를 찾아서 수정해가며 해석을 했습니다. 따라서 Auto-journalism의 칼럼에 나오는 순위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Airforce Technology는 경전투기 세계 1위를 FA-50으로 지목하고 있었고 2022년 Auto-journalism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블록 20로 개량을 앞두고 있는 FA-50은 앞으로 한동안 경전투기 부분 1위를 그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2022년 6월 5일 Auto-journalism의 기사를 번역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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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경전투기(Light Combat Aircraft: LCA) Top 10 리스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전투기(이하 LCA)란 근접항공지원이나 정찰(reconnaissance) 또는 공중 차단(interdiction) 같은 가벼운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거나 훈련기에서 파생된 다목적 군용 항공기를 뜻하며 이들은 훈련기 역할을 겸할 수도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LCA들은 대부분 그들보다 큰 덩치를 지니고 있는 중대형 전투기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아음속대의 속도를 지니고 있지만 일부 극소수 LCA들은 마하 1 이상의 최고 속도도 낼 수 있다.
비록 몇몇 LCA는 정교한 멀티모드 레이더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거나 향후 통합한 버전으로 개량될 계획을 가지고 있어 공대공(air to air) 전투 및 국지적 방공작전(point air defense)에 투입될 수 있지만 이들이 탑재하고 있는 레이더나 공대공 무기들은 자기 방어나 적대적인 항공기 및 헬기들을 상대하는데 적합하지 본격적인 방공작전 용도는 아니다. 기체가 작고 설계가 제한된다는 한계 때문에 대부분의 LCA는 공대공 전투 기능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충분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CA들은 영공 순찰이나 국경 순찰 그리고 항공경찰(air policing) 임무 수행에 사용되기에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크기가 작은 LCA는 F-18 및 F-15E 스트라이크 이글 혹은 러시아 Mig-29처럼 훨씬 더 큰 체급을 지닌 다목적 전투기나 전폭기보다 무장 탑재력이 확연하게 떨어진다. 반군 진압작전(COIN)이나 근접항공지원(CAS)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 대다수 LCA는 폭탄과 로켓탄 혹은 기총 포드를 장착한다. 그 중에서도 몇몇 특별한 LCA들은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마트 폭탄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같은 훨씬 복잡한 무기들뿐만 아니라 전자전 대응(ECM) 포드와 타게팅 포드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그럼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10대 경전투기(LCA)를 소개해 본다.
10위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 EMB 314 슈퍼 투카노(Super Tucano)
A29 슈퍼 투카노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EMB 314는 전 세계 각 군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된 터보프롭 경공격기이다. 주요 운용 주체는 브라질 공군이며 콜롬비아, 아프가니스탄, 칠레, 에콰도르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은 EMB 314 슈퍼 투카노를 운용하고 있는 국가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슈퍼 투카노는 기총 포드,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정밀유도 폭탄 등 최대 1.6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프랫 & 휘트니(Pratt & Whitney) 캐나다가 만든 PT6A-68C 터보프롭 엔진으로 구동되며 5엽 프로펠러로 비행한다. 슈퍼 투카노의 최고 속도는 시속 590㎞이며 기체 외부에 연료탱크를 장착하면 최대 2,855㎞를 비행할 수 있지만 무장을 탑재한 경우 전투행동반경은 550㎞로 줄어든다.
9위 미국 비치크래프트(Beechcraft): AT-6 울버린(Wolverine)
비치크래프트의 AT-6 울버린은 미 공군의 경공격기 선정 프로그램에서 브라질 A-29 슈퍼 투카노와 경쟁하고 있는 경공격기 겸 무장정찰기이다. 이 다목적 프롭 전투기는 7개의 하드포인트를 가지고 있으며 최대 무장 탑재량은 1.8톤이다.
AT-6 울버린은 프랫 & 휘트니 캐나다의 PT6-68D 터보프롭 엔진으로 구동되며 4엽 프로펠러가 달려 있다. 최대 출력은 1,177㎾이며 최대 속도는 시속 580㎞, 기본항속거리는 1,575㎞이지만 보조 연료탱크 4개를 탑재했을 때는 3,195㎞까지 늘어날 수 있다.
8위 체코 아에로 보도호디(Aero Vodochody): L-39NG
L-39 알바트로스(Albatross)를 기반으로 한 아에로 L-39NG는 체코의 항공우주기업 아에로 보도호디(Aero Vodochody)가 체코 공군을 위해 설계한 신형 훈련기 겸 경공격기이다. L-39NG는 2018년 12월에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기본 및 고급 비행훈련, 간단한 지상 공격, 근접항공지원, 대게릴라전 및 정찰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L-39NG는 기총 포드, 공대공 미사일, 유도 및 무유도 로켓 그리고 폭탄 등 최대 1.2톤 무게의 무장을 5개의 외부 하드포인트에 장착할 수 있다. 16.87 킬로뉴턴(kN)의 추력 비율을 내는 윌리엄스 FJ44-4M 터보팬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L-39NG는 최고 속도 시속 780㎞를 낼 수 있으며 내부 연료만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항속거리는 2,590㎞에 이른다.
7위 러시아 야코블레프(Yakovlev): Yak-130
Yak-130은 러시아 항공우주기업 야코블레프가 개발한 2인승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이다. Yak-130은 2010년 2월에 러시아 공군에 취역했다. 첨단 비행 훈련을 주목적으로 제작된 이 항공기는 간단한 공격 임무와 정찰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Yak-130은 9개의 외부 하드 포인트에 3톤 정도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R-73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기총 포드, 스마트 폭탄과 무유도 로켓 등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Yak-130은 24.52 킬로뉴턴(kN)의 추력비를 내는 이브첸코 프로그레스(Ivchenko-Progress) AI-222-25 엔진 2개로 구동되며 최고속도는 마하 0.86, 최대 항속거리는 2,100km이다.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의 M-346 마스터와 중국 홍두항공공사의 JL-10(L-15) 모두 야코블레프 Yak-130에 기반을 두고 있다.
6위 체코 아에로 보도호디(Aero Vodochody): L-159 알카(ALCA)
L-159 ALCA 첨단 경전투기는 체코의 아에로 보도호디(Aero Vodochody)가 경공격, 정찰, 방공, 대게릴라전 그리고 순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한 1인승 아음속 공격기이다. 최고 품질의 비행 훈련을 위해 L-159 복좌형도 만들어졌다.
허니웰 F-124-GA-100 터보팬 엔진이 동력을 공급한다. 날개 아래 7개의 하드 포인트에 폭탄, 로켓 런처, 공대지 및 공대공 유도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는 L-159 ALCA는 2.3톤의 무장 탑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최대 이륙 중량은 8톤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936km로 마하 0.7정도이고 기본 항속거리는 1,570km, 연료 탱크를 추가 장착했을 경우 페리항속거리는 2,530km다. 그리포(Grifo)-L 멀티모드 펄스 도플러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5위 중국 홍두(Hongdu): JL-10 (L-15)
홍두 JL-10은 중국 홍두 항공공사가 인민해방군 공군을 위해 제작한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이다. L-15라는 이름으로 개발되다가 2010년 인민해방군 공군에 배속되면서 JL-10이라는 제식명칭을 얻었다.
홍두 JL-10(L-15)은 주익에 장착된 6개의 하드 포인트를 통해 3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PL-8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SD-10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로켓 포드와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홍두 JL-10의 최고 속도는 아음속이지만 애프터 버너를 탑재한 경전투기 사양의 홍두 JL-10은 마하 1.4로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외부 연료 탱크를 탑재하고 비행하는 페리항속거리는 3,100km 정도이며 이브첸코 프로그레스(Ivchenko-Progress)의 AL-222K 터보팬 엔진 2개로 구동된다. 중국제 수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P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4위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Alenia Aermacchi): M-346 마스터(Master)
알레니아 아에르마키 M-346 마스터는 2017년 파리 에어쇼에서 공개된 레오나르도(Leonardo)의 M-346 고등훈련기를 경전투기 LCA로 파생시킨 기종이다. M-346 마스터는 전투 훈련 능력을 갖춘 소형 공격기로 홍보되고 있다.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AGM-65 공대지 미사일 그리고 Mk 82 무유도 폭탄 등 최대 3톤 무게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는 7개의 하드 포인트가 마련되어 있고 여기에는 기총 포드와 정찰 및 표적 획득 포드도 탑재가 가능하다. M-346 마스터의 심장부에는 28 킬로뉴턴(kN)의 정격 추력을 내는 허니웰 F124-GA-200 터보팬 엔진 2개가 자리잡고 있어 마하 0.9에 가까운 최고 속도를 보장해 준다. Grifo-346 기계식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3위 미국 텍스트론 에어랜드(Textron AirLand): 스콜피온(Scorpion)
스콜피온(Scorpion)은 텍스트론(Textron)과 에어랜드(AirLand)가 합작해 경공격기 겸 정보 감시 및 정찰기(ISR)로 개발한 항공기이며 2013년 12월에 처음 하늘을 날았다.
최대 4.1톤 정도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텍스트론 스콜피온은 특이하게 내부 무장창을 가지고 있는데 외부 하드 포인트에는 로켓포, 레이저 유도 미사일, 적외선 공대공 미사일과 기타 여러 종류의 유도 및 무유도 무기를 최대 2.8톤까지 장착할 수 있다. 최대 추력 18 kN(킬로뉴턴)의 Honeywell TFE731 터보팬 엔진 2개가 스콜피온에 동력을 공급하며 최고 속도는 마하 0.8, 보조 연료탱크를 사용하면 페리항속거리는 4,100㎞에 이른다. 탈레스(Thales)의 I-Master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2위 인도 힌두스탄 항공유한공사(HAL): 테자스(Tejas)
힌두스탄 항공유한공사가 제작한 테자스(Tejas)는 인도 공군과 인도 해군을 위해 제작된 다목적 경전투기이며 2016년 7월부터 인도 공군(IAF)에 취역했다. 이 초음속 전투기는 8개의 하드포인트에 최대 5.3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LCA 테자스는 23㎜ 쌍열 기관포를 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대공, 공대지, 대함 미사일은 물론 정밀유도탄과 로켓탄 등을 발사할 수 있고 무유도 폭탄도 투하할 수 있다.
LCA 테자스는 제너럴 일렉트릭 F404-GE-IN20 터보팬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애프터 버너를 활성화시키면 90 kN의 추력을 낼 수 있다. 덕분에 테자스는 최대 마하 1.6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으며 외부 보조 연료탱크 3개를 사용하면 페리항속거리 2,800㎞를 달성할 수 있다. 엘타(Elta)의 EL/M-2052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1위 대한민국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파이팅 이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미국 록히드 마틴과 손잡고 개발한 FA-50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경전투기이자 전술입문훈련기로 파생시킨 버전이다. 최초의 FA-50은 2011년 초도 비행에 성공했고 2013년 대한민국 공군에 취역했다.
FA-50은 최대 4.5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데 공대지 무장으로는 AGM-65 매버릭 미사일과 집속탄 그리고 범용 폭탄이 준비되어 있으며 공대공 무장으로는 AIM-9 사이드와인더L/M 그리고 AIM-120 암람(AMRAAM)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2발이 준비되어 있다(블록 20에서 예정). 고정 무장으로 제너럴 다이나믹스의 20㎜ M197 3열 기관포 250발이 탑재되어 있다.
KAI FA-50은 제너럴 일렉트릭의 F404-GE-102 후연(애프터버너)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마하 1.5 이상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고 보조 연료탱크 장착 시 페리항속거리는 약 2,600km이다. 현재 엘타(Elta)의 EL/M 2032 기계식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지만 향후 블록 20에서 AESA 레이더로 교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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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22년 6월 5일 Auto-journalism이 게재한 칼럼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미리 말씀 드렸던 것처럼 칼럼에 잘못된 수치와 부족한 내용이 많아 제가 많이 보완한 버전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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